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세계는 어떤

★ 아마존 베스트셀러
★ 아마존 자기치유(SELF-HELP) 분야 1위

남은 자의 슬픔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위로의 책
9·11 테러 이후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이며 베스트셀러가 된 책

오늘도 대한민국, 아니 전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사건, 사고가 터지고 있고 예기치 못한 사별에 한없는 슬픔에 잠긴 사람들이 많다. 처음 상실을 겪은 직후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에게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상실의 슬픔은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 된다. 어떻게 보면 진짜 슬픔은 이때부터인지 모른다. 관심을 가져주던 이들은 속속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세상은 전과 다름이 없다. 선한 의도로 사람들이 건넨 위로는 비수가 되기도 하며, “아직도 슬퍼하고 있느냐?”는 말은 나를 나약한 사람으로 만들고, 애도할 시간을 앗아간다. 그들이 나쁜 것이 아니다. 같은 경험을 하지 못했기에 ‘공감’을 하기 힘든 것일 뿐. 이럴 때, 우리는 대체 어떻게 상실의 상황을 견뎌내야 하는 것일까?
《상실 그리고 치유》는 1994년 출간되었으나 2001년 9·11 테러가 일어난 이후, 미국에서 다시금 주목을 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된 책이다. 9·11 테러는 전 세계적인 문제가 될 만큼 커다란 비극이었고 순식간에 수많은 사람들이 가족의 비참한 죽음을 겪었다. 그렇게 미국 사회 전체가 슬픔에 잠겨 있을 때 오래전 딸을 잃은 한 어머니가 날마다 전하는 이 조용한 메시지는 비통함에 빠진 유가족뿐 아니라 미국 사회 전반에 따뜻한 반향을 일으켰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의 마음에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 책은, 완벽한 해답은 아닐지라도 남은 자들의 아픔을 부드럽게 어루만져주는 위로의 이야기이다.

딸을 잃은 작가, 같은 슬픔을 경험한 사람들을 감싸 안다

M. W. 히크먼의 《상실 그리고 치유》는 심리학 서적이나 이론서가 아니다. 히크먼은 콜로라도 산맥에서 휴가를 즐기던 어느 화창한 여름날 오후, 열여섯 살 딸을 낙마 사고로 잃었다. 그리고 긴 시간의 아픔을 지나 다시 온전한 삶을 찾았다고 느꼈을 때,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슬퍼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글을 써내려갔다.
슬픔에서 벗어나면 그리운 사람과 연결된 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죄책감 없이 일상의 경이로움을 느껴도 되는 것일까? 다시 인생을 살게 되었다고 생각했을 때 갑자기 몰려드는 생생한 슬픔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사후 세계와 신은 있는 것일까? 나는 대체 왜 이렇게 오랜 시간 슬퍼하는 것일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히크먼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과 의문을 딸을 잃은 아픔을 겪은 사람으로서 ‘함께한다’. 때로는 함께 고민하고 때로는 슬픔을 토로한다. 섣불리 가르치려 하지 않고, 그저 자신이 슬픔을 거치며 얻은 깨달음을 조용히 이야기한다.
《상실 그리고 치유》는 타인에게는 이미 오래전 사건이 되었지만, 당신에게는 여전히 현재형인 아픔과 의문점을 함께 묻고 답을 찾는 시간을 제공한다. 이 책이 비록 마법처럼 슬픔을 단번에 치유해줄 수는 없을지라도, 매일의 명상으로 펼쳐지는 이 책을 통해 당신은 슬픔을 나누었다는 위안과 함께 삶에 한 걸음 다가간 자신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날마다 명상을 하면서 조금씩 마음의 평화로 나아가는 책

《상실 그리고 치유》는 1월 1일부터 그해 12월 31일까지 일기 형식의 명상집으로 쓰였기에 어느 달, 어느 날을 펼쳐도 상관없다. 여기에 실린 글들이 대체로 짧은 것은 슬픔을 처음 겪을 때에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짧기 때문이며, 때로는 함축적인 생각이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여러 성인들과 윌리엄 셰익스피어, 빅토르 위고, 괴테와 같은 명사들의 격언이 그날의 명상과 함께 수록되어 있으며 매일의 명상 끝에는 그날의 깨달음이 요약되어 있다. 이 책은 1994년 미국에서 처음 발간됐고, 2001년 9·11 테러 이후 아마존 자기치유 분야 1위에 오르며 미국인들의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해주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아마존 베스트셀러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포근한 안식처가 되어주는 책이다.

■ 아마존 독자 서평

“이 책의 글들을 매일 기억해보면서 영혼의 슬픈 상처를 천천히 치료한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영원한 사랑이었던 내 남편 잭의 멋진 모습을 용기를 내어 떠올려본다.”_Louise C. Stone

“슬픔에 빠져 있던 내게 이 책은 다른 어떤 책이나 방법보다 도움이 되었다. 다른 말이 더 필요할
까?”_Stantondude

“9·11테러 때 사촌을 잃었다. 친구 한 명이 내게 이 책을 보내주었는데, 처음에는 읽기를 망설였다. 왜냐하면 이런 책은 다 비슷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단 읽기 시작하자, 이 놀라운 책은 내가 가장 아끼는 책이 되었다.”

“최근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두 명의 친구에게 이 책을 건네주었다. 자신이 겪고 있는 감정과 슬픔의 과정을 이해하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히크먼은 나의 감정을 스스로 명확하게 이해하게 해주고 그녀만의 진실된 언어로 위로를 해준다. 짧지만 간단명료하고, 견디기 힘든 상실의 고통을 눈치채주며 ‘빨리 극복하라’고 압력을 주지도 않는다. 그리고 내가 겪고 있고 있는 슬픔을 스스로 지탱할 수 있을 때까지 양팔로 나의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 안으며 토닥여준다. 슬픔의 고통을 겪고 있는 친지에게 건넬 ‘적절한 말’을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망설임 없이 이 특별한 지혜가 담겨 있는 작은 책을 추천한다.”
_ Jane W. Jones

“이 책은 상실 속에서 희망의 일면을 발견하게 해준다. 내가 가장 힘든 시기에 이 책은 은총과 희망으로 힘을 주었다.” _ Christine W. Kiely

◇애도 클럽/타일러 페더 지음·박다솜 옮김/212쪽·1만6000원·문학동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세계는 어떤

“엄마는 숨을 들이쉬고 다시 내뱉지 않았다. 상실이라는 현실이 차갑게 내 발밑을 받치고 있었다.”

2009년 19세 대학생이던 저자의 엄마가 돌아가신다. 난소암 4기 선고를 받고 몇 개월 지나지 않아서였다. 그로부터 10년 넘게 지났다. 이따금 상실의 기억이 어제 일처럼 급습해 오지만 엄마가 없다는 사실을 자신의 정체성 중 하나로 내세울 정도로 덤덤한 날이 더 많다. 슬픔이 흐려진 지금, 저자는 엄마의 투병 과정, 장례식 등 그간 마주하지 못한 상실의 순간을 정면으로 보기 시작한다.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는 47세에 유명을 달리한 엄마 론다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림으로 보여준다. 론다는 갈색 반달눈에 소가 혀로 핥은 듯 곧추선 앞머리, 주근깨가 있는 매끈한 팔을 가진 사람이었다. 얼굴 구석구석 특징과 사소한 습관까지 그림과 글로 되살려낸다. 난소암 4기라는 이야기를 듣고 우는 저자를 엄마는 되레 위로한다. 엄마 그림엔 ‘죽어가는 사람’, 본인 그림엔 ‘안 죽어가는 사람’이란 문구를 각각 넣은 뒤 “이 장면에서 뭐가 잘못됐을까?”라며 웃음을 유발한다. 가장 슬펐던 때를 돌아보면서도 경쾌함을 잃지 않는다. 눈물샘만 자극하는 전개가 아니라는 점은 이 책의 매력이다.

암이 뇌와 폐까지 전이된 뒤 아기처럼 변해버린 엄마의 모습도 그린다. 엄마의 마지막 순간과 저자의 복잡했던 머릿속, 조문객들이 던진 “넌 좀 어떠니?”라는 질문에 적당한 답을 찾지 못해 고민했던 기억, 가족이 각자의 방식으로 회복해가는 모습, 현재의 삶에 이르기까지 모두 담았다.

이 책은 사랑하는 이를 잃고 괴로워하는 이들을 위한 책. 한 개인이 겪은 상실과 회복 과정을 만화로 보여주며 삶을 뒤흔든 슬픔에서도 얻는 것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를테면 일찍 엄마를 잃은 이들과 급속도로 가까워질 수 있는 것,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에게 어떤 말이 가장 위안이 되는지 알게 되는 것 말이다. 슬픔엔 어떤 규칙도 없지만 무서운 놀이기구를 탈 때처럼 누군가와 함께할 때 훨씬 덜 무섭다는 것만은 분명하다는 저자의 말이 무엇보다 와 닿는다.

손효주 기자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자신의 딸에게는 남자친구에게 너무 몰입하지 말라고 하면서 스스로는 죽은 남편 가렛의 환영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며 공허함과 아픈 추억 때문에 늘 함께 가던 미술관조차 가지 못한다. 남편이 바다에서 익사하고 나서는 수영조차 할 수 없었던, 잠자리에서도 남편이 죽은 멕시코 해변의 바다 소리가 들릴 정도로 남편과 사별한지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의 환영 속에서 살고 있는 여자 니키(아네트 베닝 분, Annette Bening, 1958~ ).


 

그는 어느 날 딸의 조언으로 남편과 자주 갔던 미술관을 다시 찾았다가 남편과 똑같이 닮은 화가 톰(에드 해리스 분, Ed Harris, 1950~ )을 만난다. 마치 죽은 남편이 환생해 돌아온 듯 그래서 그는 그 화가를 다시 만나기 위해 몇날 며칠을 기다리다 그를 찾아 나선다.  미술대학에서 강의 중인 그를 찾아가 청강을 신청하며 접근한다. 그리고 그에게 그림 그리는 개인교습을 받게 된다. 남편과 함께 찾던 초밥집 주방장이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인사를 할 정도로 닮았다.


 

영화 속 미술관은 극중 배경이 되는 LA에 있는 로스엔젤리스 카운티 미술관(LACMA, 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이다. 1910년에 개관한 이 미술관은 약 12만 점의 소장품을 자랑하며 고대로부터 근․현대까지, 고고학에서 현대미술에 이르는, 그리고 영화와 새로운 매체 예술까지 다양한 장르를 다루는 종합 박물관 성격의 미술관으로 매년 백만 명 이상이 찾는 대중적인 공간이다. 1980년대 접어들어 비약적인 발전을 한 LACMA는 기부금과 컬렉션을 획기적으로 늘렸고 새로운 건물들을 신축하면서 확장해 나갔다. 그 후 2004년 LACMA 이사회는 렌조 피아노와 렘 쿨하스 등 세계적인 건축가를 초치해서 대규모 확장과 리노베이션을 통해 오늘의 모습을 이루었다. 자연 채광과 오픈된 가변형 박물관의 전시 시스템은 LA주민의 자긍심이 되어주는 랜드마크이다.


로스엔젤리스카운티 미술관 LACMA


 

아무튼 영화 속 두 사람은 이렇게 미술관에서 만나 서로 다가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니키는 같은 남자면서 다른 남자인 톰을, 톰은 “같이 있으면 기분 좋은 고통”을 느끼는 니키와 점점 깊은 관계로 발전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니키는 같은 두 사람 사이에서 고민한다. 톰도 사랑하는 아내 앤(에이미 브렌너먼 분, Amy Brenneman, 1964~ )과 헤어진 상처를 지닌 남자다. 하지만 니키를 만나면서 앤의 미망에서 빠져나와 10여 년 전 아내와 헤어지며 접었던 그림을 다시 시작한다.

 

니키는 사랑하는 사람을 되찾았다고 생각하지만 고통스럽다. 영화는 묻는다. 과연 죽은 남편과 똑같이 닮은 다른 남자를 사랑하는 니키의 사랑을 과연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또 이런 사랑이 가능할까라고 말이다. 하지만 니키는 이런 환영 속 가렛과 실재의 톰 사이에서 자신의 사랑이 톰을 향한 것인지 아니면 가렛과의 사랑의 연장인지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면서도 환영 속 가렛도 실재의 톰도 모두 사랑한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톰이 니키의 사랑 가렛의 대역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까봐 전전긍긍한다. 아니 사랑하는 톰이 상처를 입을 까봐 니키는 그 사실을 애써 숨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세계는 어떤


 

그에게 톰은 부활한 가렛이었다. 이는 영화의 가장 큰 줄기로, 이미 니키가 다시 찾은 L.A 카운티미술관의 배경에서 이미 그 사실을 예고하고 있다. 이곳에서 톰을 만난 그날 그는 렘브란트(Rembrandt Harmensz. van Rijn, 1606~69)의 ‘나사렛의 부활’(1630~31, 패널에 유화, 81.5cm x 96.2 cm, LACMA 소장)이라는 작품을 본다. 렘브란트는 빛과 그림자의 연극적인 대비를 통해 신비하며 극적인 화면을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그린 ‘나사렛의 부활’에서도 그의 이런 특징은 잘 나타난다.


The Raising of Lazarus. 1630, oil on panel,
96.2x81.5 cm, 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예수의 절친한 친구였던 나사로가 죽은 지 3일째 되던 날, 예수가 “나사로야, 나오너라”고 말하자 나사로가 되살아나왔다. 죽은 자를 살린 이 기적은 요한복음 11장에 나오는 이야기다. 여기서 예수는 기적을 행하는 초연하고 무감각한 신이 아니라 감정을 지닌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예수가) 본래 마르다와 그 동생과 나사로를 사랑하시더니”라는 구절과 “예수께서 눈물을 흘리시더라”는 구절이 바로 그것이다. 이 기적을 전하는 복음서는 요한복은 뿐이지만 예수가 나사로를 되살려낸 내용의 소설과 희곡 그리고 그림은 매우 많다. 왜냐하면 최후의 심판을 통해 영원한 삶에 들게 되는 상징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그림 속 나사로는 죽은 사람으로 부패한 신체에도 불구하고 창백한 얼굴로 다시 살아나 예수와 자매들을 만난다. 그림은 기적을 목도하는 마리아의 얼굴이 가장 빛나며 그 빛이 예수의 얼굴과 기적을 행한 오른손, 그리고 벽에 걸린 칼과 활로 이어지다가 결국 부활하는 나사로의 얼굴에 비춰진다.

 

영화는 또한 거장 감독 히치콕(Alfred Hitchcock, 1899~1980)의 영화 ‘현기증’(1958년작)에서 중요한 플롯을 빌려왔다. ‘현기증’에서 주인공은 친구의 부탁으로 그의 아내 매들린을 미행하다 강물에 뛰어든 그녀를 구하면서 사랑에 빠진다. 그 후 수녀원 종탑에서 그녀가 죽고 그를 살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그녀의 흔적을 찾아 함께 했던 장소를 돌아다닌다. 그러다 그는 죽은 여자와 똑같이 닮은 여성 주디를 만나게 되면서 혼란에 빠지며 집착을 보이며 사건은 전개된다. 이런 소재를 가지고 히치콕 감독이 스릴러를 만들었다면 이 영화 ‘페이스 오브 러브’의 감독 아리 포신(Arie Posin)은 멜로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히치콕 <현기증>의 한 장면


영화는 단출하게 큰 배우 세 사람에 의해 이끌려나간다. 니키역을 아네트 베닝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중년의 사랑 아니 노년의 사랑을 맛깔나게 연기한다. 게다가 짧은 머리와 여전히 귀여운 미소가 젊은 날의 사랑을 이어가는 여성의 모습으로 이어진다. 톰과 가렛, 1인 2역을 맡은 애드 해리스의 선 굵은 얼굴은 멜로나 로맨스영화에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주름투성이의 눈가에서 인생의 경륜과 함께 자의식이 강한 화가로서의 성격이 확연히 드러낸다. 이 두 사람의 깊이있는 연기가 다소 뻔할 수 있었던 멜로영화를 심리적인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렸다.
 

톰과 가렛을 동시에 사랑하게 되는 니키는 톰의 옷차림까지 가렛화한다. 어느 날 니키는 톰의 집에 저녁 초대를 받아 방문하게 되는데, 그의 아틀리에에서 휘장에 감싸인 그림을 발견한다. 하지만 톰은 보여주지 않는다. 착란과 환상에서 톰은 늘 가렛이 되고 니키는 톰을 가렛이라 부르는 혼란 속에서 불안한 사랑을 이어간다. 그 와중에 남자친구와 결별한 딸이 집에 찾아오자 니키에게 가렛이었던 톰은 톰이 되어 집을 나간다.
 

 

니키는 상실감에 젖어 불현듯 남편과 자주 찾았던 멕시코 해변으로 떠난다. 집을 나서면서 찬장 문을 닫는데 도마가 튀어나와 문이 열리며 무언가 불길한 사건이나 사고를 암시하는 듯했지만 그녀는 그대로 떠난다. 멕시코 해변에 나타난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남녀 한 쌍, 하지만 날씨 탓에 바다가 거칠어져 수영을 할 수 없어 어느 바에 들른다. 그곳에서 톰은 니키와 전남편 가렛이 함께 찍은 사진을 발견하고 니키의 자신에 대한 사랑의 실체, 본질을 눈치 챈다. 그는 니키에게 “나하고 닮았어요. 나하고 똑같더군요.”라고 말하며 그녀가 사랑한 것은 자신이 아니라 자신과 닮은 전 남편이라는 사실을 확인한다. “나를 보면 죽은 남편이 떠오르나요?”라며.

 

죽은 남편과 똑같이 닮은 사람을 다시 만나서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하나로 생각했던 니키는 사랑의 착란과 들켜버린 절망에 남편이 익사한 그 바다에 죽으려고 뛰어들지만 톰이 발견하고 살려낸다. 이때 니키는 처음으로 톰의 이름을 부르며 “제발 날 두고 떠나지마, 여기 있다고, 내가 나쁜 건가요”라며 톰을 잡지만 톰은 니키를 떠나고 화면 속 바다는 파도가 매우 거칠다. 니키는 집으로 돌아와 다시 남편을 잃은 일상으로 돌아오고 늘 니키바라기로 그의 주변을 맴도는 로빈 윌리엄스(Robin Williams, 1951~2014)가 연기한 로저와 친구처럼 일상을 이어간다.


 

그리고 1년 후 미술관에서 온 “톰 영 추모전시회; 인생”이라는 초대장을 발견한다. 그리고 전시장을 찾아 톰이 죽고 나서 열리는 유작전이라는 사실을 확인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톰의 전 아내를 만나 그의 건강에 좋지 않았다는 사실과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전시장을 돌아보는 니키의 등 뒤로 커다란 작품 한 점에 줌 인하면서 영화는 마무리단계로 들어간다. 그 그림은 니키가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있고 그것을 지켜보는 톰과 창문에 비친 톰 아니 가렛이 있다. 그 작품의 제목은 영화제목과 같은 ‘페이스 오브 러브’이다.

그리고 자신의 집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면서 니키의 모습과 함께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전형적인 멜로물로 종말을 짓는다.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던 극락조(Bird of Paradise)의 “정열과 환상 그리고 영원한 사랑”이라는 꽃말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