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신부 되는 법 - seong-gonghoe sinbu doeneun beob


신학이야기- 신앙체험의 정리와 반성/성공회이야기

2009. 2. 17. 17:00

성공회 탐구(8)
                             결혼하는 성공회 사제는 이상한가?

"성공회는 영국왕 헨리8세가 이혼하려고 만든 교회이다"라는 주장은 매우 불충분하고 어리석은 이해라는 점을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또 많은 사람들은 성공회하면 "신부(神父)가 결혼하는 이상한 교회", 한술 더 떠서 "성공회는 신부가 결혼하려고 해서 만든 교회다"라는 황당한 생각을 합니다.


가끔 성공회 인터넷 게시판에 로마가톨릭교회(천주교) 교우로 짐작되는 이들의 항의가 올라옵니다. 왜 성공회는 결혼을 하면서 신부(神父)라는 호칭을 쓰고 또 로만칼라를 착용해서 천주교의 거룩한 독신사제들을 욕보이느냐는 것이지요. 그 순수한 믿음이야 칭찬하고 싶지만 그런 주장은 실은 무지하고 오만한 것입니다.

성직자에는 수도(修道)성직자와 재속(在俗)성직자가 있습니다. 수도자들은 독신을 서약하고 수도공동체를 통하여 수도생활을 하는 수사와 수녀가 있고 그 가운데 서품을 받은 수사(수녀)사제가 있습니다. 재속성직자는 세상 가운데서 교우들과 더불어 세상 사람들을 위하여 일하는 주교, 사제, 부제들입니다.

수도자들은 독신을 서약한 이들로서 당연히 결혼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재속 성직자는 독신을 서약한 것이 아니라 성직을 서원하는 것으로서 결혼여부는 관계가 없습니다. 재속성직자의 결혼 문제는 수도자들과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로마가톨릭(천주교)가 수도성직자만이 아니라 재속성직자에게까지 독신을 제도적으로 강제하는데 있습니다.
다른 교파, 정교회나 개신교의 이해와 제도는 천주교와 다릅니다.
물론 하느님나라를 위하여 독신으로 생활하는 일의 가치와 장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천주교내에서도 재속성직자의 독신제도는 하느님의 법이 아니고 교회의 법임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교회의 법이라면 고칠 수 있고, 고치는 편이 더 마땅하다고 생각됩니다.

실제로 역사적으로 독신제가 완벽히 지켜진 적이 없고 천주교내에도 알고보면 (공식적인) 결혼을 하고 자녀가 있는 사제들이 많습니다.

성공회에도 많은 수사와 수녀들이 있고 이 분들은 결혼하지 않고 수도생활로 하느님을 섬깁니다. 그러나 성공회의 재속성직자들은 주교, 사제, 부제 모두 결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혼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고 독신인 분도 있습니다. 수도회에 입회하는 수도생활과 결혼여부는 연관되어 있으나 재속에서 사목하는 성직과 결혼여부는 강제할 성격의 것이 아니라는 이해입니다.


독신사제라야 깨끗하고 거룩하며 온전히 교회에 헌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감상적인 바램입니다. 미국의 천주교는 독신사제들의 성추문으로 많은 고통을 겪고 있음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고 결혼을 해서 가정과 자녀를 가진 성직자라야  더욱 더 교우들을 잘 이해하고 인도하는 것도 아닙니다.
결혼여부가 문제가 아니고 성직자로서 하느님과 교우들을 진실되이 지혜롭게 섬기는 마음이 중요할 뿐입니다. *


안녕하세요? 오래간만에 글 남깁니다
성공회대로 직접 문의하려다 혹시나해서 이렇게 글 남겨 봅니다

네, 제목처럼 성공회 사제, 즉 신부가 되고
싶습니다 성공회 교단의 특성이나 가톨릭,
개신교와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행정학과 출신인지라 본당신부님
추천서를 받아 바로 대학원 진학을 하는 게
나을지, 아니면 신학과로 편입을 하여 제대로
시작하는 게 나을지 감이 잘 안 와서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편입을 시도하기엔
제 전적대학 성적이 너무 우스워서요...
무려 평점이...3.38점입니다....ㅜ.ㅜ
그렇다고 덜컥 대학원 문을 두리자니 신학과
전혀 관련이 없는 행정학과 출신을 받아주실
것 같지도 않구요...아이폰이라 자세하게
글을 남기기가 좀 어렵습니다만, 아주 오랜기간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는 것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진심어린 조언해주신 회원님께 감사의 표시로
제가 기획하고 마케팅한 음반과 책을 선물로
드리고자 합니다...비단 선물 때문이 아니더라도
어렵사리 사제의 길을 걷고자 결심한 제게
작은 도움이나마 베풀어주시길 간절히 고대해
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톨릭(천주교) 정교회(동방교회) 성공회의 사제(신부, 주교 등) 차이점

결혼

여성 사제

3급제
(주교,사제,부제)

학력 조건

성공회

가능

인정

초대교회
계승

성공회 신학 대학원

가톨릭(천주교)

절대 불가(타교파에서 넘어온 사제는 예외)

불인정

가톨릭 신학대학원 

정교회

가능, 하지만 결혼한 사제는 고위직(주교급) 진출 불가.

불인정

신학 전공 필수 아님

  먼저, 표를 참고해 봄이 간단하게 파악하기 좋을 것 같다.

 사실 이 외에도 많은 차이점이 존재하나 한국 그리스도인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만 가려뽑았다.

 굳이 부연 설명과 내용을 추가하자면

 성공회는 가톨릭이나 정교회에서 '이렇게 해도 되는 건가?'라고 망설이는 모든 것을 과감하게 실행하는 교파이다.그것이 자네의 꿈인가? 여기선 바로 현실일세 껄껄껄...



- 복장이나 외모에 대해

 외형적인 차이점이라면 역시

 성공회와 가톨릭은 수단을 입고 파시아를 매는 등의 공통점이 있고 얼굴을 깨끗하게 면도하는 것 또한 같다.

 그리고 천주교 성무일도와 성공회 성무일과를 모두 해 본 경험상 전례력이 필수라 알게 됐지만

바로, 날마다 제복의 색이 그 날의 축일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성인 축일, 천사 축일 등은 기쁜 날이기 때문에 백색이고

순교자 기념일은 피를 상징하는 홍색

연중 주일과 평상시에는 성장을 상징하는 녹색

성소 기념일은 위엄과 거룩함을 상징하는 자색

장례 때는 본래 흑색이었으나 백색으로 통일되었다고 들었다. 천주교는 모르겠다... 성공회와 비슷할 걸로 예상한다.

정교회의 경우는 세세한 것은 모르나

 일단 면도를 하지 않고 칼파키라는 기다란 검은 모자를 쓴다는 점이 확연히 눈에 띤다. 전례 도중엔 백색과 금색이 섞인 화려한 제복을 입는데 가톨릭 교황에게 전혀 꿀리지 않을 정도의 자태를 뿜어낸다.




- 결혼에 대해

 가톨릭은 결혼을 허용하지 않는데, 사실 신약 성경에서 사도 바울이 미혼을 권장하긴 한다.  그럼 정교회와 성공회는 허용하니까 성경 말씀을 어긴 것인가? 그건 아니다. 권장사항일 뿐, 필수 사항은 아니기 때문이다. 초대교회 전통에서도 미혼을 강제한 적은 없다. 성공회는 전면 허용인 반면, 정교회는 고위급 사제직만 제한하는 하이브리드형 제도다.

 구체적으로 대학교 때 러시아학과 교수님께 정교회에 대해 들은 내용으론, 결혼 사제를 '백승'이라 하고 미혼 사제를 '흑승'이라 부르는데, 대부분의 사제가 결혼한 백승이고, 주교 같은 고위 성직은 흑승 중에서 교구회의 선출로 임명된다고 들은 기억이 있다.

* 여담으로 본인이 가끔 가는 천주교 성당의 신부님께서 세월이 흐르면 결혼을 허용할 수도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 수원교구만 해도 사제가 부족해서 정년을 연장하는 등의 조치가 있다는 말씀도 곁들여 들었다. 사실 여부는 물론 천주교에 직접 확인해야겠지만 아무튼 가톨릭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는 것은 성공회 신자로서 기쁜 일이다.


- 여성 서품에 대해

 사실 여성 서품을 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예수님이 단 한 명도 여성을 사도로 지명하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이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져 여성 사제를 찾기는 하늘에서 별 따기 같이 어렵다. 성공회는 찾기 쉽다니까..

 가톨릭에선 예수님께서 별도의 이유가 있어서 남성만 지명하셨을 수도 있다고 보기에 더욱 여성 서품에 거리를 두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듣고 보면 일리도 있지만 당시 시대 상황과 현대 상황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이를 적극 수용한 교단이 성공회다. 한국에도 여성 사제가 상당수 존재하며 육아, 출산 휴가가 있고 심지어 여성 사제도 결혼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제 남편들이 교회에 모여 모임을 갖기도 한다. 천주교나 정교회에서 보면 그야말로 충공깽.

 안타깝게도 정교회에서 성공회의 사도 계승을 인정하려다가 바로 이 여성 서품 문제 때문에 물거품이 되고만 것이 뼈아프다. 에큐메니컬 운동의 결실을 코 앞에 두고 일어난 일이라 더욱 가슴이 아프다. 영국과 미국에선 여성 주교까지 등장했으니 말 다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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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남성이지만 여성 서품도 허용/추진하는 방향은 옳다고 본다. 다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 아니라면 가급적 사제는 남성이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벌써부터 여성들의 아우성이 들린다!!!(사실 여성 서품을 '허용'한다는 표현 자체부터 문제 제기가 된다. 그래서 추진이라고도 씀)


- 사제의 3급제에 대해

 초대 교회의 전통은 주교-사제-보제/부제의 3급제인데 가톨릭과 정교회, 성공회 모두 이 3급제를 고스란히 계승/전승하고 있다. 사실 이 부분이 정교회가 성공회를 인정하려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으나... 현실은 그저 먼 하늘만ㅠㅠ 하지만 지금도 물밑에선 성공회와 동서방 직계 교단과의 교섭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희망을 놓칠 순 없다는 의미.



- 학력 조건에 대해

 천주교와 성공회는 서품 조건이 매우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물론 정교회가 쉬운 것도 아니다.

 일단 천주교는 다큐멘터리로도 널리 알려졌듯이 아주 기나긴 세월 수련을 해야 하며 군필자들은 다들 알겠지만 대학교 과정 중에 일괄적으로 군에 입대하며 서품 후 군종신부가 되면 군 생활을 다시 하게 되고 예비군 또한 리셋된다.
 군에 관한 것만 해도 이 정도고, 대학원 과정까지 거의 30에 가까운 나이에 비로소 서품을 받게 된다. 고등학교 때 같은 반 동창이 올해 겨울 서품을 받게 됐고 수원교구에 부제로 사진과 이름이 올라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세월이 벌써 이렇게 흘렀다는 것이 놀라웠다.
 대학 재학 중엔 학점이 F가 2개 이상 나와도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다. 퇴학처분 당하게 된다.

 성공회도 가톨릭 못지않게 까다롭다. 미국에선 성공회 신부라 하면 상당히 존경하는 분위기.

 먼저 천주교처럼 평신도에서 후보생으로 뽑히는 과정이 있으며 이 과정이 사실 성공회가 더 까다롭다. 견진 받은 지 1년이 지나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면접과 심사, 수많은 피정 시험과 공동체 생활, 교회 내에서 교회 위원들의 채점 등 이 많은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후보생'이 되는 것이다.(청원과정)
 후보생이 되고 나서도 지속적인 피드백 과정을 거치며 부적합 후보생을 걸러내는 작업을 하여 탈락자도 존재하는 편.
 일단 최소 요구 조건은 4년제 대학 학사학위가 필수 조건이다. 왜냐하면 대학원 입학 기준이 그렇기 때문이다. 신학대 졸업생이 아니면 과정은 1년이 더 늘어난다. 그리고 대학원 과정 중 2년간 기숙사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며 성무 일과 등을 통해 지속적인 영성 수련을 해야만 한다.
 졸업하고 나면 교회에서 실무를 쌓고 성직 고시를 치러야 하는데 먼저 부제 고시를 합격해야 한다. 부제 고시 붙기도 힘든 편이지만 합격하고 나서 또 준비 기간을 거쳐 사제 고시를 합격해야 정식 사제(신부)가 된다. 물론 서품 이후에도 중간에 결격 사유가 발견되면 그 즉시 면직 처리된다.
 글로 적기에도 숨이 넘어갈 지경인데 실제로 성공회 신부로 재직하시는 분들 보면 존경심이 절로 생길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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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정교회는 신학 전공을 하지 않아도 사제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영성이나 지식수준이 얕은 건 절대 아니다. 정교회 사제님들 약력을 유심히 보면 대부분 미국이나 유럽의 명문대를 졸업했고 심지어 학위도 대부분 박사 학위다. 그것도 복수 전공 학위로 여러 개다. 그래서인지 정교회 신부님들 보면 예술적 감각이 뛰어나신다든지 노래를 잘 부르신다든지 글을 잘 쓰신다든지 꼭 특기가 하나씩 있으신 것 같다. 
 정교회는 개인적으로 경험이 별로 없어 함부로 과정을 논하기엔 적절하지 않아 보여 아는 수준에서만 이 정도로 살짝 끄적여 본다.


 계속 쓰려니 내용이 길어질 것 같아 이 정도에서 끝내려고 한다. 앞으로 정교회 묵주기도와 성호 긋는 법 등 생소한 정교회의 세세한 부분을 써보려고 한다. 친해지기 위해선 상대방에 대해 알고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