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고 조폭 - hangug choego jopog

<한국일보>'경찰 관리대상 조직폭력배 현황 자료' 공개국내 전체 조직폭력배의 규모는 어느 정도 일까.

경찰청이 16일 국회 행정자치위 소속 김기현(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경찰 관리대상 조직폭력배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초 현재 국내 폭력조직은 222개파 5,269명인 것으로 나타나났다.

이는 지난 2003년 208개파 4,472명에서 14개파 797명이 늘어난 것.

조직폭력배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이며, 최대 폭력조직은 경기도 '청하위생파'인 것으로 드러났다.

광역시도별로는 경기도가 29개파 910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서울 23개파 500명,전북 15개파 488명,광주·전남 15개파 477명 등의 순이었다.

부산은 24개파 349명, 대구 12개파 318명, 인천 13개파 281명, 울산 6개파 200명, 강원 23개파 315명,충은 10개파 246명, 충남 25개파 380명, 경북 10개파 349명, 경남 14개파 318명, 제주 3개파 138명으로 조사됐다.

가장 조직원이 많은 조폭은 경기의 '청하위생파'(76명)였고, 경기의 남문파(75명)와 역전파(70명)의 순이었다.

그 뒤를 이어 충북의 화성파(69명), 대구 동성로파(68명)가 뒤를 이었고, 대구 향촌동파와 경기 북문파는 67명의 조직원을 거느리고 있었다.

조양은씨과 김태촌씨로 유명한 양은이파와 범서방파는 각 27명과 12명에 불과했다.

다음은 시도별 주요 조직 현황.

서울-남부동파(62명), 연합새마을파(60명), 이글스파(50명), 중앙동파(38명)

부산-칠성파(58명), 유태파(40명), 영도파(33명)

대구-동성로파(68명), 향촌동파(67명), 동구연합파(29명)

인천-꼴망파(55명), 부평신촌파(48명), 주안파(28명)

울산-신(新)신역전파(63명), 신목공파(33명), 신역전파(28명)

경기-청하위생파(76명), 남문파(75명), 역전파(70명), 북문파(67명), 타이거파(63명), 국제마피아파(60명), 원주민파(58명)

강원-연방파(44명), 신종로기획파(36명), 신빅토리파(25명)

충북-화성파(69명), 파라다이스파(37명), 시라소니파(34명)

충남-신그랜드파(56명), 송악파(54명), 태양회파(50명)

전북-백학관파(54명), 월드컵파·그랜드파(45명), 배차장파·나이트파(35명)

전남-국제PJ파(58명), 무등산파(53명), 충장OB파(50명)

경북-대명회(59명), 통합파(52명), 삼거리파(39명)

경남-황제파(38명), 영춘파(36명), 신동방파(34명)

제주-유탁파(53명), 산지파(46명), 땅벌파(39명)

1961년부터 2011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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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영화 제공

■1991년 4월13일 전국 최대 조폭 수장 잡히다

30년 전 오늘 경향신문에는 부산의 최대 폭력조직 ‘칠성파’ 두목이 수배 5개월15일 만에 붙잡혔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이강환(당시 47세) 이야기입니다.

이씨는 폭력 행사를 배후 조종한 혐의로 1990년 9월 전국에 수배됐는데요. 그는 1989년 3월 행동대원에게 라이벌 조직인 ‘신칠성파’ 두목을 처리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행동대원은 신칠성파 두목을 생선회 칼로 난자해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혔습니다. 그 해 5월에도 이씨의 지시에 따라 생선회 칼로 신칠성파 중간 보스의 다리를 절단했습니다. 이씨는 잔인한 폭력 행위를 10여차례나 지시했다고 합니다.

칠성파는 영화 <친구>의 소재가 된 폭력조직입니다. 이씨는 1962년 칠성파에 가입하면서 폭력 세계에 발을 들였습니다. 그는 빠르게 조직을 키웠는데요. 70년대에는 반대파였던 ‘20세기파’를 제압하면서 칠성파를 부산 시내 유흥가의 공포의 대상으로 만들었습니다. 80년대 중반엔 한 조직원이 ‘영덕파’라는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 위기를 겪지만, 조직 개편 등을 단행해 1988년 ‘화랑신우회’를 결성하고 회장으로 추대됩니다.

부산 폭력조직의 ‘대부’로 자리를 잡은 뒤 이씨는 일본 야쿠자와 손을 잡았습니다. 그는 1990년 11월 ‘수원파’ 두목 최창식 등 전국 폭력조직 보스 21명을 대동하고 일본으로 건너갔습니다. 야쿠자 중 하나인 ‘가네야마구미’와 ‘사카스키’(주배) 의식을 벌이고 의형제를 맺었죠.

이후 이씨는 국내 폭력세계에서 입지를 굳히게 됩니다. 야쿠자의 조직관리 기법, 잔인한 범행 수법, 오락실·술집 경영을 통한 재정관리 등을 국내 폭력조직에 들여왔습니다. 또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사행성 오락기구인 일본식 구슬치기를 120여개 업소에 보급·판매해 폭리를 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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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검거 당시 이강환.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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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4월13일자 경향신문

부동산 투기에도 손을 뻗쳤습니다. 이씨는 1988년 양아버지인 재일동포 이정윤씨의 돈 4억엔(당시 한화로 23억여원)을 들여와 국내 부동산을 사들였습니다. 토지거래신고지역인 부지를 신고 없이 매입하고, 부산시 서구 서대신동 일대 토지 1만6050평을 23억원에 구입한 뒤 1억3000만원에 사들인 것처럼 허위신고해 1990년 6월 국토이용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습니다.

이미 1990년 6월에 구속됐는데 세 달 뒤 전국에 공개수배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씨는 그 해 8월 법원의 집행유예 결정으로 풀려났습니다. 정부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폭력조직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도피해왔습니다.

1991년 4월11일 서울 송파구 오금동 한 아파트 앞길에서 이씨는 검거됐습니다.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쳐 침을 맞으러 한의원에 들렀다 귀가하는 길이었죠. 잠복 근무 중이던 경찰의 불심 검문을 받고 100m가량 달아나다 붙잡혔다고 합니다.

이씨는 연행된 뒤 모든 혐의 사실을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깨끗하게 손 씻고 살려고 씨름협회 부회장직까지 맡아 일해왔는데 면식조차 없는 아래 사람들의 싸움에 나까지 끌어들이냐”면서 말입니다.

이씨의 말과 달리 그의 위상은 폭력조직을 넘어서까지 대단했나봅니다. 검거 소식이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각 언론사에 사회 각계 인사들이 확인 전화를 걸었다고 하네요.

이씨는 1991년 구속 수감돼 8년간 복역했습니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수배됐습니다. 2000년 부산 모 나이트클럽 지분 싸움에 연루돼 구속됐고, 2010년에는 공갈 등 혐의로 수배돼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국내 '조폭(조직폭력배) 지도'가 바뀌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기존 조직은 위축되고 지방에 거점을 둔 조직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조폭’(폭력조직)은, 과거 대표적인 양대 조직이었던 양은이파와 범서방파가 아닌 충북 청주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파라다이스파’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강기윤 의원(경남 창원 성산)에게 제출한 ‘관리 대상 조직폭력배 현황’에 따르면 ‘파라다이스파’가 간부급 조직원이 76명으로 규모가 가장 컸다.

충북 청주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파라다이스파’는 단순 폭력서클로 시작돼 1989년 조직으로 변모했다. 이전에 있던 ‘야망파’가 ‘시라소니파’와 ‘파라다이스파’로 갈라진 뒤 파라다이스파의 규모가 커진 것으로 알려진다.

2위는 대구 ‘향촌동파’(75명), 3위는 부산 ‘칠성파’(71명), 4위는 인천 ‘부평신촌파’(65명)였다.

1980년대 전국 3대 조직으로 꼽혔던 조양은의 ‘양은이파’와 김태촌의 ‘범서방파’는 세력이 줄었다. 양은이파는 조직원이 26명, 범서방파는 11명뿐이었다. 이들과 함께 3대 조폭이었던 ‘OB파’는 49명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현재 경찰이 파악한 국내 조폭은 총 216개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직원 수는 총 5425명으로 지난해(5384명)보다 41명 늘었다. 하지만 이는 주요 ‘간부급’ 조직원 수여서 말단 조직원까지 합하면 실제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조폭이 가장 많이 활동하는 곳은 경기도였다. 31개파 893명이 활동하고 있었다. 이어 2위는 서울(22개파 479명)과 부산(22개파 384명)이었고, 다음은 경남(18개파 411명), 충남(17개파 288명) 순이었다. 조폭이 가장 적은 곳은 제주도(3개파 137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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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파의 '원조 두목'으로 불린 이강환씨가 2010년 4월 6일 휠체어를 탄 채 부산 연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중앙포토

26일 오전 5시 강원도 원주교도소 철창문이 열리면서 칠성파 후계자인 A(52)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2013년 범죄단체조직죄로 붙잡힌 이후 7년 만의 출소였다. 40여명이 A씨를 마중 나왔지만, 영화에서처럼 검은색 차량이 도열하고 조직원들이 큰절을 하는 등 세 과시를 하는 모습은 없었다. 마중 나온 40여명 대부분은 A씨의 친구이거나 지인으로, 칠성파 조직원은 수 명에 불과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칠성파 후계자 A(52)씨 26일 오전 5시 원주교도소 출소 #경찰 "A씨 지인 40여명 모였지만 칠성파 조직원은 수명 불과" #경찰 “여느 출소자와 다름없이 평범하게 출소…해운대로 이동”

 철창문을 나선 A씨는 삼삼오오 흩어져 있던 지인들에게 간단하게 인사한 뒤 곧바로 친구가 운전하는 차량 뒷좌석에 탑승했다. 곧장 부산으로 내달린 차량은 이날 오전 9시쯤 부산 해운대의 한 온천장 앞에 멈췄다. A씨는 온천장 이용 후 간단히 아침 식사를 먹고 집으로 귀가했다. 원주교도소에서부터 부산 해운대까지 동행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던 부산지방경찰청과 부산 서부경찰서 폭력계 15명은 이날 오전 10시 경찰청으로 복귀했다.

 부산경찰청 권유현 폭력계장은 “영화에서처럼 깍두기 머리를 한 조직원 수십 명이 출소한 두목에게 ‘형님’ 하고 외치며 90도로 인사하거나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던 건 이제는 보기 어려운 풍경”이라며 “여느 출소자와 다름없이 평범하고 조용하게 원주교도소를 떠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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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친구`의 주인공이었던 조직폭력배 준석(유오성 분)의 모델로 알려진 폭력조직 칠성파의 전 행동대장의 결혼식이 열렸던 2007년 부산의 한 호텔 정문 모습. 경찰은 이날 결혼식에 부산지역 폭력조직은 물론 전국의 조폭들이 대거 참석할 것에 대비 식장 주변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도열이나 집단인사 등 시민들에게 불안을 조성하는 행위 등을 자제시켰다. 중앙포토

 15년 전만 해도 칠성파는 부산의 최대 폭력조직이었다. 6.25 전쟁 이후 피난민을 주 근거지로 탄생한 칠성파는 보스 이강환(79)씨의 손위 동서가 1957년 조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80년대 중반 이후의 경제 호황에 편승해 유흥·향락업소, 오락실 등에서 거둬들인 수입원을 바탕으로 칠성파는 전국 최대 규모로 세를 불렸다.

 1990년대에는 20세기파, 영도파, 유태파 등 반(反)칠성파 세력과 치열한 세력다툼을 벌였다. 1993년 7월 라이벌 조직인 신20세기파가 세력을 확장하자 간부급 조직원 김모(당시 26살)씨를 중구 보수동 길거리에서 흉기로 살해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사건은 이후 영화 ‘친구’의 소재가 되면서 전국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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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친구`촬영현장. 유오성, 장동건. 중앙포토

 그러다 2006년 부산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영락공원 장례식장 난동 사건’ 이후로 칠성파와 20세기파 모두 급격히 와해하기 시작했다. 조직폭력배와의 전쟁을 선포한 검찰은 2010년 이강환씨를 검거한 데 이어 2013년에는 A씨마저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핵심인물 검거 이후 칠성파 조직원들은 용역업체에 취업하거나 도박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돈벌이를 찾아 뿔뿔이 흩어졌다”고 전했다.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던 칠성파는 2016년 촛불 집회 이후 사실상 와해 단계가 됐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확산으로 도심에서 조폭이 난동을 부렸다 하면 곧바로 신원이 노출돼 버린다”며 “조폭들 스스로 몸을 사리게 된 데다 시민의식이 높아져 조폭에게 피해를 당하면 곧바로 신고하기 때문에 조폭들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졌다”고 말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조폭의 시대’ 쇠락을 더 앞당기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유흥업소, 오락실 등의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조폭들의 돈벌이 대상이 사라졌다”며 “이합집산했던 조폭들이 돈이 떨어지자 조직이 잘 굴러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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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까지 문신한 조폭[연합뉴스] 오른쪽은 부산지방경찰청[사진 다음 로드뷰]

 현재 부산경찰청이 관리 중인 칠성파 조직원은 98명에 이른다. 출소한 A씨가 본격적인 조직 활동을 벌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A씨는 경찰청 우범자 관리규칙에 따라 동향관찰 대상자로 분류된다. 관할 경찰서와 지구대는 분기별로 A씨를 관찰하게 된다. 관찰 대상에서 벗어나려면 조직폭력배 일제정비 기간 동안 최소 3년간 범죄가 없었다는 사실이 소명돼야 한다. 부산경찰청 권 계장은 “우범자 관리 규정에 따라 철저히 동향 관리를 할 것”이라며 “부산의 조폭 전성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조금이라도 조직성이 있는 범죄 조짐이 보이면 곧바로 수사에 착수해 엄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