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를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

금년 들어 회사채 금리의 큰 폭 상승 등으로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고 발행규모도 줄어들면서 기업의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은행의 기업대출은 코로나19 대응초기인 2020년을 제외하면 통계집계(0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회사채 발행의 어려움 호소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표1>)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전반적인 기업의 자금조달 상황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그리고 회사채 발행과 은행대출 활용에서 나타나는 주요 특징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금년 들어 기업들이 조달한 자금규모는 예년에 비해 크게 확대


금년 중(이하 1~7월 기준) 기업[1]들이 금융시장을 통해 직·간접[2]적으로 조달한 자금규모는 93.4조원으로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대폭 확대되었다.(<그림1>) 특히 금년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영업활동 제약이 완화되면서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다소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2020~21년 중 코로나가 극심했던 시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자금조달이 늘어났다.

표 1. 1~7월 중 조달수단별 기업 자금조달1)


(조원)

13~19년

평균

20년

21년

22년

 기업 자금조달

41.5 

105.6 

91.8 

93.4 

 ■ 은행 대출

29.6 

86.1 

57.1 

71.7 

 ■ 회사채

3.8 

12.2 

15.1 

-1.8 

 ■ CP·단기사채

3.3 

2.8 

3.1 

3.9 

 ■ 주식 발행

4.8 

4.5 

16.5 

19.6 

주: 1) 기간중 순조달 기준

자료: 한국은행, DART, 인포맥스

그림 1. 1~7월 중 기업 자금조달 규모


사채를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

자료: 한국은행, DART, 인포맥스



기업들의 제품생산 등을 위해 필요한 운전자금 수요가 자금조달을 주도


일반적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들의 경우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 구입 등과 같은 운전자금이나 공장설비 확충 등을 위해 시설자금이 필요하게 된다. 보통의 기업이라면 자체 보유자금을 활용하거나 회사채 발행 또는 은행대출 등 외부자금을 조달하여 활용하게 된다.

금년 들어 기업들이 무슨 목적으로 외부자금을 조달했는지 용도별 대출 증가세를 살펴보면 운전자금이 시설자금보다 많이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그림2>) 이는 금년 들어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수입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기업들이 제품 생산에 필요한 각종 원·부자재 구입 비용이 늘어나면서 운전자금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3] 기업들이 조달한 은행의 운전자금 대출을 업종별로 세분화해서 살펴보면 원재료로서 석유류 수입이 많은 석유·화학이 큰 폭 늘어났고 건설자재 등이 필요한 건설업에서 운전자금 수요가 확대되는 등 원재료 구입 비용이 크게 늘어난 업종의 대출 증가폭이 작년에 비해 크게 나타났다.(<그림3>)

그림 2. 1~7월 중 은행 기업대출 용도별 증감


사채를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

자료: 한국은행

그림 3. 업종별 운전자금 대출금 증가 규모1)


사채를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

주: 1) 8개 은행 기준(6개 시중은행 및 기업·농협)

자료: 한국은행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진 기업들은 은행대출을 자금조달 수단으로 이용


회사채 금리가 상승하고 발행도 어려워지면서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회사채 대신 은행대출을 활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났다.[4] 통상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중소기업의 대출뿐만 아니라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진 대기업도 은행대출 의존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은행대출이 이례적으로 확대된 대기업[5]들은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시장금리 변동성 확대 등으로 은행, 증권사 등의 투자수요가 줄어든 영향을 크게 받았다. 투자수요 부진으로 회사채 발행에 앞서 실시하는 수요예측 참여율[6]이 하락하고 미매각 사례도 초래되었다. 또한 회사채 신용스프레드 확대 등으로 일부 회사채 발행금리의 경우 은행대출 금리를 상회함에 따라 은행대출이 유리해진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그림4>)

한편 일부 기업의 경우 예전에 발행한 회사채가 만기도래하였으나 재발행이 어려워짐에 따라 은행에서 대출받은 자금으로 만기도래 회사채를 상환하기도 하였다. 미시자료를 활용하여 금년 중 회사채 만기도래 기업의 회사채 및 은행대출 조달상황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 중 상당수가 회사채를 순상환하면서 이와 비슷한 규모로 은행대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그림5>)

그림 4. 회사채 및 은행대출 금리 추이


사채를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

자료: 금융투자협회, 한국은행


그림 5. 22.2/4분기 중 회사채 순발행1)과 은행대출


사채를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

주: 1) 22년 중 회사채 만기도래 198개 기업의 회사채,

은행대출 증감을 업종별로 합산

자료: 한국신용정보원, 한국은행



회사채 대신 은행대출이 활용되면서 기업의 자금조달 애로가 줄어든 것으로 판단


금년 들어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운전자금 수요 등이 늘어나는 가운데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의 자금조달 애로가 커질 수 있었으나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늘리면서 전반적으로 기업자금 조달 측면에서 큰 애로는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회사채 시장 부진으로 직접금융시장을 활용한 자금조달이 상당히 위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대출 등 간접금융을 활용한 자금조달로 원활히 대체됨에 따라 기업 자금조달시장이 기업의 자금수요를 적절히 뒷받침하고 실물경제 회복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중 기업자금 조달여건은 다소 어려워질 전망이나 큰 애로는 없을 전망


금년 중 지속되어 왔던 회사채 시장 부진, 은행대출 호조라는 두 가지 대조적인 기업자금조달 상황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인가? 현재 하반기 중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은행의 기업대출 태도가 강화[7]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시장금리 상승과 경기둔화에 따라 기업의 채무상환부담이 늘어나면서 신용리스크도 높아질 것으로 보는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다만 가계대출 영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크게 줄이기 보다는 대출수요가 있다면 대출이자를 적절히 조정하면서 대출을 실시할 것으로 보여 하반기 중 기업의 자금조달에 큰 애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1] 공기업 등이 제외된 민간기업(대기업 및 중소기업) 기준이며 이하 동일하다.

[2] 직접금융시장 조달은 기업이 회사채, CP·단기사채 등의 증권을 금융시장에서 직접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의미하며, 간접금융시장 조달은 금융기관(주로 은행)으로부터 대출(차입) 등을 통한 조달을 의미한다.

[3] 상장 제조업(삼성전자를 제외한 1,458개 기업 기준)의 1/4분기 영업실적 등을 활용하여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기업의 영업이익은 작년에 비해 확대(21.1/4 24.6조원 → 22.1/4 29.6조원)되었으나 원재료 등 재고자산이 큰 폭 늘면서 영업활동에서 창출되는 현금흐름이 크게 축소되었다. 이에 투자 및 영업 활동 등에 필요한 자금을 외부 자금조달(재무활동)을 늘려 충당하였다.

19.1/4

2

3

4

20.1/4

2

3

4

21.1/4

2

3

4

22.1/4

영업활동 현금흐름

14.4

16.8

17.7

28.7

9.7

30.5

28.6

36.0

20.2

29.7

18.3

41.8

5.5

투자활동 현금흐름

-26.2

-15.3

-23.3

-25.0

-15.6

-24.0

-22.6

-28.4

-25.6

-34.5

-32.1

-32.3

-34.7

재무활동 현금흐름

13.9

-1.4

6.9

-1.5

25.0

10.3

-3.6

-8.7

17.5

3.1

14.9

-2.7

42.5

주: 1) (+) 부호는 현금 유입(제품판매, 투자회수, 부채조달 등), (-) 부호는 현금유출(제품생산, 투자집행, 부채상환 등)을 의미

[4] 통상 중소기업은 은행대출 등 간접금융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대출(차입)을 통해 자금수요를 충당한다. 대기업의 경우 우량한 신용도 등을 바탕으로 간접금융뿐만 아니라 회사채 등 직접금융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 시장별 조달여건 등을 비교하여 취사 선택하는 편이다.

[5]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을 제외하면 2015년 이후 1~7월중 대기업 은행대출(평균)은 1.0조원 증가에 그쳤으나 금년 1~7월에는 20.3조원 증가하였다.

[6] 신용등급별 회사채 수요예측 참여율(자료 : 한국은행)

22.4월

5월

6월

7월

    ■ 우량물 (AA- 이상)

320.3

409.7

374.3

267.1

    ■ 비우량물 (A+ 이하)

134.5

258.3

172.5

32.4

[7] 국내은행의 차주별 대출행태지수1)(자료 : 한국은행)

20.1/4

2/4

3/4

4/4

21.1/4

2/4

3/4

4/4

22.1/4

2/4

3/42)

    ■ 대 기 업

0

-10

-3

-3

0

-3

-9

0

0

3

-6

    ■ 중소기업

23

7

12

3

18

9

-3

0

0

6

-6

주: 1) (+) 부호는 대출태도 완화, (-) 부호는 대출태도 강화를 의미     2) 22.3/4분기는 전망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