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선택과목 문과 - go2 seontaeggwamog mungwa

고2 선택과목 문과 - go2 seontaeggwamog mungwa
안승민 동탄중앙고 

지난 수능(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많은 변화가 이루어졌던 수능이다. 1교시 국어 영역부터 단일 과목 체제에서 공통과목(수학 I, 수학 II)+선택과목 체제(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 중 택1)로 바뀌었다. 2교시 수학 영역에서는 이과생이 가형, 문과생이 나형 시험지를 받는 공식이 깨지고 공통과목(독서, 문학)+선택과목(기하, 미적분, 확률과 통계 중 택1)으로 나뉘었다. 3교시 탐구 영역 역시 한국사가 필수 응시 과목인 것에는 변화가 없었으나 사회탐구 2과목 혹은 과학탐구 2과목을 선택하는 것에 더하여 사회탐구 1과목과 과학탐구 1과목을 선택하는 조합이 가능해졌다. 이외에도 제2외국어 영역이 절대평가로 전환되기도 했다.

 이중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국어와 수학의 선택과목 제도이다. 각 두 과목 내에서 선택지가 존재하지만, 등급과 표준점수가 따로 산출되는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국어에서 화법과 작문을 선택한 수험생과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수험생의 등급이 함께 산출되는 것은 아니다. 이로 인해 같은 점수를 받더라도 선택한 과목에 따라 등급이 갈리고 표준점수가 갈리는 일이 생긴다. 심지어는 더 낮은 점수를 받은 학생이 선택과목에 따라, 또 공통과목에서 틀렸는지 혹은 선택과목에서 틀렸는지에 따라 더 높은 등급을 받기도 한다. 이에 기존에 통용되던 ‘등급컷(일정한 등급을 받기 위해 필요한 최소 점수)’이라는 말이 조금은 자취를 감추었다. 작년 수능 기준으로 언어와 매체를 선택해 81점을 받고 1등급이 되는 학생이 있는 반면, 화법과 작문을 선택해 85점을 받고 2등급이 되는 학생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학 영역에서 이러한 차이는 극심해진다. 수능을 출제하는 평가원에서 선택과목별 우열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정확한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아 정확성을 100% 담보할 수는 없지만, 서울중등진학연구회의 자료에 따르면 작년 수능 수학 영역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 중, 선택과목에서 인문계열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과목인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학생은 5.8%에 그친다. 달리 말하면 자연계열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기하 혹은 미적분의 1등급 점유율은 94%를 웃돈다는 말이다. 이 정도의 심각한 불균형은 반드시 다양한 문제를 자아낸다. 확률과 통계를 선택해 만점을 받은 학생들은 미적분을 선택해 만점을 받은 학생은 물론 몇 개 더 틀린 학생보다 낮은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가지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만점뿐만 아니라 모든 점수대에서 일어난다. 선택과목의 도입 취지가 진로와 적성에 맞게 과목을 선택하는 것인데, 본인의 진로와 적성에 맞게 과목을 선택해 공부했다가는 입시에서 낭패를 보게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인문계열 수험생들의 고통은 수험장 밖에서도 이어진다. 위와 같은 방식으로 산출된 높은 표준점수를 들고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대거 인문/사회 계열 학과에 교차지원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문계열 수험생들이 자연계열 학과에 지원하는 것도 가능해야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작년 기준으로 수능 수학 영역에서 미적분이나 기하를 필수적으로 응시토록 한 학과가존재하는 대학만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56개 대학이다. 과학탐구를 필수적으로 응시하도록 한 학과는 더더욱 많다. 반면 확률과 통계, 혹은 사회탐구를 필수적으로 응시토록 한 대학은 없다시피 하다. 사실상 자연계열 수험생들에게만 더 넓은 길을 열어준 셈이다. 이런 제도로 인해 사회탐구를 단 한 번도 공부하지 않은 수험생이 사회학과에 진학하는 것은 가능해졌지만, 과학탐구를 선택하지 않은 수험생이나 과학탐구에서 만점을 받고도 확률과 통계를 선택했다는 이유로 과학 관련 학과에 진학하는 것은 불가능해지는 학생들이 아주 많아졌다. 참으로 기이한 입시제도이다.

 이런 기이한 입시제도보다 더 문제인 것은 정부의 해결 의지가 전혀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계열의 선택을 개인에게 맡기는 것을 대전제로 할 때 특정 계열을 지망하는 집단의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커졌다면, 국가가 최소한의 정책적 노력을 통해 학문의 고른 발전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러한 상식에 반하게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2021년 9월, “인문학이라는 것은 다른 학문을 공부하며 병행해도 되는 것”이라며, “많은 학생들이 대학 4년과 대학원까지 다니며 공부할 필요가 없다”라고 했다. 학문의 고른 발전에 그닥 관심이 없어보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교육관을 엿볼 수 있다.

 위에서 살펴본 불균형보다 더 무서운 사실은, 작년은 이러한 형태의 수능이 처음 실시된 해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료를 보고 현 고1, 고2 수험생들의 인문계열 기피 현상은 더더욱 심해질 것이고 나 역시 고등학교에서 그러한 풍파를 몸소 느끼고 있다. 지금 고등학교 1학년생인 우리는 내년의 선택과목 신청을 마쳤는데, 사회탐구 4과목(동아시아사, 사회·문화, 윤리와 사상, 한국지리)과 과학탐구 4과목(물리 I, 생명과학 I, 지구과학 I, 화학 I) 중 3과목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과학탐구의 선택 비율이 사회탐구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고, 3과목 전체를 과학탐구로 선택한 학생들의 비율이 3과목 전체를 사회탐구로 선택한 학생의 몇 배는 족히 된다. 점점 더 큰 학문적 불균형이 일어날 것임이 아주 분명하다.

 어떤 정책이 실패할 수는 있다. 그러나 정책이 실패하는 일보다 더 무서운 일은, 정책이 실패하는 것을 그대로 두고만 보고 있는 일이다. 특정 계열로 인재들이 쏠리는 현상을 그냥 보고만 있을 것인가? 몇 년만 지나면 선택과목별 유불리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과목별 차이가 늘어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지금은 늦기 전에 무언가 대책을 마련하기 좋은 시기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정말 늦는다.

현 3학년이고 배재인 보니까 이제 선택 과목 고르는 시즌이 왔길래 짧게 남김

올해는 쌤들이 잘 설명해줬는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본인이나 친구들이 수업 듣고 나서야 각 과목별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게 된 사항을 적으려한다 당연히 내년에는 다른 방식으로 수업할 수 있다는 걸 유념하고 봐주길 바람

0. 모든 과목에 대해

사실상 모든 시간이 자습시간이라 봐도 된다 옆에서 꼽은 줘도 심하게 터치하는 쌤은 없음 그렇다고 싸가지 없게 대놓고 태블릿 놓고 인강보고 그러진 말고 눈치는 보면서 해라

그리고 수행도 최소화된다 쌤들도 딱히 부담 주고 싶어하진 않아서 간단한거 두세개 정도 됨

1. 9등급으로 나오는 '일반' 과목들

언매, 화작, 미적, 사탐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과목들은 당연히 너희들이 그간 들어온 수업처럼 진행함 물론 정시충 게이들은 자습해라

참고로 언매와 화작은 수특 독서도 같이 교재로 사용한다

2. 진로 과목들

이 과목들이 글을 쓰게 된 이유다 아마 이름만 보고는 어떻게 수업 하는지 유추가 힘들기 때문에 이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 심화 국어 : 마더텅 빨간책 (모의고사 기출) 으로 수업한다 문제 풀고 해설하고 그런식인듯함

- 기하 : 이과라면 거의 다 선택하지만 진로 과목 인지라 공부는 거의 안한다 기하로 수능 볼 친구들이 아니라면 수행만 좀 하고 시험 전에만 좀 공부해도 충분하다

- 경제 수학 : 경영 경제학과 지망생들이 혹할 과목이다 그러나 사실은 수1 수2 수특으로 수업하고 경제 수학은 조금 나간다 시험도 당연히 수특이 반 이상이다 주로 문제를 풀고 발표하는 식으로 수업한다

- 수학 과제 탐구 : 수학 관련 주제를 조사하고 보고서 같이 작성해서 내는 식이다 0번의 자습이 눈치 조금 보는 자습이라면 수과탐은 주 1시간 공식적으로 자습 시간을 준다 괜찮은 과목인 듯 하나 담당 교사가 '그 선생'이면 조금 힘들 수도 있다...

- 고급 수학 : 수학 교과 중엔 제일 꿀과목이라고 생각한다 내용도 사실 기하랑 꽤 겹치고 수행, 시험 어느 하나 어려운 게 없다 애초에 쌤 목표가 반 이상이 A를 받아가는거라 이름과는 달리 부담 없는 과목이다 이과게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과목이다

- 영어 과목 3개 : 셋 다 시험도 안보고 그냥 세특용 과목이다

- 심리학, 종교학 : 0번 같은 자습이 아니라 그냥 자습시간이다 퍼질러 자든가 니 맘대로 해라 온전한 자습 시간 확보하고 싶다면 가장 좋은 과목이다

- 사회문제탐구, 사회과제연구 : 이 과목들도 그냥 세특용이다 딱히 특이 사항은 없으나 모 선생은 수업 시간에 다른 과목 공부는 안되는데 자는 건 된다는 해괴한 지침을 갖고 있다

- 생활과 과학 : 실수든 고의든 2학년 때 사회 4과목 조진 게이들을 위한 과목이다

- 물화생지2 : 무슨 과목인지는 잘 알거라 생각한다 그냥 여느 진로 과목처럼 대충 수행만 챙기고 시험만 적당히 보고 그러면 된다 그래서인지 물화생지 모든 과목 모든 반에서 수업 듣는 애들 다 합쳐도 5명이 안나온다... 참고로 지2가 상당히 혜자스러운 과목이니 참고해라

- 고급 물리학 : 중간 기말은 안 보는데 수행으로 쪽지시험을 보기 때문에 공부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이다 내용이 꽤 어렵기 때문에 대가리 좀 깨질 걱정하고 선택하도록

- 과학과제연구 : 역시 세특용 과목이다 주 2시간은 수과탐처럼 아예 자습 시간이다

- 외국어 : 친구들 중엔 하는 사람이 없어 잘 모르겠다...

- 여행지리 : 2학년 과목이지만 혹시나 이 글을 읽는 1학년 게이들을 위해 쓴다 진로인건 당연히 알거고 시험 전날 두세시간만 공부하면 A는 충분할거니 부담 가질 필요는 없다

3. 공통 과목

당연히 3학년 와서도 공통 과목은 있다 아마 3학년 시간표 받기 전까진 잘 모를거다

- 고전 읽기 : 수특 문학으로 수업한다 진로 과목이라 적당히 잘 공부하면 충분하다 그러나 폭탄 선생이 한 명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도록

- 영어 독해 연습 : 무려 등급이 나오는 일반 과목이다 수특 영어독해연습으로 수업한다 그래도 1, 2학년때랑은 다르게 흔히들 생각하는 내신 영어식으로는 수업하지 않는다 대신 양이 줜나게 많으니 수시충 게이들은 열심히 공부해라

- 윤독 : 뭔 과목인가 싶을거다 그냥 자습 시간 1시간 주는거니 감사합니다하고 받아먹어라

- 진로 : 3학년때는 진학 위주로 수업한다 학교별 입시 관련 정보나 선배들 진학 결과 등등 쉽게 보기 힘든 자료들도 볼 수 있다

- 논리학 : 세특 + 자습 과목이다 세특용으로 한두시간정도 쓰고 전부 자습 시간이다

쓰다보니 생각보다 길어졌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내년에는 위와는 다를 수 있으니 어떤 과목인지 맛보기라고 생각하고 이 글을 읽어줬으면 한다 현명하게 선택하는 게이들이 되길 바란다

PS. 1학년 게이들은 손가락 쪽쪽빨면서 2학년 내신이나 챙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