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가루 밀가루 차이 - ssalgalu milgalu chai

고추장 때아닌 ‘쌀’ 논쟁


대상 관계자는 "메주에 쌀이나 찹쌀,
고춧가루를 넣은 뒤 발효·숙성시켜 만든 전통 고추장은
쌀 자급량이 부족한 1960년대 이후 원가 절감을 위해 쌀 대신에 밀가루를 사용했다"며 "밀가루가 고추장 원료의 20% 이상을 사용한 뒤 전통 고추장의 맛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쌀 고추장이 우리의 전통을 잇는 것은 물론 한국인의 체질과 잘 맞는다는 주장이다. (중략)

밀가루가 들어갔다고 전통 제조방식을 따르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억지라는 얘기다. CJ는 "쌀이나 밀가루나 맛에서는 큰 차이가 없고 쌀로 만들면 고추장이 더 묽다는 정도의 차이만 있다"며
"자칫하면 밀가루에 대한 편견을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에선 언제부터인가 밀은
나쁜 것, 쌀은 좋은 것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졌습니다. 아마 그게 쌀이 부족하던 시절, 쌀을 써야하는 곳에 밀을 쓰도록 강제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대표가 막걸리와 고추장같은 것이죠. 쌀밥대신 혼식과 분식을 장려했구요. 수입하는 밀가루는 싸고 쌀은 비싸기 때문에 쌀은 고급,
밀은 저급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졌는데요. 그런데 정말 밀은 저급하고 안좋은 것일까요?

일단 밀과 쌀은 몇가지 차이점이 있습니다. 쌀은 기본적으로 도정을 해서 먹지만 밀은 제분을 해서 먹습니다. 도정은 껍질을 벗겨내는
과정이고 제분은 가루를 만드는 과정이지요. 조금 어려운 말로 쌀은 입식(粒食)을 한다고 하고 밀은 분식(粉食)을 한다고 하죠. 또한 밀
알갱이에는 고랑이 있어서 도정을 하기 어렵고 도정을 하면 쉽게 부스러져버리기 때문에 도정이 어렵습니다. 때문에 분식을 하면 소화율이
올라가죠.

또한 밀가루에는 단백질 함량이 약 13% 내외로 쌀 속의 단백질 함량 (현미는 7.4%, 백미는 6.8%)보다 2배 가까이 높습니다.
즉 영양적으로 쌀보다 밀이 "조금" 더 고르다고 볼 수 있지요. 물론 쌀 속의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들이 밀속의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보다 필수아미노산 함량이 높다거나 영양적으로 더 낫다고도 합니다만 아래의 표를 보시면 나은 점도 있고 (붉은 색) 아닌 점도
있습니다.

쌀가루 밀가루 차이 - ssalgalu milgalu chai
비빔밥을 할 때 비빔장으로 쓰기에 좋은 것

보통 필수아미노산은 아지니(Arginine), 류신(Leucine), 아이소류신(Isoleucine), 발린(Valine),
트립토판(Tryptophan), 라이신(Lysine), 트레오닌(Threonine), 페닐알라닌(Phenylalanine),
메치오닌(Methionine), 히스티딘(Histidine)의 10종류라고 하는데 위의 표를 보시면 쌀에 더 많은 필수 아미노산은 아지닌 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런 아미노산의 조성은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각주:1]만 밀가루 속의 필수 아미노산이 쌀보다 적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물론 라이신 같은 경우 쌀이
더 많다는 주장[각주:2]도 있습니다만 USDA의 data에는 그 반대입니다. 뭐 품종이나 제분,
도정 방식에 따라 조금씩은 다를 수 있겠죠.)

이쯤 되면 식품에 대해서 조금 아시는 분들은 "밀가루 단백질인 글루텐은..." 하시면서 글루텐의
유해성(?)
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글루텐에 대한 것은 마바리님의 포스팅을 참고해 주시구요. 일부 글루텐 알러지(만성소화장애증, celiac disease)가
있으신 분들이 계시겠지만 알러지는 개인의 특이 체질이지 그 물질이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수입밀가루가 몸에 안좋다거나 이런 이야기는
여기(정말 수입 밀가루는 농약
범벅인가???
)를 참고해 주시구요.

특히 밀가루가 천대받는 곳이 바로 막걸리인데요.

막걸리는
쌀로 빚는 것, 그러므로 100% 쌀막걸리가 진짜 막걸리, 라는 논리는 약간 사실과 거리가 있습니다.
막걸리에 쌀(고두밥)이
들어가는 것은 맞지만 전통적인 막걸리는 누룩을 사용하는데 그 누룩은 대부분 통밀을 갈아서 만들었기 때문에 엄밀하게 말하면 막걸리에는 쌀과 밀이
같이 들어갑니다. 물론 지역에 따라서 밀대신 다른 곡물을 사용하여 누룩을 빚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된 것이 밀이고 막걸리를 빚을 때 고두밥 대 누룩의 비율이 3:1에서 4:1 정도 되므로
실제로 밀의 함량이 20% 이상이라고 봐야할 것
입니다. 고로 100% 순쌀 막걸리는 사실 전통적이라고 보기는 어렵지요. 물론
막걸리는 지역과 집안에 따라 빚는 방법이 달랐으므로 순쌀로 빚은 막걸리가 없었으리라는 법은 없겠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막걸리와는 반대로 고추장에는 쌀, 더 엄밀하게는
찹쌀이 들어가는 것이 더 전통적인 방식에 가깝습니다
. 원래 고추장의 주 원료는 고추가루, 찹살가루, 메주가루, 그리고 간장입니다.
고추의 매운맛, 찹쌀의 단맛, 메주의 구수한맛, 그리고 간장의 짠맛이 조화를 이루는 식품이라고 하지요. 여기에 보리로 만든 엿기름이나 쌀을
분해한 물엿이 들어가기도 하고 메주에 멥쌀이 들어가기도 하고 또한 다양한 첨가물이 들어가기도 하지만 기본은 고추가루, 찹살가루, 메주가루, 간장
이렇게 4가지라고 하지요. 때문에 엄밀하게 말하면 밀가루보다는 쌀가루, 쌀가루보다는 찹쌀가루가 들어가는 것이 전통에 더 가까울
것입니다.

하지만

쌀가루를 넣든 밀가루를 넣든 현재 우리나라의
고추장은 거의 모두 개량식(일본식) 메주를 사용하는 소위 "코지 고추장"
일텐데 이는 전통방식의 메주 대신 전분질(쌀이든 밀가루든)을
이용하여 인위적으로 곰팡이를 배양하는 방식인 개량식 메주를 사용하여 만들어진다고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회사에서는 뭔가 제품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점점 전통방식에 가깝도록 원료와 제법을 바꿔나가려고 할텐데, 그 첫번째 타겟이 바로 밀가루와 쌀가루인가 봅니다. 링크된 블로그의 "[비교기]해찬들 100%
국산 고추장, 순창 우리쌀로 만든 덜매운 고추장"
를 보시면 위 기사에서 다룬 두 제품의 비교가 상세하게 나와 있는데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쌀로 만든 고추장에는 많은 분들이

(괜히)

싫어하시는 첨가물이 상당히 많고 밀가루 고추장에는 첨가물이
상대적으로 적네요. 물론 저 첨가물들이 나쁘다거나 그런 뜻은 전혀 없습니다만 말입니다. 위 블로그 주인장이신 미상유님께서는 소위 "요리에 적합 할 것 같은" 것은 해찬들(CJ) 고추장(밀가루
고추장)이고 "비빔밥을 할 때 비빔장으로 쓰기에 좋은 것
"은 것은 청정원(대상) 순창고추장 (쌀고추장)이라고 하셨네요. 저는 그런 평가를 할 실력은 없는 사람이라서 뭐가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군요.

아무튼 결론적으로 쌀이나 밀이나 전분질이 대부분인 곡류이고 유사시(?)에는 서로 대체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입니다. 맛과 가격의 차이는
있지만 꼭 비싸다고 좋다고 보기도 어렵고 쌀이 들어간 것이 더 맛있다고 보기도 어렵죠. 전통적인 방식을 따지자면 막걸리에는 밀이 들어가는 것이
더 전통적이고 고추장에는 찹쌀이 들어가는 것이 더 전통적입니다. 자, 그러면 쌀이 밀보다 더 좋은가요? 이제 평가는 여러분의
몫입니다.

참, 당지수 (glycemic index)에 대한 이야기를 안했는데 저 밀가루 유해성 관련 글에 "당지수가 낮을수록 좋은 식품이란 것은
이미 알려진 상식"이라는 말은 잊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당지수가 65 정도인 설탕이 밀가루나 쌀보다 훨씬 좋은 식품일테니까요. 밀가루로 뭘
만드느냐, 쌀로 뭘 만드느냐에 따라 당지수는 달라집니다. 하지만 결국 대부분은 탄수화물이라는 거죠. 그리고 밥이나 떡의 당지수는 빵의 당지수보다
높다고 알고 있습니다. 당지수 검색해 보시려거든 아래 사이트를 이용해 보세요.

http://www.gitest.co.kr/gi_db/gi_list.asp



쌀가루를 이용한 ‘쌀베이킹’이 인기다.

쌀은 대표적인 영양 공급원이다. 단백질의 일종인 글루텔린과 비타민, 미네랄, 옥타코사놀, 리놀레산, 페룰린산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이 중에서도 식물성 단백질인 글루텔린은 위산에 잘 녹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소화가 잘된다.

때문에 쌀가루로 만든 빵은 밀가루로 만든 빵보다 소화가 더 잘돼 부담이 없다. 무엇보다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한때는 거칠고, 퍼석한 식감 때문에 쌀로 만든 빵은 인기가 없었다. 쌀은 밀과 달리 반죽을 쫄깃하게 하고 빵을 부풀게하는 글루텐 성분이 없어, 쌀가루로 만든 빵은 밀가루로 만든 빵에 비해 식감과 맛이 훨씬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글루텐이 복통을 유발하고, 비만을 부른다는 연구 결과들이 알려지면서 밀가루 대신 쌀가루를 이용해 빵을 만들어 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쌀빵 자체의 식감을 즐기는 이도 있고, 소량의 밀가루나 습식쌀가루를 사용해 단점을 보완해 만들기도 한다. 또 글르텐이 함유된 쌀가루가 시중에 판매되면서 빵을 만드는 일이 훨씬 시워지기도 했다.

그럼 쌀가루로 빵 만드는 법을 알아보자. 먼저 빵의 대표는 뭐니뭐니해도 식빵이다. 오븐에서 갓 꺼낸 따끈따끈한 식빵은 아이들 간식으로 최고다.

쌀식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쌀가루, 소금, 설탕, 이스트, 무염버터, 물, 계란이 필요하다. 쌀가루 250g에 소금 5g, 설탕 15g, 이스트 5g, 탈지분유 7g, 물 150g, 계란 1를 넣고 반죽해준다. 덩어리가 지면, 무염버터 20g을 넣고 다시 반죽한다. 이때 버터는 실온에서 말랑말랑해질 정도로 녹인 후에 사용해야 한다. 반죽이 완성되면 15~20분 동안 따뜻한 곳에서 발효 시킨다. 이어 반죽을 식빵틀에 맞춰 나눈 뒤, 각 반죽들이 마르지 않게 랩으로 감고 다시 20분간 발효시킨다. 발효가 끝나면 밀대로 밀어 반죽 사이의 공기층을 빼고, 랩을 벗겨 식빵틀에 넣는다. 반죽이 담긴 식빵틀을 170도로 예열된 오븐에 25분간 구워주면 된다.

여름이 제철인 감자를 넣은 감자쌀빵도 만들어 먹기 좋다.

식빵 재료와 마찬가지로 쌀가루, 소금, 설탕, 이스트, 무염버터, 물, 계란을 준비하고, 식빵과 동일한 방법으로 반죽을 만든다. 반죽이 만들어지면 한입 크기로 분활해 10분 정도 발효시킨다. 발효되는 사이 반죽 속에 들어갈 속재료를 준비한다. 감자 4개, 베이컨 5장, 체더치즈 2장, 소금과 후추 약간이 있으면 된다. 삶아 으깬 감자에 구운 베이컨과 체더치즈를 잘게 잘라 넣고, 약간의 소금과 후추로 간을해 섞어 준다. 완성된 속재료는 반죽을 만두피처럼 펴준 뒤 만두 소 넣듯이 넣고, 다시 20분간 발효한다. 170도로 예열된 오븐에 15분간 구워주면 끝이다.

쌀가루로 빵을 만들 때에는 일반 설탕 대신 비정제 황설탕을 사용하거나 버터, 우유, 달걀 등을 두유나 두부, 식물성 오일로 대체하면 더욱 건강한 빵을 만들 수 있다.

또 설탕, 버터, 우유, 계란은 확 줄이거나 과감히 생략하고, 제철 과일이나 채소, 견과류를 듬뿍 넣으면 맛은 유지하면서도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쌀베이킹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선미 씨는 “쌀빵은 밀가루로 만든 칼로리가 낮고 맛이 담백하다. 또 소화가 잘돼 속이 편하다“면서 “쌀베이킹을 위한 책이나 강좌들고 쉽게 접할 수 있어 누구나 도전해 볼만 하다”고 말했다.

송시연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