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증이란 어떤 주장의 옳고 그름을 근거를 들어서 밝히는 것이다

1. 논술이란 무엇인가

(1) 글의 서술 방식

일반적으로 글을 쓸 때는 그 글을 읽는이가 제대로 이해할 것인가, 그리고 그 글이 어떤 효과를 미칠 것인지를 염두에 두고 쓰게 된다. 글쓰는 방식에 따라 글쓴이가 대상을 다루는 태도와 방법도 달라진다. 글을 쓰는 의도와 목표에 따라 글의 서술 방식은 크게 네 가지로 유형 화해서 설명, 논증, 묘사, 서사로 나눈다.

㉮ 설명 : 읽는이를 이해시킬 목적으로 대상의 의미나 원인, 목적 등을 알기 쉽게 풀이하는 서술 방식이다. 설명의 방법으로는 정의와 지정, 비교와 대조, 분류와 구분, 분석, 예시 등이있다.

㉯ 논증 : 아직 명백하지 않은 사실이나 문제에 대해 그 옳고 그름을 여러 논거들과 추리를 통해 증명함으로써, 읽는이가 증명한 내용에 동의하거나 확신하게 하고 나아가 행동하게까지 하는 목적을 지닌 서술 방식이다. 논증의 방법으로는 귀납 논증과 연역 논증을 들 수 있다.

㉰ 묘사 : 글쓴이가 대상으로부터 받은 인상을 읽는이에게 동일하게 받게 하거나, 상상적으로 똑같이 체험하게 하려는 목적으로 대상을 그려내는 서술 방식이다. 묘사의 방법은 주관적 묘사와 객관적 묘사가 있다.

㉱ 서사 : 무슨 일이 일어났으며, 왜 발생했고, 그것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가 하는, 사태의 구체적 전개 과정을 기록하는 서술 방식이다. 서사의 방법으로는 설명적 서사, 문학적 서사가 있다.

그런데 한 편의 글은 어떤 하나의 서술 방식으로만 씌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달 효과를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서술 방식을 뒤섞어 사용한다. 전체적으로 보아 어떤 글이 논증을 목 적으로 하는 경우에도 더 효과적으로 논증하기 위해 그 속에 많은 설명을 포함하고, 심지어 서사나 묘사를 활용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어떤 글이 전체적으로 설명을 의도하는 경우에, 설명하고자 하는 바를 더 잘 이해시키기 위해 논증이나 서사의 서술 방식을 구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사를 위주로 하는 소설에서 서사뿐만 아니라 묘사나 설명이 긴밀하게 결합되어서 나타난다. 논술문에서는 설명과 논증이 적절히 결합됨으로써 논술의 주제가 효과적으로 드러나게 된다.

글의 서술 방식과 글의 종류는 다르다. 글의 종류는 분류 기준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그것은 그 글의 최종적인 목적이 무엇이냐로 결정된다. 전체적으로 보아 어떤 글이 논증하는 데 최종 목적이 있다면,많은 설명을 포함한다 해도 그 글은 논증문이다. 또 어떤 글이 전체적으로 설명의 서술 구조를 취했다면, 그 글은 논증을 포함한다 할지라도 설명문이라고 부른다. 결국, 글의 종류는 그 글의 주제를 구현하기 위해 전체적으로 어떤 서술 구조를 택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그럼, 논술의 서술 방식과 성격은 무엇인가?
논술은 논리적으로 서술한다는 말이다. 논술한다는 것은 설명하고 논증한다는 것을 뜻한다. 자기 주장을 증명하려는 글이 논술이므로, 논술은 글의 종류로는 논증문에 해당한다. 논증문 중에서도 논설문의 한 갈래이다. 글의 서술 방식으로 볼 때, 논술은 설명과 논증이 결합되어 있다. 왜냐 하면, 논술은 주로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술하고, 사실들의 의미나 원인을 설명하고, 자기 주장을 논리적으로 증명하는 글이기 때문이다.

(2) 논술의 서술 방식

논리학에서는 논리적인 관점에서 글의 서술 방식을 기술, 설명, 논증 세 가지로 나눈다. 그리고 논술할 때에는 이 세 가지를 적절히 배합해야 한다.

㉮ 기술(記述) : 사물 또는 사건의 현상을 있는 그대로 나열하면서 서술하는 것이다. 움직이지 않은 대상에 대한 기술은 모양이나 색깔, 크기를 묘사하거나, 요소나 성분을 분석해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움직이는 대상에 대한 기술은 움직임의 과정을 차례대로 보이는 것이다. 문제의 객관적인 상황이라든지 현실의 실태, 현실의 구체적 사례 등을 사실 그대로 표현하는 데 쓰이는 글쓰기 방식이 바로 기술이다.

㉯ 설명 : 효과적으로 논술하려면 문제 상황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분류하고 비교하여 그것들의 의미를 밝히기도 하고, 논의에 필요한 핵심개념을 정의하기도 하고, 구체적 사례로 풀이하기도 하며, 문제의 원인을 규명하기도 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왜 그 문제가 중요한지를 밝혀 줄 필요가 있다. 이 때 필요한 서술 방식이 설명이다.

㉰ 논증 : 한 편의 논술문은 자기 견해를 논증하는 글이다. 큰 주장을이루는 작은 주장들도 글의 중간 중간에서 그에 합당한 근거로 뒷받침하면서 큰 주장을 설득력 있게 논증해 나가야 한다. 때로는 이미 알려진 것을 바탕으로 하여 아직 모르는 것을 짐작해 판단해야하고, 자신의 논의를 토대로 예측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쓰이는서술 방식이 논증이다.

논증이란 단순히 어떤 현상이나 사물을 있는 그대로 기술하거나 그것에 대한 의미나 원인, 목적을 설명하여 다른 사람을 이해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다른 사람이 동의하고 확신하도록 설득하려는 목적을 지닌다. 의견이 엇갈리고 다투는 문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남에게 설득하려면, 자신의 견해가 왜 옳은지 그 이유를 자세히 밝혀야 한다.

논술이 논증하는 글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논증만 하는 것은 아니다. 논증의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서 자기 주장에 관련되는 사실들 을 있는 그대로 기술하기도 하고, 사물이나 현상의 의미나 원인을 알기 쉽게 설명하기도 하고, 때로는 더 큰 논증을 위해 작은 논증을 하기도 한다. 요컨대 잘 된 논술문은 기술, 설명, 논증을 필요한 대목에서 알맞게 구사하여 작성한 글이다.

(3) 논술의 개념

논술은 감상문이나 수필이 아니다. 수필이나 감상문은 자신의 느낌이 나 생각을 특별한 형식이나 체계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진술하는 글이다. 이와 달리 논술은 어떤 문제에 대해 자기 나름의 견해나 주장을 내세운 다음,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여 자기 견해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글쓰기 활동이다. 이런 점에서 신문 사설과도 다르다. 논술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여 논리적인 설득에 주력하는 데 비해, 신문 사설은 시사적(時事的)인 현안에 대한 나름의 입장을 근거의 객관성이나 합리성을 엄격하게 따지지 않고 감정적 설득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또, 논술은 학술 논문과도 다르다. 논문은 주제에 대한 많은 연구 자료를 폭넓게 분석·소개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연구자의 독자적 결론을 자신의 주장으로 제시하고, 그 근거를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글이다. 논술과 달리 논문에는 주제 연구에 활용된 방대한 자료를 요약·소개하는 부분이 필요하다. 또, 논술은 실용적인 글과도 다르다. 실용적인 글은 현실의 구체적 문제에 대한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여 현실에 구체적으로 적용·해결하는 것을 중요시한다면, 논술은 현실의 적용보다는 그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에 주안점을 둔다. 논술의 개념은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넓은 의미의 논술은 어떤 문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것, 또는 그 말이나 글을 모두 가리킨다. 좁은 의미의 논술은 시험 형 식으로서의 논술을 말하는 것으로 주어진 문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글쓰기, 또는 이러한 글을 뜻한다. 시험 형식으로서의 논술을 좀더 자세하게 규정해 보자. 이런 논술의 정의에 따라 논술의 구성 요소와 성격을 알아보자.

논술이란, 어떤 문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을 내세운 다음, 여러 가지 타당하고 객관적인 근거를 충분히 제시하여 다른 사람을 체계적으로 설득하는 논리적인 글쓰기이다.

① 논술은 미해결의 문제점을 다룬다.
논술의 개념 정의에 나오는 '어떤 문제'는 바로 이 미해결의 문제점을 가리킨다. 이것은 논의해야 할 과제 또는 주제라는 뜻으로 논제(論題)라고도 한다. 논술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거나 참·거짓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논쟁 중인 문제를 논의의 대상으로 삼는다. 논술의 대상은 대체로 인간과 사회, 자연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이거나 쟁점이기 때문에, 시대와 지역에 따라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끊임없이 되묻고 마땅한 답을 구했지만 그 해결이 끝없이 미루어졌던 문제들이다. 다만, 묻고 해답을 찾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근원적인 문제들에 대한 인간의 이해는 더욱 넓고 깊어진다고 하겠다.

논술 시험에는 어떤 논제들이 자주 출제될까? 주로 원론적인 문제들이다.

예) ·개인과 사회의 관계나 갈등과 조화 등 공동체 원리의 문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해결해야 할 자유·평등·정의의 문제
·민주주의의 원리와 실제, 권리와 의무, 예술의 사회성과 개인성
·전통 문화와 외래 문화, 문화의 상대성과 보편성
·시장 경제의 원리와 소비, 경쟁과 연대, 과학 기술의 영향
·환경 오염, 법과 도덕, 과학과 종교, 인생의 가치 등

이와 같이 언제 어디서나 의견이 분분해서 오직 하나의 정답만 있다고 볼 수 없는 문제, 단순한 사실이나 지식이 아니라 논제에 대한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종합적인 통찰력과 안목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논술 시험의 논제로 빈번히 출제된다. 시사(時事)적인 현안을 제재로 삼은 문제가 출제된다 해도 구체적인 단일 사건에 대한 견해나 정책 대안을 직접 쓰라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을 포괄하는 보편적 쟁점을 담은 문제로 만들어 수험생의 생활 체험이나 독서 체험과 연관지어 논술하라는 형식으로 출제된다. 즉, 시사적 문제라도 논술자의 인간관·역사관·사회관·자연관을 밝힐 것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② 논술은 자신의 견해나 주장을 분명히 밝히는 글쓰기이다.
어떤 문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나 주장이 곧 논술의 참주제이다. 주제가 명료하다 함은 말하고자 하는 견해나 주장이 뚜렷하다는 것과 같다. 자기 주장을 분명하고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고 과정이 필요하다. 먼저, 해결할 논제를 다면적이고 다각도로 깊이 따져본 다음, 자신의 관점과 입장을 정해야 한다. 그리고 문제 해결을 위해 특별히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춰 논의할 것인지 논의의 범위나 논의의 조건을 정리하면 자신의 주장을 확고히 세울 수 있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다는 듯한 모호한 자세로는 문제 해결의 가닥을 추릴 수 없다. 자신의 견해나 주장을 뚜렷이 확립해야, 여러 맥락과 시각이 그물망처럼 연쇄된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 나갈 수 있다.

어떤 학생들은 이러저러한 사실들을 수없이 늘어놓다가, 마지막 문장에 가서는 장점은 최대한 살리고 단점은 최소로 줄이자는 식의 상투적인 마무리를 하곤 한다. 사실의 나열은 논술이 아니라 기껏해야 사실을 설명해 놓은 것밖에 안 된다. 논술은 그런 사실들의 연관성을 파악하여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것이다. 이런 저런 사실과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나 주장이 무엇인지를 제시해야 한다는 말이다.

분명한 주장을 제시하라고 해서 통상적이고 일반적인 생각과 상식을 두 번 세 번 강조하라는 것이 아니다. 논제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뚜렷이 제시하되, 자기 나름의 가치 있고 독창적인 견해를 펼쳐야 한다. 독창성이란 새로운 사실을 밝혀 내거나, 같은 사실이라도 새롭게 해석하거나, 같은 내용이라도 새로운 소재와 참신한 표현을 논리 정연하게 나타내는 것을 뜻한다. 이런 창의적 사고는 고정 관념이나 타성적 시각에서 벗어나 문제적 대상을 새로운 관점으로 보아야 가능하다.

그러나 독창적인 견해나 주장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왜 그러한지 그 타당한 근거를 충분히 제시하지 못하면, 그 글은 억지 주장을 외치는 꼴이 되어 설득력 없는 논술이 되고 만다. 합당하고 충분한 논거로 입증되지 못한 주장은 독창성이 살아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 주장 의 가치까지 의심받게 된다. 또, 지나치게 글의 독창성이나 참신함에 집착하다 보면, 보편적인 사고나 현실적인 타당성을 도외시한 채 아집과 독단에 빠질 우려가 있다. 어떤 주장이나 견해를 내놓든, 논술의 성패는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거들을 얼마나 충분히 제시하는지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논제에 대한 자신의 '독특한' 견해나 주장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논술의 생명이 자신의 주장에 대해 '적절한' 논거들을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도 '충분히' 제시하는 데 있음을 항상 명심하고 그에 힘써야 한다는 점이다.

③ 논술은 자신의 주장(주제)을 논증하는 글쓰기이다.
논술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의 견해(주제)를 논증의 방법으로 제시한다는 것이다. 논술의 핵심은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고 그 주장의 타당성을 보증하는 논의의 근거(=논거)들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것이다. 그래서 흔히 논술의 필수 요소로서
 

1) 자신의 견해나 주장 제시

2) 이를 적절히 뒷받침해 주는 논거의 제시라는 두 가지를 강조한다.  이것은 주제를 논증하는 핵심 요소이다.

전체적으로 논술은 어떤 주장이 왜 가장 정당한지를 보이는 과정이다. 이런 과정은 보편적인 논리, 객관적인 사실이나 지식, 권위 있는 의견 등을 매개로 자신의 주관적인 견해를 객관화하는 작업이다. 다시 말해, 주관이 객관화되는 과정이다. 논증은 무엇을 논리적으로 증명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논리적이란 말의 앞뒤가 들어맞고 체계가 서는 것을 의미한다. 논리적인 글이 되려면 가치있는 주장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여러 가지 근거가 적절히 결합되어야 한다. 또,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객관적이고 합당하며 충분할 때 주장이 증명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논증은 여러 가지 객관적이고 타당한 근거를 충분히 제시하여 자기 주장의 정당성을 밝히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주장에 대한 논거를 제시하지 않고 막연히 '뭐뭐해야 한다' 주장만 남발한다. '뭐뭐해야 한다 또는 이것은 무엇이다'라고 단정했으면 그 다음에는 반드시 왜 이것을 해야 하며, 왜 이것을 무엇이라고 하는지가 뒤따라야 한다. 요컨대 주장이 분명하지 않은 글, 근거가 뚜렷하지 않은 글, 즉 논리적인 증명이 없는 글은 제대로된 논술이 아니다.

④ 논술은 자기 주장을 체계적으로 펼치는 과정이다.
체계적으로 펼친다는 것은 자신의 주장을 '서론(시작 : 문제 제기) - 본론(중간 : 과제 해명) - 결론(끝 : 주제 강조)'의 틀을 갖추어 전개한다는 뜻이다. 이를 일반화하면 다음과 같다.

·서론 : 지금 이러저러한 것이 문제다.
·본론 :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러저러하기 때문이 다.
·결론 : 요컨대,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이것이고 앞으로 이렇게 될 것이다.

이처럼 논술은 문제의 여러 차원과 국면을 두루 살피면서 글의 처음, 중간, 끝에 알맞은 내용을 단계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논술의 체계성이다.

⑤ 논술은 글쓰기의 일반적 원리를 활용한다.
논술을 잘 하는 능력도 일종의 기술(技術)이다. 기술은 어떤 일을 정확하고 능률적으로 해내는 솜씨나 재주를 말한다. 글쓰는 기술을 터득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글쓰는 훈련과 노력을 해야 한다. 글쓰기 이론만 갖추어서는 제대로 된 글을 쓸 수 없다. 이는 농구 이론을 제아무리 잘 아는 사람이라도 공을 가지고 농구장에서 실제로 땀 흘려 연습하지 않으면 훌륭한 농구 선수가 될 수 없는 것과 같다. 글쓰는 기술을 익힌 사람은 글을 잘 쓰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고, 어떤 글이 좋고 나쁜 글인지, 그리고 왜 글이 잘 써지지 않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이런 판단의 기준을 제공해 주는 것이 바로 글쓰는 기술이다. 그리고 쪽지글이든 일기든 매일 단 한두 줄이라도, 몇 문장만이 자기 생각을 되도록 논리적으로 써보는 것이 글쓰는 요령을 익히는 지름길이다. 글쓰는 기술을 숙련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생각이라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없다. 그러면 다른 사람이 그 생각을 이해할 수 없어서 독백에 그치고 만다. 논술도 글쓰기의 한 영역이므로 일반적인 글쓰기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글의 전체 내용을 탄탄하게 짜는 능력, 통일되고 긴밀하고 완결된 단락을 구성하는 능력, 정확한 문장을 구사하는 능력, 풍부한 어휘력과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는 능력 등 여러 가지 기본 능력을 갈고 닦아야 한다.

글쓰는 기술을 익히는 일이 글쓰기의 기초를 다지는 것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기본 능력일 뿐이다. 내용 없는 형식만 만들어 내는 기교만으로는 좋은 논술을 할 수 없다. 특히 논리적인 글쓰기는 단순한 글짓기 기술의 차원을 넘어서는, 글쓴이의 사상과 가치관의 산물이다.

(4) 논술 학습의 중요성

논술은 삶의 과정에서 마주치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합리적인 이해를 추구하고 그 극 복 방법을 모색하는 지적인 활동이다. 우리 나라의 논술 전통은 화백 회의를 비롯한 각종 회의, 논(論), 기(記), 상소(上疏), 과거 시험의 책문(策文) 등 다양한 말하기와 글쓰기를 통 하여 이루어졌다. 오늘날에도 대입 시험이나 국가 고시, 입사 시험과 같은 각종 시험으로 의 논술뿐만 아니라 대화와 토론, 회의, 공청회, 신문사설, 성명서, 건의문 등 일상 생활에서 의 논술은 삶을 이끌어 가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논술이 단지 시험을 잘 보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삶의 양식이자 사고의 틀이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논술은 문제를 창의적으로 발견하고 문제 상황과 문제의 원인을 객관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논리에 맞고 현실에 부합하는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개인적인 것이든 사회적인 것이든 삶 속에서 부딪치는 문제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지속적으로, 그리고 깊이 인식하게할 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해결과 극복의 전망을 모색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창의적인 문제 발견, 합리적인 문제 해결, 해결의 표현과 의사 소통 이 세 가지는 개인의 자아 계발과 인류 문화 발전의 원천이다.

또, 논술은 사회적 의사 소통을 활발하게, 그리고 민주적으로 만든다. 관심과 욕구가 다양한 개인들, 사회 집단들 사이의 의견을 조정하고 수렴하기는 여간 어렵지 않다. 사회 구성원들이 당면한 문제에 대한 인식을 함께 하고 그 해결 방법이나 방향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 내려면 최소한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그 하나는 구성원들 각자가 합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를 조리있게 발표할 수 있어야 하고, 다른 사람의 견해를 합리적인 평가 기준에 의해서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누구든지 말이나 글을 통하여 자기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그 사회는 구체적인 제도와 법률로써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논술 활동은 개인에게나 사회 전체에 이런 방향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런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은 사회에서는 권력과 금력, 지식을 지닌 소수, 이들을 뒷받침하는 전문가나 권위자의 말과 글이 대부분의 사회 구성원을 폭력적으로 지배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여기에 수동적으로 반응하고 복종하는 것을 당연시하여 주체적인 삶과 자유를 누리지 못한다. 오히려 소수의 여론 조작과 독단에 좌우되는 삶을 살게 된다. 이런 권위주의적인 사회와 문화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집단적 의사가 합리적 토론과 합의에 의해서 결정되어야 한다. 권력이나 지위가 아니라 합리적인 의사 결정으로 운영되는 사회로 나아가려면 사회 구성원들이 논술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논술은 주관적인 선입견이나 편견을 배제하려 노력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습이나 규범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문제를 객관적으로 인식하여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이다. 논술 학습을 함으로써 이런 능력과 소양을 키운 사람은 개방적인 자세를 가지고 좀더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고, 더 건강한 사회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논술 학습은 합리적이고 열린 자세로 사고의 폭과 깊이를 확충하여 주체적인 삶을 영위하게 하고, 능동적인 사회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전인적(全人的)인 사고 능력을 기르기 때문에 논술 학습의 의의는 매우 크다.

(5) 논술에 관련된 용어

① 논제
문제의 지시문에는 '무엇에 대해 논술하라'든가 '무엇에 대해 설명하라'는 출제자의 요구가 제시된다. 이 때 '무엇'에 해당되는 내용이나, '무엇에 대해 논술하는 것', '무엇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논제라 한다. 논제는 글쓴이가 논의하고자 하는 문제, 따져서 밝혀야 할 문제를 말한다. 논술의 출발점은 문제가 요구하는 바, 즉 논제를 파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중 문화의 부정적 기능을 비판하라'는 문제에서 논제는 무엇인가. 그것은 '대중 문화의 부정적 기능' 또는 '대중 문화의 부정적 기능을 비판하는 것'이다.

② 쟁점
서로 의견이나 주장이 달라서 다투는 문제점이 바로 쟁점이다. 논제에 따라 쟁점이 표면에 명시적으로 드러난 경우가 있고, 문제의 이면에 숨어 있는 경우도 있다. 이 쟁점을 놓고 서로 다른 의견을 주장하며 따지는 것을 논쟁이라 한다. 논술은 대체적으로 쟁점을 검토하여 자기 주장과 대립되는 의견을 부정하고 자기 견해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과정이다. 논술할 때는 자기 주장과 자기 주장에 대한 반론이 어떤 지점에서 핵심적으로 대립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리하여 반대 견해에서 보는 나의 주장과 근거의 허점이 무엇인지, 그 허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살피며 글을 쓰는 것이 좋다. 또, 반대 견해의 허점이나 부족한 점을 비판하면서 자기 주장이 다른 사람의 주장보다 더 타당하다는 것을 보여야 한다.

예컨대, '과학 기술이 발달하면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보자. 이 문제는 다음의 의견이 맞서는 쟁점을 내포하고 있다. '과학 기술로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과, '과학 기술로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과학 기술로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술주의적 환경론과, 현대적인 기술을 버리고 소비중심적인 인간의 생활 방식을 바꾸어 탈산업화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는 생태주의적 환경론, 현대의 과학 기술을 활용하되 이윤 추구와 경쟁을 최고의 합리성으로 여기는 자본주의 체제를 뜯어 고쳐야 한다는 탈자본주의적 환경론, 이 세 입장 사이에는 현재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③ 논점
논점이란 논의하고자 하는 문제의 핵심적인 부분, 또는 논의의 초점을 말한다. 논점과 쟁점은 강조하는 부분이 다른 개념이다. 쟁점이 '대립되는 요소'에 강조점을 두고 쓰는 말임에 비해, 논점은 글쓴이가 상정한 논의의 중심에 비중을 둔 용어이다. 논점을 파악해 확정할 때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밟으면 된다. 문제의 지시문을 의문형으로 바꾸어 생각한 다음, 그 질문에 대해 따져서 밝혀야 할 문제의 본질적 부분을 끄집어낸다(대논점). 그리고 왜 그것을 문제의 본질이나 핵심이라고 판단했는지 그 기준이나 근거들(세부 논점)을 제시한다. 논점을 정확하게 파악하느냐의 여부는 논술문 전체의 성패를 좌우한다. 주어진 자료가 있는 경우 지시문과 자료의 연관성을 토대로 문제의 논점을 잡아야 한다. 논점 파악을 잘못하면 문제의 요구와는 전혀 다른 답안을 쓰게 되어, 상당한 감점을 당하거나 아예 점수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과학은 가치 중립적인지에 대하여 논술하라'는 문제를 보자. 과학이 가치 중립적인가 하는 쟁점에 대해 논점은 중립적이거나 중립적이지 않다고 둘 중에 하나 자신의 견해를 선택하는 것이다. 만약 '과학은 가치 중립적이지 않다'는 논점을 택하고, 그 근거로 다음을 제시했다고 하자. ㉮ 과학을 연구하는 과정에 연구자의 주관과 가치가 개입되어, 과학은 가치 중립적이지 못하다. ㉯ 과학적 지식은 인간이 가치판단을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과학 연구 과정의 주관성, 인간의 가치 판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과학적 지식, 이 두 가지는 과학의 가치 중립성을 부정하는 세부 논점이다.

그러면 지금까지 살펴본 논제, 쟁점, 논점을 구체적인 예로써 확인해 보자.

▶지구 환경 문제의 극복을 위해서 현대인들에게 어떠한 의식 변화가 요구되는지 두 가지를 들어 1,000자 내외로 논술하라.
이 문제의 논제는 '지구 환경 문제의 극복을 위해서 바꾸어야 할 현대인의 의식 두 가지', 또는 '그 두 가지를 논술하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환경 문제의 일반적 원인이나 현대인의 일반적 사고 방식을 중심으로 논술 답안을 작성했다면, 그것은 논제에서 벗어난 것이다. 현대인의 의식 중에 어떤 내용이 환경 문제 해결을 저해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이해해야만 비로소 논제 파악을 제대로 했다고 볼 수 있다. 즉, 자연을 보는 현대인의 태도나 행복에 대한 현대인의 관점 등을 지적해야 하는 것이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 필요한 첫 번째 논점은 자연을 보는 인간의 태도이고, 이에 대한 세부 논점은 자연을 인간의 이용 대상으로만 보는 인간 중심주의적 견해, 인간은 자연과 조화해야 한다는 생태주의적 견해이다. 두 번째 논점은 행복에 대한 관점인데, 그 세부 논점은 물질적 풍요가 인간의 행복에 결정적이라는 물질 중심주의적 견해, 나눔과 절제가 인간의 행복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정신 중심주의적 견해이다. 세 번째 논점은 과학 기술을 발달시킴으로써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과학 기술 결정론적 견해이다. 물론 세 가지 논점은 그 안에 대립되는 쟁점을 내포하고 있다. 예컨대, 세 번째 논점이 담고 있는 쟁점은'과학 기술을 발달시켜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앞의 내용을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논제 : 지구 환경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바꾸어야 할 현대인의 의식 두 가지(또는 그 두 가지를
비판하는 것)


논점 1 : 자연을 보는 인간의 태도
쟁점 : 자연 중심이냐 인간 중심이냐
세부 논점 : 자연을 인간의 이용 대상으로만 보는 견해
자연과 인간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견해

논점 2 : 인간의 행복에 대한 견해
쟁점 : 물질 중심이냐 정신 중심이냐
세부 논점 : 물질 중심주의적 견해
정신 중심주의적 견해

논점 3 : 과학 기술 결정론적 견해
쟁점 : 과학 기술로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 없느냐

다음으로는 '95학년도 서울대 논술 문제를 살펴보자.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의 삶은 공간적으로는 물론 시간적으로도 고립되어 형성될 수 없다. 우리는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을 평가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더 나은 미래를 구상하면서 현재를 살아간다. 과거-현재-미래의 이러한 유기적 연결성을 논의의 축으로 하여 오늘날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을 제시하라.

▶ 유의 사항
1.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한 가지를 중점적으로 다룰 것
2. 인과 분석의 방법을 적용하여 논의를 전개할 것
3. 1,200자(띄어쓰기 포함) 정도의 분량으로 쓸 것
<'95 서울대 논술>


이 문제의 논제는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과거 유산을 바탕으로 오늘날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제시하는 것'이다. 과거-현재-미래의 유기적 연결성을 논의의 축으로 하라는 것은 오늘날 우리가 해야 할 과제가 과거의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현재에 있게 되었고, 또 그것이 미래로 이어진다면 다음 세대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를 논의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숨어 있는 쟁점은 어떤 과거 유산을 물려받을 것인가, 아니면 바로잡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논점은 앞 세대에게 물려받은 긍정적 유산을 계승하는 일이나, 앞 세대가 남긴 부정적 유산을 바로잡는 일이다. 각각의 세부 논점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환경 등의 분야 가운데 우리가 해야 할 일 한 가지를 구체적으로 잡은 것이다. 그것을 인과 분석하여 논의를 전개하면 문제의 요구에 맞는 논술문이 되겠다.

논술이란, 어떤 문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을 내세운 다음, 여러 가지 타당하고 객관적인 근거를 충분히 제시하여 다른 사람을 체계적으로 설득하는 논리적인 글쓰기이다.

① 논술은 미해결의 문제점을 다룬다.
논술의 개념 정의에 나오는 '어떤 문제'는 바로 이 미해결의 문제점을 가리킨다. 이것은 논의해야 할 과제 또는 주제라는 뜻으로 논제(論題)라고도 한다. 논술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거나 참·거짓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논쟁 중인 문제를 논의의 대상으로 삼는다. 논술의 대상은 대체로 인간과 사회, 자연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이거나 쟁점이기 때문에, 시대와 지역에 따라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끊임없이 되묻고 마땅한 답을 구했지만 그 해결이 끝없이 미루어졌던 문제들이다. 다만, 묻고 해답을 찾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근원적인 문제들에 대한 인간의 이해는 더욱 넓고 깊어진다고 하겠다.

논술 시험에는 어떤 논제들이 자주 출제될까? 주로 원론적인 문제들이다.

예) ·개인과 사회의 관계나 갈등과 조화 등 공동체 원리의 문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해결해야 할 자유·평등·정의의 문제
·민주주의의 원리와 실제, 권리와 의무, 예술의 사회성과 개인성
·전통 문화와 외래 문화, 문화의 상대성과 보편성
·시장 경제의 원리와 소비, 경쟁과 연대, 과학 기술의 영향
·환경 오염, 법과 도덕, 과학과 종교, 인생의 가치 등

이와 같이 언제 어디서나 의견이 분분해서 오직 하나의 정답만 있다고 볼 수 없는 문제, 단순한 사실이나 지식이 아니라 논제에 대한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종합적인 통찰력과 안목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논술 시험의 논제로 빈번히 출제된다. 시사(時事)적인 현안을 제재로 삼은 문제가 출제된다 해도 구체적인 단일 사건에 대한 견해나 정책 대안을 직접 쓰라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을 포괄하는 보편적 쟁점을 담은 문제로 만들어 수험생의 생활 체험이나 독서 체험과 연관지어 논술하라는 형식으로 출제된다. 즉, 시사적 문제라도 논술자의 인간관·역사관·사회관·자연관을 밝힐 것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② 논술은 자신의 견해나 주장을 분명히 밝히는 글쓰기이다.
어떤 문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나 주장이 곧 논술의 참주제이다. 주제가 명료하다 함은 말하고자 하는 견해나 주장이 뚜렷하다는 것과 같다. 자기 주장을 분명하고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고 과정이 필요하다. 먼저, 해결할 논제를 다면적이고 다각도로 깊이 따져본 다음, 자신의 관점과 입장을 정해야 한다. 그리고 문제 해결을 위해 특별히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춰 논의할 것인지 논의의 범위나 논의의 조건을 정리하면 자신의 주장을 확고히 세울 수 있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다는 듯한 모호한 자세로는 문제 해결의 가닥을 추릴 수 없다. 자신의 견해나 주장을 뚜렷이 확립해야, 여러 맥락과 시각이 그물망처럼 연쇄된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 나갈 수 있다.

어떤 학생들은 이러저러한 사실들을 수없이 늘어놓다가, 마지막 문장에 가서는 장점은 최대한 살리고 단점은 최소로 줄이자는 식의 상투적인 마무리를 하곤 한다. 사실의 나열은 논술이 아니라 기껏해야 사실을 설명해 놓은 것밖에 안 된다. 논술은 그런 사실들의 연관성을 파악하여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것이다. 이런 저런 사실과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나 주장이 무엇인지를 제시해야 한다는 말이다.

분명한 주장을 제시하라고 해서 통상적이고 일반적인 생각과 상식을 두 번 세 번 강조하라는 것이 아니다. 논제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뚜렷이 제시하되, 자기 나름의 가치 있고 독창적인 견해를 펼쳐야 한다. 독창성이란 새로운 사실을 밝혀 내거나, 같은 사실이라도 새롭게 해석하거나, 같은 내용이라도 새로운 소재와 참신한 표현을 논리 정연하게 나타내는 것을 뜻한다. 이런 창의적 사고는 고정 관념이나 타성적 시각에서 벗어나 문제적 대상을 새로운 관점으로 보아야 가능하다.

그러나 독창적인 견해나 주장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왜 그러한지 그 타당한 근거를 충분히 제시하지 못하면, 그 글은 억지 주장을 외치는 꼴이 되어 설득력 없는 논술이 되고 만다. 합당하고 충분한 논거로 입증되지 못한 주장은 독창성이 살아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 주장 의 가치까지 의심받게 된다. 또, 지나치게 글의 독창성이나 참신함에 집착하다 보면, 보편적인 사고나 현실적인 타당성을 도외시한 채 아집과 독단에 빠질 우려가 있다. 어떤 주장이나 견해를 내놓든, 논술의 성패는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거들을 얼마나 충분히 제시하는지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논제에 대한 자신의 '독특한' 견해나 주장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논술의 생명이 자신의 주장에 대해 '적절한' 논거들을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도 '충분히' 제시하는 데 있음을 항상 명심하고 그에 힘써야 한다는 점이다.

③ 논술은 자신의 주장(주제)을 논증하는 글쓰기이다.
논술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의 견해(주제)를 논증의 방법으로 제시한다는 것이다. 논술의 핵심은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고 그 주장의 타당성을 보증하는 논의의 근거(=논거)들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것이다. 그래서 흔히 논술의 필수 요소로서

① 자신의 견해나 주장 제시 ② 이를 적절히 뒷받침해 주는 논거의 제시라는 두 가지를 강조한다. 이것은 주제를 논증하는 핵심 요소이다.

전체적으로 논술은 어떤 주장이 왜 가장 정당한지를 보이는 과정이다. 이런 과정은 보편적인 논리, 객관적인 사실이나 지식, 권위 있는 의견 등을 매개로 자신의 주관적인 견해를 객관화하는 작업이다. 다시 말해, 주관이 객관화되는 과정이다. 논증은 무엇을 논리적으로 증명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논리적이란 말의 앞뒤가 들어맞고 체계가 서는 것을 의미한다. 논리적인 글이 되려면 가치있는 주장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여러 가지 근거가 적절히 결합되어야 한다. 또,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객관적이고 합당하며 충분할 때 주장이 증명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논증은 여러 가지 객관적이고 타당한 근거를 충분히 제시하여 자기 주장의 정당성을 밝히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주장에 대한 논거를 제시하지 않고 막연히 '뭐뭐해야 한다' 주장만 남발한다. '뭐뭐해야 한다 또는 이것은 무엇이다'라고 단정했으면 그 다음에는 반드시 왜 이것을 해야 하며, 왜 이것을 무엇이라고 하는지가 뒤따라야 한다. 요컨대 주장이 분명하지 않은 글, 근거가 뚜렷하지 않은 글, 즉 논리적인 증명이 없는 글은 제대로된 논술이 아니다.

④ 논술은 자기 주장을 체계적으로 펼치는 과정이다.
체계적으로 펼친다는 것은 자신의 주장을 '서론(시작 : 문제 제기) - 본론(중간 : 과제 해명) - 결론(끝 : 주제 강조)'의 틀을 갖추어 전개한다는 뜻이다. 이를 일반화하면 다음과 같다.

·서론 : 지금 이러저러한 것이 문제다.
·본론 :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러저러하기 때문이 다.
·결론 : 요컨대,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이것이고 앞으로 이렇게 될 것이다.

이처럼 논술은 문제의 여러 차원과 국면을 두루 살피면서 글의 처음, 중간, 끝에 알맞은 내용을 단계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논술의 체계성이다.

⑤ 논술은 글쓰기의 일반적 원리를 활용한다.
논술을 잘 하는 능력도 일종의 기술(技術)이다. 기술은 어떤 일을 정확하고 능률적으로 해내는 솜씨나 재주를 말한다. 글쓰는 기술을 터득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글쓰는 훈련과 노력을 해야 한다. 글쓰기 이론만 갖추어서는 제대로 된 글을 쓸 수 없다. 이는 농구 이론을 제아무리 잘 아는 사람이라도 공을 가지고 농구장에서 실제로 땀 흘려 연습하지 않으면 훌륭한 농구 선수가 될 수 없는 것과 같다. 글쓰는 기술을 익힌 사람은 글을 잘 쓰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고, 어떤 글이 좋고 나쁜 글인지, 그리고 왜 글이 잘 써지지 않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이런 판단의 기준을 제공해 주는 것이 바로 글쓰는 기술이다. 그리고 쪽지글이든 일기든 매일 단 한두 줄이라도, 몇 문장만이 자기 생각을 되도록 논리적으로 써보는 것이 글쓰는 요령을 익히는 지름길이다. 글쓰는 기술을 숙련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생각이라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없다. 그러면 다른 사람이 그 생각을 이해할 수 없어서 독백에 그치고 만다. 논술도 글쓰기의 한 영역이므로 일반적인 글쓰기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글의 전체 내용을 탄탄하게 짜는 능력, 통일되고 긴밀하고 완결된 단락을 구성하는 능력, 정확한 문장을 구사하는 능력, 풍부한 어휘력과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는 능력 등 여러 가지 기본 능력을 갈고 닦아야 한다.

글쓰는 기술을 익히는 일이 글쓰기의 기초를 다지는 것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기본 능력일 뿐이다. 내용 없는 형식만 만들어 내는 기교만으로는 좋은 논술을 할 수 없다. 특히 논리적인 글쓰기는 단순한 글짓기 기술의 차원을 넘어서는, 글쓴이의 사상과 가치관의 산물이다.

(6) 좋은 논술의 조건

논술 고사의 목표는 주어진 문제에 대하여 가치 있는 자신의 주장이나 견해를 얼마나 논리적으로 전개하고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데 있다. 교육부 주최 제 1 회 논술 경시 대회를 주관한 서울대 국어교육연구소에서도 논술 시험의 채점 기준을 내용, 논리, 표현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제시한 바 있다. 이것을 변용하여 좋은 논술의 조건을 아래에 제시한다. 논술문을 평가하는 기준은 좋은 논술문이 되게 하는 기준과 다르지 않기다. 또, 여기에 제시된 10 가지 기준은 객관적으로 타당하여 좋은 논술문을 쓰는데 기준과 원칙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분히 익혀 논술하는 데 활용하기 바란다.

(내용 영역)
(1) 문제의 파악 ·문제가 요구하는 바를 정확하게 포착하여 논의해야 한다. ·문제의 핵심과 본질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해야 한다.
(2) 사실의 이해 ·논의의 대상에 대하여 포괄적, 구체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논의에 대하여 사실에 부합하게 이해해야 한다.
(3) 해결의 능력 ·문제의 성격에 적절한 해결의 방법을 구사해야 한다. ·문제의 해결에 필요하고 적절한 절차를 갖추어야 한다.
(4) 논지의 적절성 ·논술에 필요한 만큼의 창의성과 보편성을 갖추어야 한다. ·결론의 도출 과정이 타당성과 가치를 지녀야 한다.
(논리 영역)
(1) 논의의 일관성 ·논증할 주제가 일관성 있게 서술되어야 한다.·논증에 쓰인 개념이나 판단이 일관된 의미를 유지해야 한다.
(2) 논거 제시의 적합성 ·논제를 증명하기 위하여 제시된 논거들이 적절해야 한다·논거는 의심할 여지 없이 확실해야 한다
(3) 논증 방식의 타당성 ·논증을 위한 추론 과정이 적절해야 한다. ·논리적인 오류가 없어야 한다.

(표현 영역)
(1) 어휘의 정확성과 풍부성 ·사용된 어휘는 정확해야 한다. ·어휘가 문맥에 적절하며 풍부해야 한다
(2) 문장의 정확성과 효율성 ·어법과 표기법에 맞는 문장으로 표현해야 한다. ·문장은 의미가 분명하고 문맥에 적절하게 표현해야 한다.
(3) 글의 단위성과 유기성 ·개개의 단락은 응집성과 단위성을 갖추어야 한다 ·글 전체는 단계성과 유기성을 적절히 갖추어야 한다.


① 내용
논술의 내용은 출제자가 요구하는 것,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제가 요구하는 바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고, 문제의 성격에 적절한 해결 방법을 써서, 그리고 문제 해결에 필요한 절차를 갖추어 타당하게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이런 내용은 주어진 문제를 자신의 지식과 생활 체험에 비추어 폭넓고 깊은 사고를 하여 도달한 내용을 체계화해야 비로소 가능하다. 내용이 좋은 논술은 깊이 있고 알찬 사고에서 얻어지는 것이지, 글쓰는 요령만으로 얻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여 그 본질과 핵심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의외로 동문서답하는 논술 답안이 많다. 이것은 무엇을 논의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서 비롯되는 현상이다. 어느 한쪽을 지지하거나 반박하라고 했으면 지지하거나 반박해야지, 두 견해를 절충하여 제시하거나 엉뚱하게도 해결 방안 등을 논의해서는 안 된다. 더불어 문제의 여러 측면 중에서도 지엽적인 것에 매달리지 말고 문제의 본질과 핵심에 초점을 맞추어 깊이 있게 논의해야 한다.

㉯ 논의의 대상에 대해서 사실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논의의 대상을 사실과 다르게 이해하거나 사실과 다른 논지를 펴면 그 논술은 설득력을 잃게 된다. 설득력 있는 논의를 하려면 논의의 대상을 사실대로 이해하고 자신의 논지도 사실에 부합하게 전개해야 한다. 대상이 지닌 부분만 보고 전체를 보지 못하면, 그 대상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또, 대상에 대해 관념적으로만 알고 구체적으로 알고 있지 못하면, 그 대상과 다른 대상의 차이나 연관성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따라서, 논의의 대상을 구체적으로, 전체적으로 알아야 한다. 그리하면 대상에 대한 논의를 편벽되지 않고 균형 있게 전개할 수 있다.

㉰ 문제의 성격에 적절한 해결 방법과 절차를 갖추어야 한다.
문제에는 요약하는 문제, 어떤 견해를 지지하거나 반박하는 문제, 설명하는 문제 등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각각의 문제는 그 성격에 적합한 논의 방법과 절차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두 가지 상반된 견해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해 지지하거나 반박하라는 문제가 있다고 치자. 이 문제를 적절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상반된 견해를 비교해 보아야 한다. 반대 견해를 고려하지 않고 자기 견해의 정당성만 주장하는 것은 효과적인 논의 방법이 아니다. 반대 의견을 검토해 보는 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지지하거나 반박하는 것은 논의의 형평과 객관적 설득력을 잃어버린 것이다.

㉱ 타당한 과정을 거쳐서 창의적인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논술이 객관적 설득력을 지니기 위해서는 문제를 입체적이고 다면적으로 살펴서 균형 있고 포괄적으로 접근하여 타당한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또, 고정 관념을 벗어나서 자신의 체험, 독서, 사색의 결과를 바탕으로 하는, 독창적이고 가치 있는 논지를 펴야 한다. 그러려면 주입된 생각에 따라 외워 쓴 답안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 자신의 판단에 따라 써야 한다.

② 논리
논술의 논리는 논술 내용들이 모순되지 않으면서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는 것을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논의를 일관되게 전개해야 하고, 적절한 논거를 충분히 제시해야 하며 논리 규칙에 맞게 논증해야 한다. 이와 같은 논리성은 뚜렷한 자기 주장과 확실한 근거가 있을 때 비로소 확보될 수 있다.

㉮ 논의를 일관되게 전개해야 한다.
논술을 진행하면서 개념이나 판단을 바꾸어 사용해서는 안 되고,또 논점을 바꾸거나 일탈하면 안 된다. 논리적 일관성은 논지의 통일성과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기본적인 요건이기 때문이다.

㉯ 확실하고 관련 있는 논거를 충분히 제시해야 한다.
논거의 적합성은 좋은 논술의 핵심이다. 논거는 다음 세 가지를 충족시켜야 한다.

ⓐ 논거는 자명하거나 확실하여 승인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 논거는 결론의 옳음에 관련 있는 것이어야 한다.
ⓒ 논거는 결론의 옳음을 입증할 만큼 충분해야 한다.

㉰ 추론 과정은 논리적인 오류가 없어야 한다.
논증 과정은 논리적 절차를 갖추고 논리 규칙에 어긋나지 않게 진행되어야 한다. 또한 흑백 논리, 순환 논법, 논리의 비약 등 논리적인 오류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잘못된 논증은 다음의 세 가지 경우에 발생한다. 논거가 승인할 수 없는 것일 경우, 논거가 결론과 관련이 없을 경우, 논거가 불충분할 경우이다.

③ 표현
자신의 생각을 객관적인 언어로 정확하게 나타내야 하는 것이 논술의 표현이다. 이를 위해서는 문맥에 맞는 어휘로써 어법에 맞는 문장을 구사하여 논술문을 구성하는 단락들을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한다. 이런 표현은 자기 주장과 관련한 생각을 논리적으로 가다듬어야 비로소 가능하다. 생각이 정돈되지 않은 상태로는 정확한 표현을 할 수 없다.

㉮ 정확한 어휘를 풍부하게 사용해야 한다.
단어의 의미를 잘못 알고 사용하거나 문맥에 맞지 않는 어휘를 사용하는 경우, 구어체 표현이나 외래어, 유행어, 속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 일상적으로 쓰이는 단어라도 그 뜻이 모호하게 느껴지면, 사전을 찾아서 정확한 의미를 파악해 두어야 한다.

㉯ 문장은 정확하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구사해야 한다.
문장은 어법에 맞고 간결하고 명확하게 써야 한다. 문장 성분 간의 호응이 이루어지지 않아 문맥이 통하지 않거나 군더더기 말이 들어간 경우에 그 뜻이 명료해지도록 바로잡아야 한다. 한 문장이 지나치게 길어져서 의미가 흐려지면, 두어 문장으로 갈라 쓰는 것이 좋다. 또, 감정적인 표현은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표현으로 바꾸어 써야 한다. 적절한 접속어를 사용하여 문장 간의 논리적 관계를 명확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 단락은 응집성과 유기성을 갖추어야 한다.
ⓐ 하나의 단락은 의미적인 응집성이 있어야 한다. 한 개의 단락에는 하나의 소주제와 이를 뒷받침하는 문장들로 긴밀하게 짜여져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의미의 응집성이다.

ⓑ 단락 간에는 유기적인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 논술문을 구성하는 각각의 단락들은 그 나름대로 꼭 필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야 한다. 문제를 제기하는 단락, 문제를 해명하는 단락, 문제의 해명을 구체화하는 단락, 글을 마무리하는 단락 등 독자적이고 분명한 기능을 맡고 있어야 한다. 각 단락의 노릇이 명확하면서 단락 간의 연결이 필연적이고 자연스러워야 한다.
예를 들어, 대중 문화의 부정적 역할을 논술한다고 하자. 그 핵심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본론의 첫째 단락에서는 대중 문화의 민주성과 그 한계를 논의하여 대중 문화의 부정적 역할의 논의로 넘어가는 것이 좋겠다. 본론의 두 번째 단락에서는 대중 문화의 상품성에서 비롯되는 대중 문화의 선정성·폭력성·저속성을, 본론의 셋째 단락에서는 대중 문화의 대량 소비로 인한 대중 의식의 단순화·획일화를 논하면 되겠다. 이 내용을 세 단락의 본론으로 배치하고, 서론과 결론을 앞뒤에 제시한다면, 단락끼리 유기적 관련성을 맺으면서 결론을 향해 나아갈것이다.

빼어난 논술문은 알찬 내용을 논리에 맞추어 정확하게 표현한 글이다. 논술은 구상에서부터 완결된 글을 마칠 때까지 쓸 거리를 준비하고, 이를 조직하여 표현하고, 다시 이를 검토하고 평가하여 고쳐 쓰는 과정의 연속이다. 이렇게 거듭되는 과정에서 좀더 나은 글을 쓸 수 있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좋은 논술의 조건'을 논술의 지침으로 삼으면 훨씬 더 그 과정이 단축되고 더 좋은 논술문을 쓸 수 있을 것이다.

2. 논술의 주제 설정

(1) 논술의 과정

어떤 종류의 글을 쓰든 간에 글쓰기에 앞서 글의 전체 내용을 구상하고, 그런 다음에 구상 내용을 실제로 쓰고, 전체 글의 흐름이 자연스럽도록 더하거나 빼거나 재배열하여 고쳐 쓰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문제를 읽고 곧바로 논술해서는 좋은 논술문을 쓸 수 없다. 먼저 문제를 꼼꼼히 분석하여 무엇에 대해서 쓰라는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 그 다음에는 문제의 요구에 답하여 어떤 이야기를 하겠다는 논술 방향, 자신의 견해나 주장 곧 논술 주제를 정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논지를 드러내기 위해 꼭 다루어야 할 사항,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하는 사실과 의견을 수집하여 적절한 논거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주제를 입증하는 논거들을 논리적으로 배열하여 글의 짜임을 설계해야 한다. 이렇게 논술하기에 앞서 글의 전체 내용을 미리 짜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하는데, 시험 시간이 60 분이라면 최소한 10 분에서 15 분 정도는 배분해야 한다. 이는 논술의 첫 단추를 잘못 끼우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 위함이다. 그 다음에, 논술문을 쓰고 이를 검토하여 고쳐 쓰면 된다.

이런 세부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빼어난 논술문을 작성할 수 없다. 논술은 일반적인 글쓰기의 원리를 활용하지만, 논술 나름의 독특한 과정과 방법이 있다. 다음을 비교해 보자.

·일반적인 글쓰기 과정 : 주제 설정 → 소재의 수집과 정리 → 논지 전개의 개요 작성
→전체 글쓰기→ 고쳐 쓰기
·논술의 과정 : 논제와 자료 분석 → 논제 해결 방안의 모색과 주제 설정 →
논거 마련 → 논지 전개의 개요 작성 → 본문 쓰기 → 고쳐 쓰기

(2) 일반적인 주제 설정의 방법

* 주제의 설정과 일반적인 과정
주제는 한 편의 글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나 대상으로서, 글의 뼈대가 되는 중심 생각이다. 주제는 그 글의 핵심이자 초점으로서 글쓴이가 가장 말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이 주제는 다루는 범위의 크기에 따라 가주제와 참주제로 나뉜다.

·가주제 : 핵심 내용이면서 범위가 넓고 막연한 주제. 어떤 대상에 대해 글쓴이가 지니는 일반적인 문제 의식을 가리키는 개념
·참주제 : 어떤 대상의 핵심 내용에 대해 글쓴이의 근본적 관점과 태도가 반영된 것으로서, 그 범위가 좁고 글쓴이의 구체적 생각이 집약된 주제. 대상에 대한 문제 의식을 구체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해 글쓴이가 초점을 맞춘 대상의 특정한 영역이나 특성을 지칭하는 개념

자기가 쓰고자 하는 주제를 설정할 때에는 되도록 중심 내용을 구체적이고 좁은 범위로 한정해야 한다. 범위가 너무 넓고 포괄적인 주제를 설정해서는 결코 좋은 글을 쓸 수 없다. 왜냐 하면, 주제가 광범위하고 지나치게 포괄적이면, 글의 방향이나 내용이 너무 막연하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논의를 구체적으로 전개시키지 못하거나 상식적이고 뻔한 내용을 되풀이하기 쉽기 때문이다.

주제를 구체적으로 정한 다음에는 주제문을 작성하는 것이 좋다. 주제문은 참주제와 그것을 설정한 관점이나 이유, 조건을 하나의 완결된 문장으로 나타낸 것이다. 이 주제문은 글쓴이의 중심 생각을 처음부터 끝까지 통일되고 일관되게 전달하는 구심점 역할을 한다. 주제문을 확정하는 일반적인 과정은 다음과 같다.

㉮ 무엇에 대해 쓸 것인지, 글의 대상과 중심 내용을 정한다. ㉯ 대상이나 중심 내용의 무엇에 대해 쓸 것인지, 즉 대상이나 중심 내용의 어떤 측면, 어떤 영역, 어떤 차원에 초점을 맞추어 그것을 해명할 것인지를 정한다. ㉰ 대상이나 중심 내용의 무엇이 어떠하다는 것인지 그 특성이나 본질을 파악한다. ㉱ '무엇의 무엇(의 무엇이)…어떠하다'는 식의 문답을 되풀이하여 가장 범위가 좁은 것을 주제로 결정한다. 이를 완전한 문장으로 표현하여 주제문을 작성한다.

예를 들어, 환경 오염에 대해 글을 쓴다고 하자. 환경 오염을 참주제로 설정한다면 알맹이 없는 글을 쓸 수밖에 없다. 환경 오염이 심각하다든지, 환경 오염에는 대기 오염, 수질 오염, 지질 오염이 있다든지,환경 오염은 막아야 한다든지 등 누구나 아는 사실이나, 당위적 주장,뻔한 상식을 나열하는 데 그치기 십상이다. 얼핏 생각하기에 '환경 오염'은 많은 내용을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개념 같지만, 실제로는 너무나 막연해서 무엇을 말해야 할지 종잡을 수 없는 주제밖에는 되지 못한다. 환경 오염을 가지고 글을 쓰려면, 좀더 범위가 좁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이를테면 '환경 오염의 심각성과 그 대책의 필요성', '환경 오염을 일으키는 인간 중심적 사고 방식', '대기 오염의 원인과 그 대책', '수질 오염의 원인과 그 대책', '환경 오염의 근본 원인과 그 대책'과 같이 대상의 범위를 좀더 명확하게 한정해야 한다. 이랬을 때 글의 처음, 중간, 끝에 무엇을 써야 할지가 구체적으로 잡힌다. 아래의 도표를 보고 각 개념의 의미를 확인해 보자.
글의 대상, 가주제:무엇 무엇의 무엇… 참주제:무엇의 무엇의 본질 주제문:무엇의 무엇이 어떠하다.
환경 오염 환경 오염에 대한 사고 방식 환경 오염의 근본 원인과 그 대책 환경 오염의 원인은 자연 착취적 의식에서 비롯되므로, 생태 중심적 사고 방식으로 바꾸어야 한다.
대중문화 대중 문화의 성격 대중 문화의 상업성 대중 문화는 상업적이다.

(3) 논술 문제를 구성하는 요소

문제를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파악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구성하는 요소와 그 역할을 아는 것이 필요하다. 논술 문제는 크게 보아 지시문, 자료, 유의 사항(주의 사항)의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단독 과제형 = 지시문 + 유의 사항
·자료 제시형 = 지시문 + 자료 + 유의 사항

문제의 구성 요소를 인식하는 것은 중요하다. 왜냐 하면 논술 문제를 푸는 열쇠는 핵심 물음과 제한 조건을 파악하는 것인데, 핵심 물음은 지시문의 논제 속에 있고 제한 조건은 지시문, 자료, 유의 사항을 모두 분석해야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구체적인 문제를 살펴보자. 다음은 '97학년도 고려대 논술모의고사 문제이다.

--지시문' 부분
▶ 인간이 평등하다는 명제에 대하여 예로부터 많은 논의가 있어 왔다. 아래의 예시문을 참고하여, 절대적 평등과 상대적 평등의 두 관점에서 '인간이 평등하다'는 명제에 대해 적절한 논거를 제시하여 증명하시오.

--'자료' 부분 - <예시문>
평등에 대한 요청이 거의 무제한적인 평등, 즉 전체 국민에 대한 획일적 평등으로 나타나고, 그 결과 평등의 대상이 극도로 확대될 때 평등은 절대적인 평등의 형태를 띠게 된다. 이러한 확대된 평등 개념은 정의라는 보편적 요청과 관련하여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이 일반화된 절대적 평등 개념이 모든 경우에 적용될 수는 없다. 현실적으로 각기 맡은 바 역할·지위 또는 구체적 상황 등에 의해 서로 다른 요소들이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모든 사람을 획일적으로 평등하게 취급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사실상 존재하고 있는 공통점과 차이점들 가운데에서 일정한 것을 평등한 것과 불평등한 것으로 취급하는 기준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라는 상대적 평등의 문제가 일반화된 절대적 평등 개념과는 별도로 제기될 수밖에 없다.

--'유의 사항' 부분 - <유의사항>
㉮ 논제와 성명을 쓰지 말 것
㉯ 글의 길이는 빈 칸을 포함하여 1,200 자 안팎이 되게 할 것
㉰ 예시문 속의 문장을 그대로 쓰지 말 것

이 문제를 이루는 부분들의 의미와 역할은 다음과 같다.

1) 지시문 :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요구가 나와 있는 부분이다. 문제 상황이나 문제의 배경 설명과 함께 논제가 제시되어 있다. 논제를 분석하면 거기서 주요 논점과 논리 전개 방향을 찾을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논의를 제한하는 조건이 나오기도 한다. 또, 아주 드문 경우지만, '작성 요령'이라는 제목 아래 지시문의 내용이 나오기도 한다.

위의 고려대 문제의 논제는 "절대적 평등과 상대적 평등의 관점에서 '인간이 평등하다'는 명제를 증명하는 것"이다. 지시문의 나머지는 문제 상황, 배경, 조건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2) 자료 : 자료로는 제시문이나 참고 사항, 도표, 통계 수치, 그림이 주어지는데, 현재 논술 문제에서 제시되는 자료의 대부분은 제시문 하나나 둘이다. 자료는 논제를 풀어가는 실마리로 삼으라는 뜻에서 주어지므로, 자료를 면밀히 분석한 다음 논술해야 한다. 제시문(논술에 참고하라고 제시된 글)을 대학에 따라 보기글, 지문, 예시문, 예문, 자료문, 바탕글, 제시글 등 다양하게 부르고 있지만, 이들 이름은 모두 지시문에 덧붙여진 글을 다르게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위의 문제의 경우, 대부분의 논술 문제와 마찬가지로 제시문이 자료로 제시되어 있다.

3) 유의 사항 : 유의 사항에서는 글쓰기에 대한 일반적인 주의점이나 논술의 전개 방법을 제시한다. 어떤 문제나 다 주어지는 일반적인 유의 사항은 다음과 같은데, 이는 명시되어 있지 않아도 항상 명심해야 한다.
① 몇 자 내외로 쓸 것 : 정해진 글의 분량을 지나치게 넘기거나 너무 모자라게 쓰면 감점되므로, 허용된 자수를 맞추라는 요구이다.

② 맞춤법, 띄어쓰기( = 어문 규정, 한글 맞춤법), 원고지 사용법을 지킬 것 : 의사 소통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글쓰기의 기본을 요구한다.

③ 제시문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지 말 것 : 나와 있는 내용을 되풀이하지 말고 남의 생각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쓸 것을 요구한다.

④ 한 편의 완성된 글이 되게 할 것 : 서론-본론-결론의 체계를 갖추면서 각 단락을 자연스럽고 필연적으로 연결시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드러낼 것을 요구하는 것이 다. 이외에도 문제에 따라서 '구체적인 예를 들 것, 두 견해에 대한 찬반의 입장을 표명할 것'과 같은 특별한 요구 사항이 주어지기도 한다. 이것은 논리 전개에 조건을 붙이는 것으로서, 주로 논술의 구성 방법이나 서술 방법을 제시한다.

(4) 문제 파악과 논술 주제의 설정 방법

논술문의 주제는 문제의 성격에 따라 문제가 요구하는 방향으로 설정해야 한다. 대체로 논제를 가주제로 보고, 논제에 가해지는 제한 조건에 따라 논의할 범위를 한정하고 자신의 입장과 태도를 결정하여 그것을 참주제로 삼으면 된다. 결국 논술의 주제는 논제와 문제의 조건을 충족하도록 설정해야 한다. 왜냐 하면, 문제가 요구하는 사항들을 모두 충족시킬 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내용의 논술문을 쓴다고 해도 문제의 요구 사항, 즉 출제 의도에서 벗어나면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한다.

논제를 푸는 논술의 열쇠는 논제와 제한 조건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논술의 제한 조건은 논제를 풀어가는 실마리요, 막연한 논제에서 범위를 구체적으로 한정해 주어 참주제를 이끌어 내게 하는 장치이다. 따라서, 문제를 풀 때는 항상 논제(핵심 물음)와 제한 조건이 무엇인지, 그리고 제한 조건이 논제를 어떤 관점이나 태도에서 다루기를 요구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문제를 파악해 주제를 설정한다는 것은 출제자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알고, 논의의 초점을 잡는 것이다.

세분해서 말하자면, 문제를 파악한다는 것은
① 문제 상황과 중심 물음이 무엇인지,
② 논제에 덧붙여진 제한 조건이 무엇인지, 그리고
③ 중심 물음과 제한 조건은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주제를 설정한다 함은,

㉮ 논제와 성명을 쓰지 ?
㉮ 중심물음을 해결하기 위해서 어디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해야 하는지를 알아내어
㉯ 논점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확정하는 것을 뜻한다.

문제를 파악하여 논술 주제를 설정하는 구체적 과정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다.

㉠ 논제 분석을 하여 무엇(논의의 대상)을 어떻게 하라(지시문의 서술어)는 것인지를 확실히 인식해야 한다.

논제란 '논의해야 할 과제'로서 지시문에 나타난 '무엇에 대하여 어떻게 하라'는 부분을 가리킨다. 암시적이든 명시적이든 논제에는 참주제를 유도하는 논리 전개 의 방향이 나타나 있는데, 대체로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유형화할 수 있다.

ⓐ 무엇을 설명하라는 형 : 대상의 속성이나 구성 요소, 대상의 의의나 원인, 대상 간의 관계 등을 해명하라는 요구이다. 더 나아가 대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기를 요구 하기도 한다.
ⓑ 무엇을 비판하거나 옹호하라는 형 : 찬성·반대하라든지, 긍정·부정하라든지,지지· 반박하라는 지시어로 표현된다. 대립되는 쟁점이나 속성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정하고 타당한 근거를 들어 자기 견해의 정당성을 입증하라는 요구이다.
ⓒ 무엇의 원인이나 그 해결책을 논하라는 형 : 어떤 대상이나 현상의 문제점을 합리적 으로 분석하여 그 원인이나 해결 방안을 제시하라는 요구이다.
ⓓ 무엇에 대해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라는 형 : 무엇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내세우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객관적이고 타당한 근거를 충분히 제시하여 설득력 있게 논술하기를 요구하는 유형이다.
ⓔ 문제 상황보다 더 나은 상태를 제시하라는 형 : 개인이나 사회, 국가가 나아갈 방향이 나 이상적인 조건, 또는 문제 해결을 위한 바람직한 자세나 역할을 논하기를 요구하는 유형이다.

㉡ 논제를 이루는 핵심 개념의 의미는 무엇인지, 핵심 개념이 둘 이상이면 개념 간의 관계 는 어떠한지, 그리고 이런 개념들이 어떻게 논점을 구성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어디에 초 점을 두어 논할 것인지를 명확히 파악해야 동문서답을 피할 수 있다.

㉢ 자료가 제시되어 있다면 자료의 핵심 내용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 핵심 내용과 논제는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자료가 둘 이상 제시되면 그들 간의 차이점이나 공 통점을 밝혀 논술의 실마리로 삼아야 한다.

㉣ '유의 사항' 속에 논제를 풀어가는 방향이나 내용을 암시하는 것이 있는지를 알아보고, 있다면 그 제한 조건을 파악해야 한다.

㉤ 위의 과정을 거쳐 파악된 논술의 제한 조건(지시문, 자료, 유의 사항 속에 있는 모든 조건)을 반영하여 중심 물음에 대해 있을 수 있는 여러 견해를 검토한다. 여러 관점과 입장에서 내세울 수 있는 견해들 중에서 자신이 가장 옳다고 생각하고 가장 잘 아는 견해나 주장을 논술 주제로 확정한다.

㉥ 논의의 범위를 한정하고 자신의 견해나 주장, 그 이유나 근거 또는 조건이나 배경을 완 전한 문장으로 표현하여 주제문을 작성한다.

주제문의 형식은 다음과 같다.
주제문 = 범위 한정 + 자신의 견해 + 그 근거나 조건,

즉 "어떤 점에서 어떠어떠하므로(근거나 조건), 무엇(논의의 대상)이 어떠어떠하다(무엇의 본질, 특성) 또는 어떠어떠해야 한다(더 나은 상태)." 이렇게 문제를 분석하고 주제를 설정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과정을 밟게 된다. 성급하게 써내려 가려고 하지 말고 문제의 이모저모를 깊이 있게 따져보고서 차분하게 주제를 결정해야 한다.

① 논제의 중심 물음과 논술 전개 방향 의 파악 → ② 논제의 핵심 개념과 논점 파악 가. 논제 분석과 논점 파악 ↓
→ ③ 자료의 핵심 내용 파악 → ④ 자료와 논제의 연관성 파악 → ⑤ 유의 사항의 조건과 논제의 연관성 파악 나. 자료, 유의 사항과 논제의 연관성 파악 ↓
→ ⑥ 중심 물음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 주제로 설정함. → ⑦ 논의의 범위, 자신의 견해와 그 근거를 주제 문으로 작성함. 다. 중심 물음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 주제 로 확정함.

(5) 논술 주제를 잘못 설정한 이유

적지않은 학생들이 문제에서 요구한 사항에 맞지 않게 논술문을 작성하여 상당한 감점을 받고 있다. 논술의 출발점은 문제가 요구하는 바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거기에 맞게 논의하는 것이다. 지지하라면 지지해야 하고, 반박하라고 하면 반박해야 한다. 원인을 밝히라는 문제에 대해 해결 방안을 중심적으로 논의한다든지, 상반된 견해 중에서 어느 한쪽을 지지하거나 반박하라고 했는데도 둘의 절충이나 제 3 의 견해를 제시하는 논술문은 출발부터가 잘못된 것이다. 문제의 요구를 엉뚱하게 파악하여 동문서답한 논술, 문제의 핵심 요구를 무시하고 이미 외워 둔 예상 문제의 답안을 약간 변형하여 작성한 논술, 문제의 핵심을 글의 초점으로 삼지 못하고 횡설수설하거나 상식적이고 피상적인 내용을 늘어놓은 논술은 결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이처럼 논술 주제를 잘못 설정하여 쓰는 이유는 크게 보아 다음의 두 가지다.

① 문제가 요구하는 바를 객관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문제를 자신의 선입견이나 희망 사 항에 따라 주관적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여 오로지 해결해 야 할 과제만을 집중적으로, 그리고 전체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② 문제를 객관적으로 파악했다 하더라도, 문제의 요구를 무시하고 이미 연습해 보고 외워 둔 논술 문제의 답안과 비슷하게 썼기 때문이다. 같은 문제가 출제되지도 않으려니와, 설 령 같은 문제라 할지라도 묻는 각도에 따라 논술 답안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물음 의 초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제대로 이해하여 거기에 논술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논술의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이에 부합하는 논술 주제를 설정하여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6) 실전 문제의 주제 설정

그럼, 구체적인 문제를 가지고 주제 설정을 어떻게 하는지 살펴보자.

▶ 다음은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기본 이념을 설명하고 있는 글이다. 이 글을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아,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운영에 따르는 중요한 문제점 몇 가지를 지적하고, 그 문제점들이 생기게 된 원인을 밝히는 글을 쓰라.

민주적 정치 제도의 기본 원리가 개인의 자치적 능력을 믿는 신념에 기초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기본 원리도 각 개인이 스스로의 행복을 추구하는 최선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신념에 근거하고 있다. 그리하여 자본주의 경제 체제는 경제 활동의 자유를 최대한으로 보장해 주고자 한다.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원리들은 개인의 행복이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의 주관적인 판단과 노력에 의하여 결정된다는 믿음과 또 개인은 바람직한 생활을 영위해 나가는 데에 필요한 정신적, 물질적인 수단을 획득할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는 믿음에 근거하고 있다. 따라서 자본주의 사회의 자유 경제 체제는 모든 개인에게 자유스러운 경제 활동을 최대한으로 보장하는 것을 기본 이념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이념에 기반하는 순수한 자유 경제 체제는 하나의 이론적 모형에 불과하다. 현실적으로는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운영에 많은 문제점들이 따른다. '94 서울대 논술고사

☞ 유의 사항
ⓐ 제목을 붙이지 말고 본문부터 시작할 것
ⓑ 자신의 견해가 분명히 드러나는 한 편의 완성된 글이 되게 할 것
ⓒ 자신의 독서 체험과 생활 체험을 토대로 할 것
ⓓ 문제점의 원인을 밝힐 때에 그 실마리는 윗글에서 찾을 것
ⓔ 수험생의 신원이 드러나는 내용은 일절 쓰지 말 것
ⓕ 글의 길이는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200자 내외로 할 것

자, 이 문제를 앞에서 공부한 요령에 따라 차례대로 문제를 파악하고 주제를 설정해 보자.

1) 먼저 논제에서 핵심 물음을 파악한다.
논제 :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문제점과 그 원인을 밝히라는 것

2) 논제의 중심 개념과 논점을 파악한다.
·중심 개념 : 경제 체제의 운영 원리
·주요 논점 :

①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문제점
② 그 원인

3) 자료(제시문)의 핵심 내용을 파악한다.
①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기본 이념과 원리는 저마다 행복할 능력을 지닌 개인에게 활동 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다.
② 그러나 이런 이념은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점이 따른다.

4) 논술의 제한 조건을 파악한다.
① 지시문에 나와 있는 제한 조건 : 제시문을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으라'는 것, 즉 제시문 에서 논의되는 내용의 범위를 벗어나지 말라는 요구 사항이다.

② 유의 사항에 나온 제한 조건 : ⓒ와 ⓓ는 특별히 주의할 사항이다. ⓒ는 논의를 매점매 석, 부동산 투기, 독과점 기업 등과 같은 생활 경험과 관련지어 구체적으로 전개했으면 좋겠다는 출제자의 의도이다. ⓓ가 암시하는 바는, 자본주의 문제점의 원인은 제시문의 내용을 깊이 생각하여 유추해 보면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것은 논술 내용을 제한 하는 사항이므로, 그 요구대로 해야 한다. 그럼 원인이 될 만한 내용을 정리해 보자. 제시문에 따르면, 자본주의 체제의 인간관은 ㉮개인의 행복이 개인의 주관적인 판단과 노력에 의해 결정된다는 믿음과 ㉯개인은 생활 수단을 획득할 능력을 모두 소유하고 있 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런 믿음에서 개인의 자유로운 이윤 추구 활동을 보 장하면 사회는 안정되고 개인은 행복해진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과연 그러한가?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는 출발선에서 존재하는 빈부 격차와 같은 사회적 불평등을 무시하고 있다.
둘째, ㉯는 정신적, 물질적 수단이 누구나 얻을 수 있을 정도 로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개인에게 주어진 능력과 기회가 저마다 다르다는 것을 간과 하고 있다. 결국 자본주의 이념의 인간관은 사회적 개인을 지나치게 이상화한 나머지, 시장 경쟁이 현실적으로 개인에게 사회 공동체 이익을 무시하고 자기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게 만든다는 것을 외면하고 있다.

5) 핵심 물음을 해결할 수 있는 견해를 논술 주제로 확정한다.
핵심 물음과 제한 조건의 연관성을 파악하여, 핵심 물음을 해결하는 자신의 견해를 논술 주제로 설정하면 된다. 논제에 나타난 핵심 물음 두 가지에 대한 나름의 답을 내려야 한다.

첫째,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그에 대한 답으로 약육 강식의 무분별한 이윤 추구로 인한 빈부 격차와 사회 갈등의 심화, 치열한 시장 경쟁으로 인한 자원 낭비, 재화의 독과점 현상, 이윤 추구 동기에 의해 생산 활동이 진행됨으로써 공공 의식과 경제 윤리의 저하, 의료나 교육이나 복지 부문의 낙후, 환경 문제의 발생 등에서 몇 가지를 지적할 수 있겠다.

둘째, 이런 문제점의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답은 타인의 배려나 사회 전체 이익보다는 자기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게 하는, 개인의 자유로운 이윤 추구 활동 때문이다. 이제 핵심 물음을 해결하는 자신의 견해를 논술 주제로 설정하고 주제문을 작성하면 된다. 만약 논술 주제를 자본주의의 문제점 해결 방안이나 봉건주의, 사회주의에 대한 내용으로 설정한다면, 그것은 모두 문제가 요구하는 바에서 어긋나는 것이다.


·첫째 물음에 대한 논술 주제 : 경제 체제의 문제점은 소득 분배의 왜곡으로 인한 빈부 격차의 심화,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자원 낭비와 인간성 상실, 공공 사업의 기피 등이다. ·둘째 물음에 대한 논술 주제 : 원인은 개인의 경제 활동 능력을 과신하고, 경쟁 조건의 차이를 무시한 데 있다. ·가주제 :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문제점과 그 원인 ·논술 주제문 :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문제점은 소득 분배의 왜곡으로 인한 빈부 격차의 심화,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자원 낭비와 인간성 상실, 공공 사업의 기피이고, 그 원인은 개인의 경제 활동 능력을 과신하고 경쟁 조건의 차이를 무시한 데에 있다.

3. 논술의 논증, 논거
(1) 주장과 근거들의 적합성

주제를 설정하고 주제문을 작성한 다음에는 바로 이어서 어떻게 그 주제를 논증할 것인지를 설계해야 한다. 논술은 자기 견해나 주장을 적절한 근거를 들어 증명함으로써 남을 설득하는 글이다. 이 때, 자기 견해나 주장이 주제(문)에 해당한다. 주장이란,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 무엇에 관하여 자기 견해를 언어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참거짓을 판단할 수 있는 평서문으로 제시된다.

어떤 견해나 주장이든지 간에 그 근거를 제시하지 않아도 참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주장이 참이라는 것과 그 주장을 참인 것으로 인정하는 것, 또는 그 주장을 참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어떤 주장을 참이나 거짓으로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그것은 주장의 이유나 근거이다.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이 확실하거나 그럴 듯해 보일 때, 우리는 그 주장을 참인 것이나 참에 가까운 것으로 믿게 된다. 그러나 그 주장이 실제로는 아무리 참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왜 참인지에 대한 근거를 알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 주장을 참인 것으로 인정하지 못한다. 이렇게 근거들이 주장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하면, 그 주장을 받아들여서도 안 되며, 적어도 판단을 보류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이다. 그러나 주장을 승인하지 않고 거부한다고 해서 그 주장이 반드시 그르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왜냐 하면, 주장을 거부한다는 것은 그 주장을 입증할 만한 근거들이 발견될 때까지는 그 주장의 옳음(참됨)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뜻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근거의 적합성에 따라 어떤 견해나 주장을 수용할 것인지 아닌지를 따지는 정신적 자세가 바로 합리적 태도이자 논리적 사고의 핵심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어떤 주장이든 그 근거가 적절한지를 따져 보지도 않고 주관적인 감정의 선호도에 따라서 그 주장을 무조건 받아들이거나 맹목적으로 배제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 사람들 사이에 합리적인 의사 소통이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왜냐 하면, 그 주장들의 정당성 여부를 따져 볼 기준이나 원칙이 없어서 사회적 합의가 불가능하게 되고, 저마다 독단적인 주장만 일삼게 되어 사회적 분쟁이 끊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모든 근거 없는 주장을 사람들이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근거 없이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의 무책임한 행동을 조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말한 사람이 자기 주장을 책임져야 할 필요성이 절실히 요구된다. 어떻게 하는 것이 자기 주장에 대한 책임인가? 그것은 자기 주장의 참됨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다. 무엇을 주장하는 사람이 자기 주장의 정당성을 입증해야만 사람들 사이에 진실한 말과 책임 있는 실천이 가능해진다. 그렇지 않은 사회는 무책임한 주장과 근거없는 소문, 불합리한 행동만이 난무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어떤 주장에 대한 근거가 제시되었을 경우, 그 근거가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어떤 주장에 대한 근거는 다양하다. 어떤 근거는 적절하지만, 어떤 근거는 전혀 적절하지 않다. 또 어떤 근거는 주장을 강하게 뒷받침하지만, 어떤 근거는 주장을 약하게 뒷받침하거나 주장과 아주 무관하기도 하다. 따라서, 제시된 근거들이 주장을 적절하게 뒷받침하는지를 따져 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장과 근거들이 논리적으로 딱 들어맞는지를 평가하는 기준과 방법이 필요하다. 물론, 그것은 '누가, 언제, 어디서라도' 동의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주장과 근거들의 적합성을 진단하는 기준이나 방법은 논증의 방법이나 규칙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주장에 대한 근거들의 적합성을 따져 보기 위해서는 논증을 이해하고 논증을 평가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2) 논증의 이해

우리는 어떤 주장이 있고,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함께 제시된 말이나 글을 '논리적'이라고 말한다. 논리적인 주장은 전제와 결론의 관계를 지닌 두 개 이상의 진술로 구성된다. 논증이란, 하나 이상의 전제(= 논거, 근거)와 하나의 결론으로 논리적인 주장을 펴는 것을 의미한다. 즉, 논증을 구성하는 명제들이 주장과 그 주장을 정당화하는 근거의 역할을 할 때 논증이 된다. 다만, 전제와 결론은 모두 참거짓을 판단할 수 있는 문장(= 명제)이어야 한다. 논리적인 주장의 일반적인 형식은 다음과 같다.

전제 (가정) 원자력 발전 사고는 발생할 수 있다.(생략 가능) (사실) 이제까지 외국에서도 여러 번의 원자력 발전 사고가 일어났다. (사실) 이제까지 우리 나라에서도 여러 번의 원자력 발전 사고가 일어났다. (의견) 과학자들은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결론 (주장) 그러므로 원자력 발전은 안전한 것이 아니다.

전제 (가정) 나는 보람된 삶을 살 수 있다.(생략 가능) (주장 = 의견)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뜻하는 바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사실) 나는 공부를 열심히 할 계획을 세웠다.
결론 (주장) 따라서, 나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이상의 예를 통해서 다음을 확인해 보자.

·논증 = 하나 이상의 전제( = 논거, 근거)+하나의 결론(=주장, 논지, 주제)

① 전제 = (가정) + 사실 논거 + 의견 논거 결론을 주장하기 위해 제시되는 근거나 이유가 담긴 명제임. 결론을 왜 참인 것으 로 받아 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근거임. 이를 흔히 논거(논증이 성립되는 근거)나 근거(의견의 이유나 바탕이 되는 것)라고 부름.

② 결론 = 내세우려는 주장이나 견해가 담긴 명제 전제로부터 당연히 이끌어 낼 수 있는 명제임.

③ 추론 = 논리적 형식과 규칙에 맞게 전제로부터 결론에 이르는 과정, 곧 참이라는 결론이 나오게끔 조리있게 전제들(논거)을 제시하는 과정임. 논리적 비약이나 모순이 있어서는 안 됨.

④ 논리적 접속어 : 구체적인 문맥 속에서 전제나 결론을 나타내는 지시 어구들이 있다. 다음과 같은 어구들이 생략되어 있어도 의미의 흐름을 고려하여 되살려 낼 수 있어야 한다. ·전제 지시구 - '왜냐 하면∼', '∼이기 때문에 ∼', '∼이므로', '∼이니까', '∼라 는 점에서', '∼라는 이유에서', '∼이기에', '∼을 근거로 볼 때', '∼인 까닭에', '∼에 의해서'. ·결론 지시구 - '그러므로∼'. '따라서∼'. '결과적으로∼', '결국∼', '이렇게 볼 때 ∼',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와 같이∼'

⑤ 복합적인 논증 : 한 편의 논리적인 글에서는 보통 하나 이상의 논증이 사용된다 전제와 결론이 그물망처럼 서로 얽혀 하나의 주장을 표현하는 경우가 대부분 이다. 이런 복합 논증에서는 한 명제가 어떤 논증에서는 결론이 되고, 다른 논증에 서는 전제가 되기도 한다. 게다가 전제가 숨겨져 있는 경우도 있다. 일상적인 토론이나 문장에서 나타나는 논리적 표현의 순서는 다양하여 결론이 먼저 올 수도 있고, 논리적 접속어가 생략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논증 1의 결론이 논증 2 의 전제가 되고 있다.

【논증1】 (전제1) 한쪽 성(性)이 모든 면에서 우월해야 다른 성보다 우월하다고 말할 수 있다. (가정 1) (전제2) 남자와 여자는 서로 우월한 면이 따로 있다. (가정 2) (전제3) 남자는 근력이 여자보다 강하다.(사실 1) (전제4) 여자는 지구력이 남자보다 강하다.(사실 2)
(결론) 따라서, 남녀 사이에 우월은 없다. (주장)

【논증2】 (전제1) 남녀 사이에 우월은 없다.(가정) (전제2) 대체로 같은 직종에서 일하는 남녀 간의 업무 능력은 동등하다. (사실) (전제3) 업무 능력이 동등한 사람은 같은 임금을 받아야 한다.(의견) (전제4) 직급이 같은 사람은 같은 임금을 받는다.(사실)
(결론) 그러므로 같은 직종·직급에서 일하는 남녀의 임금은 동등해야 한다.(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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