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비스 종이비행기 - teulaebiseu jong-ibihaeng-gi

트래비스

트래비스

“자, 여러분 이 곡 코러스 부분에서는 모두 점프해요. 그게 전통이랍니다. 마지막 곡이에요.”

1~3일 사흘간 인천 송도 달빛문화공원에서 열린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하 펜타포트)의 마지막 날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오른 영국 밴드 트래비스는 앙코르 끝 곡으로 ‘와이 더즈 잇 올웨이즈 레인 온 미?(Why Does It Always Rain On Me?)’를 노래했다. 3일 오후 3시경부터 내린 가랑비는 오후 11시가 되자 슬슬 그쳐갔다. 트래비스의 노래는 살랑바람이 돼 축축해진 몸을 쾌적하게 달래주는 듯했다. 트래비스는 앙코르 포함해 두 시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관객들의 합창과 함께 공연을 이어갔다. ‘클로저(Closer)’가 흐를 때 관객들은 어김없이 무대 위로 종이비행기를 날렸다. ‘펜타포트’가 마치 트래비스의 단독공연이 된 것 같았다. 이러한 광경은 국내에서 트래비스의 특별한 인기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수염이 덥수룩한 트래비스의 리더 프랜 힐리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스타세일러

스타세일러

‘펜타포트’ 마지막 날에는 영국 밴드들이 강세를 보였다. 2009년 이후 오랜만에 한국을 찾는 스타세일러는 소리 지르지도 않고, 뛰어다니지도 않고, 그저 노래의 힘으로 무대를 채웠다. 오랜만에 원년멤버가 재결합한 스타세일러는 공백을 무색케 할 만큼 탄탄한 사운드와 제임스 월시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제임스 월시는 “지난 한국 공연에서 이 곡을 했을 때 관객들이 모두 미친 듯이 뛰어댔던 장면을 잊을 수 없다. 그야말로 최고의 순간이었다”며 ‘텔 미 잇츠 낫 오버(Tell Me It’s Not Over)’를 연주했다. 이어 최고 히트곡 ‘포 투 더 플로어(Four To The Floor)’가 흐르자 2만 관객이 들썩였다. 장필순, 조동희, 오소영은 한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특히 장필순은 페스티벌에 걸맞게 파워풀한 보컬을 들려줬다. 장필순이 오른 드림 스테이지는 음향상의 문제로 사운드가 다소 울렸지만, 장필순의 소리는 이러한 악재를 뚫고 감동을 전했다. 이외에 불독맨션, 로맨틱펀치, 해리빅버튼 국내 밴드드로 흥겨운 무대를 연출했다. 킹스턴 루디스카는 연주를 강조한 무대로 관객들 가슴에 불을 댕겼다. 이들은 레게리듬 위로 관악기들의 뜨거운 솔로들을 펼치며 페스티벌에 어울리는 순간을 연출했다. 이는 MR을 깔고 공연한 스컬앤하하와 비교가 되기도 했다. 주최 측 관계자는 3일 ‘펜타포트’에 약 2만8,000명의 관객이 몰렸다고 전했다. 이로써 펜타포트는 사흘간 총 9만3,000여 명을 동원(1일 2만2,000, 2일 4만3,000)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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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권석정 사진제공. 예스컴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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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일 올림픽공원에서 내한공연 ..."최근 앨범 수록곡 선보일 것"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1990년대, 영국 '브릿 팝(Brit-Pop)'이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되자, 이에 편승한 수많은 모던 록 밴드들이 생겨났다. 하지만 20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 살아남은 밴드는 손에 꼽힐 정도다. 20년이란 세월은 한 밴드가 생존해 버티기에 호락호락한 시간은 아니다.

하지만 트래비스(Travis)는 여전히 건재하다. 1996년, 첫 정규 EP 'All I Wanna Do is Rock'을 발매하면서 브리티시 록의 계보를 잇는다는 찬사를 받으며 등장한 트래비스는 비교적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오아시스, 블러, 라디오헤드 등과 자주 비교되곤 했다. 콜드플레이의 보컬 크리스 마틴 역시 "트래비스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정도였다.

특히 서정적이고도 감성적인 가사와 친숙한 멜로디로 대중들을 사로잡았는데, 국내에서도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Why does it always rain on me?' 'Turn' 'Closer' 'The boy with no name' 등의 히트곡 등은 이 시대 록 음악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오는 25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내한공연을 갖는 트래비스를 이메일로 먼저 만나보았다.

▲올해로 결성된 지 약 20주년이 됐는데 지난 20여년의 시간을 평가해본다면? 또 오랜기간 동안 한 팀을 이룰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우리는 성인이 된 후 거의 모든 시간을 이 밴드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해왔다. 그 누구보다 우리는 가족 같은 존재이고 가족은 기쁨과 슬픔을 늘 함께 하는 사이이지 않은가. 우리가 항상 함께 할 수 있는 이유? 글쎄, 우리는 이 세상의 가장 대단한 순간들을 함께 하고, 또 그 느낌을 함께 누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국 팬들은 내한공연 소식에 벌써부터 종이비행기를 접고 있다. 이 이벤트 때문에 한국 팬들에 대해 각별한 관심이 생겼다고 들었다. 종이비행기 이벤트를 처음으로 접했을 때 느낌은 어땠나?

"무대에서 바라본 관객들의 종이비행기 이벤트는 정말 아름다웠다. 무엇보다도 한국 관객들은 따뜻하고 그 열정과 에너지가 대단하다. 관객과의 호흡은 사전에 미리 예상할 수 없다. 그래서 그런 에너지는 공연 중 나올 수도 나오지 않을 수도 있는 예측불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 공연에선 늘 관객과 호흡한다는 것을 느끼고 돌아간다."

▲데뷔 초에는 브릿팝이라는 장르때문에 다른 밴드와 비슷한 색깔을 보인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는데, 억울한 점은 없었나?

"나도 새로운 밴드가 세상에 나오면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듯, 언론도 마찬가지다. 새 밴드가 나오면 언제나 비교당하는 것은 피해갈 수 없는 과정인 것 같다. 하지만 어쨌든 트래비스는 세월이 지나면서 점점 우리만의 사운드를 만들어 가고 우리만의 방향성을 유지해 왔다고 생각한다."

▲2000년대 후반 들어가면서 트래비스만의 독자적인 색깔이 더욱 확고해진 것 같다. 아마 2007년에 발표한 'The Boy With No Name'부터인 것 같은데, 트래비스만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고민과 노력을 하나?

"우리는 늘 자연스럽고 직관적으로 곡 작업을 하려고 한다. 많은 생각과 마음이 담긴 곡이 아니면 모든 걸 망쳐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것도 없는 종이에 우리 마음이 담긴 음악을 만들어 내는 데에는 아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가사가 항상 서정적이고 따뜻하다. 가사를 쓸 때 항상 염두해두는 점이 있다면?

"가사에 대한 아이디어나 문장이 나 자신과 공명이 잘 되면 언제 어디서 누가 들어도 가사에 대한 나의 생각과 연결되는 것 같다."

▲수많은 대표곡이 있는데, 트래비스가 생각하는 트래비스의 대표곡은 뭔가?

"모든 곡들은 밴드에게는 다 히트곡이기 때문에 앨범에 담는다. 하지만 일단 앨범이 세상에 나오게 되면서부터 각각의 곡들이 향하는 방향이 다르고, 라이브를 하면서 또 달라지는 것 같다. 그 이유에서 관객들이 따라 불러 주는 노래로 따지자면 'Closer'는 'Why Does it Always Rain on Me'의 인기 상승세 보다는 좀 덜 했던 것 같다."

▲긴 시간을 한 밴드로 함께 했는데, 밴드의 슬럼프도 있었을 것 같다.

"밴드라는 직업은 세상에서 가장 최고의 직업이라 생각하지만 물론 슬럼프 시기가 있다. 그럴 때 마다 우린 가족들에게 의지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이번 공연이 지난 공연과 특별히 다른 점이 있나?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인가?

"매번 투어는 진화한다. 가장 최근 앨범 수록곡을 연주하면서 예전 곡들에 비해 조금 신선함을 주는 투어가 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번 공연에서는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고 노래하고 웃고 울고 즐기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하려고 한다."

조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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