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 어디 여자가 함부로 - gong-ig eodi yeojaga hambulo

“공익근무 주제에 지금 고객한테 하는 태도가 이게 뭐야? 병무청에 민원 한 번 넣어줄까?! 군대를 다시 가봐야 정신을 차리지!”

서울 지하철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중인 박용세(27) 씨는 3일에 한번 꼴로 이런 폭언을 듣는다. 지하철을 순회하며 승객들을 돕거나, 위험한 상황에 대처하는 것을 주 임무로 하다 보니 취객이나 진상 고객들에게 늘 시달리기 일쑤다. 

박용세 씨는 “취객들이나 진상 고객들에게는 사회복무요원이 가장 만만한 대상이다. 우리는 단지 병역을 이행하며 임무를 수행할 뿐인데 사회복무를 하는 것이 마치 죄인 것처럼 무시하거나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정말 많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대한민국 사회에서 사회복무요원들은 정당한 병역을 이행하고 있음에도, 사회적인 편견에 막혀 많은 차별과 피해를 입고 있다. 물론 사회복무요원들의 불성실한 태도와 범죄 등 부정적인 사건들이 가져온 여파도 있지만 전체 사회복무요원들 중 다수는 성실하게 복무를 마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 속에 병무청에서 모범 사회복무요원들에 대한 의미있는 자리를 마련해 직접 그 현장에 다녀왔다.  

공익 어디 여자가 함부로 - gong-ig eodi yeojaga hambulo
모범 사회복무요원 4명이 토크콘서트에 참여했다.


시민을 구한 모범 사회복무요원들을 만나다

지난 6월 28일(금)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20SPACE 카페에서 모범 사회복무요원들과 함께하는 토크콘서트가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최근 언론 등을 통해 소개된 모범 사회복무요원들을 격려하고, 이들의 미담사례를 널리 알려 사회복무제도에 대한 국민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토크콘서트에는 기찬수 병무청장과 함께 ▲ 마라톤 대회 도중 쓰러진 시민의 생명을 구한 사회복무요원 배병윤(25, 서울) 씨 ▲ 지하철 역사 내 여자화장실에서 불법촬영을 시도한 범인을 붙잡은 사회복무요원 곽명섭(24, 서울) 씨 ▲ 화재 속에서 초등학교 학생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킨 사회복무요원 조영흠(23, 천안) 씨 ▲ 자신이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했던 기관에서 모범적으로 복무해 취업까지 하게 된 김광식(25, 서울) 씨 등이 참여했다. 

공익 어디 여자가 함부로 - gong-ig eodi yeojaga hambulo
이른 시간이지만 많은 청중들이 자리를 빛냈다.

 
아울러 대학생, 학부모, 인근 복무기관에서 복무 중인 사회복무요원 등 30여 명이 방청객으로 참석해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행사는 기찬수 병무청장의 감사패 수여에 이어 사회복무요원들의 미담사례 발표와 사회복무제도 전반에 대한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공익 어디 여자가 함부로 - gong-ig eodi yeojaga hambulo
사회복무요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는 기찬수 병무청장.
 

기찬수 병무청장은 “현재 우리 사회에는 6만여 명이 넘는 사회복무요원들이 복무 중에 있다. 이들은 사회의 안전지킴이로서 여러 임무를 수행 중에 있는데 이를 위해 병무청도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교육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공익 어디 여자가 함부로 - gong-ig eodi yeojaga hambulo
마라톤 중 쓰러진 시민을 구조한 배병윤 씨.
 

또한 기찬수 병무청장은 “국민의 안전과 행복에 기여하는 사회복무요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사회복무요원들이 자긍심과 보람을 가지고 근무할 수 있도록 권익 보호와 사기 진작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공익 어디 여자가 함부로 - gong-ig eodi yeojaga hambulo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는 기찬수 병무청장.


이어 사회복무요원들의 우수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앞서 소개했듯 이번 모범 사회복무요원들의 경우, 위급한 상황에서 시민들을 구조하거나 범죄자를 체포하는 등 큰 활약을 펼친 사례들이 많았다.

공익 어디 여자가 함부로 - gong-ig eodi yeojaga hambulo
사회복무요원들의 모범사례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배병윤 씨는 “여느 날처럼 출근해서 마라톤에 참여한 시민들을 지켜보던 중 다리가 풀린 듯 비틀거리는 분을 발견했다. 다가가서 괜찮은지 물으려는 순간 그 분이 쓰러지셨고 바로 신고를 부탁한 뒤, 공원 내에 배치된 제세동기를 가져와 응급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배병윤 씨의 침착한 활약으로 시민은 무사히 구조대원들에게 인계될 수 있었고,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공익 어디 여자가 함부로 - gong-ig eodi yeojaga hambulo
지하철역 여자화장실 불법촬영범을 검거할 당시를 설명하는 곽명섭 씨.

곽명섭 씨는 “광운대 역에서 근무하던 중 여자화장실을 이용하던 고객이 화장실에 몰래 숨어서 불법촬영을 시도하는 범인을 발견하고 역무원들에게 신고했다. 여자 역무원들이 먼저 화장실에 들어가서 경고를 하던 중, 범인이 격렬히 저항을 시작해 사회복무요원 선배와 함께 화장실 칸에 들어가 경찰이 올 때까지 범인을 제압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공익 어디 여자가 함부로 - gong-ig eodi yeojaga hambulo
사회복무요원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갔다.


제압 도중 범인이 휘두른 폭력에 곽명섭 씨는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고, 함께 들어간 선배 요원은 늑골에 금이 가는 전치 4주의 부상을 입었다. 그럼에도 두 사회복무요원은 끝까지 범인을 제압해 경찰에게 인계하는 모범을 보였다.

위험한 상황은 없었냐는 질문에 곽명섭 씨는 “범인을 화장실 변기 칸에 몰아넣고 제압했는데 나중에는 범인이 포기한 듯 담배 한 대를 피우겠다고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었다. 당시에는 경황이 없어 그냥 뒀는데 만약 그 주머니 속에 흉기가 있었다면 정말 위험한 상황이 일어날 뻔했다”고 말했다.

발표가 끝나고 이날 행사를 지켜본 백현숙 씨는 “사회복무요원들이 우리 사회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참으로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앞으로도 성실히 건강하게 복무하면서 우리 사회 더 많은 곳에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격려의 말을 전했다.

공익 어디 여자가 함부로 - gong-ig eodi yeojaga hambulo
모든 행사가 끝나고 기념사진 촬영이 진행됐다.
 

토크콘서트가 끝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기찬수 병무청장은 “이번 토크콘서트를 통해 우리 사회복무요원들이 따뜻한 관심을 받으며 성실하게 복무할 수 있도록 병무청이 더욱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앞으로 더욱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다시금 강조했다.

사회복무요원, 정당한 또 하나의 병역입니다

모든 행사가 끝나고 근처 카페에서 모범 사회복무요원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모범적인 사례를 남긴 그들이지만 사회복무요원으로 활동하며 힘들었던 점은 과연 없었을까?

공익 어디 여자가 함부로 - gong-ig eodi yeojaga hambulo
사회복무요원으로 모범적으로 근무해 취직까지 하게된 김광식 씨.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한 뒤, 복무기관에 취업하여 사회복무요원 관리도 함께 하고 있는 김광식 씨는 “요새는 그래도 많은 복무기관에서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가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맞게 사회복무요원들 스스로도 성실하게 맡은 바를 다하려는 의식이 향상돼야 한다”며 “또한 사회복무요원을 관리함에 있어 명확한 관리 규정과 함께 그들의 고충사항을 관리자가 해결해 줄 수 있는 루트가 명확해지면 더욱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을 말했다. 

공익 어디 여자가 함부로 - gong-ig eodi yeojaga hambulo
사소한 감사의 말 한 마디도 큰 힘이 된다는 곽명섭 씨.
 

지하철 역에서 근무하는 곽명섭 씨는 “취객들을 깨울 때 인격 모독을 많이 당하곤 한다. 힘들게 도와드려도 고맙다는 말은커녕 냉정하게 돌아서시거나 되레 화풀이를 하는 경우가 많아 속상하다”며 “아주 작은 한 마디이지만 고맙습니다, 수고 하십니다 같은 한 마디만 해줘도 사회복무요원으로서 정말 큰 힘이 된다. 사회적인 인식도 조금 바뀌어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공익 어디 여자가 함부로 - gong-ig eodi yeojaga hambulo
사회복무요원들이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어 조영흠 씨는 “사실 사회복무요원들은 병역을 이행하는 것인데 책임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서 어디까지가 내 일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며 “현장에서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들의 업무에 관한 관리도 좀 더 심층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공익 어디 여자가 함부로 - gong-ig eodi yeojaga hambulo
사회복무요원들의 안전과 관리규정 등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이외에도 근무를 하던 중 발생하는 사회복무요원의 신체적 피해에 관한 안전 관리 부분이나, 근무태만자들이 생겨나도 어영부영 넘어간다는 점 등 사회복무요원들이 생각하는 개선 사항들을 들을 수 있었다.

공익 어디 여자가 함부로 - gong-ig eodi yeojaga hambulo
또 하나의 병역, 사회복무요원!


이처럼 사회복무요원들은 정당한 병역을 이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역병들에 비해 편한 생활을 한다는 이유로 많은 편견과 피해를 감내하며 생활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병무청의 모범 사회복무요원 표창과 토크콘서트는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의 이야기처럼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머지않은 미래 사회복무요원 역시 성실히 병역을 이행하고 있는 사람들임을 모두가 인정하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라본다.  

공익 어디 여자가 함부로 - gong-ig eodi yeojaga hambulo

대한민국 정책현장을 누비는 열정 가득한 정책기자입니다. 다양한 정부부처 기자단 경험과 장관상 7회 수상의 경험을 살려, 생생하고 정확한 정책기사를 작성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