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태엽 오렌지 넷플릭스 - sigyetaeyeob olenji nespeulligseu

시계태엽 오렌지 넷플릭스 - sigyetaeyeob olenji nespeulligseu

원래 영화를 정말 좋아하던 편이었는데 최근 몇 년간 이상하게 영화를 잘 보지 않고 지냈다. 

오래된 친구와 이유 없이 잠시 멀어지듯이 그렇게 이유 없이 영화와 잠시 멀어져 지냈던 것 같다. 

그러다 얼마 전부터 다시 시간이 날 때마다 영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다시 보게 된 첫 영화가 마침 스탠리 큐브릭의 '아이즈 와이드 셧(2001)'이었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샤이닝' 등으로 스탠리 큐브릭을 알고 있었지만 한 번도 그의 작품을 본 적은 없었다.

보고 싶은 영화 목록에 큐브릭 작품이 몇 번 올라오긴 했지만 왜인지 항상 최종까지는 올라가지 못했었다. 

그러다 최근 큐브릭 영화를 보고 난 후, 큐브릭 영화만의 특이한 소재, 영화와 딱 어울리는 음악, 미장센에 나의 취향을 저격당해버렸다. 그리고 특유의 완벽주의적 성향까지..

'아이즈 와이드 셧' 이후로 줄줄이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부터 살짝 미친 사람을 좋아했다. 무언가에 미쳐서 미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똑똑한 미친 사람.

'시계태엽 오렌지(1971)' 리뷰를 쓰는 지금까지 큐브릭의 영화를 총 세편 봤는데 스탠리 큐브릭이 딱 그런 사람인 것 같다.

왜 이제야 봤을까 왜 나는 학생 때부터 SF와 크리스토퍼 놀란만을 고집해왔을까 하며 지난날을 반성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시계태엽 오렌지' 리뷰를 써본다.

줄거리 및 주관적인 해석 (스포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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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태엽 오렌지의 주인공 알렉스, 눈 밑에 속눈썹을 붙이고 있다

보자마자 GD가 생각이 나는데 사실 GD가 알렉스를 따라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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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는 세명의 친구와 어울려 다니며 마약이 든 우유를 마시고 범죄를 저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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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 누워 노래를 부르는 노인을 이유 없이 폭행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척 거짓말을 하고 남의 집에 들어가 집주인 부부를 폭행하고 강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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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사이에서 대장 노릇을 하며 친구들을 때리고 안하무인으로 행동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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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알렉스도 의외로 감성적으로? 베토벤 마니아다. 베토벤 음반을 사러 음반 가게에 간다.

알렉스의 방에도 베토벤 사진이 걸려있고 방에선 늘 베토벤 음악을 듣는다.

여러 장면에서 70년대 영화 같지 않게 팝아트적인 세련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알렉스 방은 내가 갖고 싶을 정도로 너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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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알렉스의 제멋대로 구는 행동에 참을 수 없던 친구들은 알렉스를 큰 범죄의 길로 유인한 뒤 배신한다.

알렉스는 의도치 않게 살인을 저지른 뒤 현행범으로 경찰에 잡혀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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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잡혀간 알렉스 오래도록 감옥에서 지내야 한다.

사실 이런 비인간적으로 폭력적인 알렉스 같은 사람은 진작에 격리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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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서 신부님과 함께 교화된 척하며 지내는 알렉스.

신부님은 알렉스가 진심으로 교화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알렉스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

언뜻 성경을 열심히 읽고 있는 것 같지만

성경 속 전쟁과 폭력 구절을 읽으며 상상을 통해 자신의 억제된 폭력성을 해소하는 중이다.

그러던 중 알렉스는 새 장관이 추진하는 범죄자를 의학적으로 교화시키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2주 만에 교도소를 나갈 수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되고, 프로젝트에 대표로 참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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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장 유명한 장면이자 가장 충격적이고 기괴한 장면이 나왔다. 

의학적으로 교화시키는 프로젝트는 바로 이것이다.

실험자를 눈을 감지 못하게 앉혀놓고 폭력, 전쟁, 선정적인 영상을 틀어준다.

전쟁 영상에는 알렉스가 좋아하던 베토벤 음악도 함께 흘러나온다.

미리 투여한 약물이 실험자의 속을 울렁거리게 만든다.

이를 계속 반복하면 어느새 실험자는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것들에 속이 울렁거리는 반응을 하도록 세뇌가 된다.

인간을 프로그래밍하는 것이다.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특정 의도대로 만들어버리는 것.

교화를 목적으로 알렉스를 기계처럼 프로그래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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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뒤 알렉스는 고위 관계자들 앞에서 완전히 세뇌된 모습을 마치 서커스 쇼처럼 보여준 뒤 석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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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온 알렉스.

부모님이 반겨주실 거라 기대했지만 부모님은 다른 청년에게 알렉스의 방을 내주었다

부모님은 사고만 치던 알렉스보다 새로 들어온 청년을 더 아들처럼 생각하는 듯하다.

알렉스의 집 장면에서도 미장센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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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와 거리를 헤매던 중 예전에 자신이 이유 없이 폭행했던 노인을 만나게 되고

알렉스를 기억한 노인은 이를 되갚아준다.

폭행을 당하면서도 알렉스는 속이 울렁거려 아무런 반항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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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에게 폭행을 당하던 중 경찰이 와서 제지를 하는데, 그 경찰이 마침 또 알렉스와 함께 다니던 친구들이다.

자신이 함부로 대하고 윽박지르던 그 친구들.

경찰이 된 친구들은 알렉스를 산으로 데리고 가 물고문한다.

역시 세뇌를 당한 알렉스는 아무런 반항도 할 수 없다.

'어.. 이거 저렇게 아무런 반항도 못하도록 만든 건 문제가 있지 않나..?'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알렉스를 폭행하고 물고문하는 사람들은 모두 알렉스에게 당했던 피해자들이었지만, 

아무런 반항도 없이 그저 당하고만 있는 알렉스의 모습을 보니 어쩐지 그가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내가 받았으니 똑같이 폭행을 돌려주는 저들은 악하지 않다고 할 수 있을까

악한 사람은 폭행을 했으니 저항 없이 폭행을 당하는 것이 정당한가

자유로운 의지를 빼앗겨 반항조차 못하고 속절없이 당하고만 있는 알렉스의 모습을 보니

불쾌한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오며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

정당하고 선하고 악하고의 문제보다 우선적으로 느껴지는 이 거부감. 

'진정한 선과 악이라는 건 없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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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문을 당한 알렉스는 근처의 집에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그 집은 한 작가의 집이었는데, 과거 알렉스가 절도하고 부부를 폭행했던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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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실을 안 집주인은 알렉스를 옥상 방에 가둬두고 베토벤 노래를 틀어준다.

가장 좋아했던 베토벤의 노래를 듣자 속이 울렁거린다.

결국 알렉스는 참지 못하고 창밖으로 뛰어내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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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의 교화 프로젝트는 전부터 정치적으로 말이 많았다. 

그런데 알렉스가 창밖으로 뛰어내려 죽을 뻔한 사건까지 일어나면서 현재 정권은 크게 흔들렸다.

그런 알렉스를 달래기 위해 장관이 왔다. 

물론 알렉스를 위하기보단 정치적인 목적을 가진 행동이다.

알렉스는 다시 치료되었다.

이제 다시 구역감 없이 폭력적인 성향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고,

그가 좋아하던 베토벤 음악 또한 마음껏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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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기자들이 치료된 알렉스를 촬영하러 왔다. 

축하의 의미로 베토벤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커다란 스피커도 선물해준다.

교화조차 어려웠던 문제의 살인범이 한순간에 국가에게 희생당한 피해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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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was cured all right! "

다시 폭력적인 성향을 되찾은 알렉스는 본인이 치료되었다고 외치며 끝난다.

알렉스는 과연 치료된 것일까

국가에 의해 강제적으로 폭력성에 거부반응을 일으키던 알렉스와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지만 비인간적으로 폭력적인 알렉스

둘 중 누가 정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알렉스 같은 사람을 진정으로 교화할 수 있을까?

국가는 어디까지 개인에게 개입할 수 있는 것인가?

다소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장면이 많긴 하나

미장센이 어마어마하고, 생각해볼 게 참 많은 영화다.

시계태엽 오렌지 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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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 왓챠

넷플릭스나 왓챠에는 없다..

넷플릭스는 아쉽게도 2020년까지는 있었으나 2021년부터 시계태엽 오렌지가 사라졌다.

나는 2021년 1월 초에 시계태엽 오렌지를 찾아 헤맸었어서 무척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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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시리즈 온

시계태엽 오렌지가 당장 너무 보고 싶었던 나는 네이버 시리즈 온에서 대여해 감상했다.

대여 2일간 1300원 / 구매 (구매 후 5년) 5000원

사진 출처 : 네이버 시계태엽 오렌지 영화 스틸컷, 아시아 경제 '시계태엽 오렌지'에 대한 오해와 진실, 네이버 캐스트 '시계태엽 오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