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줌 아웃 - jum in jum aus

줌 인 줌 아웃 - jum in jum aus

줌인(zoom in)은 카메라의 위치를 고정한 채 줌 렌즈의 초점 거리를 변화시켜 피사체에게 접근하는, 반대로 줌아웃(zoom out)은 카메라의 위치를 고정한 채 줌 렌즈의 초점 거리를 변화시켜 피사체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혹시 독자분 중 인터넷 위성사진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서 출발해 아시아대륙을 거쳐 대한민국과 제주도 그리고 본인이 살고 있는 집 지붕까지 줌인해서 본 분이 계시다면 아마 거대한 우주의 보잘 것 없이 작은 지구에서 우리가 얼마나 오밀조밀하게 살고 있는지 새삼 놀랐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지금 당면한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마음의 줌인과 줌아웃을 통해 바라보면 좀 더 여유롭고 담대히 받아들이는 여유를 가져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마음치료의 한 방법으로 쓰이기도 하는데 시야의 범위와 크기에 따라 우리의 문제가 크게도 작게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바라보는 모든 문제나 대상은 최종적으로 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마음의 렌즈를 통해 인식되고 재해석된다.

불교 화엄경의 핵심사상인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즉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낸다’ 또한 우리의 행복과 불행은 상황과 환경이 만드는 것이 아니고 마음에서 지어낸다는 그래서 그 누구도 그 어떤 환경도 궁극적으로 날 행복하게 할 수 없고 불행하게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지구는 하루에 한 바퀴씩 자전을 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회전 속도가 적도 위에 서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엄청난 속도로 돌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지구의 자전축에 대해 직각으로 지구의 중심을 지나도록 자른 평면과 지표와의 교선을 적도라 하는데 이를 따라 잰 지구의 둘레는 4만76㎞이다. 그러므로 적도 위에 한점이 하루 동안 자전하며 이동한 거리는 4만76㎞이고 이를 24시간으로 나누면 지구는 시속 약 1700㎞의 속도로 돌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즉 적도에 서 있는 사람은 시속 1700㎞의 속도로 달리고 있는 것과 같다. 일반적인 여객기 속도가 시속 1000㎞가 채 안 되니 정말 빠른 속도로 돌고 있다.

놀랄 일은 어디 이뿐인가? 지구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공전하는지 계산해 보면 그 놀라움은 가히 입을 다물 수 없게 만든다.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는 약 1억5000만㎞이다. 1년 동안 지구가 공전한 이동거리 2πr을 1년으로 나누면 평균 지구공전속력은 시속도 아닌 초속 29.8㎞/s가 된다. 이는 제트기의 속도를 잴 때 사용하는 마하1(음속1200㎞/h)보다 90배 가량 빠른 속도이다. 다시 말하면 우린 비행기보다 빠르게 자전하고 있고 제트기보다 90배 빠르게 공전하고 있는 지구 위에서 아주 안정적으로 잘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지구의 역사인 45억년을 1년이라고 보았을 때 인류의 역사는 12월 31일 밤 11시55분에 등장했다. 지구의 역사에 비해 보잘 것 없이 짧은 인류의 역사인 그 5분의 순간에 우린 얼마나 숱하게 많은 고난의 역사가 있었던가? 하지만 인류는 그 모든 고난과 갈등을 슬기롭게 극복해 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필자는 의도적으로 코로나 소재의 글을 안 쓰려 했다. 이미 모든 매체가 주요 기사로 다루고 있기도 했고 4월이면 아니 7월이면 곧 끝나겠지 하는 희망고문의 피로감이 엄습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코로나 문제를 우리 마음의 렌즈로 줌아웃시켜보자. 그리고 모든 삶과 행복은 외부가 아닌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다고 자신있게 외쳐보자.

뉴제주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