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승률 계산 - baedang seunglyul gyesan

입력 : 2014.07.03 05:31

각 팀 전력·전적·부상선수 등 다양한 통계로 승리 확률 계산
이길 확률 클수록 배당률 낮아
승리 확률 컸던 스페인 졌듯이 반전이 스포츠의 진정한 묘미

도박사들도 놀란스페인의 참패〈조선일보 2014년 6월 16일자 A27면〉

'거함(巨艦)' 스페인이 처참하게 무너졌고, 지난 대회 4강에 올랐던 우루과이는 조 최약체로 꼽히던 코스타리카에 무릎을 꿇었다. 베팅 업체 윌리엄힐은 스페인의 승리에 1.05대1, 네덜란드의 승리에 5대1 배당률을 매겼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 기사

이원복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 부연구위원

월드컵과 같은 스포츠 이벤트 때면 선수들만큼이나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우승팀과 경기별 승패를 예상하는 스포츠 도박사들입니다. 영어로 오즈 메이커(odds maker)라고 불리는 이들은 다양한 통계 자료를 이용해 승리 확률을 계산하고 배당률을 제시합니다. '도박'이라는 어감이 안 좋게 들리긴 하지만 합법적인 스포츠 베팅은 경기 관전의 재미를 높여주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오즈 메이커들이 배당률과 승리 확률을 어떻게 계산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배당률이란 무엇인가요?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영국의 스포츠 베팅 업체인 윌리엄 힐(William Hill)은 32개 출전국에 대한 우승 배당률을 브라질 3배, 한국 250배 등으로 제시했습니다. 국내 베팅 업체는 한국과 러시아 경기의 배당률을 한국 승리 3.70배, 무승부 3.25배, 러시아 승리 1.67배로 책정했습니다. 이 수치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자기가 예상한 국가에 내기를 걸어 맞힐 경우 이 배수만큼 배당금을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브라질 우승에 1만원을 걸어 실제 브라질이 우승하면 3배에 해당하는 3만원을, 한국-러시아전에서 한국에 1만원을 걸어 한국이 이기면 3만7000원을 받는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내기 참가자가 돈을 걸었을 때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를 배당률이라고 합니다. 회사에 따라 배당률은 8/3과 같이 분수 형태로 표시하기도 합니다. 이길 확률이 높은 강팀일수록 당연히 배당률은 낮아지고, 내기 참가자는 예상이 적중할 경우 '배당률×건 금액'을 당첨금으로 가져갑니다.

배당률은 어떻게 정하나요?

배당률을 정하려면 먼저 경기의 승패를 예측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오즈 메이커들은 각 팀의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합니다. 팀의 기본 전력을 바탕으로 상대 전적, 경고 누적 수, 날씨, 부상 선수, 최근 경기력의 상승 또는 하향 추세, 최근의 경기 주기 및 체력, 홈·원정 경기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이 외에 축구 황제 펠레가 예상하는 우승 후보는 반드시 탈락한다는 '펠레의 저주'처럼 통계적으로 잡히지 않는 변수들도 반영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승리 확률이 계산되면 환급률을 감안해 배당률을 결정합니다. 베팅 업체는 전체 베팅 금액 중에서 자신들의 수익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내기 참가자에게 돌려주는데, 그 비율을 환급률이라고 합니다. 환급률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통상 80~93% 범위에서 정해집니다. 이렇게 해서 승리 확률과 환급률이 결정되면 배당률은 '(1÷승리 확률)×환급률'의 공식에 따라 산출됩니다.

예를 들어 이번 월드컵 결승에서 브라질과 네덜란드가 맞붙는다고 가정해볼까요? 결승전은 무승부가 없으므로 브라질의 승리 확률을 55%, 네덜란드의 승리 확률을 45%라고 예측했다고 합시다. 환급률은 90%로 정했습니다. 그렇다면 브라질의 배당률은 1.63배(1÷0.55×0.9), 네덜란드의 배당률은 2.0배(1÷0.45×0.9)가 되겠군요.

배당률로 승리 확률을 알 수 있나요?

이처럼 배당률은 승리 확률을 기초로 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배당률을 알면 베팅 업체가 내부적으로 정한 승리 확률을 쉽게 역산(逆算)할 수 있습니다. 위의 공식을 뒤집으면 '승리 확률=환급률/배당률'이 되지요. 이를 토대로 우리나라가 알제리와 벌인 조별 예선 2차전을 다시 떠올려 볼까요? 환급률이 85%인 어느 베팅 업체는 한국-알제리전의 배당률을 한국 승 2.09배, 무승부 3.20배, 한국 패 2.60배로 제시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한국의 승리 확률을 40.6%(0.85/2.09)로 예측했음을 알 수 있지요. 같은 방식으로 무승부와 패배 확률은 각각 26.5%, 32.6%입니다. 이 공식에 대입하면 윌리엄힐이 예상한 초기 배당률(250배)을 기준으로 봤을 때 한국의 우승 확률은 고작 0.34%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변이 속출하는 스포츠 세계에서 오즈 메이커들의 예측도 빗나가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스페인과 칠레의 조별 예선 경기에서 도박사들은 스페인의 승리 확률을 58.6%, 칠레의 승리 확률을 20.2%로 점쳤지만 결과는 칠레의 승리였지요. 과학과 숫자를 넘어선 반전(反轉), 거기에 스포츠의 진정한 묘미가 있는 것이겠지요.

◆퀴즈

베팅 업체는 전체 베팅 금액 중 자기들의 수익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내기 참가자에게 돌려주는데, 그 비율을 ○○○이라고 합니다.

응모 요령: 모닝플러스 홈페이지(morningplus.chosun.com) 이벤트 코너에서

일정: 7월 15일(화) 오후 5시 마감, 7월 17일(목) 당첨자 발표

경품: 이마트 상품권 모바일 교환권(40명, 1만원권 각 1장)

〈지난 회 정답: 화소〉

이마트 상품권 모바일 교환권 당첨자

=강건모 강양선 구자옥 김경옥 김광렬 김승배 김영구 김영수 김용백 김인일 김재이 김진유 김태용 김형진 김혜진 박경희 박성식 박승덕 박옥경 박종민 송성균 신영섭 양윤경 유연아 유영호 이경자 이규순 이기철 이상상 이주환 이주희 이창기 임정오 전영덕 정해동 조병성 진현석 최창수 추윤식 홍미숙

산업연구원·조선일보 공동기획

 많은 분들이 도박 사이트의 배당률을 바탕으로 골스 혹은 토론토의 승률을 계산하시는 것 같습니다. 위 사이트에서는 골스 배당이 1.33, 토론토 배당이 3.5로 설정되어 있으므로, 역산하면 골스 승률은 72.5% 토론토 승률은 27.5%가 됩니다. 이러한 계산의 근저에는 배당률이 승률을 바탕으로 산정된다는 가정이 깔려 있습니다. 하지만 배당률은 승률에 기반해서 계산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A,B,C 세 사람이 골스에 만 원씩 걸고 D 한 사람만 토론토에 만 원을 걸었다면 총 판돈은 4만 원입니다. 토론토가 이기면 D가 만 원을 걸고 4만 원을 가져갈 테니 배당률은 4이고, 골스가 이길 경우 A,B,C 세 사람이 13333원씩 나눠 갖게 되니 배당률은 1.33입니다. 이 배당률을 바탕으로 계산하면 골스의 승률은 4/(4+1.33)=3/4 즉 75%이고 토론토의 승률은 1.33/(4+1.33)=1/4 즉 25%인 듯 보입니다. 하지만 저 75%, 25%라는 숫자는 골스와 토론토의 승률이 아닙니다. 네 사람 중 세 사람이 골스를 찍었고 한 사람만 토론토를 찍었다는 말입니다. A,B,C가 생각하기에 골스가 이길 확률은 100%일지도 모릅니다. 사실 D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캐나다 사람인지라 응원 차 토론토에 걸었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A,B,C는 농구를 잘 모르기 때문에 많이 들어본 팀을 찍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 배당률은 이런 식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배당률은 사람들이 베팅을 시작하기 전에 정해지며, 이는 기본적으로 오즈 메이커(odds maker)가 담당합니다. 이 사람들은 경기 분석의 프로이므로 위의 A,B,C처럼 많이 들어본 팀에 더 배당을 적게 준다거나 하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승률을 계산해서 그걸 바탕으로 배당률을 정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 사람들은 사람들의 베팅 성향을 분석해서 그걸 바탕으로 자기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합니다. 즉 도박꾼들을 최대한 틀리게 만들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100% 적중을 자랑하는 오즈 메이커가 계산한 결과 골스 승률이 60%, 토론토가 40%라고 합시다. (수수료가 없다는 가정 하에) 이 승률을 기반으로 배당률을 정한다면 골스가 1.66, 토론토가 2.5일 겁니다. 이 판의 유일한 고객인 도박꾼 U는 골스의 승률이 70%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다. U가 보기에는 골스의 배당률이 이상하게 높습니다. 골스에 만 원을 베팅합니다. 오즈 메이커 측의 기대 수익은 당연히 0원입니다. 100% 정확한 승률을 바탕으로 짠 배당이기 때문에 U가 어느 쪽에 베팅하든 기대 수익은 제로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오즈 메이커가 U의 계산을 읽었다면 배당률을 달리 설정할 수 있습니다. U는 실제보다 골스를 고평가하고 있으므로, 골스 배당률을 좀 더 낮춰도 골스에 베팅할 겁니다. 그 마지노선을 예측해서 골스 배당을 1.43, 토론토 배당을 3.32로 하면 U는 여전히 골스에 만 원을 베팅합니다. 이 경우 오즈 메이커 측은 60% 확률로 U에게 1,4300원을 지급하고 4300원을 지출하게 되는 반면, 40% 확률로 만 원을 먹습니다. 즉 기대 수익은 1420원입니다. 즉 오즈 메이커 입장에서는 정확한 승률에 기반해 1.66-2.5 배당을 설정하는 게 아니라, 도박꾼의 예상을 저격해 1.43-3.32로 배당을 설정하는 게 이익입니다.

 당연히 현실은 훨씬 더 복잡합니다. 도박꾼이 한 사람도 아니거니와, 베팅하는 사람들 중에는 나름대로 승률을 계산해서 베팅을 결정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응원팀에 걸거나 동전을 튕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오즈 메이커들은 이러한 경향 전체를 분석하고 예측해야 합니다. 단 거의 확실한 것은 팬이 많고 언론에 노출이 많이 된 팀은 베팅에서 실제 승률보다 고평가된다는 것입니다. 즉 배당률을 역산한 골스의 승률이 72.5%라면 실제 승률은 72.5%가 안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소 옛날 것이지만 오즈 메이킹 과정을 묘사한 기사가 있어 일부만 옮깁니다. (//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0603301458411)

 배당률을 곧 승률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베팅성향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오즈메이커팀은 한국의 우승배당률을 최근 65배로 책정한 반면 해외업체들은 180배를 책정했다. 해외에서는 한국축구를 ‘얕본다’는 얘기다. 국내에선 국민 70% 이상이 16강 진출을 확신하기 때문에 현재 16강 배당률은 1.4배인 반면 예선탈락은 2.0배로 책정되어 있다. 오즈메이커 이일호씨는 “WBC 4강으로 국민들 자신감이 충만해서 16강 배당률을 더 낮춰야 할지도 모르겠다”며 웃는다. 

 

오즈메이커가 밝히는 베팅성향과 팁. 첫번째, 해외축구의 경우 특정팀에 맹목적인 믿음을 갖는 경향이 있다. 이씨는 “특히 박지성이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엔 팀 실력 이상으로 승리 가능성에 많이 베팅을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베팅 빈도와 국내언론 노출도가 정비례한다는 것이다. 두번째, 무승부에 베팅을 덜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무승부는 실제 확률에 비해 배당률이 높게 책정된다. 세번째는 홈어드밴티지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씨는 “해외축구는 홈과 어웨이의 승률이 눈에 띄게 차이나기 때문에 그런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베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게시물은 아스카님에 의해 2019-09-14 12:43:00'NBA-Talk'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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