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1000일 이벤트 - yeojachingu 1000il ibenteu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온도에

외투를 챙기는데

날씨는 벌써 초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거 같더라고요.

낭만의 계절 10월에는 큰 행사(?)가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바로 여자친구와

천일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동안의 각종 기념일마다 레스토랑도

참 많이 다녔었는데 말이죠.

벌써 천일이라니!

소설 <천일야화>나

이승환의 명곡 <천 일 동안>처럼

1000일이라는 단어는

아주 긴 시간을 나타내잖아요?

누군가는 한 번도 경험할 수 없다 한다.

그렇게 긴 시간을 함께 보내왔다는 게

흔치 않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여자친구에게 고맙기도 해서

진지하게(?)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오매불망 기다려온 오늘!

입이 간질간질 했지만

이 특급 프로젝트의 보안을

잘 유지시키기 위해 참고

또 잘 버텼네요.

오후에 만난 절친이 축하한다며

갑자기 케이크를 선물해 줘서

급하게 사정을 얘기하고

(하루 종일 들고 다닐 수가 없잖아요ㅠ)

미리 카페 내부에 맡겨두었는데요.

덕분에 2개의 케이크에

초를 붙였답니다.

(소중한 찐 추억 탄생)

아무렴 어떻습니까

맛있게 먹으면 되겠죠?

다들 이런 디저트 정도는

가볍게 1인 1케익 하는 거 아닌가요?

절친 피셜로는 이게 여자친구의

최애 카페 아이템이라더라고요,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을 텐데

세심하게 챙겨줘서,

참 고마웠습니다.

프라이빗 한 원 테이블

맛집 레스토랑을

예약해놨다고 하고

빠르게 걸음을 향했습니다.

연습은 없다.

바로 실전이 시작될 뿐이다.

'안녕하세요.'

망설임 없이 끼익하고 문을 열었습니다.

나만 아는 비밀!

[안에는 아무도 없으니까요]

다 알고 있는 상황인데도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

저는 심장이 빨리 뛰더라고요.

(왜 내가 더 긴장이 됐을까?ㅋ)

서프라이즈를 해주는 사람의 마음도

이렇게 행복할 수 있다는 걸

또 깨달았던 순간이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깜짝 놀란

서울 강북의 새로운 풍경!

뷰&야경 맛집이라 그랬는데

날씨가 흐려서 조망이

안 좋으면 어쩌나 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네요.

도심 야경이 이렇게 예쁘다는 걸

직접 눈으로 확인했네요.

하늘이 흐린 곳과 맑은 곳으로 나뉘며

노을도 지고 있는 시간이라

3-4가지 톤이 섞여 복합적으로

오묘하고 신비한 느낌이

오로라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화려하고

볼수록 매력적인

멋진 풍광의 연속입니다.

행복함에 울먹이는 짝꿍을 토닥이면서,

'앞으로는 더 멋지고

행복한 날들만 보내게 해줄게'

다짐했습니다.

망설이다 표현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마음이었겠죠?

별빛이 쏟아져 내릴 거 같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니

우리 마음속에도 별빛이 쏟아져

내려오는 거 같았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안녕. 그간 몇 차례나 편지를 써왔지만,

이번에 쓰는 편지는 특히 남다른 것 같아.

며칠 전 언니와 어머니 간 대화를 언급하며

내가 너무 애정표현에 서투르다는 얘기를 했었지.

나름대로 많이 표현한다고 표현했는데,

그렇게 느꼈다니 약간은 속상하기도 했단다.

그렇지만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잘 알지?

마음을 꾹꾹 눌러 담은 이 편지가

진심을 잘 전달해 줄 수 있길 바라.

(편지지도 귀엽지 않니?)

지난 천 일 동안 내게 준 추억과 즐거움과 행복은

나를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만들어줬어.

물론 자기는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나의 주변 사람들로부터 늘 듣는 얘기이기도 해.

표정도 밝아지고 말투도

훨씬 부드러워졌다는 얘기 말이야.

앞으로 함께 할 1000일은

자기도 느낄 수 있을 만큼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 거라 생각해.

몇 년이나 되었을까.

한창 시험을 준비하던 어느 날 팟캐스트에서 나온

이벤트 카페의 광고를 듣고

“나중에 내가 결혼할 누군가와 꼭 와서

근사한 저녁을 선사해 줘야지.”라는 다짐을 했어.

지금 이 편지를 쓰는 순간 그곳에 같이 갈 사람이

너라는 생각에 너무도 설레고 신나.

이렇게 예쁘고, 착하고 심지어 어리기까지 한(!)

여자친구일 줄은 몰랐거든. 정말로.

꼭 뭔가를 잘못한 날이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소소한 이벤트랍시고

꽃다발도 선물해 주고 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항상 일상 속 작은 행복을 주는 남자친구가 될게.

오늘 우리가 왔던 이곳보다

더 멋지고 근사한 장소도 데려갈 테야.

내가 힘들 때마다 떠올리는 사람들 가운데 네가 있는 것처럼

나도 네가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사람으로 계속 남을게.

취업 준비에 여념이 없던 지난날의 꿈을 이룬 오늘,

이제 오빠는 다른 꿈을 꿀 테야.

순백색의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은

자기가 내 손을 잡고 사람들의 축복 속에

힘차게 받아 걸음을 내디딜 그날을.

(그리고 그날이 지금부터 천일 이상은 안 걸리기를 바라며...)

그럼 이만!

미래의 남편이.

스위트하고 달달한 하루를 보냈지만

이런 배경 안에 있으니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아쉬웠네요.

아무래도 프러포즈 하러

다시 한 번 더 와야겠다!

이만 마치겠습니다.

일교차가 큰 날씨인데

체력관리 잘 하시고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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