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가족여행 경비 - yuleob gajog-yeohaeng gyeong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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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요즘은 흔해 빠진 것이지만, 그래도 쉽사리 실천에 옮기기 어려운 것은 의외로 많은 자원이 동원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여행 자체에 소요되는 시간 뿐만 아니라 여행을 계획하는 데 소모되는 시간도 만만치 않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은 많은 보상을 안겨준다. 시야를 넓혀 주고, 상상력을 길러 주며, 좋은 추억을 낳게 하고, 재충전 시켜준다.지난 해 유학 초년생으로서 논문 쓰기에 낑낑거리느라 유럽 여행은 그림의 떡이었다. 현재 사용하는 자동차도 있겠다 유럽까지 이미 날아와 있으니 비행기 값도 추가로 들지 않으므로 저렴한 여행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도 감히 나서질 못했다.올해 과정은 작년에 비해 3배 정도의 강도를 가진 과정이지만 초자가 아니라는 점 때문에 약간의 여유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그래서 연말 연휴를 이용하여 10박11일의 유럽여행을 결행할 수 있었다.자가 여행이다보니 여러가지 여행 정보가 필요하였지만, 입맛에 딱 맞는 정보를 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널리 산재해 있는 수많은 정보들을 종합하여 여행계획에 반영하는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바쁜 시간을 쪼개어 여행 계획을 세우는 것부터가 만만치 않는 작업이었다.이 글은 자동차로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미래의 여행자에게 조금이라도 도움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적은 작은 여행 기록이다. 또한 우리 가족의 여행 메모이기도 하다.앞으로 몇 꼭지의 글이 보태질 지 예정할 수 없다. 다만 잘 정리되기를 바랄 뿐이다. 겨울종소리<여행의 기본 틀>1. 기간 : 10박 11일
2. 인원 : 4명 (40대 부부, 13세, 6세 자녀, 큰애는 학업때문에 불참)
3. 여행지 : 출발지 - 영국 코번트리(Coventry), 목적지 - 유럽 각국
4. 목적 : 관광, 가보고 알기
5. 이동 : 승용차 (자가운전), 카페리
6. 숙소 : 2성 예정 (결과는 4성 호텔)
7. 식사 : 대부분 자취, 간혹 가판 음식
8. 경비 : 총 300만원 정도이번 여행은 한마디로 무계획한 여행이었다. 몇 가지 연유를 찾는다면,정보 부족 - 우리와 비슷한 방식으로 여행하는 사람이 드물었을 것이므로 인터넷을 몇 번 뒤져 보았지만 신통한 정보를 얻어내지 못했다.계획 짤 시간 부족 - 시간을 충분히 투자한다면 보다 많은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겠지만, 그리 할 수 없었다.재정 부족 - 맘에 드는 장소에 척척 호텔을 예약한다면 계획이 치밀해질 수 있겠지만, 그럴 엄두를 내지 못했다.■ 계획그래도 비행기표는 예약을 해야 해외여행의 골격이 잡히듯이 영국 도버(Dover)에서 프랑스 칼레(Calais)항에 이르는(가장 가까운 구간임) 배편은 한 달 전 쯤에 미리 예약을 해두었다.숙소 예약은 보류해두었다. 자가 운전이 어느 정도 용이한 지, 도시 사이의 이동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 어느 도시에 얼만큼 머무는 것이 적당할지 등이 명확하지 않았으므로 첫날의 숙소를 제외하고는 모두 예약을 하지 않고 출발하기로 하였다.주변에서 모두, 예약을 하지 않을 경우 방을 구하기가 어렵고 요금도 훨씬 비쌀 것이라며 예약을 권하였지만, 한 도시의 모든 숙소가 차는 일은 절대 없다는 신념으로 버텼다. 예약에 억메어서 어떤 도시를 일찍 떠나거나 오래 머물러야 하는 것이 싫기도 했다.혹시나 하는 두려움에서 첫날 숙소만 칼레항에서 제일 가까운 브뤼셀(Brussel)에 잡았다. 2성 호텔 체인인 에탑(Etap) 호텔에는 4인실이 없어 3인실을 인터넷으로 예약해두었다.파리를 간다, 스위스 융프라우(Junfrau)를 간다는 정도의 루트를 머리 속에 구상하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다만 구글 어스(Google Earth)를 이용하여 여러 도시간의 이동 거리와 시간을 측정해 보았다.■ 준비물출발하기 전에 카페리 회사로부터 예약 확인서와 함께 안내문이 배달되어 왔다. EU국가를 여행할 경우 자동차 보험, 자동차 전조등 조정(영국과 운전석이 다르므로)과 삼각 안전 표시, 예비전구, 영국차 표지 등 필요한 물품을 준비하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하루 시간을 내어 보험 회사 지점(학교 내)에 가서 가입 확인서(그린 카드)를 받고, 필요 물품도 구입하였다. (도버항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일단 밥통을 챙겼다. 그리고, 멸치볶음, 소고기 장조림, 고추장, 컵라면을 아내가 준비했다.■ 기타 준비물여권, 비자카드, 현금(유로 50만원, 스위스프랑 20만원), 유럽지도책, 두꺼운 유럽 여행안내서, 기록보관용 바인더 1권, 두터운 겨울옷, 장갑, 음료수, 과자, 디카, 노트북 컴퓨터.이 정도로 여행 준비 끝!


첫째날
영국 코번트리에서 벨기에 브뤼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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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첫날, 8시쯤 집을 나섰다. 안개가 얼어 눈꽃을 피운 나무들도 둘러쌓인 이쁜 고속도로 4시간 정도 달리자 도버항이 나타났다. 크루즈 유람선 같은 배가 몇개 눈에 띄어 도버항에도 유람선이 지나는 가보다 하였더니 그 큰 배가 우리가 타고 갈 배였다. ‘큰 주차빌딩 하나가 카페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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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수속을 어떻게 하나 걱정하면서 페리 표지판을 따라 진입하자 차례차례 필요한 절차가 자동으로 완료되었다. 승선 대기선까지 마치 물품 자동 분류기처럼 이리저리 레인을 따라가다 보니 대기석에 이르렀고, 초보자이지만 쉽게 했다는 느낌이 들도록 절차가 잘 설계되어 있었다.예정보다 좀 일찍 도착하여 시간을 때울 걱정을 하였으나 예약보다 한 시간 이른 배를 탈 수 있게 해주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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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출국 수속은 승차한 채로 진행되었고 요원이 박스 안에서 페리 예약표만 들여다 볼 뿐 여권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엷어진 국경과 EU 통합의 실제적 체험의 하나인 셈이었다.배 안에는 면세점, 오락실, 식당 등이 고루 갖추어 있었고, 승선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 지루하지 않을 만큼 시간이었으며, 4시간 드라이브의 피로를 풀기에 적당한 정도의 시간이었다. 막내녀석은 평소 좋아하는 자동차 그리기를 하면서 비디오 게임을 하고 싶은 마음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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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안에서 막내녀석은 평소 좋아하는 자동차 그리기를 하며 시간을 달랬다.

이내 칼레항에 배가 다다르고 역시 자동분류 차로를 따라 나갔다. 어디에서 입국수속을 할까 궁금해 하는 사이 차는 벌써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아무런 체크 포인트도 없었다. 지도를 들여다 볼 새도 없이 브뤼셀 도로 표지판에 따라 가속 페달을 밟았다.영국의 좌측 통행에서 프랑스의 우측 통행이 헛갈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으나 나도 모르는 사이 자연스럽게 우측 차선을 달리고 있었다. 생각보다 쉽게 적응된 것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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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에서 기름 한 번 넣고 부지런히 3시간을 달려 날이 저문 다음에야 예정된 에탑 호텔에 도착했다. 흥분된 마음으로 첫 밤을 지낼 곳으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에탑 호텔에는 3인실 밖에 없어서 3인실을 예약해 두었었다.)“몇 명이세요?”“성인 둘, 애들 둘, 모두 4명입니다.”“그럼 방을 2개 써야 합니다.”“작은 애가 있으니 4명이 한 방은 안될까요?”“안됩니다.”“그럼 방 2개는 얼맙니까?”“50유로씩 100유로입니다.”“좀 할인은 안됩니까?”“그건 안됩니다.”“그럼 4성 호텔 가격인데 차라리 4성 호텔에 묵는 편이 낫겠군요.”“알아봐 드릴까요?”“네? 물론 고맙지요…. 여기 예약 취소 벌금(charge)는 없나요?”“없습니다.”“그거 다행이군요…. 휴~”그래서 근처 노보텔에 가서 잤다. 아마도 같은 회사에서 운영하다보니 협조가 잘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짐작을 했다.30분 정도 길을 헤멘 다음 호텔을 찾아들어갔다. 예정보다 비싼 곳에 들었지만 쾌적하고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어서 좋았다. 내일 아침은 일찍 브뤼셀 시내를 돌아본 후 초콜렛 한잔을 마셔보고 다음 도시로 떠난다.
▲ 에탑(Etap) 호텔 : 프랑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 호텔 체인 회사인 아코르(Accor) 그룹에 속한 저가형(2성급) 호텔 브랜드의 하나. 유럽내 대부분의 도시에 위치하고 있음. 가격은 지역에 따라 30 내지 80유로 정도. www.etaphotel.com▲ 아코르 그룹은 에탑 외에도 소피텔(Sofitel), 노보텔(Novotel), 메르뀌르(Mercure), 쉬트호텔(Suitehotel), 이비스(Ibis), 포물라 1(Fomula 1) 등의 호텔을 운영한다.▲ 카페리 요금 : 4인 가족 + 승용차, 왕복 요금 20만원 정도▲ 노보텔 요금 : 4인 가족실 - 주차료 포함 12만원 정도(*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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