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남자의 성욕을 어떻게 아는가

여자는 남자의 성욕을 어떻게 아는가
박혜성 해성산부인과 대표원장

어떤 남자가 저에게 보낸 메일입니다.

“‘세상 복잡해 죽겠구만 너는 그 생각만 하냐?’고 아내에게 구박을 많이 당하는 사람입니다. 남자에게 있어 섹스가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서 이 주제로 영상하나 만들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아내가 저번에는 섹스 할 때 온갖 구멍에 물은 다 마른다고 한탄합니다. 아직까지 아프다는 말은 안 합니다. 아내 나이는 55세, 생리는 명맥 유지중입니다. 오래지 않아 원장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남자에게 섹스의 의미가 무엇일까요?

산부인과 의사이면서, 여자로서 생각했을 때 제가 생각하는 남자의 섹스는 마치 불나방이 불에 뛰어드는 것처럼 보입니다. 불에 타서 죽을 줄 알면서 불에 뛰어드는 불나방, 그 나방에게 어떤 생리적인 현상이 그런 행동을 하게 만들까요?

1. 성폭력, 성희롱, 미투 사건을 일으킨 남자들의 행동을 보면 마치 불나방과 같은 행동을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술에 취해서, 이성이 마비된 상태에서, 혹은 테스토스테론이 충만해서 발기가 된 남자의 음경은, 화살을 벗어난 활과 같고, 브레이크가 고장난 열차와 같습니다. 그런데 왜 남자들의 성적 충동은 자기 맘대로 자제가 안 될까요? 이 행동으로 인해 자신이 감당해야 하는 결과가 미리 계산이 안 될까요? 정신이 이상한 남자들만 그런 행동을 하는 걸까요? 그런데 유명한 정치인이나 연예인의 행동을 보면, 결코 이상한 남자들만 하는 행동이 아닌, 평범하거나 지적이고 돈이 많고 권력이 있는 남자들도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 첩보 영화나 스파이 영화, 전쟁 영화를 보면 적진에서 미인계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상하 게도 모든 남자는 어김없이 미인계에 빠집니다. 그리고 결과는 적의 승리, 그리고 그 남자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거나, 죽임을 당하거나, 감옥에 가거나, 인생의 쓴 맛을 보게 됩니다. 여자들 같으면 절대로 그런 유혹에 빠지지 않을 것 같은데, 왜 남자들은 하나같이 팜므파탈이나 독버섯같은 여자에게 빠지는 걸까요? 중요한 작전을 하고 있는 도중인데도 어떻게 그리 쉽게 여자를 보면 정신을 잃을까요?

이것을 호르몬과 진화생물학적으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은 성욕을 관장하고 일의 성취와 공격성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남자들은 되도록 많은 여자와 성관계를 맺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전쟁을 일으키고 결투를 하고, 남을 지배하고 싶어 하며 모험을 즐기는데, 그 배후의 주범은 테스토스테론입니다.

남성 호르몬은 남아로 잉태되면 태아 6주부터 생산되서 음경과 고환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임신 15~16주 때 최고치에 달하다가 점차 줄어들어서 태어날 때는 거의 분비되지 않습니다. 그러다 8세 무렵에 분비되기 시작해서 17세 때 정점으로 일정하게 유지되다가 30세 이후에는 해마다 1~1.2%씩 감소하여 70대에는 30대의 절반이 되지만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분비됩니다.

남성호르몬은 남성은 고환과 부신에서, 여성은 난소와 부신에서 생산되며 혈액을 통해 온 몸으로 공급됩니다. 뇌하수체가 남성 호르몬의 분비량을 결정하면 고환은 테스토스테론을 생산하고, 테스토스테론은 남자가 여자보다 스무 배 이상 최고는 100배 이상 분비됩니다. 상상이 갑니까? 상상이 안 가면 산부인과에 가서 남성호르몬 주사를 한 번 맞아보고 남자의 성욕을 경험해 보세요.

사춘기 때부터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갑자기 증가하여 성욕을 높이고 정자가 생산되면서 자꾸 쏟아내고 싶어집니다. 특히 남자의 정액은 2-3일이면 정낭이나 전립선에 차서 배출을 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됩니다.

남자 나이 열일곱이 지나면 언제라도 성행위를 할 수 있어서 걸어 다니는 폭탄이 됩니다. 결혼 후에도 끊임없이 다른 여성 주변을 맴도는 이유는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리기 위한 진화의 경쟁으로 자신의 DNA를 확산시킬 기회를 잡기 위함입니다.

이렇게 신은 남자를 디자인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남자는 배웠든 안 배웠든, 이성적이든 감성적이든, 결혼을 했든 안 했든, 젊든 나이가 들든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을 받아서 자신도 알 수 없는 충동적인 행동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21세기에 여권이 신장되고, 여자가 경제력을 잡으면서 남자의 성욕과 DNA를 신의 섭리라고 이해는 하지만, 그리고 사람은 용서가 되지만 죄는 용서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남자가 나의 남편이고, 나의 아버지고, 나의 동생입니다. 다른 남자의 행동은 법대로 해결하려 하지만, 그 남자가 자신의 피붙이고 가족이라면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나의 남자의 성욕을 강 건너 불구경할 것이 아니라, 남자에게 있어서 섹스란 어떤 의미인지 한번 곰곰이, 관심을 가지고 생각해 봐야 합니다.

1. 나의 남자가 불쑥불쑥 테스토스테론이 많아질 때, 그 유혹을 다른 여자에게 풀지 않도록 부인이 잘 풀어주어야 합니다. 남자의 성욕을 잘 풀어주면 나의 남자가 사회에 나가서 덜 거칠어지고 덜 폭력적이 될 수 있고, 미투에 걸릴 확률도 거의 없을 것입니다.

2. 남편과 섹스리스 기간이 길어지면 나의 남자가 외도를 할 기회는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의 남자가 외도를 하기 전에, 섹스리스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섹스를 하는 것이 너무 아프면 남편과 손 꼭 잡고 산부인과에 찾아오시기 바랍니다.

3. 남자의 섹스는 사랑이고, 남자의 사랑은 섹스입니다. 만약에 나의 남자와의 섹스를 거부하면 나의 남자는 다른 여자와 사랑을 하고 섹스를 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러니 제발 나의 남자가 섹스하자고 제안하는 것을 거절하지 마십시오. 섹스가 재미없으면 맛있는 밥을 먹듯이 응용을 해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입맛이 없을 때 밖에서 맛있는 밥을 사 먹듯이 집을 떠나서 모텔에 가 보십시오. 분위기만 바꿔도 내 남자가 멋있어 보이고, 섹스가 더 재미있어집니다.

4. 특히 갱년기가 되면 재미있는 일도 없고, 화도 잘 안 나고, 웃음도 적어지고, 그리고 남편 과 하는 섹스도 재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을 하든, 두 번을 하든, 안 하든지 여자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재미도 없는 섹스를 하기 싫어서 남편에게 자주 거절을 합니다.

하지만 남자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부인이 남편과의 섹스를 거부하면 남자는 상처를 받습니다. 그가 싫어서 그와 하는 섹스를 싫어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부인이 거절하는 횟수가 늘어나면 남자의 자존감은 낮아지고, 매사에 자신이 없어지고 의기소침해 집니다. 왜냐하면 남자에게 섹스는 그의 자존심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그럴 경우 나의 남자가 외도를 하거나 성희롱, 성폭행 사건에 연류 될 가능성이 늘어나고, 그리고 가정이 깨질 위험도가 높아집니다. 배가 고플 때 하루 종일 언제 밥을 먹을까, 어떻게 허기를 해결할까 생각하면서 일을 하듯이, 남자에게 섹스가 해결이 안 되면 하루종일 섹스를 어떻게 해결할까 생각하게 합니다. 그러니 엄마가 자식을 굶기지 않는 것에 목숨을 걸듯이, 남편이 섹스가 고프지 않도록 부인은 신경을 써야 합니다. 왜냐하면 남자에게 섹스는 정신적인 밥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비유를 하면 여자가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엄마에게 자식이 가장 중요하듯이, 남자에게 섹스가 가장 중요합니다. 커리어 우먼에게 일이 가장 중요하듯이, 남자에게는 섹스를 해 주는 여자가 가장 중요합니다.

저의 비유가 약간 과장되었다는 점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과장된 비유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나의 남자가 원하고 나의 남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오늘 밤,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나의 남자에게 필요한 것을 여자가 기꺼이주면, 내 남자의 얼굴에 함박꽃이 활짝 필 것입니다.

내 남자의 눈이 세모에서 동그라미로 바뀌고 내 남자의 영혼이 없는 눈에 영혼이 생기고 내 남자가 친절해지고, 더 많이 웃고, 집안일을 기꺼이 도와주고 집은 회색빛에서 핑크빛으로 변할 것입니다.

틀림없습니다. 확인해 보십시오.
You can do it! Just do it!

[박혜성 해성산부인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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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월드]독신의 탄생 왕의 여자(후궁)를 사랑한 남자. 사랑해선 안 될 여자를 사랑한 남자의 선택은 거세, 즉 남성의 제거였다. 환관이 된 남자는 죽을 때까지 여인의 곁을 지키며 못다한 사랑의 아쉬움을 달랜다. 얼마나 사랑하면 그럴수 있을까. 얼마나 사랑하면 금욕을 통해 사랑을 완성할 수 있을까. 영화 ‘음란서생’ 속 환관과 후궁 정빈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얘기다.
이 책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나타나는 금욕과 독신 현상을 분석했다. 광범위하고 독특한 금욕·독신 연구를 통해 독신이 종교적 필요에 의해 존재해 왔다는 통념을 깨뜨린다. 저자는 “독신이 보다 주체적이고 독립적으로 살고 싶어하는 개개인의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정치·종교·예술 등 각 분야에서 궁극의 경지에 이른 많은 인물을 소개하고, 그들 업적의 원동력은 독신과 금욕의 삶이었음을 보여준다. 독신의 재발견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왼쪽), 마하트마 간디

16세기 잉글랜드 여왕 엘리자베스 1세는 ‘처녀왕’으로 유명하다. 아버지인 헨리 8세의 문란한 성 생활에 진절머리가 난 그는 결혼 전까지 순결을 지키겠다고 마음먹지만, 차차 자신의 야심을 키우는 데 독신을 활용했다. 결혼해서 후계자를 만들어 달라는 의회의 요구를 묵살하며 권력 기반을 다졌고, 외국 사절에 이런저런 혼담을 흘리며 정치·외교 수단으로 이용했다.
동서양 왕실 어디서나 내시는 최고 통치자의 신임과 총애를 받았다. 왕은 자식을 가질 수 없는 내시가 흑심을 품지 않을 것이라며 이들에게 국사를 맡겼다. 그러나 환관들의 속내는 달랐다. 강한 야심을 가진 환관들은 조정 고위직에 앉아 권력과 부를 누리며 성욕을 제외한 모든 욕망을 충족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대륙을 뒤흔든 주요 사건의 배후에 환관들이 연루되지 않은 경우를 찾기 힘들 정도다.
권력과 출세를 위한 수단이 아니더라도 독신의 삶을 택한 위대한 인물은 많았다. 동성애 의혹을 떨치기 위해 금욕 생활을 한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오페라 명가수가 되기 위해 거세한 카스트라토 소년은 평생 독신으로 살며 예술혼을 불태웠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과 잔 다르크는 가정에서의 전통적 역할을 거부하고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독신을 택했고, 마하트마 간디는 자신의 절제력을 실험하기 위해 처녀들과 알몸으로 한 방에서 잠을 자며 금욕을 실험했다.
저자는 현재 캐나다 맥길대학의 연구교수이자 여성·역사·환경 분야의 글을 쓰는 언론인. 그가 8년 동안 수집했다는 독신에 대한 자료는 실로 방대하고 흥미롭다. 특히 비자발적 금욕과 거세를 다룬 얘기들은 실소를 자아낸다. 최근 태국에서는 남편의 외도에 격분한 여성들이 남편을 거세하는 사례가 늘어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경찰은 봉합수술을 위해 ‘성기 순찰대’까지 만들어 버려진 남편의 물건을 찾아내고 있지만, 어떤 부인은 잘라낸 성기를 풍선에 매달아 날려보내 그마저 쉽지 않다.
저자는 현재 독신의 삶을 살고 있다. 그는 이 책을 쓰면서부터 ‘금욕이 인생에서 적잖은 것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고 금욕을 결심했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독신이나 금욕을 권유하지는 않는다. 이 책은 독신의 현실을 묘사하고 분석할 뿐 금욕을 옹호하거나 비판하진 않는다. 저자는 체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독신을 말한다. “예로부터 금욕은 양날을 가진 칼이었다. 스스로 선택한 삶인 경우 금욕은 힘과 자유를 안겨주지만, 강요된 것일 경우 억압과 핍박을 가져온다. 자의인가 타의인가에 따라 금욕은 긍지가 될 수도, 고역이 될 수도 있다.”
독신과 금욕의 실천을 통해 ‘값진’ 인생의 열매를 거둘 것인지, 본능과 욕망에 순응하며 ‘달콤한’ 사랑의 열매를 따낼 것인지는 각자의 판단이다. 원제는 ‘A History of Celibacy’. ‘셀리버시’는 독신과 정조, 금욕 등을 뜻한다.



◇들라쿠르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안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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