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갑자기 빨리 뜀 - simjang-i gabjagi ppalli ttw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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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이모(43, 여) 씨는 어느 날 갑자기 심장이 막 뛰면서 머리가 핑 돌고 식은땀이 나는 증세가 1시간 정도 지속됐다. 5년 전에도 비슷한 증상으로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았지만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했다. 이후 1~2년에 한 번 정도 심장이 빨리 뛰는 증상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하지만 최근 6개월 사이 벌써 2~3회나 증상이 나타났고 마침 증상이 나타났을 때 근처 병원을 찾아 심전도 검사를 진행한 결과,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PSVT; Paroxysmal Supraventricular Tachycardia)’은 심장 내에 있는 방실결절이나 심방과 심실 사이에 비정상적인 전도로(pathway, 일종의 전기회로)가 존재해 발생하는 빈맥을 뜻한다. 

정상적으로 심방과 심실 사이에는 방실결절을 통해서만 전기가 전도되고 방실결절 안에는 한 개의 전도로만 존재한다(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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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방실결절에 전도로가 두 개 이상 존재하거나(그림 2), 방실결절이 아닌 심방과 심실 사이를 직접 연결하는 부전도로(accessory pathway)가 존재해(그림 3) 이를 통해 전기가 잘못 전달됐을 때 가슴이 아주 빠르고 규칙적이며 세차게 두근거리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PSVT)’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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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발생했다가 갑자기 없어지는 특성이 있어 ‘발작성’이라고 하고, 위험한 부정맥인 심실빈맥과 구별하고 심실의 위쪽에서 발생한다 해서 ‘상심실성’이라고 한다. 빈맥(tachycardia, 頻脈)은 맥박의 횟수가 정상보다 빨라져 있는 상태로 빠른맥이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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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W 증후군 환자 중 드물게 심정지 발생

PSVT에는 방실결절 회귀성 빈맥과 방실 회귀성 빈맥, WPW 증후군이 있다. 다행히 대부분 급성심장사를 일으키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SVT는 방실결절에 정상적인 전도로 외에 추가적인 전도로가 있거나(방실결절 회귀성 빈맥) 심방과 심실 사이에 정상적으로 전기가 통하지 않도록 절연돼야 할 부위가 선천적으로 절연이 안 돼 전기가 통하는 추가적인 전도로가 남아있을 때(방실 회귀성 빈맥) 발생한다. 

또 방실결절이 아닌 심방과 심실 사이에 있는 부가적인 전도로를 통해 전도가 이뤄지는 경우 심전도상 특징적인 모습을 나타내는데 이를 ‘조기흥분 심전도’라 하고, 이러한 환자에서 발생하는 빈맥을 ‘WPW 증후군’이라고 한다. 

김선화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PSVT는 보통 급성심장사로 이어지지는 않아 증상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치료의 목적이다”면서도 “매우 드물게 WPW 증후군 환자에서 PSVT가 심방세동과 심실세동으로 발전해 심정지를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WPW 증후군의 경우에는 반드시 심장내과 부정맥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고 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발생빈도 2배 높아

증상은 갑자기 발생하는 규칙적이고 매우 빠른 빈맥으로 인해 가슴 답답함, 호흡곤란, 식은땀, 어지러움 등을 동반한 심한 두근거림이 짧게는 수십 초에서 길게는 수 시간 지속되다 갑자기 멈추는 것이 특징이다. 발생빈도는 1년에 한두 번에서, 때로는 수년에 한 번씩 발생한다. 병원을 찾을 무렵에는 한 달에 여러 번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정도 발생빈도가 높다. 

PSVT는 인구 1000명당 2~3명에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부정맥이다. 심장에 이상이 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어느 연령대에도 발생할 수 있지만, 첫 증상은 주로 12세에서 30세 사이에 나타난다. 심정지를 일으킬 수 있는 조기흥분 심전도의 빈도는 1000명당 1~3명으로 이들 중 일부에서만 WPW 증후군을 동반한다. 

PSVT의 진단은 증상이 발생했을 때 가까운 응급실이나 내과의원에서 심전도 검사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증상의 지속시간이 짧거나 증상 발작이 있을 때 병원을 내원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24시간 홀터 검사나 운동부하 심전도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검사들 또한 검사 중 증상이 발생하지 않으면 진단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사건기록 심전도를 휴대하고 있다가 증상이 발생했을 때 자가로 검사해 병원에 제출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PSVT가 의심되지만 심전도로 확인이 되지 않았거나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에는 전기생리학적 검사를 시행하면 빈맥을 유도해 확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빈맥의 발생 기전을 정확히 알 수 있다.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로 완치 가능

치료는 급성기에 자가로 할 수 있는 응급치료로 미주신경(vagus nerve)을 자극하는 방법이 있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처럼 숨을 힘껏 들이쉰 상태로 수초 간 멈추거나 얼굴에 찬물을 끼얹는 방법, 경동맥동(carotid sinus)을 수초 간 압박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증상이 발생된 직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시간이 지나 교감신경이 자극된 후에는 효과가 없다. 

김선화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미주신경을 자극하는 방법으로는 PSVT를 근본적으로 없애지는 못한다. 증상의 빈도가 수년에 한두 번이라면 같은 방법으로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겠지만 더 자주 발생하거나 환자의 불안이나 불편감이 심하면 전극도자 절제술을 통해 비정상적인 전도로를 없애줘야 하는데, 이를 통해 95%의 환자에서 완치가 가능하다”고 하며 “특히 WPW 증후군이 있는 환자는 심정지의 원인이 되는 심각한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전극도자 절제술을 시행해 부전도로를 근본적으로 없애줘야 한다”고 말했다. 

PSVT는 근본적으로 비정상적인 전도로의 존재가 원인이지만 비정상적인 전도로가 있는 모든 사람에게 빈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피로, 과로, 음주, 정신적 스트레스, 과다한 카페인 섭취 등과 같이 교감신경의 활성을 증대시키는 환경을 피해야 발생빈도를 줄일 수 있다. 증상이 자주 발생하는 경우에는 약물을 휴대하고 있다가 증상이 발현됐을 때 복용하는 방법도 있다. 

김선화 교수는 “PSVT의 일차적 치료방법인 약물치료는 약효가 있을 때만 효과가 나타났다가 다시 재발하기 때문에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면서 “근본적인 치료는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로, 심장 내에 전극도자를 넣어 빈맥의 원인이 되는 비정상적인 전도로를 찾아 고주파를 이용해 병소를 완전히 제거하는 시술이다. 시술 시간이 1시간 정도로 짧고 시술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며 95%에서 완치가 가능하다”고 했다. 

[건강 팁] 심장이 너무 빨리·천천히 뛰는 부정맥…두근거림·어지러움·실신 등 유발

입력2019-12-31 10:02:13 수정 2019.12.31 10:14:37 정보영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심장 전기신호 과정 문제가 원인

불규칙하고 빠른 심방세동 흔해

심장기능↓·뇌졸중 위험은 4배↑

증상 때 정확한 진단·치료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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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영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53세 남성 K씨는 최근 잠자리에 누우면 맥박이 빨라지다가 ‘철컹~’하고 내려앉는 느낌 때문에 잠자리에 들기가 두렵다. 수면제를 먹지 않고선 잠을 들지 못했다. 증상이 점점 심해져 병원을 찾은 김씨는 심전도와 24시간 심장박동 측정 검사를 통해 부정맥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고주파 전극도자절제술을 받자 그를 괴롭히던 증상은 깨끗이 사라졌다.

정상적인 심장은 심장근육 세포에 전기자극이 가해져 1분에 60~100회 규칙적으로 뛰며 우리 몸에 혈액을 공급한다. 부정맥은 전기신호 과정에 문제가 생겨 맥박수가 100회 이상으로 빨리 뛰는 경우(빈맥)와 60회 미만으로 너무 적게 뛰는 경우(서맥)를 말한다. 맥박수가 불규칙한 경우도 있다. 심장이 지나치게 빨리 뛰면 심장이 충분히 강하게 수축할 수 없고, 너무 천천히 뛰면 신체 각 부위에 필요한 혈액을 충분히 보낼 수 없다. 그래서 어지럽거나 힘이 없거나 정신을 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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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맥은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증상이 심할 수도,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 겨울철에 많이 발생하며 대개 발작성 증상으로 나타났다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기 때문에 증상이 있을 때 바로 병원에 가서 심전도 검사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좋다. 안 그러면 발견하기 힘들다. 빨리 진단·치료를 받을수록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부정맥 중 가장 흔한 심방세동은 심장 박동수가 불규칙하게 빨라지는 경우가 많아 심장 기능이 저하되는 심부전을 초래하며 뇌졸중 위험이 4배 높아진다. 심방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가늘게 떨어 심장 안에 혈전이 잘 생기는데 이게 떨어져 나가면 뇌혈관 등을 막기 때문이다. 심방세동 환자는 2006년 전체 인구의 0.73%에서 2015년 1.53%로 증가했다. 특히 70세 이상 고령 환자에서 증가가 두드려졌다. 2060년에는 인구의 5.6%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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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실 부위에서 일어나는 심실성 부정맥은 심근경색증이 발생한 후 심장근육이 경련을 일으킬 때, 심한 설사나 영양 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전해질에 이상이 생길 때 주로 발생한다.

대부분의 부정맥 환자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느낌을 “괜히 불안하고 심장이 벌렁벌렁거린다” “답답하다”며 단순히 맥박이 빨라진 것과 다르다고 호소한다.

빠른 부정맥의 경우 두근거림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심장박동이 지나치게 빠르면 심장의 펌프 기능에 문제가 생기고 혈압이 떨어져 뇌에 적절한 혈액 공급이 되지 않으면서 어지러움·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급성 심장사(돌연사)를 초래할 수 있다.

의학적으로 갑작스런 증상으로 1시간 안에 사망하는 경우를 돌연사라고 한다. 뇌졸중이 아주 심하게 오는 일부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심장마비, 즉 심장 돌연사가 원인이다. 돌연사의 70~80%는 관상동맥질환 및 이와 관련된 부정맥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각한 부정맥은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하면서 혹은 기존에 다른 심장병이 있던 환자에게서 발생한다.

갑자기 숨이 가빠지고 목이 졸리는 것 같다면, 어지럽거나 피곤하고 무기력하며 손끝·발끝의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부정맥을 의심해봐야 한다. 평소 심한 가슴 두근거림이나 어지러움, 실신 등 부정맥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심장내과 전문의를 찾아가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 /정보영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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