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일 이 와 수일 이 - su-il i wa su-il i

 나는 '수일이와 수일이'라는 책을 내가 다니고 있는 논술학원에서 소개받아 읽어보았다. 선생님께서 표지를 간단하게 소개해주셔서 그 말씀을 바탕으로 추측해보았는데, 생각보다 비슷해서 놀랐다.

 이 책의 시작은 주인공인 수일이가 숙제도 하기 싫고, 학원도 가기 싫어서 말하는 개인 덕실이의 도움을 받아 쥐에게 손톱을 먹여서 쥐를 자신의 모습으로 변화시킨다. 그리고선 진짜 수일이는 가짜 수일이에게 자신의 숙제와 학원 등등을 전부 맡기고 자신은 놀러나간다. 며칠 후, 진짜 수일이는 가짜 수일이를 자신의 가족이 더 좋아한다는 생각이 들고, 외톨이가 된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리고 가짜 수일이는 진짜 수일이 대신 가족과 함께 놀러 나가고, 원래는 쥐가 되고싶어 했던 가짜 수일이는 진짜 수일이에게 이제 사람이 너무 좋아졌다면서 이제부턴 자신이 진짜 수일이라고 주장하며 몇 번의 몸싸움 끝에 진짜 수일이는 가짜 수일이가 먹던 빵을 받고 집에서 쫓겨난다. 쫓겨난 진짜 수일이는 배고픔을 못 이긴 나머지 가짜 수일이가 먹다 준 빵을 먹고 쥐가 된다. 사실, 가짜 수일이는 그 빵에 쥐가 되는 약품을 넣고 자신이 먹다 남은 것처럼 보이게 위장한 것이었다. 그렇게 쥐가 된 수일이와 그 빵을 같이 먹은 덕실이가 함께 사람이 되는 방법을 찾아 사람이 되고, 이야기는 끝난다.

 나는 쥐가 사람의 손톱이나 발톱을 먹으면 그 손톱과 발톰의 주인인 사람의 모습으로 변한다는 설화를 알고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나는 가짜 수일이의 행동이 더 소름돋았다. 하지만 가짜 수일이의 행동은 수일이의 엄마, 아빠에게 진짜 수일이의 행동보다 가짜 수일이의 습관이나 행동이 더 좋았기 때문에 엄마와 아빠에게는 좋은 결과일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진짜 수일이에게는 그 행동이 터무니없이 절망적인 행동이다. 왜냐하면 자신은 진짜 수일이인데, 자신이 만든 가짜 수일이에게 쫓겨났으니 말이다. 진짜 수일이가  자신이 만들 가짜 수일이가 그런 행동을 할 것이라고 생각을 조금이라도 생각했으면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내 생각은 아니다. 수일이가 조금이라도 후폭풍을 예방했었더라도 이런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는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읽은 후에도 나를 한 명 더 만들고 싶진 않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만들어야만 한다면 나는 일단 또다른 나에게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인성공부를 먼저 시킨 다음, 이제 사람으로서의 마음을 가진 또다른 나를, 또다른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해 주고 싶다. 그게 무엇이라도, 내가 할 수 없는 것이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도울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은, 적어도 사람의 마음을 가진 생명체는 각자가 다 하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가짜의 내가, 또다른 내가 있다면 나는 내가 하고 있는 것을 또다른 내가 하는 것만은 금지할 것 같다. 왜냐하면 나는 내가 무엇을 시작해서 내가 해야만 할 책무를 완수하고, 그것을 다 한 뿌듯함을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수일이와 수일이' 뒷이야기를 쓴다면 나는 진짜 수일이의 상황을 더 나쁘게 흘러가게 한 다음, 진짜 수일이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좌절할 때, 눈을 감았다 뜨니 수일이네 방 천장이 보이고, 이 모든 것은 수일이의 꿈이었다고 완결을 짓고 싶다. 왜냐하면 아예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짓기보다는 모든 것이, 모든 상황이, 심지어는 가짜 수일이까지 다 꿈이었다고 하는 것이 더 재미있고 읽는 독자들이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수일이와 수일이>

김우경 장편동화/그림 권사우/우리교육/2001년

수일 이 와 수일 이 - su-il i wa su-il i

공부하는 수일이와 노는 수일이가 있다.

공부하는 수일이는 놀고 싶어하는 수일이가 손톱을 깎아 쥐에게 먹여 만든 가짜 수일이고,

노는 수일이는 공부는 하나도 안하고 놀기만 하려고 작정한 진짜 수일이다.

나는 하고 싶은 일만 하고, 하기 싫은 일은 나 말고 다른 사람이 해줬으면 하고 바래본 적이

누구나 다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단숨에 읽혀졌나보다.

연준이도 엄마말을 대신 들어주는 가짜 연준이를 만들고 싶을 때가 있었을까?
그리고 자기는 실컷 논다든지 하고 싶은 것만 한다든지 했으면 하고 바랜 적이 있을 것이다.

연준이도 이 책을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읽으며 꽤 열중했다.

그러더니, 다 읽고 나서는 "뭐, 이래? 결말이 없잖어?" 한다.

가짜 수일이를 쥐로 돌아가게 하려고 들고양이 방울이와 집으로 향하는 진짜 수일이가

어서 가서 가짜 수일이를 물리쳐 주기를 바랬나보다. 그랬으면 더 통쾌했을 뻔 했다.

가짜이면서 진짜인척 고집을 부리는 것이 밉살스럽기 때문이다.

자식을 길들이고, 자식이 오늘 할 일을 다 정해주고, 그렇게 해야만 이뻐하는

이세상 모든 엄마들이 가짜 수일이를 만들어내고, 진짜 수일이를 집 밖에서 서성이게 하고

있는 것이다.

가짜 수일이를 대신 학원에 보내놓고 신나게 물놀이하고 공을 차며 노는 진짜 수일이.

도시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모처럼 책속에서 보는 즐거움이 있다.

진짜 수일이는 꼭 공부만 하고 엄마말씀대로 하고, 학원에도 열심히 다니는 역할을 해야만하나?

왜 놀기도 하고, 공부도 하는 진짜 수일이면 안되었는지, 꼭 공부만 해야하고, 놀기만 하는

수일이로 갈려야 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너무 극과 극을 다룬게 아니었는지..

가짜수일이를 학원에 보내놓고 처음은 좋았지만 점점 놀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아지게 된

진짜 수일이는 아는 사람을 만나면 괜히 죄진 것 같고, 나와서 안 놀던 아이가 갑자기 많이 나와서

논다고 이상하게 여기는 친구들에게 이리저리 꾸며대는 일이 마음이 걸리기 시작한다.

진짜 수일이는 그만 가짜 수일이를 쥐로 돌아가게 하고 진짜 수일이로 돌아가 학원도 다니고

공부도 하려고 한다.그러나 가짜 수일이는 다시 쥐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한다.

엄마는 나같은 수일이를 더 좋아한다면서 주인행세를 하며 진짜 수일이를 내쫓으려 한다.

당황한 진짜 수일이는 가짜수일이에게 고양이를 보이기도 하고,

쥐약을 빵에 묻혀 가짜쥐를 없애려 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다.

사람으로 변한 쥐를 잡을 고양이는 야생의 들고양이뿐이라는 말을 듣고

들고양이 방울이를 찾아가 사정이야기를 하고 함께 가짜 수일이를 쥐로 변하게 하려고

집으로 향한다.

방울이도 한때는 사람에게 길들여진 집고양이였지만 사람들이 버리고 가 도둑고양이로 살다가

지금은 들고양이가 되었다고 한다.남한테 길들여지지 않고 사는 것이 훨씬 고양이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방울이. 사람들이 달아준 방울이 거추장스러웠지만 이제는 방울소리보다 더

가볍게 걸을 수 있게되었단다.

그러면서 아무에게도 길들여지지 않은 진짜 수일이가 되라고 알려준다.

방울이는 진짜 수일이로서 오롯이 서지 못하면 누군가가 너를 길들이려고 할 거라고 말한다.

진짜 수일이는 방울이와의 대화를 통해 진짜 모습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마음을 새롭게 바꾸기로 한다.

가짜 수일이를 방울이와 함께 물리치고 진짜 모습을 찾았을 진짜 수일이의 모습이 궁금하다.

예전처럼 엄마가 가라는 학원을 불평없이 가고, 집에 와서도 엄마가 하라는 숙제 빠짐없이

다하고, 엄마가 짜준 시간표대로 움직이며 살아갈까?
아니면 엄마에게 내 시간은 내가, 내 공부는 내가 한다고 말하고 자기 자신의 진짜 모습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새로운 모습으로 살까? 

이 글을 읽으면서 진짜 나 답게, 내 진짜 모습을 잃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게된다.

타성에 젖어 또는 일상에 파묻혀 생활하다보면 나 아닌 다른 사람이 살고 있는 것 같고

문득, '나는 어디갔지?' 하고 두리번 거릴 때가 있다.

어른보다 더 바쁜 아이들은 이런 의문을 가지지 못할 것이다.

또 가끔은 나 아닌 다른 사람으로 변해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이렇게 사는 것이 진짜 나다운 것인지, 가짜같지 않은지..

나의 진짜 모습과 가짜 모습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고민해보아야만 하는 아이들에게

눈높이에 맞게, 재미나는 옛이야기를

현대적으로 각색해 쓴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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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나서

#내가 하기 싫은 일을 시킬 가짜 나를 만들고 싶을 때가 있었나? 어떨 때 그런 생각이 드는지?

#결말 이어보기를 한다. 진짜 수일이가 들고양이를 데리고 가짜 수일이를 쥐로 돌아가게 해서

  쫓아냈을까, 아니면 가짜 수일이가 들고양이도 안무서워하고, 끄덕도 하지 않았을까?

#진짜 수일이가 가짜수일이를 물리치고,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서는 어떻게 생활할 것 같은가?
  예전처럼 생활할까? 아니라면 어떻게 변했을까?

#진짜 내가 해보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나를 한번 그림으로, 또는 글로 표현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