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아더 누구인가 - king-adeo nugu-in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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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아더 플북에 나온 넘버 리스트앱에서 작성

ㅇㅇ(61.72) 2019.04.24 12:53:34


ACT 1

1. Overture

2. 주문 – 시민들, 기사들, 군사, 대장장이

3. 다시 일어나리라 rep. - 아더

4. 새로운 시작 rep. - 멜레아강

5. 주문 rep. - 기사들, 시민들

6. 빼앗긴 나의 시간 – 멜레아강, 기사들

7. 나는 누구인가 – 아더, 멀린

8. 약속 지켜 – 멜레아강

9. 빼앗긴 나의 시간 rep. - 멜레아강

10. 불가능을 꿈꾸다 – 귀네비어

11. 마법처럼 – 아더, 귀네비어

12. 새로운 시작 – 멜레아강

13. 어디든, 멀리 – 귀네비어

14. 불쌍한 아이 – 모르간

15. 대가를 치러야 해 – 모르간

16. 내 행복은 내 운명 – 케이, 시녀들

17. 흔들리는 내 마음 – 귀네비어

18. 신이여, 부디 – 아더

19. 약속해 – 아더, 귀네비어, 랜슬롯

20. 우리를 구하소서 – 시민들

21. 다시 일어나리라 – 아더

ACT 2

1. 잘자, 모르간 – 모르간, 코러스

2. 복수의 약속 – 모르간, 멜레아강

3. 사랑은 바보 같은 것 – 랜슬롯

4. 사라져버린 꿈 – 모르간

5. 아더의 맹세1 – 아더

6. 사랑이 아닌 듯이 – 귀네비어, 랜슬롯

7. 맹세해 – 모르간, 멜레아강

8. 아더의 맹세2 – 아더

9. 깨어나 – 랜슬롯, 코러스

10. 그럴 리 없어 – 아더

11. 이 불행은 끝날까 – 귀네비어, 멜레아강

12. 새로운 시작 rep.2 – 멜레아강

13. 사랑은 바보 같은 것 rep. - 귀네비어, 랜슬롯

14. 나의 싸움 – 아더, 모르간

15. 왕국의 영광을 위해 – 아더, 멀린

16. 다른 사람 곁에서 – 아더

넘버 제목이 참......K뮤 스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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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아더]신화의 빛, 역사의 그늘

1. 기사도 신화를 깨보니...
먼 옛날부터 너무나 많이 들어 익숙한 전설과 신화들은 시대에 따라, 필요에 따라 항상 재해석되곤 하는 것이 운명인가 봅니다. 오디이푸스 신화나 신데렐라 전설이 얼마나 많이 리메이크되고 재해석되어 왔는지를 기억한다면, ‘기사로맨스의 정점’으로서의 아더왕 이야기 역시 늘 재해석되고 변형되어 왔던 것을 당연하게 여기겠죠.
시대가 갈수록 본래 신화나 전설이 가진 신비감과 환상성이 시시해지면서, 사람들은 자꾸 현실과 史實들 사이에 그 신화를 끼워넣고 그것이 ‘신화의 껍데기를 벗긴 정체’임을 강조하려 하고, 신화의 빛뒤에 감추어진 역사적 사실의 그늘을 찾고자 했죠.
역시 서양중세 기사도 신화의 대표였던 아더왕 이야기에서 고귀한 기사도와 마법을 빼면 어떻게 될까요? ‘팩트’를 대안으로 들이미는 후쿠아 감독에 따르면, 5세기 로마제국의 붕괴와 민족대이동이란 살육과 암흑의 시대의 잉글랜드 땅에서 벌어진 민족전쟁이 된다는 겁니다.
따라서, 거기엔 성검 엑스칼리버의 눈부심도, 성배의 성스러움도, 멀린과 모건 르 페이의 마법도, 랜슬롯-귀네비어-아더의 삼각관계도, 아더-모드레드의 부자간 골육전도 존재하질 않습니다.
중세기사의 상징인 고귀한 원탁의 기사들 중 대표적 꽃미남 기사이던 ‘호수의 기사’ 랜슬롯도, 성배를 찾은 순백의 기사 갤러헤드도, 헐크같은 힘을 뽐내던 거웨인도, 우리에 익숙한 로맨스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주인공 미남 트리스탄도, 뱀문신 팔의 보호트도 사실은 저 동유럽 변방 사마르티아(영화엔 사마시안) 야만족 출신의 기병들로, 기사도 명예보단 로마의 용병의무를 다하고 귀향만을 꿈꾸는 ‘싸움꾼’들이었다는 거죠. 트리스탄과 랜슬롯의 용모 역시 백인 꽃미남과는 가장 거리가 먼, 아시아 유목민 혈통이 섞인 못난 검은머리 사내들로 나오니, 아예 기사도의 환상을 처음부터 확 깨버리고 시작하는군요.
뿐인가요? 브리튼 최고 군주 유더 펜드라곤의 아들 아더가 아닌, 한낱 로마군의 혼혈 백인대장 아토리우스에다, 모든 기사의 흠모대상인 최고의 귀부인 귀네비어가 아닌, 문신투성이 야만족 여전사 귀네비어의 조합이라니! 결국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다더냐’는 증명이란 걸까요. 예전 [액스칼리버]와 [카멜롯의 전설]의 신비하고 비현실적으로 그려진 기사-귀부인들이 그리워질 법도 합니다.
한풀 벗겨보니, 유례없는 야만과 폭력, 혼란이 뒤엉킨, 찬란한 고대로마문명의 붕괴속에서 싸움으로써 제 종족과 영토를 찾아 헤매는, 기사 아닌 전투사들의 생존기로 가공되어 나옵니다.

2.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브리튼
사실 앵글로색슨족 영국인들이 아더왕 이야기에 열광하고 가장 대표적 전설신화로 내세울 필연적 이유는 없습니다.
영화처럼 마운트 바돈(몽스 바도니쿠스) 전투에서 살육당한 ‘침략자’ 색슨인들이야말로 현재 영국인들의 직계 조상들이며, 반대편 아더와 귀네비어 족속들은 색슨에 의해 쫓겨나 아일랜드나 웨일즈로 도망간 켈트인들이니까, 피정복자의 전설들이 정복자의 전설들로 뒤바뀌었죠. 그러나 분열되었던 브리튼섬과 민족들을 통합하고 가장 공통으로 내세울 수 있는 자랑스런 건국신화를 만드는 데 아더왕 전설이 채용된 것이고, 거기에 기독교의 성배이야기와 중세기사도가 덧붙여지면서 영국을 넘어 전 유럽에서 사랑받는 대표적 전설이 된 것이죠.
그런 전설들을 역사화하면서, 이 영화가 내세운 이데올로기, 곧 로마군에서 복무한 외부인들과 토착인들이 결합하여 하나의 민족과 나라, 브리튼과 캐멀롯을 형성하고 야만적 침략자들을 격퇴한다는 ‘민족 형성의 신화’는 역사적 사실로 윤색되고 고착됩니다.
그 속에서 아마 솔즈베리 평원 무대를 염두에 두었을 박진감 있는 전투신들과, 문명인 로마군과 아직 문명화되지 못한 토착인들간의 대비, 로마군 기병의 전술과 경무장 보병 중심인 색슨인들의 부딪힘은 이전 아더 영화들에서의 기사들의 품위있는 무용과는 전혀 다른 투박하지만 사실적인 육박전의 거친 리듬을 보여줍니다.
원작의 고상하지만 복잡하고, 개성있지만 그늘진 캐릭터들의 복원보다는 ‘아더왕은 누구였나’는 단선적 구조 속에 마운트 바돈 전투의 스케일이 정점에 놓은 것이 불만이기도 하지만
뭐, ‘신화의 사실화’란 소재와 그 전달에 과하게 매달린 탓이라고 해두죠.
결국 [원스어폰어 타임인 어메리카]나 [원스어폰어 타임인 웨스트]나 [갱스오브뉴욕]에서 본 것처럼 아름다운 신화를 사실화하려는 작업들에는 필연적으로 추악하고 야만스러운, 폭력에 가득찬 현실상들의 그늘이 신화의 빛을 대체하고 삐져나오는 구조가 되니까, 이 영화의 ‘옛날옛적 영국에서’도 결국 현실의 추함과 그늘이 신화의 미와 빛을 대체할 수밖에는 없겠죠.
아, 불핀치의 [아더왕 이야기]와 테니슨의 [왕의 목가], 부어만의 [액스칼리버]가 왜 이렇게 아름다우나 이젠 갈 수 없는 아발론처럼 느껴지는 걸까요.

3. 그 신화의 역사화가 부러운 까닭
피정복자 켈트인들의 신화 아더왕이 정복자 앵글로색슨족 영국의 건국신화로 오랫동안 인정받고, 이젠 신화를 너머 역사적 사실이라고 승인 받으려는(영화의 처음에 고고학적 발굴성과까지 들먹이면서) 이 영화를 보면서 그 과장된 재해석의 뻔뻔함에 아니꼬우면서도 한편으론 부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독과 일부 역사가들이 사실로 못박았던 영화의 무대인 그 5세기에 우리는 어땠던가요?
고구려를 본다면, 가장 최전성기라는 장수왕대죠. 중국 제 왕조들과 여러 변방족들과의 엄청난 싸움끝에 현재의 만주 대부분을 확보하고 남으론 한반도 중부까지 압박해 ‘고구려제국’을 건설했던 시기, 그리하여 본래의 고구려인들과 새로 편입된 영토의 여러 족들이 고구려란 이름 아래 융합하고, 중국과 맞짱뜨는 건국신화와 세계관들을 형성한 그때 말입니다.
동명왕 건국신화와 호동과 낙랑공주, 유유와 밀우 등 수많은 영토전쟁 속에 전설이 된 그 무수한 이야기들, 뿐인가요 고구려제국 멸망 후 고구려유민과 토착 말갈인들이 융화되어 형성한 발해국의 전설들... 그러나 우린 그것들을 지금까지 한민족에게 사랑받는 전설로도, 한국역사 안의 공인된 사실이라고 부르짖는 작품화로도 승화시키질 못했죠.
중국이 한국역사에서 고구려와 발해를 떼내 한국인들과는 전혀 다른 ‘고구려민족’으로 만들고 중국의 역사에 편입시킨 지금, 그리고 북경올림픽 후 더욱 거세질 중국의 중화주의 광풍속에 점점 ‘고구려-발해’가 한국사 이야기임을 사실화하고 영화로 만드는 작업들은 힘들어질 겁니다. 작년 미국 버클리대에서 열린 한국관련전에서 고구려-발해를 다룬 책들이 중국유학생들의 거센 항의로 빠져버렸다는 사실들로 보아도, 앞으로 고구려인들의 역사 얘기를 영화로 만들기에는 엄청 거셀 중국의 반대와 방해, 그리고 거대 중국시장의 눈치를 가장 살펴야할 영화 투자자본들의 회피가 점점 크게 작용하겠죠.
반면, 중국은 아마 중화주의 기치 아래, 현재 문제되는 티베트나 신장, 만주지역의 역사를 중국역사화하려는 문화적 작업(영화나 여러 매체들)들-장예모의 [영웅]을 비롯한 일련의 역사무협영화 작업들과, [칭기즈칸]의 중국영화화에서 이미 엿보인-에 아마 더욱 박차를 가할 겁니다. 이미 북한의 고구려 유적과는 별도로 만주의 고구려 유적들이 ‘중국역사문화’의 일부로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되지 않았던가요.
그래서 더욱 역사적 사실로 확인되지도 않은 건국신화를 사실화로 해석하고 그것을 전세계에 ‘스펙타클 영화문화로 인식시키는’ 앵글로색슨들의 작업이 참 부러울 뿐이라는 생각입니다. 아, 고구려와 발해, 고조선의 서사들을 우리 배우와 감독의 주도로 ‘우리 역사 영화’로 보게될 날이 과연 언제일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