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에게 살해 당하지 않는 47 가지 방법

2015 독서목록 89/139 (2015.10.19)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 — 곤도 마코토/더난출판

처음 건강검진을 받았을 때는 기분이 무척 좋았었다. 여러 검사들을 통해 나에 대해 소상히 체크를 해주는 기계들과 의료진들이, 마치 내가 대단히 중요한 인물이이서 조금도 이상이 없으면 안된다는 듯이 다뤄주는 것 같아서, 많이 존중받는 느낌이었고 대우받는 느낌이었다. 혈압이 조금 높다든가, 콜레스테롤 수치가 조금 높다는가 하는 검사결과 마저도 내가 매우 중요한 업무를 하다보니 생길 수 밖에 없는 검사결과인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했다.

하지만 그것이 몇 년 지속되다 보니, 왜 건강검진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지금까지 나는 건강검진을 받지 않는다. 온 기계와 약품들이 내 몸을 헤집어 놓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혹시 암이라도 걸리면 그 암덩어리도 나의 일부분이니, 그냥 자유롭게 해주고 살다가, 그러다가 생을 마치면 그것도 운명이라 생각하고 걱정도 없이 살아간다. 대신 즐겁게 살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면 되는 것이라 생각하며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길버트 웰치의 [과잉진단]을 읽으면서 나는 건강검진을 받지 않겠다고 한 나의 결정에 안도를 했었는데, 곤도 마코토의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을 읽고는 그 결정이 잘 한 것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과거 의사들은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수은을 먹게 처방을 하기도 하고, 나쁜 피를 뺀다고 지나치게 많은 피를 빼기도 했다. 내가 어릴적에 편도선을 제거하는 수술이 유행이었고, 포경수술은 반드시 받아야 하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두가지에 대해서 다른 의견들이 아주 많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 중에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 얼마나 되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모든 사람들이 길버트 웰치나 곤도 마코토의 말대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들의 말에 한번은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의사들 중에 본인의 의료행위가 돈 버는 것이 일순위가 아니고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을 일순위인 의사는 과연 몇명이나 될까?

한줄요약 : “의사들 말을 다 믿니?”

★★★★☆

감기약도 항암제도 병을 낫게 하지는 못한다.

의사는 정말로 당신의 병을 예방하거나 고쳐주는 것일까? 의사인 내가 말하는 것이 거북하긴 하지만, 답은 ‘아니다’이다. 감기, 두통, 고혈압, 고(高)콜레스테롤혈증(고지혈증), 부정맥, 암 등 질병의 90퍼센트는 의사에게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낫거나 회복이 빨라지지는 않는다. 게다가 그 부작용이나 후유증의 위험은 매우 크다.

예를 들어 감기 바이러스에 작용해서 감기를 치료하는 감기약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열을 낮추는 해열제나 기침약 등 불쾌한 증상을 일시적으로 진정시키는 ‘대증요법(對症療法)의 약’은 몸을 잠시 편하게는 해주겠지만 회복은 오히려 더디게 한다. 발열이나 기침 같은 증상은 전부 우리 몸이 바이러스를 몰아내려고 싸우고 있는 신호이다. 대증요법 약은 이런 우리 몸의 치유력을 방해할 뿐이다.

독감 백신(예방접종)이나 리렌자(Relenz : 입안에 뿌려 들여마시는 세계 최초의 흡입식 독감 전문 치료제) 같은 치료약은, 실제로 독감을 예방했다거나 치료했다는 의학적 증거가 없다. 기껏해야 ‘효과가 기대된다’는 수준이다. 한편 감기약이나 독감 백신의 부작용으로 사망한 사람은 상당수에 이른다.

고혈압 기준치를 조작해 치료약의 매출을 증가시킨다.

일 본의 경우 고혈압 환자는 4,000만 명,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는 3,000만 명, 당뇨병은 예비군을 포함해 2,300만 명에 달한다. 이러한 수치만 보면 일본에는 엄청난 수의 ‘병자’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이런 상황을 약을 팔기 위한 제약회사와 의사의 속임수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이 정도부터는 치료하는 편이 좋다’라는 고혈압의 진단 기준이 특별한 근거도 없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160mmHg였던 최고혈압(수축기)의 기준이, 2000년에는 140mmHg로, 2008년 대사증후군 검진에서는 130mmHg까지 내려간 상태이다.

나이가 들면 대개 혈압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50세가 넘으면 ‘최고혈압 130mmHg’는 일반적인 수치이다. 하지만 현행 기준에 따르면 이 수치로도 고혈압 환자가 되어 혈압 강하제로 치료받는 처지가 된다.

그 결과, 약품 업계는 큰 이익을 보게 되었다. 1988년에 약 2,000억 엔이었던 혈압 강하제 매출이, 2008년에는 1조 엔을 넘어섰다. 20년 동안 매출이 무려 6배나 뛰어오른 것이다. 그야말로 혈압 상술의 대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다.

총 콜레스테롤 수치도 마찬가지이다. 이 수치가 높은 편이 오래 산다는 것은 이미 10년 전에 밝혀졌지만, 기준치는 좀처럼 높아지지 않고 있다. 스타틴(Statin) 계열의 콜레스테롤 저하제는 연간 2,600억엔에 달하는 물량이 판매되고 있다. 콜레스테롤 관련 의료비는 그 금액의 3배에 달한다고 한다. 문제는 혈압 강하제나 콜레스테롤을 약으로 낮추면 수치는 개선되어도 생명을 단축할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는 세계적으로 실시된 수만 명 규모의 추적 조사에 의해 명확히 밝혀진 사실이다.

대부분의 암은 치료할수록 생명이 단축된다.

암 의 90퍼센트는 치료하는 것보다 그냥 방치하는 편이 건강하게 더 오래 살 수 있다. 유명한 아나운서였던 이쓰미 마사타카는 자신이 악성 스킬스 위암(scirrhous cancer, 경성암)이라는 사실을 밝힌 뒤, 대수술을 받고는 3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다.

나는 20년 동안 150명 이상의 ‘암 방치 환자’를 지켜봐왔지만, 스킬스 위암이라도 몇 개월 만에 사망한 경우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 평소대로 생활하면서도 3년에서 길면 9년 동안 살다가 사망한 환자들도 몇 명이나 된다.

항암제는 맹독이다. 항암제의 효과란 ‘암 덩어리를 일시적으로 작게 하는 것’일 뿐, 암을 치료하거나 생명을 연장하는 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일본인의 암은 대부분 위암이나 유방암처럼 덩어리로 이루어진 고형암으로, 글너 암에는 항암제가 아무런 효과도 발휘하지 못한다. 고통스러운 부작용을 일으키거나 수명을 단축하는 작용만 할 뿐이다.

그 러면 암 검진은 어떨까? 그 역시 유효하다는 증거는 하나도 없다. 암을 아무리 ‘조기 발견, 조기 치료’ 해도 1960년대부터 암으로 인한 사망자의 비율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증상 없이 검사에서 발견된 암은 대부분 생명을 앗아가지 않는 ‘유사암’이다. 진짜 암이라면 이미 전이가 되었을 것이므로 절제 수술이나 항암제 치료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즉 유사 암이든 진짜 암이든, 암은 될 수 있는 한 방치하는 편이 편안하게 더 오래 살 수 있다. p.19~23

이 책의 주제가 무척 도발적이다. 하지만 읽어보면 꽤 근거가 있어 보인다.

약은 ‘독’이다. 모든 약에는 부작용의 위험이 있다. 소량을 단기간 복용하는 정도라면 간이나 신장이 약의 독성을 처리해 주는 경우가 많지만, 약의 복용이 습관화되면 틀림없이 부작용이 나타난다. 그리고 단기간이나 소량이라도 약이 독인 이상 복용하는 사람의 건강 상태에 관계없이 언제 부작용으로 나타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p.79

이건 살짝 겁나는데.

시한부 선고와 같은 의사의 ‘여명’ 진단이 믿을 것이 못 되는 첫 번째 이유는 암의 성장 속도가 사람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암 병소가 발견되었을 때 그것이 크다 해도 오래 사는 사람도 있고, 나이가 들수록 무조건 암의 진행 속도가 느려진다고 말할 수도 없다.

두 번째는 암 병소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정도로 성장하려면 의의로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암은 보통 직경 10센티미터 정도가 되어야 사람을 죽게 할 수 있다. 암세포가 2배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2개월 이상이다. 1센티미터의 암이 10센티미터가 되는 데는 20개월 이상 걸리는데, 사실 이 정도의 앞일이라면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세 번째는 암이 커지면서 성장 속도가 둔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것은 진행 암뿐만 아니라 조기 암에도 나타나는 경향으로, 발견되었을 때보다 더 커지지 않는 조기 암도 드물지 않다. p.88,89

예전 영화나 드라마에는 이런 식의 대사가 많았었는데, 가만히 들어보면 좀 이상하긴 하다.

암검진은 하면 할수록 암이 발견되는 사람이 늘어난다. 그 중에는 오진도 많고,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 유사 암이나 잠재 암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일 본과 서양은 암의 정의가 달라서, 일본은 상피 내에 그냥 머물러 있어도 암의 성격을 가진 세포가 증식하고 있으면 암이라고 진단한다. 반면에 서양에서는 침윤이 일어나지 않으면 암이 아니라고 본다. 따라서 서양에서 암으로 간주되지 않는 병변의 80~90퍼센트가 일본에서는 암이 되어버린다. 일본에서는 암으로 진단받으면 무조건 치료 대상이 되기 때문에 의미 없는 수술로 인한 후유증이나 합병증, 항암제의 부작용을 겪게 된다. p.113

최근에 많은 사람들이 암 진단을 받는데, 이와 같은 경우가 정말 많을 것이다.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고 있는 사람들은 검진을 받지 않는 사람들보다 생명을 앗아가는 진짜 암을 빨리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운명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진짜 암이라면 검진에서 발견도리 정도의 크기가 되기 훨씬 전에 이미 전이가 시작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검진을 받지 않는 사람들은 암 검진에서 발견될 암을 그냥 방치해 두게 된다. 그러나 사망자 수는 검진을 받고 있는 그룹과 다르지 않다. p.114

암에 대해서는 훨씬 더 많은 연구가 있어야 할 것이다.

또 뒤에서 자세히 이야기하겠지만, ‘면역’이라는 이름이 붙은 암 요법에는 근본적인 모순이 있다. 흔히 “인간의 몸속에는 하루에 약 5,000개의 암세포가 생기지만, 면역세포가 그것들을 없애준다”고 한다. 물론 독감 바이러스처럼 외부에서 침입한 ‘이물질’의 경우 면역세포가 이를 붙잡아 제거한다. 그러나 암세포는 몸속의 정상 세포가 변이를 일으킨 것이다. 몸속의 단백질을 사용해 성장한 ‘자기 자신’이므로 면역세포는 이를 이물질로 인식하지 못한다. 면역요법 자체가 모순이라는 말이다. p.137

우리가 과장 광고에 너무 많이 노출되어 있었구나.

곤도 마코토

1948년에 태어났다. 1973년에 게이오대학교 의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방사선과에서 근무하면서 미국 ECFMG(Educational Commission for Foreign Medical Graduates)를 취득했다. 1979년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로스알라모스 국립연구소의 파이온치료소에서 근무한 후, 1980년에 귀국하여 의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립 도쿄 제2병원(현 국립병원 도쿄 의료센터) 방사선의학 센터를 거쳐, 1983년에 임상 동기들 중에서 가장 빨리 게이오 의과대학 방사선과 전임강사가 되었다. 같은 해에 유방암에 걸린 친누이를 유방을 제거하지 않는 유방온존요법으로 치료하면서 당시 일본에서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던 유방온존요법을 보급하기로 결심한다.
1988년에 유방전적수술의 문제점에 대한 논문을 「문예춘추」에 기고하여 유방온존요법이 일본에서 표준치료가 되는 계기를 마련한다. 1995년에 「문예춘추」에 10회에 걸쳐 암에 대한 연재한 글이 독자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여 ‘문예춘추 독자상’을 수상하였고, ‘의료사고 조사위원회’를 공동으로 설립한다. 이듬해에「문예춘추」 연재물을 단행본으로 엮은 『암과 싸우지 마라』가 일본에서 50만 부가 판매되는 베스트셀러가 되어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곤도 마코토는 암의 방사선 치료를 전문으로 하여, 유방온존요법의 선구자로 잘 알려져 있으며, 환자 위주의 치료를 실현하기 위해 의료정보 공개에 적극적으로 앞장서 꾸준히 활동해 오고 있다. 항암제의 독성과 확대 수술의 위험성 등 암치료에 관한 정보를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소개하고 알리기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녀 제60회 기쿠치칸(菊池?) 상을 수상했다. 이외 저서로는 『암 치료가 당신을 죽인다』『의사에게 살해 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등이 있다.
정년을 1년 앞둔 2013년에 곤도 마코토 암 연구소(www.kondo-makoto.com)를 개설하여 세컨드 오피니언 외래환자를 진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