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전 증상 은 언제 부터

생리 전 증상 은 언제 부터

식욕폭발부터 탈모·여드름·구취·불면·배변장애 등 … 방치하면 고혈압 위험 3배 증가

여성들이 가장 피하고 싶은 순간 중 하나가 ‘생리 기간’이다. 며칠 동안 피를 보는 데다가 단순히 패드만 쓴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 게다가 생리 전부터 불쾌한 느낌에 시달리는 등 월경전증후군(PMS)을 매달 겪다보니 지치기 십상이다. PMS는 단순히 짜증, 통증만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여성은 이 기간에 굉장히 과학적이고 복잡한 변화를 겪는다.

정확한 메커니즘은 확실하지 않지만 몸에 수분을 축척하는 프로게스테론의 양이 줄고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엔도르핀 분비가 저하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신체적·심리적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MS는 보통 생리시작 5일 전부터 더욱 심해지고 3개월 연속 비슷한 시기에 나타나는데 이는 생리가 시작됨과 동시에 증상이 완화되거나 사라지는 게 특징이다. 홍수정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의 도움말로 PMS에서 겪을 수 있는 신체 변화를 알아본다.

체온이 오른다

생리 기간을 앞두고 미묘하게 열이 오르거나, 심한 경우 몸살이 날 정도로 컨디션이 나빠진다고 호소하는 여성이 적잖다. 이는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내려가고 에스트로겐 수치가 급락했다가 다시 올라가면서 시상하부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생리 전뿐만 아니라 배란할 때도 체온이 높아진다.

다양한 통증

프로게스테론은 여성의 신체 전반에 걸친 다양한 반응을 촉발한다.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떨어지면 가슴이 아프고 부풀거나, 몸이 평소보다 무거운 느낌 등을 모두 포함한다. 연구 결과 여성의 3분의 2 정도는 생리 기간에 가슴통증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다. 에스트로겐 수치가 떨어지며 편두통과 불면을 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식욕 작렬

생리 직전 평소 군것질을 하지 않던 사람도 과자, 빵, 초콜릿 등이 ‘마구 당기는’ 경우가 적잖다. 이는 생리 직전 뇌에서 분비되는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의 수치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심리적인 불안이나 우울 등을 해소하기 위해 단 음식이 생각나는 것이다. 이 때 과도하게 달콤한 음식, 고열량식을 찾으면 몸매관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생리 직전에는 황체호르몬이 지방분해효소 작용을 억제해 지방축적을 유도하므로 비만해지기 쉽다. 음식이 당기는 것은 신체적인 변화보다 심리적인 문제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알려져 있다. 생리 전 식욕이 늘어나면 무조건 먹지 않거나 식이조절을 포기하기보다는 대체할 방법이나 음식을 찾아야 한다. 식욕을 누르기 힘들다면 적정량만 섭취하도록 자제해야 한다.

피부트러블에 여드름까지

생리 직전기는 여러 모로 미용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식욕 폭발에 이어 트러블까지 만들어낸다. 홍수정 원장은 “이 시기는 피부트러블을 유발하는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이 최고조에 이르러 피부 상태가 ‘최악’”이라며 “피지분비가 왕성해지고 각종 트러블이 유발된 탓에 피부는 저항력이 떨어져 작은 접촉에도 염증과 트러블, 여드름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평소 피부가 나쁜 것도 아닌데, 유난히 이 시기에만 피부상태가 최악으로 치닫는 경우가 적잖다.

혈액순환 등 전반적인 피부 컨디션이 떨어진 만큼 얼굴이 잘 붓기 때문에 피부마사지 등을 시행하고, 수면시간을 규칙적으로 관리하는 게 도움이 된다. 건성 피부인 사람들은 유분이 많은 화장품은 가능하면 쓰지 않는 게 좋다. 이 시기는 피부저항성이 약해진 만큼 자극주는 것을 삼가야 한다. ‘저자극’ 화장품이나 세안제 등을 쓰도록 한다.

구취

여성 중에는 생리 전후 유난히 구취가 나는 경우도 있다. 몸에는 정상 세균과 나쁜 혐기성 세균이 공존하는데, 피곤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체내 저항력이 떨어지며 혐기성 세균이 번식한다. 입속도 마찬가지여서 입냄새가 심해지기도 한다. 생리전증후군 등으로 몸이 피곤해진 상태에서는 정상 세균보다 나쁜 세균이 더 많이 번식해 구취를 유발할 수 있다.

배변습관의 변화

생리 기간에 변비나 설사가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홍 원장은 “생리 전에는 근육의 운동성이 약해지기 때문에 장의 연동운동도 저하돼 변비가 나타나기 마련”이라며 “반대로 생리 중에는 자궁근육의 수축을 촉진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이 많이 분비돼 장 근육도 영향을 받아 설사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이 예민한 사람은 생리 기간 중에 맵고 차가운 음식 등 자극적인 것은 피한다”고 조언했다.

떡진 머리

생리 직전에 유난히 머리가 기름져 스타일링에 앞서 난처해 하는 여성이 적잖다. 이는 ‘황체호르몬(프로게스테론)’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배란하면 자궁내벽을 두껍고 부드럽게 만들어 착상을 돕는 황체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한다. 황체호르몬은 남성호르몬과 유사한 구조로 유분 분비를 촉진, 피부와 두피가 일시적으로 지성으로 변하게 된다. 따라서 생리 전에는 모발이 쉽게 기름지고 축 처지기 마련이다. 이 시기에는 지성용 샴푸를 써서 딥클렌징해주는 게 상책이다. 유분이 지나치면 모발의 기름기를 흡착, 볼륨을 살려주는 드라이샴푸를 상비해 뿌려주는 게 도움이 된다.

문제는 생리 과다 여성은 탈모 현상까지 겪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과도한 양의 피가 배출되면 철분 부족으로 머리가 빠질 우려가 있다. 초기엔 탈모가 서서히 진행돼 스스로 느끼기 어렵지만 몇 년 후엔 두피 전반으로 악화될 수 있다. 이를 예방하려면 알약이나 액상 형태의 철분보충제를 복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

빨리 치료받는 게 좋은 이유

아픈 건 참는 게 아니고 고쳐야 한다. 무엇보다 일상에서 평화를 얻을 수 있다. 매달 생리 직전, 몸과 마음의 변화에 예민해지는 스스로로부터 한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해 자신의 상황에 맞는 호르몬제를 처방받거나, PMS를 줄여주는 일반약을 복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PMS를 빨리 개선할수록 만성질환의 위험에서도 멀어진다. 미국 매사추세츠대 연구팀은 최근 생리전증후군이 심한 여성일수록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고혈압 발생 위험이 3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이 지난 20년간 25세 이상 여성 3500명을 대상으로 건강상태 등을 조사한 결과 생리전증후군을 경험한 여성 중 40%가 향후 20년 내에 고혈압이 생길 위험이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한 생리전 증후군을 겪고 있음에도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고혈압으로 인한 심장질환, 뇌졸중, 간 손상, 시력 손상, 치매 등 각종 질병에 걸릴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 연구팀은 이때 나타나는 고혈압은 20~30대에 유발돼 질병으로 고통받는 기간이 상당히 길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 원장은 “PMS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 중 하나가 ‘비타민B’”라며 “무엇보다 PMS로 인한 복통, 체중증가, 피로 등의 증상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취재/글 = 동아닷컴 라이프섹션 정희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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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건강

'생리전 증후군'이란?(산부인과 김계현 교수)

32세 배 아파씨, 생리 때만 다가오면 퉁퉁 붓는 몸과 유방통에 때론 복부팽만감에 배가 더부룩하고 우울해지고 예민해집니다. 신기하게도 생리를 시작하고 수일이 지나면 이러한 증상들은 사라졌습니다.이런 증상들의 반복과 더불어 감정의 기복도 심해지며 극도로 예민해지고 집중력이 저하되면서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공연히 주변 상황에 위축되고 갑자기 눈물이 나기도 했습니다. 혹시 심각한 병은 아닌지 걱정이 되어 병원에 오셨습니다.

생리를 하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배씨 증상들 중 한, 두 가지는 겪어보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다만 증상이나 정도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또한 지속되는 경우가 아니라 생리를 하고 나면 증상이 소실되기에 무심코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 '생리전 증후군'이란?

생리하는 여성의 70-80%생리 전에 유방이 아프고, 배가 빵빵해서 불편하다든지 혹은 머리 아픈 증상을 한 가지 이상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증상이 가볍고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으나, 이 중 20-40%는 증상의 정도가 심하고 매달 반복되어 나타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게 되는데, 이를 생리전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생리전 증후군의 증상은 신체적증상과 정신적증상이 있습니다. 신체적 증상은 두통, 피로감, 복통, 메스꺼움, 유방통, 식욕변화(식탐), 부종 및 체중증가, 관절통, 근육통 등이 있습니다. 정신적 증상은 우울감, 분노, 불안감, 예민해짐, 집중력 저하, 위축감, 성욕변화, 갑자기 눈물이 나기도 하며 잠이 많아지거나 잠이 오지 않기도 합니다.

생리전 증후군으로 진단받기 위해서는 위의 정신적, 신체적 증상들 중에서 각각 하나 이상의 증상들이 월경 5일 전부터 있어야 하고, 3회 이상의 월경주기에 반복적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지난 세 번의 생리 주기에서 신체적, 정신적 증상 중 한 가지 이상이 생리시작 전 5일동안 나타나서 생리 시작 후 4일 이내 사라지며, 적어도 2주 까지 다시 발생하지 않아야 합니다. 또한 위의 증상들은 월경주기 2회 이상에서 반복되어야 합니다. 심한 경우의 생리전 증후군은 생리전 불쾌장애라고도 하는데 이는 만성 우울증에 버금가는 정도입니다.

원인은?

생리주기에 따른 호르몬 변동이 세로토닌과 같은 중추 신경전달물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중추신경전달물질, 신경호르몬계, 성호르몬과 그 외 조절하는 물질들 간의 상호작용 및 변화의 여러가지 기전으로 설명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유전적 소인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검사 방법

생리전 증후군을 진단할 수 있는 검사방법은 확실하게 정해져 있지 않으나, 병력청취 및 신체진찰, 혈액검사, 호르몬 검사 등을 통해 시행될 수 있습니다. 정의와 진단기준이 매우 다양하고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에 의존하기 때문에 설문지와 생리일지를 이용하여 증상이 나타나는 기간과 정도를 자세하게 기록한다면 정확한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치료

우선적으로, 식습관 및 생활방식의 변화는 생리전 증후군의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 짠음식의 섭취 줄이기

- 요거트, 시금치와 같은 칼슘이 풍부한 음식 섭취

- 적절한 휴식 취하기

-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 줄이기

- 명상 또는 마사지

비약물적 방법으로 적절히 완화되지 않는 중등도에서 중증의 증상들은 약물요법을 통해 치료합니다.

- 호르몬제 : 배란을 억제하고 생리주기 내 호르몬 변동을 안정시켜 증상 완화

- 진통제 : 두통 근육통 등과 같은 신체적 증상 완화

-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 피로 , 식탐, 우울감 등의 정서적 증상 완화

매달 일주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생리전 증후군과 생리전 불쾌장애는 적절한 치료를 통해 완화될 수 있습니다. 생리전 증후군 증상이 지속될 시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의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