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문제 이 주인공은 무슨 짓을 하고 있을까요

던전월드 플레이의 첫 세션은 캐릭터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캐릭터를 만드는 것은 곧 세계 설정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던전월드의 세계에 누가 살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캐릭터 시트의 세부 사항, 그리고 마스터와 플레이어가 캐릭터에 관해서 서로 묻고 서로 답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부분은 마스터를 위한 것이라 마스터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플레이어에게 있어서 첫 세션은 다른 세션들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플레이어는 자기 캐릭터들을 생동감 있게 사실적으로 플레이하고, 세계를 탐험하면 됩니다. 마스터는 그보다 조금 더 해야 합니다. PC이 상대할 위험요소를 비롯하여 세계 전반을 설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전 준비

첫 세션이 시작되기 전에 준비를 좀 해 두면 좋습니다. 다음 자료를 인쇄하십시오:

• 기본 액션 목록 몇 부.

• 캐릭터 시트를 종류별로 한 부씩. 양면 인쇄를 하면 편합니다.

• 사제와 마법사용 주문 시트를 한 부씩.

• 마스터 시트 한 부.

마스터는 이 책을 모두 읽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마스터링에 관한 부분과 기본 액션에 관한 부분은 특히 중요합니다. 직업 액션도 알아두면 플레이 도중에 당황하는 일이 줄어들 것입니다. 국면에 관한 룰도 읽되, 아직 만들지는 마십시오.

기이한 마법과 무서운 짐승들이 가득한 환상적인 세계를 머릿속에 그리십시오. 그 동안 보고 읽은 이야기들, 플레이한 게임들을 떠올리고, 필요하면 영화도 좀 보고 만화도 좀 읽으십시오. 머릿속에 영웅적 판타지의 이미지를 심는 것입니다.

첫 세션에 어떤 아이디어를 가지고 올 것인지는 마스터 마음입니다. 많이 준비할 필요는 없지만, 머리 속 정도는 아이디어로 채워서 오십시오.

원하면 그보다 조금 더 계획을 세워도 좋습니다. 사악한 음모 하나, 그 배후, 등장시키고 싶은 괴물 몇 마리 정도는 괜찮습니다.

여유가 더 있으면 지도를 그려 와도 되고 (단, 지도에 빈 자리를 남겨 놓는다는 원칙을 기억하십시오), 구체적인 장소를 상상해 와도 됩니다.

그러나 테이블에 절대로 가져와서는 안 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이야기의 줄거리입니다. 플레이하기 전에는 세상이 어떤 곳인지, 주인공들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구체적인 것을 아무리 준비해 봤자 별 의미가 없습니다. 이야기를 미리 정해 가지고 오면, 플레이를 해서 알아낸다는 강령에도 정면으로 어긋납니다.

시작하기

모두가 도착하면 던전월드를 모르는 사람을 위해 간단하게 설명합니다. 액션이 무엇인지 간략하게 언급하고, 캐릭터의 직업들도 소개합니다. 플레이어들이 직업을 고를 때 조언을 하고, 캐릭터를 만들어나가는 도중에도 옆에서 도우십시오.

캐릭터 제작 단계에서 마스터의 역할은 세 가지입니다. 플레이어들을 돕고, 질문을 하고, 메모를 하는 것입니다. 플레이어가 캐릭터에 관해 뭔가 선택을 할 때마다 그 의미를 묻고 세부 사항을 얻어 내십시오.

플레이 방식에 관해서도 확실히 언급하는 것이 좋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자기 캐릭터를 사람처럼 플레이하는 것이 임무입니다. 위험한 곳에 뛰어드는 유능한 모험가들이지만, 그래도 사람은 사람입니다. 마스터의 역할은 세상의 나머지 부분을 역동적으로, 변화무쌍하게 플레이하는 것입니다.

다음은 캐릭터 제작 단계에서 흔히 나오는 질문들입니다. 아래를 참고해서 대답하십시오: 

주인공들은 모두 친구인가요? 꼭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함께 공통의 목표를 위해 일할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목표를 추구하는 이유는 개인마다 다를 수 있지만, 서로 협력할 수 없어서는 안 됩니다.

저 말고 다른 마법사도 있나요? 간단히 말하자면 없습니다. 물론, 세속 마법을 쓰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아마 이 사람들도 상당수가 마법사라고 불리기는 할 것입니다. 그러나 PC 마법사와는 쓰는 룰이 다르고, 할 줄 아는 것이 다릅니다. 능력이 비슷할 수는 있지만 같지는 않습니다. 나중에 다른 마법사 PC가 나올 수는 있지만, 적어도 마스터가 쓰는 캐릭터 중에 PC 마법사와 같은 마법사는 없습니다. (다른 직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닢”은 뭔가요? 돈을 세는 단위이자, 금, 은, 구리와 같이 귀한 금속으로 만든 화폐입니다. 세상 거의 어디서나 통합니다. 나무 지팡이나 철검과 같은 평범한 물건은 돈으로 살 수 있지만, 마법 무기 같이 특별한 것은 적어도 돈으로는 살 수 없습니다.

마스터는 PC를 죽이는 게 일인가요? 아닙니다. 마스터의 역할은 세계를 묘사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 세계 자체가 위험하기 때문에, 캐릭터가 죽을 수도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마스터가 PC들을 죽이려고 애를 쓰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이 과정 전체에 걸쳐, 특히 캐릭터가 만들어지는 동안, 마스터는 플레이어에게 질문을 하십시오. 캐릭터들의 인연, 액션, 직업, 묘사 등에 의해 확립된 사실들에 주목하고, 그에 관해 호기심을 갖고 질문을 하면 됩니다. 조금이라도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면 물고 늘어져 세부 사항을 유도하십시오. 준비한 재료가 별로 없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 많은 것을 건져낼 수록 좋습니다.

플레이어들의 질문에도 주의를 기울이십시오. 수치나 용어, 룰의 작용에 관한 질문이 나오면 바로 대답하십시오. 반면 설정이나 이야기에 관한 질문이 나오면, 혼자 대답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질문을 돌리십시오. “토르세아의 왕이 누군가요?” 하면, “글쎄요? 누구죠? 어떤 사람인가요?” 하고 되묻는 것입니다. 플레이어들과 협력하십시오. 플레이어가 질문을 했다는 것은 그 내용에 관심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서로 상의해서 재미있는 대답을 끌어내십시오. “모르겠는데요” 하고서 같은 것을 되묻는 것은 앞으로도 자주 사용할 기법입니다.

이 세계에 꼭 있었으면 하는 것들을 미리 생각해 왔다면, 플레이어들에게 말하십시오. 플레이어는 자기 캐릭터를 책임지고 마스터는 세상을 책임집니다. 세상에 무엇이 나오는지는 마스터가 상당 부분 결정하게 됩니다. 잊혀진 고대의 마법 종족을 찾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플레이어들에게 그렇다고 하십시오. 플레이어들이 별로 관심이 없거나 고대의 마법 종족에 식상했다면 그렇다고 얘기할 것이고, 그러면 다 같이 뭔가 다른 재미있는 것을 생각해 내면 됩니다. 모든 것을 다 미리 허락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의 전체적인 색깔과 분위기에 모두가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면 아주 좋은 시작이 될 것입니다.

모두가 캐릭터를 만들었으면 잠시 숨을 돌리십시오. 지금까지의 질문과 답변을 다시 훑어 보고, 메모를 읽습니다. 그러면 대충 어떤 모양의 이야기가 될지 감이 잡힐 것입니다. 플레이어들이 낸 의견을 반영하고, 마스터의 머리 속에서 익어가던 아이디어를 참고하십시오. 그러면 이제 모험을 시작할 시간입니다.

첫 번째 모험

첫 모험은 그 후의 세션들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타진하는 과정입니다. 첫 모험을 플레이해 나가면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눈여겨보십시오. 언급만 되었고 실제로 등장하지 않은 위험한 것들도 메모해 놓습니다. 이런 것들이 이후 플레이의 재료가 됩니다.

PC들 일부 또는 전부가 긴박한 상황에 처한 장면에서 세션을 시작합니다. PC들의 적극적 대처를 요구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좋습니다. 던전의 입구를 발견한 상태라거나, 칙칙한 늪에서 적의 매복을 만났다거나, 문에 난 구멍으로 오크 경비병들을 훔쳐 본다거나, 레부스 왕에게 사형을 선고 받았다거나 하면 됩니다. 그리고 바로 질문을 하십시오. “기습은 누가 지휘하고 있습니까?” “무슨 짓을 했길래 레부스 왕이 사형씩이나 언도했나요?” 캐릭터들로부터, 그리고 마스터의 질문으로부터 상황이 싹트고 전개되면 이상적입니다.

첫 번째 모험은 그렇게 시작됩니다. 플레이어들은 말을 하고 캐릭터를 움직일 것입니다. 이것은 곧 액션을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첫 세션에서는 액션이 언제 발동되는지 마스터가 특히 신경을 써서 봐야 합니다. 플레이어들이 익숙해질 때까지는 그렇게 하십시오. 처음 몇 세션에서는 플레이어들이 그냥 자기 캐릭터들의 말과 행동을 묘사할 것입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플레이어들의 묘사가 액션의 발동 조건에 해당되면 그 사실을 알리십시오. “ . . .를 하려는 것 같은데, 맞나요?” 그리고 액션을 설명하십시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는 플레이어는 우선 자기 캐릭터 시트를 볼 것입니다. 플레이어가 묘사 없이 그냥 “접근전을 할래요”라고 하면 바로 “구체적으로는 뭘 하나요?” “어떻게요?” “무엇으로요?” 같은 질문을 하십시오.

첫 세션에는 구체적인 목표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 세부 사항을 확립하고 묘사한다.

• 플레이어들이 주는 것을 활용한다.

• 질문을 한다.

• 여백을 남긴다.

• 재미있는 사실들을 찾는다.

• 플레이어들이 액션을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 각 캐릭터가 빛날 기회를 준다.

• NPC들을 등장시킨다.

세부 사항을 확립하고 묘사한다.

이 책에서 “확립”이라는 말은 이야기 속에서 사실로 인정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야기 속에서 일어난 일, 발견된 것, 관찰된 것은 임의로 없던 것으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확립되었다고 표현합니다. 즉, 플레이어와 마스터가 이야기 속에서 공유한 것은 모두 확립된 사실이 됩니다. 첫 세션에서는 세계의 상황이 어떤지, 어떤 물건이 있는지, 사람들은 어떤 옷을 입는지, 주변 지역은 어떻게 생겼으며 그 지배자는 누구인지 같은 사항을 확립하십시오.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것을 묘사하되, 나중에 확대할 수 있도록 간단하게만 하십시오. 간단한 묘사라도 세부 사항 한두 가지가 더해지면 사실성이 생깁니다.

플레이어의 입력을 활용한다.

첫 세션이 좋은 점은 마스터가 구체적인 것을 준비해 오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던전 정도를 그려왔을 수도 있지만, 그 진짜 알맹이는 플레이어들이 제공합니다. 이것을 꼭 사용하십시오. 주인공들이 첫 던전에서 빠져나오고, 가득한 햇살에 눈이 적응할 즈음이면, 마스터가 플레이어들의 입력을 쌓아 만든 흥미진진한 세계가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PC들의 인연과 액션을 보십시오. 질문에 대답한 내용을 참고하십시오. 그리고 그것을 재료로 PC들 주변의 세상을 채워 나가면 됩니다.

질문을 한다.

플레이어들의 입력을 활용하다 보면 모자란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질문을 해서 입력을 더 끌어 내십시오. 세부 사항을 이리저리 찌르면 재미있는 소재가 나옵니다. 다른 플레이어들의 반응도 구하십시오: “룩스는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아본은 그냥 그러라고 내버려 두나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순간이 오면, 잠시 진행을 멈추고 질문을 하십시오. 한 캐릭터에게 다른 캐릭터에 관한 질문을 하십시오. 캐릭터 하나가 뭔가를 하면, 다른 캐릭터들의 느낌이나 반응을 물어 보십시오. 질문은 플레이의 동력이 되어, 사실감과 흥미를 불어 넣을 것입니다. 대답을 받으면 그것을 이용해서 다음에 일어날 일들을 꾸미십시오.

여백을 남긴다.

원칙에도 나왔지만, 첫 세션에는 특히 중요하기 때문에 반복합니다. 여백 하나하나가 언젠가는 모두 멋진 사건이 됩니다. 빈 자리를 어느 정도 꼭 마련해 두십시오.

재미있는 사실들을 찾는다.

듣는 순간 귀에 확 들어오는 아이디어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아이디어를 들으면 바로 메모를 하십시오. 자기 캐릭터가 거래한 악마의 칭호가 슬픔의 공작이라고 플레이어가 설정하면 군말 없이 받아 적습니다. 이런 작은 사실 하나에서 세계를 통째로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이 액션을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마스터는 이미 이 책을 읽었지만 플레이어들은 아직 그러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플레이어들이 잘 모르면 가르쳐 주는 것도 마스터의 일입니다. 플레이어는 그저 자기 캐릭터가 무엇을 하는지 묘사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가르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플레이어들이 도움을 꼭 필요로 할 만한 부분이라면 역시 액션의 발동 조건들입니다. 자기의 지식을 더듬거나 전투에서 적을 칼로 베는 등, 액션을 발동시키는 일들이 플레이에서 일어나는지 주의를 기울이십시오. 처음 몇 차례 하고 나면 플레이어도 알아서 기억을 할 것입니다.

각 캐릭터가 빛날 기회를 준다.

원칙에도 나왔듯, 마스터는 주인공들의 팬입니다. 각자가 가장 잘 하는 일을 멋지게 해내는 모습이 보고 싶을 것입니다. 그럴 기회를 주십시오. 모든 방을 PC들의 능력에 맞추라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문제에 여러 가지 해결책이 존재하는 환상적인 세계를 만들면 (강령입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NPC들을 등장시킨다.

NPC들은 세계에 생동감을 줍니다. 모든 괴물들이 공격만 하고, 모든 대장장이가 그저 돈을 받고 물건을 팔 뿐이라면 세계는 이미 죽어 있습니다. NPC들에게 생명을 부여하십시오 (원칙에도 나오는 말입니다). NPC를 등장시키되 보호하지는 마십시오. 고블린 왕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모험 소재로 쓸모가 있을 것입니다.

첫 세션이 끝나면

첫 세션을 마쳤으면 일단 좀 쉽니다. 아이디어가 무르익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바로 다음 세션을 시작하지는 않을 것을 권합니다.

쉬면서 지난 세션을 돌이켜 보십시오. 두 번째 세션을 준비하는 데에는 시간이 몇 분 정도 걸립니다. 처음이라면 한 시간 정도까지도 들 수 있습니다. 그 동안 국면을 제작하고, 필요하면 괴물이나 커스텀 액션도 만들어 가며,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더욱 뚜렷한 감을 잡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