월드워z 애프터매스 싱글 - woldeuwoz aepeuteomaeseu sing-geul

드디어 느낄 수 있는 상쾌한 바깥공기

 

게시일 2021년 9월 25일 10:27 오전

※ 월드 워 Z: 애프터매스는 한국어 자막을 지원합니다.


애프터매스 확장팩으로 인해, 2019년 출시된 월드워 Z는 완전히 새로운 게임이 되었고, 더더욱 재미있는 게임이 되었다. 추가된 에피소드와 광범위한 플레이어블 직업들이 생겨나서 자연스레 플레이 타임을 늘려줄 것이다. 게다가 많은 부분이 개선되어 더 이상 좀비들이 담장을 넘고 있는 도중에 플레이어들을 끌어 내려 말도 안 되는 구간에서 목숨을 잃는 상황들이 최소화될 것으로 본다. 아직 대박의 한을 이루지 못해 잠재적인 가능성을 품고 있는 좀비 슈팅 게임은 애프터매스 확장팩으로 인해 긍정적인 앞날이 예상된다. 다만 온라인 연결 문제와 그다지 인상 깊지 않은 스토리, 눈에 띄는 게임플레이 허점들 덕에 아직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애프터매스는 두 가지 훌륭한 캠페인이 추가되었고, 캠페인 내에서는 로마의 바티칸 시국, 러시아의 캄차카 반도에 다시 평화를 되찾아야 하는 스토리를 포함하고 있다. 이전 에피소드들처럼 이번에 새로 맞이하게 될 에피소드 역시 모두 가슴이 뜨거워지는 특출난 난이도를 자랑하며, 수천 마리 좀비들의 공세에 맞서는 동시에 세 명의 친구들과 함께 협동하여 임무를 수행할 수도 있다. 임무 도중에는 다양한 함정과 의료성 아이템, 수류탄 등을 동원하여 본인 외에 모든 것을 폭파할 각오를 해야 한다.

로마 지역은 두 가지 새로운 캠페인 중에 현실에서도 잘 알려진 지역인 덕에 조금 더 친근감이 느껴질 수도 있다. 익숙한 이름을 가진 지역을 청소한다기보다는, 더 암울할 정도로 붕괴시켜야 하는 입장으로 좀비들을 학살시켜야 한다. 끝없는 좀비들의 압박을 견뎌내면서 승합차의 연료를 채워야 하며, 추후에는 로마의 길거리를 질주하며 더욱 많은 좀비들을 무찔러야 한다. 어느 정도 전형적인 구성인 탓에 딱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없었지만, 함정처럼 위치한 불구덩이들과 불구덩이 안에 더 많은 좀비들이 기다리고 있던 연출은 악몽에서 다시 볼 것 같아 두렵다.

아무리 각이 잡힌 계획이라 할지라도 언제든지 슬랩스틱 코미디가 이루어질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냉혹한 얼음으로 가득한 캄차카 반도는 그나마 기억에 남을 장면들이 있었다. 특정 지역은 살을 파고들 정도의 눈보라로 인해 야외에 잠깐 발을 들여도 데미지를 입었으며 이 와중에도 좀비들은 개의치 않고 나에게 달려들었다. 자연스레 시간이라는 요소와 레이싱을 펼치는 연출이 이뤄지며, 더해 퍼즐을 풀어야 하는 협동심이 요구되는 구간도 있었다. 퍼즐의 예로는, 화염 방사기를 사용하여 얼어버린 문을 녹이고 동시에 동료들은 몰려오는 좀비들을 막아야 하는 부분이 있었다. 다른 곳에서는 전력을 되찾기 위해 알맞은 순서로 레버를 당기기고 해야 했다. 어느 정도 단순한 반복 작업이어도 좀비들이 항상 방해를 하므로 손과 마음은 항상 바빠지기 마련이었다. 이러기에 아무리 각이 잡힌 계획이라 할지라도 언제든지 슬랩스틱 코미디가 이루어질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로마에서는 그나마 전형적인 캠페인 디자인이었지만 러시아에서는 나름 재미있는 경험을 했었다.

그러나 새로운 캠페인들이 고품질이라 할지라도 애프터매스의 전체적인 스토리텔링 분위기는 약간 미숙하게 느껴졌다. 기존의 스토리 마저 인상적인 부분이 없어서 그런지 기대감에 미치지 않았다. 단 한 명의 캐릭터도 기억나거나 인상 깊은 장면이 없는 데다가 대사들마저 밋밋하고 마치 그냥 엑스트라 배우들이 연기하는 배경 잡음이나 다름없었다. 대부분의 게임 오디오도 총기 발포 소리라서 대사가 묻혀도 너무 묻혔다. 게다가 어차피 듣게 되는 대사의 종류들 역시 오발로 인해 '쏘지 마세요' 하는 형식의 대사들밖에 기억나지 않는다. 많은 협동 좀비 서바이벌 게임에서 번번이 일어나는 팀킬 데미지 현상으로 인해 자주 들리는 짜증 나는 목소리들이다. 물론 나는 다수의 좀비를 기관총으로 쓸어버리는 쾌감을 기대하며 월드 워 Z를 즐기려는 입장이었지만 레프트 4 데드 처럼 어느 정도 탄탄한 구성의 스토리가 있었다면 조금 더 좀비를 무찌르는 의미가 뚜렷하여 재미를 배가시켜줄 수 있는다고 믿는다.

1인칭 모드는 월드 워 Z를 마치 새로운 세상처럼 느껴지게 한다.

애프터매스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모드는 바로 선택 설정인 1인칭 모드였다. 1인칭으로 바라본 월드 워 Z는 마치 새로운 세상처럼 느껴졌었다. 피로 범벅된 살점으로 가득한 좀비들과 정면으로 대면하는 것은 마치 현실과 착각할 정도로 캐릭터의 패닉을 그대로 전달받을 수 있었으며 FPS 장르의 팬인만큼 조금 더 슈팅 감각에 더 몰입하게 되었다. 1인칭 모드로 기존의 캠페인 스토리를 다시 한번 플레이해 보는 가치도 충분했다.

한 가지 의문점은 총기의 조준경을 들여다보는 기능이 없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FPS 게임에서는 기본자세로 총을 겨누고 버튼을 누르면 조준경, 스코프를 들여다본 뒤 더 정확한 조준을 할 수 있지만, 이상하게도 버튼을 누르면 총의 옆면에서 비스듬히 정면을 바라보는 것밖에 되지 않았다. FPS 장르의 팬으로서 이러한 연출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게다가 기존 월드 워 Z에서 기본 환경이 3인칭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저격총같은 특수 총기에는 조준경 바라보기 기능(ADS, Aim down sights)이 존재했기에 아예 없는 기능도 아니었었다. 1인칭 모드에서 한창 재미있게 몰입하고 있다가 조준경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는 분위기가 모두 깨져버렸다. 조준경이 달린 총들인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조준할 수 없다는 연출 자체가 너무 이상하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

반면 애프터매스는 게임의 자유도 면에서 어느 정도 유연성을 보여주었는데, 이러한 메커니즘은 새로 등장한 직업의 캐릭터인 뱅가드(Vanguard), 새로 추가된 근접 무기들이 영향을 주었다. 일단 뱅가드와 추가 근접무기들로 인해 근접 전투가 조금 더 다이내믹 해졌고 뱅가드의 특수 능력은 전기로 무장된 방패를 가지고 좀비들과 아주 가까운 상태에서 좀비벽을 뚫거나 인간 방어 진지 역할을 하기도 했다. 물론 어느 정도 숙련이 되어야 조금 더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하지만, 좀비로 이루어진 벽을 두고도 직진하는 내 모습을 보며 경험치를 쌓게 되며 익숙해지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물론 이러한 행동으로 인해 내 팀원들이 조금 더 생존할 수도 있다는 점도 좋았다. 다른 캐릭터들은 좀비와의 근접전이라 하면 치를 떨겠지만, 뱅가드는 달랐다.

전작에서는 근접전 개념이 자살행위나 다름없었다.

새로운 근접 전투는 전반적으로 개선된 느낌이었다. 이제는 낫 같은 무기를 쌍수로 들 수 있으며 무게감이 넘쳐나는 오함마도 장착이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근접전이 조금 더 다양해진 데다가 추가 능력(퍼크, Perk)으로 인해 나만의 플레이 스타일을 구성할 수도 있었다. 예를 들어 낫을 사용하면 다른 근접 무기보다 기본 데미지는 낮지만, 연속 처치를 하면 체력을 회복하는 퍼크가 있었다. 소방관의 도끼를 사용하면 다른 무기들보다 공격 속도가 현저히 느리지만, 대미지는 더 강하고 좀비가 불이 붙은 상태라면 추가 데미지를 가하기도 한다. 이러한 개선된 근접 전투 시스템으로 인해 전투 방식에도 다양한 종류가 생겨나서 긍정적인 모습이다. 전작에서는 근접전 개념이 자살행위나 다름없었다. 물론 지금도 본인이 숙련된 뱅가드가 아닌 이상, 혼자서 좀비 무리를 근접전으로만 상대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래도 비상시에 한두 마리 정도 뒤에서 달려드는 좀비들은 충분히 버텨내고 도망갈 가능성은 생겨났다.

이처럼 애프터매스가 월드 워 Z에 보탬을 해준 부분이 많았지만, 한가지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것은 바로 쥐였다. 크고 검고 꼬리가 달린 설치류들 말이다. 플래그 테일: 이노센스에서도 등장하고, 학창 시절 기숙사 복도에서도 볼 수 있는 쥐들은 애프터매스에서 임의로 나타나 플레이어들의 얼굴에 달라붙으려 한다. 게다가 무리를 짓고 다니는 개체들이라 일반적인 총으로도 해치우는데 애를 먹게 된다. 확실하게 쥐 떼를 제거하려면 폭발물이나 화염방사기뿐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항상 지니고 다닐 수 없는 특수무기이기 때문에 간혹가다가 쥐 떼 상황이 급작스레 발생하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어느 정도 완벽한 절차와 과정을 지닌 방어전을 펼치고 있어도 구석에서 몰래 쥐 떼가 나타나 한눈팔고 있으면 쥐들은 내 동료들의 얼굴을 파먹고 있을 수도 있었다. 이렇게 되면 어이없이 의료 키트를 낭비해야 하고 아깝지만 수류탄이나 화염 방사기를 남발해야 한다. 게다가 쥐들을 얕보다가는 팀이 전멸할 수도 있으니 절대 무시할 수 있는 존재들도 아니다. 물론 난이도나 긴장감을 위해 추가된 요소라고는 해도 대부분 쥐를 대면하게 되면 차라리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 더 많았다.

하지만 이렇게 까다로운 쥐 떼들 보다 더 아쉬웠던 것은 월드 워 Z의 온라인 환경이었다. 애프터매스 확장팩으로도 고쳐지지 않은 불안정한 서버와 연결은 내 친구들과의 협동전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각 스테이지 로딩 마저 버벅댔으나 그나마 친구들과 함께하면 그리 나쁘지 않았지만, 이러한 상황을 겪으니 공개 매치메이킹은 보장할 수 없을 것같았다. 물론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것 보다는 재미가 떨어지겠지만, 최악의 경우 매치메이킹 한 동료 플레이어에게 네트워크 오류가 일어난다면, 자기관리도 충실하지 못하는 AI 봇들이 도와주지는 않을망정 오히려 방해되는 경험이 될 수도 있다. 온라인 환경이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할 때는 하는 수 없이 혼자서 세 명의 AI와 게임을 치르기도 해야 한다. 그러니 최상의 경험을 위해서는 친구들을 몇 명 초대하는 것을 권장한다.

평결

애프터매스는 기존 월드 워 Z 플레이어들에게 미소를 짓게 하며 오리지널 게임을 진화 시켜 주는 확장팩이다. 캄차카 반도 캠페인의 재미와 더불어 상향된 근접전 설정, 1인칭 모드들은 게임의 질을 개선해주는 업데이트였지만 온라인 네트워크 환경, 미숙한 스토리텔링, 1인칭 모드에서 조준경을 제대로 쳐다볼 수 없는 의문스러운 디자인들은 혼란스럽기만 했다. 그래도 수많은 좀비 무리를 뚫고 가는 쾌감은 여전히 어디 가지 않았으며 기존의 월드 워 Z보다 무조건 긍정적인 확장팩임은 확실하다.

월드워z 애프터매스 싱글 - woldeuwoz aepeuteomaeseu sing-geul

Great

월드 워 Z: 애프터매스는 좀비 서바이벌 게임을 한 단계 더 상승시켜주는 디딤돌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러나 모든 좀비의 뇌를 터뜨리려는 게이머들의 재미를 충족시키기는 아직 부족하게 느껴진다.

PC, PlayStation 4, PlayStation 5, Xbox One, Xbox Series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