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신 뒤 타이레놀은 절대 안 된다는 말은 사실일까? 당연히 그렇다고 믿어왔다면 글을 끝까지 읽어보자. 먼저 정답부터 공개하면 사실이 아니다. 술 마신 뒤 타이레놀을 먹어도 될 때가 있고, 약 복용을 피해야 할 때가 있다. 술을 얼마나 마시느냐, 마신 뒤 어느 시점에 약을 복용하느냐, 술을 얼마나 자주 마시느냐, 타이레놀을 얼마나 자주 복용하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 (아세트아미노펜이라는 성분명보다 타이레놀이란 상품명에 익숙한 분들을 위해 글에서 상품명을 쓰기로 한다.) 이야기는 복잡하다. 타이레놀은 간에서 크게 두 가지 경로를 거쳐 대사, 배설된다. 약이 대사된다고 하면 어렵게 느낄 수 있지만, 쉽게 말하면 간에서 약을 청소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타이레놀은 글루쿠론산이나 황산처럼 물에 잘 녹는 물질에 결합시켜(conjugation) 소변으로 내보내거나 또는 간의 대사효소(CYP2E1)에 의해 산화시킨 다음 글루타치온을 붙여 내보낸다. 문제는 이때 산화반응으로 만들어지는 NAPQI(N-acetyl-p-benzoquinoneimine)라는 물질이 강한 독성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다행히 건강한 성인이 타이레놀을 하루 최대 복용량인 4000mg 이하로 복용할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95%)이 무해한 글루쿠론산, 황산 결합형으로 배설된다. 하지만 나머지 소량은 들어온 그대로 빠져나가거나 독성물질인 NAPQI로 변하는 단계를 거친다. 매일 같이 술을 마시는 사람은 간이 더 열심히 일해야 하니 대사효소가 더 많이 만들어지는데 이런 상황에서 타이레놀을 복용하면 이로 인해 독성물질도 더 많이 만들어진다. 하루 세 잔 이상 술을 마시는 만성 음주자의 경우 특히 위험하다. 그런데 술을 마신 직후에 타이레놀을 복용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이때는 반대로 독성물질이 더 적게 생성된다. 타이레놀과 알코올이 간의 대사효소를 두고 경쟁할 때 간 대사효소의 선택을 받는 것은 주로 알코올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간이 알코올 해독에 바빠 타이레놀은 거들떠보지 않는 셈이다. 술 마신 직후 타이레놀 복용은 괜찮을 거 같기도 하다. 하지만 술 마신 다음날 머리가 아프다고 두통약을 찾을 때는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알코올을 제거하고 난 뒤에도 간 대사효소는 증가된 상태를 잠시 유지한다. 이때 타이레놀이 들어오면 독성물질이 평소보다 더 많이 생긴다. 술이 깨고 나서 18-24시간 동안은 이러한 일시적 독성물질 증가가 계속된다. 개인 차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소주 한 잔을 마시면 깨는 데 1시간이 걸린다고 할 때, 소주 3잔을 마시고 3-4시간이 지난 시점부터 하루 동안은 타이레놀 복용시 독성물질이 더 많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루 3잔 이상 술 마시는 사람에게 타이레놀을 피하도록 권하는 이유다. 다른 두통약도 쓰기 곤란한 건 마찬가지다. 하루 3잔 이상 술을 마실 경우 아스피린을 비롯한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위장관 출혈과 같은 부작용 위험이 높아진다. 약을 복용 중일 때는 알코올 섭취를 최소화하는 게 최선이다. 몸이 약에 집중하도록 하자. 뭐가 이렇게 복잡하냐는 불평도 나올 수 있다. ‘술 마시고 타이레놀 먹어도 되나요’는 짧은 질문이지만 답은 이렇게 길고 복잡하다. 약국에서 이 모든 걸 설명할 시간적 여유도 없지만 이 모든 세부사항을 포함하여 답하는 게 반드시 유익하지도 않다. 남성의 91.3퍼센트가 술을 마셔서 이 분야 세계 7위인 나라에서는 술과 타이레놀은 함께 하면 안 된다는 간결한 설명이 훨씬 효과적이다. 술 마신 다음날 어쩌다 한 번 두통약 한두 알을 복용하는 건 몰라도, 그런 일을 자주 반복하거나 심지어 음주 뒤에 습관적으로 타이레놀을 복용하는 건 위험천만한 일이다. 술과 타이레놀은 멀리 두는 게 안전하다. 대다수가 타이레놀이란 상품명에만 익숙하고 아세트아미노펜이란 성분명을 잘 모르는 것도 문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타이레놀에만 들어있는 성분이 아니다. 종합감기약에도 들어있고, 근육통약에도 근육이완제와 함께 들어있으며, 배 아플 때 먹는 약에도 진경제와 함께 아세트아미노펜이 들어있다. 나도 모르게 복용하는 아세트아미노펜의 양이 합하면 하루 최대량인 4000mg을 넘어가기 쉬워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친숙한 약일수록 더 잘 알아둬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우선 결론부터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본 글의 주제인 타이레놀 복용후 음주에 있어 괜찮은지의 여부는 사람마다 다르며, 음주의 양에 따라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전문의들이 말하는 통상적인 타이레놀 복용후 음주가능 시간은 하루! 즉 24시간이 지난 후 입니다. 그럼 그 이유에 대해 천천히 알아보겠습니다. 생각보다 타이레놀은 간에 대한 독성작용이 큰 약물입니다. 타이레놀은 아세트아미노펜 단일 물질로 이뤄진 진통제 입니다. 그런데 이 아세트아미노펜은 실제 알코올과 직접적으로 반응하는 물질은 아닙니다. 그리고 술에 들어있는 알코올과 타이레놀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은 모두 간에서 대사가 되는 물질입니다. 그리고 대사효소인 CYP2E1에 의해 대사가 되며, 이는 NAPQI라는 독성물질로 바뀌게 됩니다. 이 독성물질이 과도하게 생성되면 심할 경우 간부전 등으로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을 만큼 치명적입니다. 그런데 우리 몸이 과학적인 것은 이러한 독성물질 NAPQI를 배출할 수 있습니다. 바로 '글루타치온'에 의해서 인데요. 그렇기에 이 성분은 숙취해소제에도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글루타치온 들이 대사체를 감당할 수준이냐 아니냐는 것입니다. 감당을 한다면 원할히 배출이 될 것이고, 안된다면 남아서 독성물질로 간을 공격할 것입니다. 여기에 간의 대사효소와 독성물질은 비례하여 작용을 합니다. 그리고 간의 대사효소는 분해해야 할 물질이 많을 수록 더 많이 생기게 됩니다. 따라서 술이든 타이레놀이든 한번에 많이 먹게되면 필요한 간 대사효소도 늘어나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를 비춰 생각해보면 평소 술을 자주 마시게 되면 주량이 늘어나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즉 간의 대사효소가 점점 더 활성화 된다는 뜻인데요. 오늘 술을 안마셨더라도 평소에 술을 많이 마셨다면 이미 간 대사효소는 많이 활성화 된 상태입니다. 이 때 적정량의 타이레놀을 먹게 되더라도 독성물질이 많이 생성되어 치명적인 간 독성을 일으키게 됩니다. 참고로 숙취가 있다는 것 또한 간의 대사효소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이것이 바로 타이레놀 복용후 음주에 대해 개인, 음주양에 따라 달라지는 이유입니다. 또한 타이레놀의 분해시간은 약 8시간~12시간 정도입니다. 즉 적어도, 최소한 위 시간이 지난 후에 술을 드셔야 하는게 맞으며, 서두에 언급하였듯 가장 안전한 것은 하루(24시간)가 지나고 드시는 겁니다. 공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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