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8일 공군 전투기가 왜 서울에

입력2022-10-14 07:20:29 수정 2022.10.14 07:20:29 민병권 기자

합참, 13일 밤 10시30분부터 북측 군용기 항적 탐지

北, 14일 0시20분까지 전술조치서 넘어 시위성 비행

우리 공군 우세한 공준 전력으로 '비례 대응'조치 나서

北 14일 오전 1시 49분에는 SRBM 1발 동해상으로 쏴

조선통신 "남조선 13일 포사격에 우리도 군사조치"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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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전투기 등이 지난 8일 항공 공격 종합훈련을 실시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한밤에 동·서부 전선 군사분계선(MDL) 및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북방 지역으로 군용기 10여 대를 동원한 위협비행을 감행했다. 이에 우리 군은 첨단의 스텔스전투기 F-53A 등을 긴급 출격시켜 ‘비례 대응’했다.

합동참모본부는 14일 기자단에 문자공지를 통해 “우리 군은 10월 13일 22시 30분께부터 14일 0시 20분께까지 북한 군용기 항적 10여개를 식별해 대응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 북한 군용기는 전술조치선(TAL) 이남 서부 내륙지역에서 9·19 군사합의에 따라 설정한 비행금지구역 북방 5㎞(군사분계선 북방 25㎞) 인근까지, 동부내륙지역에서는 비행금지구역 북방 7㎞(MDL 북방 47㎞)까지, 서해지역에서는 북방한계선(NLL) 북방 12㎞까지 각각 접근했다가 북상했다”고 설명했다. 전술조치선이란 우리 군이 유사시 북한의 공중 도발에 대응해 자체적으로 MDL 및 NLL 북쪽 20~50km 상공에 설정한 가상의 선이다. 북측 항공기 등이 전술조치선을 넘어 남하하면 우리 공군 전투기 등이 즉각 출격해 MDL 이남으로 넘어오지 못하도록 전술조치 등을 한다.

우리 공군은 F-35A를 포함한 우세한 공중전력을 긴급 출격시켜 대응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북한 군용기의 비행에 상응한 비례적 대응기동을 실시했다. 추가적으로 후속지원전력과 방공포대전력을 통해 만반의 대응태세를 유지했다. 합참은 “우리 군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군의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도발에 대비해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 6일에도 전투기 8대와 폭격기 4대로 우리 군이 설정한 '특별감시선'을 남하해 무력시위성 편대비행을 감행했다. 또한 8일에는 150대(북측 주장)를 투입해 '대규모 항공 공격 종합훈련'을 전개했는데 실제 투입된 항공기 규모는 북측 주장보다 많이 작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북한은 14일 자정을 넘긴 한밤에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도 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의 포사격에 대한 대응군사행동이라고 주장하며 책임을 전가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오늘 오전 1시 49분경 북한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지난 9월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8번의 미사일 발사 도발(탄도미사일 7번, 장거리 순항미사일 1번)을 감행하는 등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대변인 명의 발표를 보도했다. 총참모부 대변인은 발표에서 "전선적정에 의하면 10월 13일 아군 제5군단 전방지역에서 남조선군은 무려 10여 시간에 걸쳐 포사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우리는 남조선군부가 전선지역에서 감행한 도발적행동을 엄중시하면서 강력한 대응군사행동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우리 군대는 전선지역에서 군사적긴장을 유발시키는 남조선군부의 무분별한 군사활동에 엄중한 경고를 보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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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한미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훈련에 참가한 미 F-35B 편대가 군산기지에 착륙해 주기장으로 이동하는 모습. 공군 제공, 뉴스1

북한이 4일 한·미 연합공중훈련에 대응해 군용기를 동원한 비행 도발을 감행했다. 전날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의 연장 발표 직후 군서열 1위인 박정천 노동당 비서 명의의 담화를 내고,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스커드-C 추정) 3발과 80여 발의 포병사격을 한 데 이은 대응 조치로 파악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11시경부터 4시간여동안 북한 군용기 180여대의 비행 항적을 식별해 대응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북한 군용기는 전술조치선(TAL) 이북의 내륙과 동·서해상 등 다수지역에서 활동했다.

합참에 따르면 이날 비행에 참여한 북한의 일부 폭격기는 시위성 공대지 사격을 벌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날 동원된 북한의 전투기들 미그와 수호이 계열로, 상당수가 구형 전투기인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이 구형 전투기들까지 총동원해 벌인 시위에 우리 군은 스텔스 전투기 F-35A가 포함된 80여기 등 압도적 전력을 긴급 출격시켜 대응했다. 비질런트 스톰에 참가하고 있는 한·미의 최신예 군용기 240여 대도 계획한 훈련을 차질 없이 진행하며 대비태세를 유지했다.

북한이 공군 전력의 차이를 알면서도 무모한 대응을 한 배경과 관련 외교가에선 "북한이 한·미의 공중훈련을 '최고존엄'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을 '결사옹위'하는 것을 국가를 지키는 것과 동일시하는 북한이 공군의 극단적 비대칭성을 절대적 위협으로 인식한다는 의미다.

합동참모본부는 2일 북한의 동해상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NLL 이북 공해상으로 공대지미사일 사격을 했다. 우리 군은 전군 경계태세를 격상했고 오전 11시 10분부터 우리 공군 F-15K와 KF-16의 정밀 공대지미사일 3발을 ‘동해 NLL 이북 공해상, 북한이 도발한 미사일 낙탄 지역과 상응한 거리’의 해상에 정밀사격을 했다. 사진은 이날 공군 F-15K에서 SLAM-ER을 발사하는 장면. 연합뉴스

실제 북한은 한·미의 공군 전력이 참여하는 훈련에 유독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북한은 전날 정부가 비질런트 스톰 연장을 발표하자, 이례적으로 신속히 박정천이 담화를 낸 데 이어 SRBM과 포병 사격으로 대응했다. 그런데 북한이 발사한 SRBM 3발의 비행거리는 490㎞, 고도 130㎞였고 속도는 마하 6에 그쳤다. 군 당국은 이를 액체 연료를 사용하는 구형 스커드 계열로 보고 있다. 북한이 수십년 전에 개발된 '구닥다리' 미사일을 꺼내 발사할만큼 긴급한 시위성 대응을 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북한은 지난달 6일에도 전투기 8대와 폭격기 4대로 위협 비행을 하며 공대지 사격을 벌였고, 이틀 뒤인 8일에는 150여대를 동원한 '대규모 항공 공격 종합훈련'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군 당국에 따르면 당시 북한은 6·25전쟁 때 썼던 미그-15까지 투입시켰고, 일부는 비행 과정에서 추락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3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소재 앤드루스(Andrews) 공군기지를 방문, B-52와 B-1B의 능력과 작전운용에 대해 브리핑 받고 있다. 연합뉴스

박용한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에 대해 "현실적으로 북한이 공중전에서 한·미에 우위를 점하기는 어렵다"며 "이 때문에 북한이 미사일과 구형 전투기를 투입해서라도 대공 방어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려 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3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제54차 한·미 안보회의(SCM) 공동성명에는 처음으로 "김정은 정권의 종말"이란 문구가 공식적으로 언급됐다. 한·미 동맹의 현안을 결산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담은 사실상의 '외교문서'에 '김정은 정권 종말'을 명시한 것과 관련해선 "북한에 가장 위협을 줄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배치한 면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최근 한·미의 대북 대응 과정에서도 김정은을 직접 겨냥한 듯한 움직임도 포착된다.

미국 드론 ‘MQ-9 리퍼’는. 그래픽=김영옥 기자

군은 지난 2일 북한이 군사분계선(NLL) 이남에 미사일을 발사하자 슬램(SLAM)-ER 등 공대지미사일 3발을 NLL 북쪽을 향해 '정밀사격'해 대응했다. 슬램-ER의 사거리는 280㎞다. 속초에서 쏘더라도 평양이 주요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미국 역시 최근 F-22 '랩터'와 '침묵의 암살자'라고 불리는 무인 공격기(드론) MQ-9 '리퍼'를 주일 미군기지에 배치했다. 모두 김정은에게 직접 겨냥할 수 있는 무기다.

이와 관련 최근 평양에선 김 위원장의 집무실 일대에 지하시설을 확충하는 공사를 하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되기도 했다. 지난 9월에 채택한 '핵무력 정책' 법령에 "핵지휘부에 대한 위협이 고조될 경우 핵을 자동으로 발사한다"는 조항을 명시한 것 역시 김정은에 대한 '참수작전'이 발생할 가능성을 의식한 거란 분석도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10일 김정은 총비서의 지도 하에 전술핵운용부대들의 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필요성도 없다"라는 강경 메시지를 냈다. 뉴스1

한 국책연구기관 연구위원은 "과거에도 북측에 '한·미가 수뇌부 제거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비공식 채널을 통해 명시하면서 김정은을 두렵게 만드는 압박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정보당국의 보고서가 정식 보고된 적이 있었다"며 "최근 북한 도발의 이면에는 '최고존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작용한 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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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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