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자다가 늦었습니다.
설마 내가 한낮에 3시간이나 자버릴 줄은 (...

아무튼!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아자나엘에서 가장 재밌는 부분입니다!
왜냐구요?
그건 바로──

"남자가 그리 쉽게 꺾이거나 굽힐쏘냐!"

-_-)b

그리고 사쿠라는 멋진 여잡니다.
이 부분을 보고 나서 과연 이 말을 부정할 수 있겠나요? ( '')

그나저나 사실 오늘 노코 부분까지 다 올리려고 했는데, 자느라 시간 날려먹어 내일로 밀린 건 안비밀.

<9:30>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자자, 달려, 달려, 달리라고!"
"아니, 저기, 그래도……."
"뭐!? 도와준 거에 대해 할 말 있어?"
"정말로……도망쳐도, 되는 걸까?"
"정말이지, 여자 아믐이란 걸 모르는 녀석이구만!"
"아믐?"
"저런 상태에 대고 뭐 터놓고 얘기한다고 해서 쟤가 들을 것 같아? 그러니까 시간을 좀 두자는 거다."
"잘못 건드렸다간 이쪽이 험한 꼴 당할 걸. 48계 줄행랑이라는 거지!"
"…………."
"그런데, 저 커터녀말인데……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말이지……."
"아, 내 동인지에서 봤겠지."
"아! 그렇구나! 분명 [노 컨트롤]에서……."
"아니, 잠깐만, 엥? 너, 지금 뭐라고──"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그러니까 내 동인지에서──쟤는 본래 내가 만든 창작물이라고."
"그럼……즉……."
"[노 컨트롤]을 그렸다는 게, 너야?"
"그런데?"
"뭐, 뭐뭐뭐뭐뭐어어, 뭣이라고오오오오오!!"
"그렇다는 건 혹시 [노 컨트롤] 신간은 아까 줬던 것 말고도──"
"집에 재고로 잔뜩 있는데."
"이, 이것 참 멋지구리하네!"
"이게……행복의 노랑새……!?"
"뭔가 좀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저, 저기! 미안한데, 한 권만 더!"
"한 권만 더 신간을 주면 안 될까!?"
"남아돌고 있으니까 딱히 상관없긴 한데……."
"고──고마워!! 내 마음의 친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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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필요 없어."
"필요한 건 나와 니토리, 단 둘."
"다가가지 마."
"노코!!"
"제길! 도망치자!"
"도망 못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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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전주를 잘랐다고라!?"
"아니아니, 저거 말도 안 되잖아! 보통 저런 건 못 자르잖아!"
"내 [이슈탐의 인도]로 자르지 못하는 건 없어."
"그렇지, 니토리──전생의 카이저 오브 다크니스, 루시펠님."
"전생? 자카이우웩닦으니숲루시펠? 뭐……뭔진 모르겠지만……."
"멋져부려……!!"
"그게 어디가 멋진데! 그냥 중2병이나 하는 망상이잖아!"
"거짓말."
"거짓말이 아냐! 그런 설정은 버렸다고!"
"어째서, 어째서 그런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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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자, 사쿠라!"
"그, 그래!"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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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제길!"
"까딱 잘못 도망치다간 괜한 사람들까지 다치게 생기겠는데!"
"그다지 싸우고 싶진 않지만……."
"사쿠라……."
"알고 있어. 적당히 봐주도록 할게."
"그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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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마."
"당연하지."
"동인지를 손에 넣을 때까지 죽을까 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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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이면 되겠지."
"여기라니, 하지만──"
"됐으니까 넌 좀 닥치고 있어봐!"
"우왁!"
사쿠라는 이미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은 전자상가 쪽으로 니토리를 걷어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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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럼."
"어이, 노코라고 하는 년! 니하고 할 얘기가 좀 있다!"
"한 번 얼굴 맞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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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
"뭣──"
"큭!"
사쿠라는 등 뒤를 노리는 커터 나이프를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너, 어디서 튀어나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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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토리는 너한테 못 줘."
"위쪽으로 거꾸로 서고 있잖아."
"니토리는 어딨어?"
"너, 정말로 인간 맞아?"
"난."
"현실의 존재."
"환상이 아냐."
"환상이, 아냐!"
"──윽!"
"현실이 되어서!"
"큭!"
"사랑받을 거야!"
"크헉!"
"누구도 방해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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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가 가."
"이해가 가?"
"네가 나의 뭘 이해한다는 거지?"
"이룰 수 없는 사랑이란 걸 말이지."
"이뤄져."
"니하고 쟤가 무슨 관계였는지는 몰라."
"관계없어."
"모르지만 말야, 네 그 애정이란 건 잘 알겠어."
"넌 몰라."
"그러니까 그렇게 미워하는 것도 잘 알겠어."
"미워하지 않아."
"그 날붙이한테서 풍풍 풍기거든."
"그래도 말야."
"정말로 사랑한다면──"
"니토리를 곤란하게 만들어선 안 되잖아!"
"내가──"
"니토리를 곤란하게 만들어?"
"웃기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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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 많아졌다고──!!"
"카츠오부시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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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카츠오부시가아아!!"
"이건 내 분노."
"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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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에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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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알고 있어."
"난 도망치고 있는 것뿐."
"난 니토리의 소원에서 태어났어."
"솔직해진다면, 니토리는──"
"분명 날 인정해줄 거야."
"그러니까 그게 니 착각──"
"아냐."
"그래도 거절받게 된다면?"
"그럴 리 없어."
"하지만──"
"시끄러!"
"나와 니토리 사이를 방해하는 녀석은,"
"죽여버리겠어."
"──제길!"
"꺄악!"
"부러진 목도로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으……으으……이……."
"날 방해한 응보."
"죽어."
"────큭!"
"아악!"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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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괜찮냐,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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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호호호……혹시, 이게…….)
(점에 나왔던 운명의……그이……!?)
"카와라야 스고로쿠……!"
"스고로쿠……씨?"
(이름도 멋져…….)
"어이, 뭘 그렇게 넋놓고 있냐?"
"빨리 도망치라고."
"저만 도망칠 순 없거드──없어요."
"헹."
"뭐야. 귀엽게 생겨가지고 말은 잘 하네."
"귀여워……?"
"비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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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냐, 누나."
"본 적도 없는 인간한테 이런 말하곤 싶진 않은데 말야. 여기서 이런 짓 하면 이쪽은 장사 접어야 하거든?"
"근데 일반인한테 피해주지 말라고 소우이치 두목님이 그렇게 강조하신단 말야."
"그러니까 그냥 좀 돌아가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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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때문이야."
"응?"
"네가──"
"너만 없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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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
"큭!"
"스고로쿠씨!"
"아프잖아!"
날이 채찍처럼 어지러이 날아들더니, 카와라야의 팔에 휘감긴다.
살까지 파고든 그 빗면으로 피가 타고 내린다.
"야, 임마! 스고로쿠씨를 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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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져 있어!"
"그래도──"
"무기도 없으면서 어쩌겠다는 거냐?"
"그건──"
"그건."
"너도 마찬가지."
"어떡할 거지?"
"글쎄다."
"…………그래."
"너도 죽고 싶은 거야?"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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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죽여줄 거냐?"
"당연."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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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
"에──"
"나……난, 여깄어!"
"니토리! 찾았다──"
"잡을 수 있으면 한 번 잡아보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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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일단은 미뤄둘게."
"다음 번 만나면 결판을 내자."
"이런이런……갔나."
"아가씨, 다친 덴……."
"어이, 아가씨. 머리라도 부딪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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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뇨! 감사합니다!"
"그래? 왠지 좀 멍때리고 있던 것 같았는데."
"우리 가게에서 좀 쉬었다 갈래?"
"예!? 예에!? 괜찮나요!?"
"소매만 스치더라도 인연……이라고 하잖냐. 따라와라."
"아, 아뇨, 그래도──"
"이대로는 니토리가……."
"연인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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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혀! 아니에요!"
"그렇겠지. 그런 녀석은 그냥 놔둬라."
"하지만 그럴 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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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 끄으……."
"어?"
"쓰으으으으읍……."
"엥? 니토리?"
"그럼 아까 저기로 뛰어갔던 건 누구지?"
"…………글쎄다?"

<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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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니토리."
"으어──!? 스고로쿠씨!?"
"어째서……당신, 죽었던 게!?"
"괴물처럼 보지 말라고."
"그 총알, 누가 마련한 거지? 빈 탄피에다가 피 같은 액체. 딱 보이지 않냐?"
"어째서……그런 짓을?"
"깜짝 놀랬지?"
"……고작 놀래키려고 그런 겁니까?"
"아앙? 소우이치 두목님의 생각이 마음에 안 든다 이거냐?"
"아……아뇨, 그게, 그런 게 아니라……아닌데요."
"헹! 정말이지, 보면 볼수록 시원찮은 녀석이로세."
"TV 봤다. 꽤나 꼴사납더구만."
"…………."
"어이, 얼른 꺼져. 니같은 나부랭이들을 보면 괜스리 화가 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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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그렇게까지 말씀하지 않으셔도──"
"아가씨, 이 녀석은 말이야. 나하고 한 약속을 깨고 배신 때렸어."
"동정할 가치도 없는 겁쟁이에 병신같은 녀석이라고."
"게다가 동인지? 만화가가 되고 싶다? 작작 좀 지껄이라지."
"이런 쓰레기 니트 자식은 태워버리는 편이 사회 공헌에 이바지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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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말씀하지 마세요."
"응?"
"물론 정말로 눈꼴 시릴 정도로 볼품없는 점도 있어요. 그래도 이 인간한테도 좋은 점은 있다구요."
"억지 부리면서 사정하는 나한테 동인지를 줬구요, 갑작스런 TV 출연도 받아들였어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해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녀석이라구요."
"한두 번 실패했다고 해서……모든 걸 부정하는 건 너무 가혹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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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아가씨."
"내가 누군지 알아?"
"아……그게, 저기……."
"카와라야 스고로쿠. 아키하바라 전설의 두목, 카와라야 소우이치의 후계자라고."
"그걸 알면서 그런 허튼 소리 지껄이는 거냐?"
"카와라야 소우이치의……후계자?"
"헹, 쫄아서 말도 못하는구만."
"…………믿기지가 않아요."
"카와라야 소우치이라는 이름 정도는 저도 알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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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금 두목 얼굴에다 먹칠을 하고 있어요."
"앙?"
"전 제가 한 말의 의미 정도는 잘 알고 있어요!"
"당신의 그런 생각은 이상해요!"
"하하핫──!! 하하하하핫──!!"
"에──?"
"아가씨, 지금 홀몸이지? 좋아, 날 따라 오라고!"
"돌봐줄 테니까."
"돌봐준다니──"
"니가 마음에 들었다 이거다."
"마, 마마음에 들었다니, 설마……."
"서로 마음이 통했다……!?"
"뭐 가지고 싶은 거 있냐? 뭐든지 사주마."
"가지고 싶은 거──!!"
"저기……그럼, 동인지……하나 찾고 있거든요……."
"아, 아뇨! 제가 읽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저기, 동생이……."
"나한테 맡기라고."
"어, 정말이신가요!?"
"우린 천하의 카와라야파라고. 아키하바라에서 찾지 못하는 건 무엇 하나 없어."
"내 호령 한 번이면 바로 찾아낼 수 있을 걸."
"우리들은 밥이라도 먹으면서 기다리면 돼."
"기다리면……된다라……."
"좋아! 그럼 바로 찾으러──"
"저, 저기!"
"응?"
"역시! 역시 괜찮아요! 죄송해요!"
"……그게 무슨 소리지?"
"이거, 저하고 마-군……동생하고 한 소중한 약속이라서요. 그래서 이것만큼은 제 힘으로 찾아내고 싶어요."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제 힘으로 이루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꿈이에요."
"자기 힘으로 이루지 않으면 안 되는 꿈……이라."
"아니, 그건 내 집으로 오면 바로 이뤄지는──"
"넌 좀 꺼져 있어봐!"
"컥!"
"니토리!"
"커헉! 크윽──크악!"
"니 분수라는 걸 좀 알라고! 말하지 마! 넌 눈앞까지 온 커다란 기회를 놓쳤다고!"
"패배자라는 거다. 알잖냐?"
"네 스스로도 지금 니가 어떤 인간인지 슬슬 알 때가 됐잖냐? 앙!?"
"평생 패배자로서의 인생을 살라고."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한 번 실패하면──"
"응……?"
"실패하면, 그걸로 끝인가요?"
"다시 시작하는 건 불가능한가요?"
"불가능하지."
"정말로요?"
"이 쓰레기 자식이 제대로 된 인생으로 갈아타는 건 불가능해."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저는──그런 생각은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사쿠라는 길가에 굴러다니던 목도를 주워들었다.
"……그런가."
"맞지 않는다면 거기까지란 거지."
"헤어지자고."
"그것도 싫어요!"
"응……?"
"저, 저는, 저는……."
"스고로쿠씨를 따라……따라가고 싶어요……."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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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당신의 눈을 뜨게 만들어주겠어요!"
"하아?"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잘못했더라도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제가 니토리를 가지고서 증명해 보이겠어요!"
"나로?"
"아가씨, 이름은?"
"사쿠라."
"사쿠라.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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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최고로 멋진 여자구나."
"머──멋진,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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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깄다아!"
"누, 누님, 이런 곳에──!"
"둘 다!! 어서 가자!!"
"켁! 저 녀석들은──"
저 먼 곳에서 달려오는 것은 마이크를 든 미리P와 방송기재를 든 미소부-.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자아! 전국 지역특산 캐릭터 축제가 예정보다 일찍 끝났기에, 갑작스럽게 보내드리게 된 다큐멘터리 아키하바라!]
[갑작스럽게 나타난 고스로리녀! 갑작스럽게 무너진 고가도로!]
[이런 급박하게 돌아가는 아키하바라에서, 드디어 우리들은 중심인물인 니토리군과 사쿠라양을 발견했어요!]
"엥……? 중계를 계속하고 있어……!?"
"누님! 무사하셨습니까!? 아니, 듣고 계십니까?"
"누님! 정신차리십시오! 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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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여자……내가, 멋진 여자래……."
"왜, 왠지 얼굴이 빨개!!"
"의식도 몽롱한 것이, 무슨 병이라도 걸리신 게!?"
"이건──"
"사랑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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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그럴리가."
"에이, 그럴리가."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헙!!"
"으갸악!!"
"으갸악!!"
사쿠라는 둘로 쪼개진 카츠오부시로 미소부-를 동시에 후들겨팼다.
"나, 나도 사랑병 정도는 걸릴 수 있다고!"
"그보다 니들 지금 뭐하는 거야!?"
"뭐하고 있냐니요, 지금 중계를 돕고 있지요. 그치, 부-?"
"그래요! AD씨가 변소 탈출을 도와줬기에……."
"변소 탈출……?"
"여어, 미소부-잖냐."
"아……스고로쿠씨!?"
"아앙? 너희들, 이 분을 알아?"
"예, 예예. 뭐……."
"어이, 너희들! 방 청소는 다 끝냈겠지."
"네! 그거야 물론입죠! 지금쯤 트럭에 실려서──"
"제대로 다 처리했지?"
"꽤나 귀중한 것도 있어서 아까울 정도였습니다요. 그만큼이나 되는 동인지를 팔면 아마 돈이 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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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청소? 동인지……!?"
"그건, 설마──"
"너, 약속을 깼잖아? 너 다음으로 살 사람도 정해져 있어. 그러니까 방을 치워야지."
"그 방에 있는 책들, 다 버렸다?"
"뭐────!?"
"거짓말……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야──어이, 기다려! 기다리라니깐!"
[어이쿠! 니토리군, 갑자기 달리기 시작했어요! 사쿠라양도 그 뒤를 서둘러 쫓고 있습니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요! 우리들도 어서 쫓아가도록 하겠어요!]
""네입!""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우오오오오오오오!!"
"어이, 니토리! 거기 좀 서──"
"누……누님!"
"저기, 너무 급하게 뛰어드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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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콜록, 콜록!!"
"뭐……뭐야, 이 카레 냄새는?"
"뭔가 가스렌지 위에……싯누런 물체가……뭔가……무지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
사쿠라는 둘로 갈라진 카츠오부시의 한쪽 끝을 손에 들더니, 조심조심 찔러본다.
"우오! 끈적끈적하잖아! 뭐니, 이 탄력은!?"
"접착제 같아……."
"응?"
시험 삼아 카츠오부시의 절단면에 그 싯누런 루를 묻혀보더니──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우와! 이건 기적이야! 부활했다!!"
"거짓말……?"
"아니, 이렇게 놀라고 있을 때가 아니거든!"
"그, 그렇지! 그랬지, 참!"
"어이, 니토리! 괜찮──"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아하……아하하하하하……."
"정말로……정말로 없어졌어……."
"내……동인지가……."
"내가 살아왔다는 증거가……."
"아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
"…………."
"…………."
"…………."
"지금은……가만히 놔두도록 하자."
"그렇네."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정말로 너희들이 한 거냐?"
"누님……좀 봐주세요! 우리들도 나쁜 마음 먹고서 그런 게 아니라구요."
"스고로쿠씨가 도와달라고 부탁하셔서, 무지 급하게 짐 꾸리는 걸 도와줬던 것뿐인데……."
"짐은 어디로 갔어?"
"그게, 같이 짐을 나르던 무라사키라고 하는 아저씨가 트럭에 실고서 어디론가──"
"연락처는!?"
"죄송합니다……모르겠습니다."
"제길! 겨우 동인지를 찾았다고 생각했더니──"
"동인지?"
"쟤가 내가 찾던 책의 작가라고."
"그렇다는 건 우리들이 옮겨버렸던 책이──!?"
"아마 그렇겠지."
"죄,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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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아아!!"
"죄송합니다아아!!"

<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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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았다."
"우억!"
"나왔다!"
"지금……하늘을 날지 않았어?"
"정말이지! 망상인지 뭔진 모르겠지만, 저건 너무 막 나가잖아!"
"사쿠라……무슨 일 있어?"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니토리."
"아……노, 노코……!?"
"이젠 도망치지 마."
"솔직해져."
"오……오……."
"오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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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 부탁이야!"
"노코를──이 방에 들어오지 못하게 해줘!"
"헹! 판단 잘 했어. 처음부터 널 그 방안에다 숨겨놀 작정이었거든."
"이제 마음 편히 싸울 수 있다 이거야!"
"넌 아까 졌어."
"그런데 말이지, 이번엔 나 혼자서 덤비는 게 아니거든."
"그렇지, 놈들아."
"예!"
"예!"
"특공대장, 튼튼한 미소!"
"참모역, 크래셔 부-!"
"그리고 두목, 츠키요노 사쿠라!!"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우리들은 코오리야마에 흐드러지게 피는 폭주집단, 모모노세쿠!"
"안녕들하신가!"
""안녕들하신가!""
"…………."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좀 좁네……."
""예!""
"동료……친구."
"거슬려."
"필요없어."
"다 싹──"
"사라져버려."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아니──!?]
[커터 나이프가 늘어나더니──칼날이 채찍처럼 어지러이 날아듭니다!]
[게다가 이런 좁은 곳에서는 피할 곳도 없는데──]
[사쿠라양, 어떡할 거야!?]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미소부-! H작전!"
""예!""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리젠트 박치기!!"
"뭐──!?"
[미소군이 칼날에 머리를 들이밀었어요!!]
[그렇게 잘 썰어대던 칼날이……튕겨나갔어요!?]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남자가 그리 쉽게 꺾이거나 굽힐쏘냐!"
"내 리젠트를 우습게 보지 말라고!!"
"크으──"
"지금이다, 부-!"
"예!!"
[아니……이번엔 부-가 스스로 칼날에 돌진하고 있어요!?]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아프로 스파이더어어어어!!"
[거대화한 녹색 아프로가 칼날과 부딪치더니──붙잡았어요!?]
"씻는 것조차 두렵게 만드는 아프로의 개미 지옥!"
"얽어매어 붙잡은 건 절대 놓지 않는다!"
[뭐……뭐라구요!?]
"앗!"
"잡아당겨지지가 않아?"
"누님!!"
"누님!!"
"알았어!!"
"으럇차아아아아아아아아아!!"
"바보."
""뭣이라아아아아!?""
[붙잡힌 칼날을 부러뜨렸다아아!?]
"각오해."
"나무아비타불!!"
[그래도 사쿠라양은 노코에게로 돌진합니다!]
[휘둘려 내려치는 목도와, 그걸 받아치려는 칼날 채찍!]
[과연 승자는────!?]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소용없어. 넌 한 번 나한테 졌어.)
(니토리와 같이 도망치다니, 용서 못해.)
(이번에야말로 끝장을 내겠어.)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무리라는 건 잘 알고 있어!)
(하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꼬랑지 말고 있을 수 있겠냐고!)
(니 그 눈깔, 뜨게 만들어주마!)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으랴아아아아앗!!"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아──!?"
"먹어라아!!"
"꺅!!"
"어──어떠냐!!"
"역시 누님이십니다!!"
"역시 누님이십니다!!"
[아앗, 이게 무슨 일일까요!?]
[설마 사쿠라양의 목도가──]
"교토산 선물용 명도, [카츠오부시]다!"
['카츠오부시'가 노코의 칼날 채찍을──]
"[이슈탐의 인도]야."
[응?]
"일단은……그런 설정이라고."
[아, 그게……뭐, 그건 그렇다치고…….]
['카츠오부시'가 '이슈탐의 인도'를 깨부쉈어요오오오오!!]
"후우……."
"누님! 멋지십니다! 정말 남자다우십니다! 감동했습니다!"
"전투 미소녀의 아름다움! 정말 감탄스럽습니다! 평생 따르겠습니다요!"
"나 혼자서 이긴 게 아냐."
"너희들이 있었으니까 이긴 거라고."
"누님!!"
"누님!!"
"후우……이런이런."
"그런데 아깐 부러져놓고서 이번엔 왜……?"
"설마 나와 타카의 사랑의 증거……!?"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으……크……."
"뭐야? 또 한 판 붙어볼 셈이냐?"
"알 수 없어."
"헹! 논리니 그런 건 내가 알 바 아니지!"
"넌 나한테 진 거라고."
"그게 뭐 어쨌는데?"
"어쨌냐니──"
"조용히 만들까 싶었는데."
"이제 됐어."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엥?"
"벽이……."
"썰렸어?"
"잘 있어."
"칫!! 놓칠 것 같냐!!"
"오지 마."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우억!!"
노코를 따라 콘크리트를 베고 난 틈으로 몸을 들이밀려던 사쿠라.
하지만 그 직전, 노코의 손에서 뻗어나온 커터 나이프의 칼날들이 그 틈을 메워버리고 만다.
"제길!! 어이, 얌마! 뭐야, 저거!"
"전신주를 잘라버리고, 맨션도 잘라버리고, 고가도로까지 잘라버리고, 이게 지금 인간이 할 수 있는 짓이냐고!"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그게──이 세상에서 자르지 못하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는 설정──"
"어째서 그런 걸!?"
"어쩔 수 없잖아! 만들었을 당시엔 중2병이──"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아……."
"왜 그래, 니토리!!"
"지금……화장실에서 노코가……."
"니토리."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난 이제 안 되겠어."
"후우리도 다치게 만들었어."
"이젠 정말 산산조각날 것 같아."
"그러니까……부탁이야."
"네 진심을 들려줘."
"어……어이, 오지 마! 오지 말라니깐!"
"알고 있어. 다 거짓말이란 걸. 부끄러워서 말로 못하는 것뿐."
"여긴 안 돼! 이 방은──!!"
"새침떼기. 실은 날 무지 좋아하면서. 좋아하니까 부끄러워서 그런 말하는 거야."
"그러지 마──그러지 좀 말라고!"
"말해줘. 사랑한다고. 서로 사랑을 나누고──끝내자."
"부탁이야……제발 부탁이니까……!!"
"서로 사랑하면서……영원해지자."
"같이 죽자."
"안 됀다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이런! 노코가 안에 들어갔어!"
"부-! 그걸 꺼내!"
"그래!"
"데레데뎃데데! 문 파괴장치!!"
"그냥 도끼잖아?"
"변소 탈출 때 AD가 사준 거다!"
"……이것저것 듣고 싶은 게 있지만 나중에 듣도록 할게. 그보다 어서──"
"으랴아아아아앗!!"
"흡!"
"흡!"
"으럇차아아아아아아아!!"
"열렸다!"
"니토리이이이이!"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니토리……?"
"…………."
"무사……하냐……?"
"거짓말……."
"어째서……?"
"니토리랑……내……."
"동인지가……."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전부, 사라졌어."
"동인지……."
"나와, 니토리의 추억이……."
"나와 니토리가 살아왔던 증거가……!"
"어째서?"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어째서 버린 거야?"
"내가 버린 게 아니라──!"
"내가……정말로……."
"필요없구나……."
"새침떼기가 아녔구나……."
"날 싫어하는 거였구나……."
"나, 이젠……."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의미가 없어!"
"노코!? 노코──"
"노코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10:00>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
"────"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기운 내라구."
"이걸로 겨우 자유의 몸이 된 거잖니?"
"그 있잖아, 위기가 지나면 뭐 온다고, 그런 말 있잖니?"
"동인지가 버려진 건 재난이었겠지만, 그걸로 노코에게 거절의 메시지를 확실하게 보낼 수 있었으니깐……."
"…………."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아니아니, 나도 그 마음 잘 안다고!"
"나도 말이야, 비장의 로리CG 콜렉션이 하드 디스크와 함께 박살이 났었을 땐──"
"너랑 같이 취급하지 마!!"
"으갸아아악!!"
"응? 이 목소리는──"
"미즈하인가!?"
"놓치지 않습니다!!"
"엥?"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으갹! 갸악! 갸각!"
"어이, 당신! 지금 뭔 짓거리하는 거야!!"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뭡니까, 당신은?"
"누구든지 상관없잖아? 이런 애한테 화살을 쏴재끼다니, 지금 제정신이야?"
"안 그러냐, 미소부-!"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아, 아하하하……."
"뭐, 그게……그렇죠……."
"다, 당신들은──"
"미즈하님을 유괴했던 이인조지 않습니까!"
"유──유괴라고라!?"
"아뇨아뇨아뇨!"
"유괴라고 할까, 뭐라고 할까──"
"유괴가 아니니라! 욘석들은 날 도와줬던 것이니라!"
"아직도 그런 억지를 부리시다니──용서 못합니다!"
"혼나야 되시겠습니다!"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여기까진가──!?"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리젠트 박치기!!"
"아프로 스파이더어어어어!!"
"뭐……뭡니까, 그건!?"
"뭐, 보통은 놀라겠지."
"미소부-……도와주는겐가?"
"약한 자를 돕고 강한 자를 쓰러뜨린다!"
"그게 바로 우리들, 모모노세쿠다!"!"
"꼬맹아! 무슨 일인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가봐라!"
"하지만──"
"됐으니깐!"
"미……미안하구나, 신세를 지는구나!"
"기다리십시오!"
"어이쿠, 기다리시지."
"여긴 못 지니간다고──"
"방해됩니다."
"날았다고!?"
"거짓말이지!?"
"보통내기가 아니──"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멍때리고 있을 때냐?"
"미소부-, 쫓아가!"
"하지만 누님──!"
"여긴 나한테 맡기고, 어서!"
"네, 넵!"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자, 그럼. 이걸로 방송은 끝──이려나."
"역시 시간이 남아버렸는데──"
"아니. 아직이야."
"내가 도구를 들고 가면 계속 중계할 수 있는 거지?"
"응? 아니, 그건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이젠 너만 정하면 돼, 니토리."
"앞으로 어떡할 거냐?"
"…………."
"난 아직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 거 아냐?"
"노코한테 뭐라도 해주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냐?"
"더 이상 도망치지 않으면서 살고 싶었던 거 아니냐?"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NO CONTROL]은 단순한 동인지야."
"다른 동인지와 뭐 하나 다를 게 없어. 아니, 나도 다시 읽을 일이 없는 단순한 재고야."
"오늘까진 그렇게 생각했었어. 하지만──"
"없어지고 나니까 말야, 마음이 자꾸 불안해져."
"내 가슴 속에서 가장 소중한 부분이 쑥 빠져나가버린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어."
"이렇게 불안해질 거라곤 생각도 못했어."
"그러니까──노코한테서 숨기려 했던 거구나."
"다시 한 번──다시 한 번 내 동인지를 다시 읽어보고 싶어."
"노코가 나에게 있어서 어떤 존재인가."
"다시 한 번만 더 생각해보고 싶어."
"물론 도와주지. 안 그래, 미리P?"
"물론이야."
"……고마워."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하지만 구체적으론 어떡할 건데?"
"역시 그 무라사키라고 하는 녀석한테 연락을 해서──"
"아마도 그건 소용없어."
"두목인 소우이치의 말을 거역하면 이 도시에선 살 수 없어. 무라사키도 절대 자기가 있는 곳을 말하지 않을 거야."
"그런가……."
"하지만 그럼 어떻게……?"
"중고 동인지를……찾아볼 수밖에 없어."
"하지만……옛날 책이 정말로 남아 있으련지는……."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아."
"안 되겠어. 벌써 밤 10시지. 가게, 문 닫았어."
"뭣이!?"
"참 빠르단 말이지~, 아키하바라 가게는."
"다른 가게는 없어?"
"그게, 분명……."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문 닫았어──"
"여기도 문 닫았어!"
"저 가게도!"
"이 가게도!"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아……안 되겠어……전부 다 문을 닫았어……."
"이렇게 된 이상, 실력행사라도 해서──"
"어이, 바보! 그러지 마!"
"그런 말을 해도 말이지, 급하면 별 수──"
"무슨 말하는 거니! 지금 TV 중계 중이라구!"
"그럼 꺼!"
"아니아니! 여기서 꺼봤자 다 들키잖아!"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아앙? 다 들키는 거 좋지!"
"경찰이 무서우면 양아치짓 해먹겠냐고!!"
"으랴아아아아아앗!!"
"문 못 여냐아아아아!!"
"무, 무슨 짓입니까, 손님!"
"오오, 너, 점원이냐!?"
"지금 사태가 급해! 빨리 문 열어!"
"그러지 마세요! 아, 제발!"
"바보! 그러지 마! 그러지 말라니깐!"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으응?"
"아."
"어이, 당신들. 지금 뭐하시는가?"
"켁! 털복숭이!"
"여어, 금각사!"
"금각사가 아니라고 했잖아!"
"저놈은 강해! 도망치자!"
"엥? 도망치자니──"
"으악! 잠깐, 끌고 가지 마! 끌고 가지 말라니깐!"
"게섯거라게섯거라!"
"으와아아아아아악!!"
"얌마! 힘 좀 써서 달리라고!"
"엥? 잠깐만, 거기 둘, 같이 가!"

<10:10>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하아……하아……후우……."
"위험했다~! 잡히는 줄 알았네!"
"경찰따위 안 무섭다고 했으면서!"
"시꺼! 지금 잡혀서 한바탕 벌이고 있을 순 없다고!"
"근데 그 털복숭이, 전혀 쫓아오질 않았네. 다치기라도 한 건가……?"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자, 그럼 이제 어떡할 거니? 가게는 문을 다 닫은 모양이구──"
"…………."
"…………."
"이젠 방도가 없다, 라는 건가……."
"왜 이런 때 메일이 오는 건데."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타치바나(太刀刃那)."
"응? 타치바나?"
"아, 진짜 웃기지 말라고!"
"코믹 마켓 중엔 전혀 연락 한 번 안 해놓고서는──!! 이제와서 연락하다니!"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어이, 걔가 누군데."
"인터넷으로 안 친구. 아키바쪽 업계에선 그럭저럭 유명한 모양인데."
"이놈이 띄워준 바람에 이번에 완전히 폭사했다고. 내 팬이니 뭐니, 그딴 소리나 하더니……."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타치바나가……네 팬이라고?"
"그놈은……!"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 급한 일이 생겨서 못 갔네요. 연락도 못해서 죄송합니다요…….
- 그래서 말인데, 사과라고 하기엔 좀 뭐하긴 하지만 혹시 please라는 가게 알고 있나요?
- 거기서 당신한테 선물해주고 싶은 것이 있는데 지금 좀 와주실 수 있으시는지?
- P.S. 지금 TV에 나오고 있는 중이란 걸 좀 더 의식하고서 발언 좀

"갈 거야?"
"이건 그냥 무시해도──"
"지금 이러는 거, TV로 중계되고 있는 거지?"
"응……? 아, 응. 물론이지."
"가자."
"어차피 별 시원찮은 선물도 아닐텐데──"
"됐으니까 가자고!"
"그……그래."
"참고로 걔 연락처는 알아?"
"알고는 있는데──"
"잠깐 전화 좀 걸어줘."
"아아, 무리무리. 오늘은 전혀 받질 않더라고."
"갑작스러운 일이 생겼다는 메일을 보낸 걸보니, 어딘가 전화를 못 쓰는 사태라도 있었던 게 아닐까?"
"…………."
"왜 그래? 그렇게 심각한 표정으로."
"아니, 내 본명 말인데……."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타치바나(橘) 사쿠라라고 해. 타치바나, 사쿠라."
"둘 다 타치바나……?"
"난 솔직히 머리가 나빠. 그건 나 스스로도 자알 알고 있어."
"그래도 말야. 어림짐작으로 하는 소리지만 네 그 팬이라는 타치바라는 애──"
"내 동생 아냐?"
"동생……."
"동생이라니……네 동생?"
"…………진짜로?"
"일 어디서 하는지 들은 적 없어?"
"게임 회사. 지복 코드(니트로+)에서 프로그래머를──"
"아아, 역시! 분명 그런 이름이었어! 옛날부터 컴퓨터 하나는 잘 했던 녀석이었거든!"
"제길! 이렇게 가까운 곳에 아는 사이가 있었다니──알았으면 좀 더 뭐랄까, 좀 더 맞게──"
"그렇네──"
"후회는 언제나 늦게 오는 법이야. 자, 어서 Please로 가자구!"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어머어머, 어서오세요. 또 오셔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안녕하세요~."
"TV 잘 보고 있어요."
"우와! 진짜다! 진짜! 대단해!"
"저기, 여깁니다요, 여기!"
"누구야, 너희들은!"
"……기억해주실 거라고는 생각도 안 했으니까 괜찮습니다요."
"혹시 너희들이 타치바나──?"
"의 대리입니다요!"
"대리인?"
"노코씨에게 한 눈에 반해 인터넷으로 정보를 막 찾다보니까, 이것저것 막 여러 실황 게시판이니 트위터니 잔뜩 나오지 않겠습니까요."
"거기서 타치바나씨한테 DM을 받았습니다요. 그 사람하고는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굽쇼. 정말 세상이란 참 좁습니다요!"
"아……그래."
"이걸 봐주시지요."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이건……노코!?"
"내 동인지가……어떻게?"
"우와! 잠깐만, TV로 찍진 말라구!"
"시꺼! 이제와서 쫑알쫑알대지 말라고!"
"하지만 어째서 이런 책이……?"
"타치바나씨가 구웠다고 합니다요."
"구워? 고기라도 굽는 거야?"
"아, 그게 아니라요. 책을 스스로 재단해서 스캔──데이터화하는 것을 말합니다요."
"잘라버리는 거야? 아깝게스리──"
"관상용을 뜯었기에 문제없다고 합니다요! 최근 이건 이 세계의 상식입니다요!"
"그런데 왜 노래같은 걸 부르고 있는 거야."
"따, 딱히 유행해서 그런 건 아니지만, 그 있잖아! 손님이 꼭 해달라고 하니까……."
"유행에 흘러갔다 이거지?"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안 흘러갔어! 연구의 성과야! 게다가 전혀 유행 덕을 보지 못했기도 하고……."
"시대의 흐름을 다 파악하지 못했나보네……."
"쓸데없는 소리 마!"
"흐응, 그렇구만. 이런 식으로 노코를 좀 더 깊게 알 수가──"
"잠깐만요오! 이 뒷부분은 방송에 내보낼 수 없습니다요!"
"아……그래, 고마워."
"────!?"
"설마……야한 거냐?"
"네."
"…………알겠어."
"뒤 돌아보고 있을 테니까 제대로 확인해달라고."
"팬 감사제라던가……너무 뻔한 전개라 오히려 현상을 파악할 수가 없군요."
"뻔한 덴 뻔한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하는 연구의 성과가──"
"펠라 신은 몸을 안 그려도 되니까 참 편하지요~."
"시간도 없었으니 별 수 없었다고!"
"어머어머? 뒷쪽 구멍까지 써버리는 거니?"
"마담까지! 잠깐만요, 이러지 좀 마세요!"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중계는 됐으니까 좀 도움이 될 만한 부분을 찾으라고!"
"그래! 시간이 없다구!"
"네네, 알고 있습니다요! 서비스 페이지에 설정 같은 게……."
"이건 비춰도 되겠지? 음, 어디보자……의외로 엔카를 잘 부른다라."
"……그래서 뭐 어쩌라고, 라는 생각밖에 안 드는군."
"요리는 잘 못한다네."
"그건 알고 있어."
"남자친구는 없고──"
"취미는 콜라쥬──"
"전세를 기억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언제나 하는 말은──[죽인다]."
"그 정도……려나."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고작 그것뿐이야? 어이어이, 그걸로 어떻게 결판을 내겠──"
"이럴 것 같아서! 타치바나씨가 보내준 것은 이것만이 아닙니다요."
"자, 보시지요!"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지금까지 코믹 마켓에 내놨던 [노 콘트롤]이 전부 다?"
"이만큼 살펴보면 분명 뭔가 하나쯤은 힌트가 될 만한 게──"
"으엑! 더 하는 거야!?"
"어디 좀……참 복잡다단합니다요."
"탄막 슈팅게임의 캐릭터가 됐다가, 싸우는 구체관절인형이 됐다가……."
"으악! 하지 마! 제발 그만 해!"
"뭐랄까,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다 알겠습니다요……."
"그보다 뭐니, 이 [하늘을 날 수 있다]니, [모든 것을 베는 절단능력]이니!"
"이런 설정을 집어넣으니가 지금 이 고생을 하고 있는 거잖니!"
"시끄러! 누가 일이 이렇게 될 거라고 상상이나 했겠어!?"
"버철 인터넷 아이돌 노코 21009세?"
"잠깐만, 진짜로 부끄럽거든요!"
"이 책……18세라고 적혀 있긴 한데, 만든 사람이 진짜로 18세 이상이 맞긴 한갑쇼……?"
"으아악! 그만 해! 제발! 좀 살려줘!"
"꽤나 그림이 유치하다고나 할까……뭐, 별 수 없겠지만요."
"응, 어려서 그랬어! 제발! 제발 그렇다고 해줘!"
"추상화가 이 정도까지 됐으니 이제 TV로 내놔도 괜찮겠네."
"그만하자! 이 이상은 무리야!"
"으음, 어디보자……? UC(안티 크라이시스) 원년, 세계를 둘로 나눈 [성음전쟁]──"
"타락한 황제 루시퍼의 혼은 연옥에 갇힌 채로 생이별한 절렬암사(슬래셔 원) 노코를 계속 마음 속에 그렸다."
"아니아니아니, 진짜로 좀 봐달라고요!"
"2만 년 후 현대로 전생한 두 초형이상학적 존재는 운명이란 붉은 실에 이끌려 다시금 만나게 된다……."
"한때 타락한 황제, 루시퍼라 불렸던 남자──그 이름은──"
"니토리, 카이토오오……!!"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작작 좀 하라고!!"
"너희들이 도대체 뭔데!?"
"그래, 진짜 그림을 못 그렸을 수도 있어!! 개폼 잡고 있을 수도 있는데 말야!!"
"그린 녀석이 지금 진심으로 이걸 그렸다는 걸 보면 알 수 있잖아! 진짜 필사적으로 그렸다는 걸 알 수 있잖아!"
"난 저런 거 못해! 죽어도 못 한다고!"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이 책을 손가락질하면서 웃는 녀석은 지금 당장 나한테도 손가락질하면서 웃어보라고! 웃어보라니깐! 웃을 수 있겠냐고!?"
"…………."
"…………."
"…………."
"어이, 니토리! 니도 마찬가지야!"
"그런 식으로 내빼는 거냐?"
"어……?"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이건 말야, 니토리. 니가 잃어버린 과거라고."
"누구든지 버려버리고 싶은 과거란 게 하나둘 쯤은 다 있어."
"나한테도 있어."
"그래도 말야, 니토리."
"인간이란 살다보면 언젠가 도망치기만 해서는 있을 수 없게 된다고."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도망치기만……해서는……?"
"눈을 돌리지 말고 이제 해보자고, 니토리."
"오늘부터 반격을 시작하는 거야."
"…………."
"그런가."
"나."
"계속 도망쳤던 거구나."
"아마도 그렇겠지."
"……좋아!"
"저기 말야, 미안한데 제일 처음 동인지 있어?"
"아……아아."
"[NO CONTROL] 번호 없음……이거."
"아……이건……."
"아니노아나의……옥상?"
"아아……그래."
"그랬지."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여기서……모든 게 시작했었지."
"어……? 니토리, 어디 가는데."
"노코를 마중하러 가야겠어."
"나도 가겠어!"
"잠깐만! 날 놔두고 가지 말라구!"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노코……미안해, 노코!"

"나……이제서야 알게 됐어."

"조금만 더──조금만 더 기다려줘──"

동인지 맞아 난 남자야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기다려!!"
"노코, 기다려! 기다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