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는 왜 자꾸 문을 열어줄까 요약

『백설공주는 왜 자꾸 문을 열어 줄까』
박현희 저, 뜨인돌, 11,000원

<신데렐라 새엄마>(글공작소, 아름다운사람들)라는 책이 있다. 고전동화 <신데렐라>의 반전 스토리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슬픔에 빠져 하루 종일 혼자 굴뚝 옆에서 지내다가 어느 날 황금마차와 유리구두가 생겨 왕자님을 만나게 되는 신데렐라. 하지만 그녀는 그를 위해 애쓴 누군가를 생각하지 못했다. 그 모든 계획은 새어머니의 배려와 노력으로 이루어졌던 것이다. 원작보다 감동적이라는 평을 받은 이 책은 발상의 전환에서 화제를 모았다.
<백설공주는 왜 자꾸 문을 열어 줄까>(이하 백설공주) 역시 역발상과 재치 있는 서술이 돋보인다. 현재 고등학교 사회교사로 재직 중인 저자가 교사생활과 일상을 통해 깨닫거나 느낀 바를 동화의 전형적이고 일방적으로 강요(?)했던 교훈을 뒤집어 서술한 책이다.
책은 관용의 마을, 일탈의 마을, 지혜의 마을로 챕터를 구분한다. 관용의 마을에는 피노키와 양치기 소년, 아기돼지 삼형제의 두 형을 내세워 어른의 가르침대로 살지 않았던 그들의 입장을 어루만져준다. 일탈의 마을에는 빨간모자 소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인 농부 등 규범에서 벗어난 이들의 과함한 행동 때문에 세상의 선택지가 다양해 졌다고 말한다. 마지막 지혜의 마을에서는 백설공주와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들어 타인과의 건강한 관계가 삶을 살아가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전형적인 메시지에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숨은 이야기를 찾아내 감칠맛 나는 문체를 구사해 독자들에게 ‘읽는 맛’을 선사했다는 면에서 성공적이다. 하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느꼈던 것이나 작가 개인의 경험을 끌어와 역발상과 연계해 또 다른 메시지를 도출하는 구조는 개연성 면에서 조금 아쉽다.
예를 들어 백설공주 이야기를 보면, 방물장수 할머니를 집으로 들여 허리띠를 구경하다가 죽을 뻔하고, 다시 사과장수 할머니에게 사과를 사서 먹다가 죽을 고비를 맞는 백설공주를 보면서 ‘왜 낯선 사람에게 문을 열어주는 어리석은 행동을 반복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다. 그 의문 속에서 난쟁이들이 일하러 간 사이 백설공주 혼자 느꼈을 외로움을 발견하고, 그 외로움이 방물장수를 집으로 끌어들였다는 환기된 발상이 나타난다.
그 발상은 다시 저자의 어린이 교재 방문판매원과의 경험담으로 이어지고, “현대 사회에서 관계가 결핍된 자리가 소비로 채워진다”(141p.)는 전제를 거쳐 이런 결핍이 주는 외로움을 빠져나오는 길은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것”(144p.)이라고 결론 낸다.

하지만 엄마들이 책을 사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외롭기 때문이다. 방문 판매 사원은 언제나 친절하게 나에게 말을 걸어준다. 바쁘고 지친 내게 커피 한잔의 여유를 선사하고, 좋은 말로 내 영혼을 어루만져 준다. 백설공주가 죽음의 위험 앞에서도 문을 열어 주듯, 아이와 함께 집 안에 유폐된 엄마들은 관계의 결핍과 정신적 허기를 어떻게든 채워보려고 지갑을 연다. … 관계를 갖되 좋은 관계에 대한 상상력도 함께 회복하는 일, 그것이 외로움에서 빠져나오는 길이다. 함께 나누어 좋을 이야기, 함께해서 좋을 일들을 맘껏 상상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 좋은 관계 맺기에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139~144p

누가 백설공주가 외롭다고 생각했을까! 저자의 의심과 발상은 가히 상상력에 가깝다. 그런 재치가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의 구조를 책의 부제처럼 ‘동화로 만나는 사회학’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강하게 말하면 제목과 부제의 승리다.
책의 대상이 청소년 뿐 아니라 성인까지 아우르려고 했다면 더구나 이야기의 힘은 약하다. 호기심을 발하게 하는 제목처럼 반짝이는 내용들, 에세이에 가깝게 서술한 자신 개인적인 경험담이 아니라 전문 경제나 사회학적 이슈들을 사용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김지나 기자

동화로 만나는 사회학

이쯤 되면 ‘동화의 난(亂)’이다. 세계 유명 동화들을 소환한 뒤 분해와 조립을 반복한다. 그러고 나면 전혀 다른 결론을 가진 동화가 재구성돼 나온다. 학교 가기 싫다는 피노키오를 굳이 학교에 보내 산업 현장의 일꾼으로 만들려는 자본가들의 음모가 드러나고, 애초부터 성립되기 어려웠던 토끼와 거북이의 ‘불공정한 경주’로 흥행을 노렸던 제3자의 계략이 들통난다. ‘백설공주는 왜 자꾸 문을 열어 줄까’(박현희 지음, 뜨인돌 펴냄)는 이처럼 현직 교사인 저자가 학교와 세상에 대해 품은 의심을 동화로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먼저 동화의 내용에 의문을 품는다. 그리고 동화가 만들어졌을 당시의 사회상 등 여러 여건들을 꼼꼼하게 뒤진다. 이 과정이 추리소설처럼 재밌다.

신데렐라 편을 보자. 저자는 신데렐라가 유리구두를 신었다는 것에 의문을 품는다. 그 불편한 유리구두를 신고 ‘클럽’에 간다? 유리구두 신고 춤추다 넘어져 깨지기라도 하면? 그때는 동화가 아니라 호러 영화가 될 텐데?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을 추적하다, 원래 신데렐라가 신었던 게 유리 구두가 아니라 가죽 구두였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프랑스어로 유리와 가죽의 발음이 아주 비슷한데, 그게 시공을 넘나들다 보니 유리로 변질됐다는 것이다.

왕자가 구두로 신데렐라를 찾았다는 것도 미심쩍다. 사람을 찾을 때 퍼뜩 떠오르는 게 뭔가. ‘몽타주’다. 그런데 웬 구두? 비슷한 사이즈를 가진 사람이 한둘이 아닐 텐데? 필경 왕자는 신발 사이즈로 ‘즉석 만남’을 가졌던 그녀를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을 게다. 그게 뭘까. 기성복, 기성화 등 대량생산 대량소비시대의 관점에서 추리를 하는 한 답은 안 나온다. 영~원히.

정답은 맞춤 구두다. 당시엔 누구나 맞춤 신발을 신었다. 이 세상에 오직 하나, 나만을 위한 신발이다. 그러니 그 신발이 꼭 들 맞는 사람이라면 신발 임자일 확률이 아주 높았을 거라는 게 저자의 추리다. ‘조명발’ ‘화장발’에 감춰진 몽타주로 찾는 것보다는.

저자는 이 지점에서 산업 사회의 그늘을 읽는다. ‘업계의 수작’에 넘어가 철마다 옷과 신발을 사고, 옷장과 신발장은 풍요를 넘어 비만이 될 지경이다. 그런데도 아침이면 딱히 입고 신을 게 없다. 풍요 속 빈곤이다.

책은 시종 이런 방식을 유지한다. ‘사람이 된 피노키오는 행복했을까’(피노키오), ‘거위의 배를 갈랐으니 얼마나 다행인가’(황금알을 낳는 거위) 등 제목만 봐도 단박에 안다. 자칫 지나치게 삐딱한 시각을 전하는 불온 서적쯤으로 여길 공산도 크다. 그러니 그저 유쾌하게 읽으시라. 그러다 보면 행간에 감춰진 예리한 분석과 칼날 같은 풍자에 깜짝 놀라곤 한다. 1만 1000원.

손원천기자

박현희샘이 올 7월 또한권의 책을 냈다.

<백설공주는 왜 자꾸 문을 열어줄까 >

간행물윤리위원회 추천도서로 올라 벌써 2쇄를 찍었다.

둘째 모임은  <동물농장>에 이어

이 책으로 네번째 모임을 했다.

<동물농장>은 예전 '한우리'교재를 살짝 믹스해 사용하는 바람에 파일을 올릴 수 없고

이번 책의 교안은 시간에 쫒겨 대충 만들었다.

1. 일단 책 내용 요약한 마인드 맵

어릴 적 동화책을 읽을 때는 몰랐는데,

아이 엄마가 되어 동화책을 다시 읽다보면 동화가 가진 허점이랄까,

세계관에 '어?  이건 아닌데...' 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 허점들을 모아놓은 책이랄까.

책은 3개의 장 (3개의 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제목을 아주 잘 뽑았다.

특히 '백설공주는 왜 자꾸 문을 열어줄까'는

큰 아이 낳고 우울증에 시달릴 만큼 고독했던 내 경험과도 상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백설공주는,

아이와 온종일 집안에 틀어박혀 있던 주부는,

외로워서 방문판매 사원에게 문을 열어주었던 것이다.

그 외에 공감이 갔던 에피소드는 신데렐라다.

왕자는 왜 하필 구두로 파티의 여인을 찾았을까?

이유는 그 시대 구두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다.

맞춤구두만이 존재했던 시절,

사람들은 지문처럼 고유의 발모양을 가지고 있었고

세상에 자기와 같은 모양의 구두를 가진이는 거의 없다고 봐야했다.

또한 신데렐라의 구두는 원래 유리구두가 아니고

가죽이라 한다.

그러고보니 이해가 확 되네.

아이들도 이 부분이 가장 공감이 갔다 했다.

세밀한 학습지 보다는 각 동화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을 쓰는 게 좋겠다 싶어

교안은 이렇게 휘리릭 작성했다.

<내생각도 그랬어> 라고 공감했던 동화를 골라 자기 생각을 써보고

다른 친구의 생각에 댓글을 다는 식으로 진행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2011 백설공주는 왜.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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