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게 좋은데 왜 금방 녹아

2015

황인찬/기념사진 하재연/밀크카라멜 정다운/나는 높은 곳에 살았다 김병훈/아름다운 너를 잊을 수 있을까

달콤한게 좋은데 왜 금방 녹아

2015. 2. 25. 1:05

달콤한게 좋은데 왜 금방 녹아

달콤한게 좋은데 왜 금방 녹아

우리들이 잡은 손 안에는 
어둠이 들어차 있었는데,

여전히 우리는 걷고 있었다.

황인찬/기념사진

 나는 그 애랑
어둠처럼 햇빛이
쏟아지는 스탠드에
걸터앉아서
맨다리가 간지러웠다
달콤한 게 좋은데 왜 금방 녹아 없어질까

 하재연/밀크카라멜

네가 그리우나,
어디에서도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정다운/나는 높은 곳에 살았다

 사랑은 너를
영원히 믿을 수 있는
종교로 만들었고

 이별은 너를
영원히 만날 수 없는
신으로 만들었다

 김병훈/아름다운 너를 잊을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모르겠다는 말만 서로 반복할 뿐이었다. 지금도 모르겠다. 가장 큰 문제는 앞으로도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만을 알 뿐이었다.

밀크 캬라멜 / 하재연

나랑 그 애랑
어둠처럼
햇빛이 쏟아지는 스탠드에
걸터앉아서

맨다리가 간지러웠다
달콤한 게 좋은데 왜 금방 녹아 없어질까
이어달리기는 아슬아슬하지
누군가는 반드시 넘어지기 마련이야

혀는 뜨겁고
입 밖으로 꺼내기가 어려운 것
부스럭거리는 마음의 귀퉁이가
배어 들어가는 땀으로 젖을 때

손바닥이 사라지기를 기도하면서
여름처럼
기울어지는 어깨를
그 애랑 맞대고서
맞대고 나서도
기울어지면서

...................................................................

달콤한게 좋은데 왜 금방 녹아
최호일 시인.

사랑은 밀크처럼 고소하고 캬라멜처럼 달다. 밀크 캬라멜 속에는 두 가지가 다 들어 있다. 뜨거운 여름날 어린 연인들이 스탠드에 앉아 이어 달리기를 구경하고 있는 듯하다. 마침내 "햇빛이 쏟아지는 스탠드"에서 녹아 한 몸이 된다. "맞대고 나서도/기울어"질 정도로 한 몸이 되어간다. 그런데 왜 자꾸 불안하지? 먼 데서 커다란 건물이 폭탄을 맞아 폭삭 주저앉을 것 같다. 사랑은 그런 양가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 / 최호일 시인

외부적 인간

하재연, 밀크 캬라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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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연, 밀크 캬라멜

이제나 2019. 8. 5. 02:48

밀크 캬라멜

나랑 그 애랑

어둠처럼

햇빛이 쏟아지는 스탠드에

걸터앉아서

맨다리가 간지러웠다

달콤한 게 좋은데 왜 금방 녹아 없어질까

이어달리기는 아슬아슬하지

누군가는 반드시 넘어지기 마련이야

혀는 뜨겁고

입 밖으로 꺼내기가 어려운 것

부스럭거리는 마음의 귀퉁이가

배어 들어가는 땀으로 젖을 때

손바닥이 사라지기를 기도하면서

여름처럼

기울어지는 어깨를

그 애랑 맞대고서

맞대고 나서도

기울어지면서

하재연, 『우주적인 안녕』, 문학과지성사, 2019, p. 70-71

밀크 캬라멜 / 하재연

작성자플로우|작성시간19.07.15|조회수920 목록 댓글 2

나랑 그 애랑

어둠처럼

햇빛이 쏟아지는 스탠드에

걸터앉아서

맨다리가 간지러웠다

달콤한 게 좋은데 왜 금방 녹아 없어질까

이어달리기는 아슬아슬하지

누군가는 반드시 넘어지기 마련이야

혀는 뜨겁고

입 밖으로 꺼내기가 어려운 것

부스럭거리는 마음의 귀퉁이가

배어들어가는 땀으로 젖을 때

손바닥이 사라지기를 기도하면서

여름처럼

기울어지는 어깨를

그 애랑 맞대고서

맞대고 나서도

기울어지면서

[우주적인 안녕],문학과지성사,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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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홍수염 작성시간 19.07.17 하교 길,, 주머니에 꼭꼭 쟁여놓은 용돈으로 구멍가게에서 맛보던 너무 달콤했던 밀크카라멜. 다 먹기가 아까워 한,두어개 주머니에 감춰 두었다가, 다음 날 녹아 찌그러진 모양에도 “맛있다”하며 웃던 짝궁의 미소가 그리운,,, 이제는 달기만 한 밀크카라멜.

  • 작성자플로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9.07.17 얼마전 대형 마트에서 계산대 주변에서 특판하던 오** 제품의 종이각에 든 밀크카라멜을 보고 설레던 마음으로 짝지랑 사서 나누어 먹은 ㅋㅋㅋ "이제는 달기만 한 밀크카라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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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연, 밀크캬라멜

나는 그 애랑

어둠처럼

햇빛이 쏟아지는 스탠드에

걸터앉아서

맨 다리가 간지러웠다

달콤한 게 좋은데 왜 금방 녹아 없어질까

이어달리기는 아슬아슬하지

누군가는 반드시 넘어지기 마련이야

혀는 뜨겁고

입 밖으로 꺼내기가 어려운 것

부스럭거리는 마음의 귀퉁이가

배어 들어가는 땀으로 젖을 때

손바닥이 사라지기를 기도하면서

여름처럼

기울어지는 어깨를 그 애랑 맞대고서

맞대고 나서도

기울어지면서

(하재연, 밀크캬라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