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게 이징 붐 - syuge ijing bum

누가 슈게이징이 취향을 탄다고 했지? TRPP 정규 2집 <Here to stay>

슈게 이징 붐 - syuge ijing bum
TRPP 정규 2집 <Here to stay>

치치 클리셰, 후루카 유키오, 엘리펀트 999

무슨 만화 캐릭터 이름이냐고? 천만의 말씀! 중국계 프랑스인 치치 클리셰 / 친한파 일본인 후루카와 유키오 / 한국인이지만 외계인설도 따라다니는 엘리펀트 999가 우연한 만남으로 결성한 슈게이징 밴드 TRPP의 멤버 이름이라고!

<다음은 실제 인터뷰에서 나온 말>
집 없이 유랑하며 떠돌이 인생을 살아온 중국계 프랑스인 멤버 '치-치 클리셰'가 우연히 서울의 라멘집에서 일을 하다 운명적으로 일본인 록 마니아 '후루카와 유키오'를 만나게 되면서 운명이 시작됐다. 거기에 본명도 잊은 채 모든 현실을 가상현실이라 믿는 '엘리펀트 999'가 가세하면서 밴드를 결성하게 되었다.

윤지영, '일로일이로'의 강원우, '바이바이배드맨'의 정봉길 아님, 절대 아님, 아무튼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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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게이징(Shoe Gazing)이 뭡니까

밴드 음악을 듣다 보면 기타에 이펙트를 먹여서 지글지글 거리는 사운드에 보컬이 섞여 있는 사운드를 들을 수 있는데, 시끄럽기만 하고 노이즈조차 잡지도 않은 혼돈 속 아름다운 그 잡채. 무대에서 꼼짝 않고 고개를 숙여 기타만 치는 걸 보고 '마치 신발(Shoe)을 쳐다보는 것(gazing)'처럼 보인다고 하여 이름이 붙여졌다.

일단 편견 말고 1집 <TRPP>를 들어보자!

[MV] TRPP - Go away / Official Music 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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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 TRPP - Pause / Official Music 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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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발랄한 펑크락을 하고 있다 정도 생각이 되지 않나? 이렇게 발랄하고 깜찍한 슈게이즈 음악이 어디 있나? 싶을 정도로 좋다. 난 슈게이징 입문용으로 항상 -해외 밴드보다-TRPP의 1집을 들어보라고 추천한다. 그리고 괜히 청춘의 어느 지점을 간질간질 자극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부터 소개할 2집을 들어보면 이야기가 또 달라지는데,,,

갑자기 이런다고? 2집 <Here to stay>

같이 놀며 장난만 치던 친구가 갑자기 "나 오늘부터 공부할래"라며 똑똑이 안경을 쓰더니, 온데간데없는 모범생이 되었을 때? 처음 2집을 듣고 이런 감정이 들었다. 아니 갑자기 왜 이렇게 진지한데. 1집이 여름의 밤이라면 2집은 겨울의 밤이다. 차분하고 고요하게 울린다

TRPP 정규 2집 - Here to st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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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건 변하기 때문에
편안한 순간을 끌어안네

모든 건 편하기 때문에
소중한 내일은 떠나가네

모든 건 떠나기 때문에
새롭게 마음이 통하네

모든 건 통하기 때문에
모자란 마음이 변해가네

Wish I could understand
How much you care, for yourself not me
Won't try to get out the mess
Always the same, just here to stay
Wish I could bring it back
Undo the past, and I freak out myself
Wish I could understand
Oh no, shake it off, yeah

어쩌면 영원히 때론 멀쩡히
가끔 눈물이 아마 여럿이

다시 버젓이 여기 되풀이
순간 고요히 우린 영원히

Wish I could understand
How much you care, for yourself not me
Won't try to get out the mess
Always the same, just here to stay
Wish I could bring it back
Undo the past, and I freak out myself
Wish I could understand
Oh no, shake it off, yeah

마치 불교의 경을 읊는 듯한 가사 '모든 건 변하기에 편안한 순간을 끌어안고, 편안하기에 소중한 내일이 떠나고, 떠나기에 새로운 마음이 통하고, 통하기에 모자란 마음이 변한다’ 처럼 진지하고, 연주도 1집 처럼 선명한 질감이 드러나기 보다 전통적인 슈게이징 처럼 동일하고 반복되는 단순한 패턴이다.

TRPP 정규 2집 - 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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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게이징의 붐은 온다?

슈게이징 팬들이라면 농담처럼 뱉는 말이다. 이번 TRPP의 2집은 기존 팬과 신규 팬 모두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아니 애초에 슈게이징 자체가 사랑하는 사람들만 사랑하는 장르이니 TRPP의 1집만 듣고 오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무조건 하자"라는 그들의 말처럼 붐이야 오든 말든 비주류를 위한 비주류를 위해 하고 싶은 거 했으면 한다. 안 들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들어본 사람은 없는 슈게이징과 TRPP를 들어보자.

(고막주의)그리고 마지막으로 같이 들어보면 좋을 곡으로 파란노을의 아날로그 센티멘탈리즘을 추천해본다.

파란노을 (Parannoul) - 아날로그 센티멘탈리즘 (Analog Sentimental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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