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아 로렌 해바라기 - sopia lolen haebala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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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명작 소피아로렌의 영화 해바라기를 만나다 (I Girasoli , Sunflower , 1970)

이탈리아,프랑스 고전 명작 영화

소피아로렌(Sophia Loren)의 '해바라기(I Girasoli, Sunflower,1970)를 만나다

글을 시작하며..

70년대의 대스타 소피아 로렌의 해바라기를 만나다..

우연한 기회로 스카이라이프 MCE채널(67번)에 초대받아 이탈리아 고전 명작인 소피아로렌의 영화 '해바라기'를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고전명작을 접할때마다 느끼는건 현재의 시선으로 바라볼때엔 그렇게도 지루하고 엉성한 영화일뿐이지만, 시대적 흐름과 배경,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이 당시에 접했던 감동들을 함께 접하였을때에 비로소 이 영화의 진정한 가치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게 아닐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영화란 단지 두시간 남짓의 러닝타임으로 완성되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그 영화와 함께 했던 기억들과 추억들이 어우러져 진정한 한편의 영화가 완성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스카이라이프의 '유럽시네마여행' 행사에 참석키 위해 근무를 빼고 서둘러 삼성역 코엑스몰의 메가박스로 향했습니다. 영화 관람 전 유럽풍 핑거푸드 케이터링 서비스를 접할 계획이었지만, 전타임 참석자분들의 왕성한 식욕(?)으로 모두 소진되어 마지막 타임인 '해바라기' 참석자인 저와 제 지인은 팝콘과 콜라로 배를 채워야 했던 점은 번외로 치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메가박스의 브티크M 스위트룸은 일반 영화관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마치 GGV의 골드클래스를 접한 느낌이었습니다. 관내가 크진 않았지만, 좌석도 편했고 넓어서 너무나 편안하게 영화를 시청해볼 수 있었습니다^^

예전 올레TV의 무스쇼에 참석했을 당시에 한번 뵀었던 백은하 기자님을 다시 만나뵙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약 9개월만에 뵌 듯 한데, 살도 많이 빠지시고 이뻐지셨네요^^ 우연찮게도 그때 함께했던 지인과 이번에도 함께 했습니다. 백은하 기자님을 통해서 영화의 시대적 배경상 앞으로 펼쳐질 주인공(소피아로렌)의 발걸음들이 얼마나 어렵고 고단한 여정일 수 밖에 없는지를 관람전에 들어볼 수 있었던건 천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포스터부터 남다릅니다. 지금의 젊은 80년대생의 눈으로 태어나기도 전인 70년대의 작품을 만나본다는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아시는 분들은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시대의 명작을 현재의 눈만으로 판단하여 진정한 감동과 가치를 놓쳐버리는 일이 간혹 생겨버리기 때문이죠.

▼ 소피아 로렌의 고전 명작 '해바라기(I Girasoli, Sunflower)' 속으로 들어가보기

해바라기 OST. "Loss Of Love(Henry Mancini)

영화의 시작은 어딘가 서글픈 OST와 함께 드넓은 해바라기 밭으로 시작합니다. 한참을 이렇게 흔들리는 카메라로 해바라기 밭만을 보여주는데, 이 해바라기 밭의 의미는 영화를 모두 시청하고나서야 알게 되었고, 영화가 끝나고 나서 저희 어머니와의 대화를 통해 더욱 이 해바라기 밭의 진정한 느낌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영화관람 당시에는 도대체 왜 이렇게 마구 흔들리는 카메라 앵글로 계속해서 해바라기 밭만을 보여주고 있는걸까란 지루함과 의문감만이 가득했죠. 그러고 보면 영화란게 참 재미있습니다. 러닝타임 동안의 재미와 그 외적인 부분에서의 재미가 나중에 결합되어 다시 그 영화를 생각하며 또 다른 새로운 재미를 낳게 되거든요..



<사진출처. Fandor Movie Trailer>

영화 해바라기의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2차 세계대전 무렵. 시골처녀 지오바나(소피아 로렌)는 밀라노 출신의 안토니오(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와 사랑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안토니오는 전쟁으로 인해 군대에 가야만 했죠. 그런 안토니오와 조금 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입대를 미루고 결혼을 합니다. 결혼휴가를 통해 조금 더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결국 떠날 시간이 되었고, 뜨겁게 사랑했던 그들은 결국 헤어져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길고 지독했던 전쟁이 끝났지만, 결국 안토니오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지오바나는 결국 여인의 몸으로 그를 찾아 소련으로 떠납니다.

영화에서는 이런 함축된 스토리를 표현하기 위해 사진이 찢겨졌다 다시 붙는다거나, 스크린을 반으로 잘라 지오바나의 행보와, 전쟁에 참여한 안토니오의 행보를 찢겨진 사진들이 만난 것처럼 겹쳐서 보여주는 등, 현재에서 보기에는 너무나 올드한 장면들이 계속해서 연출됩니다. 이런 올드한 고전의 느낌은 현재에서는 절대 맛볼 수 없는 부분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역시나 고전답게 스크린에는 계속해서 검은 줄과 점들이 스치듯 지나갑니다. 오래된 필름영화를 볼때에나 볼 수 있는 모습들이죠^^

은하기자님의 설명대로 제가 시청한 이 영화는 [FullHD]화질로 리마스터링을 하였습니다. 역사상 아마도 가장 좋은 화질로 해바라기를 시청하는 1인이 되었으며, 이런 올드한 느낌들이 그대로 전해졌기에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렇게 찾아 헤매던 안토니오가 그녀의 바램대로 진짜 살이 있었다. 

그리고 그를 드디어 만나게 되는 순간의 지오바나를 연기한 소피아 로렌의 모습.

여성의 몸으로 그 어떤 도전조차 시도하기 어려웠던 시대의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한 남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수년간 타지에서 그를 찾아 헤메인 지오바나. 그렇게 간절한 바람대로 드디어 안토니오를 만나게 되는 순간. 그 동안 눈물조차 보일 수 없을 정도로 독하게 달려왔던 그녀이지만, 이 순간 떨리는 감정을 간신히 억누르는 그녀의 복잡하고 심장 떨리는 모습은 감히 '소피아 로렌'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장면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그는 다른 여자의 남편이자 다른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 있습니다. 수년간의 모든 노력들이 물거품으로 돌아서는 순간, 지오바나는 갑작스레 뒤돌아 달리는 기차를 타고 떠나버립니다.

그리고 기차에 탑승하자마자 한켠에서 서글프게 오열하는 소피아 로렌의 모습은 가히 이 영화의 가장 가슴 아픈 명장면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이 영화에 대한 사전 이해 없이 단순히 엉성한 스토리와 구성, 그런 올드한 느낌들 때문에 잠시 지루하다 느꼈던 저로서도 이 장면에서는 이 영화에 몰입할 수 밖에 없었고, 감독이 말하려 하는 부분들이 정확하게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아마도 이때부터 전과는 다르게 상당히 이 여인에게 몰입하여 영화를 시청하게 되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렸던 순간들이 모두 허무하게 망가져버리고 집으로 돌아온 지오바나는 집안의 물건들을 마구 던지며 절규합니다. 그렇게 뜨겁게 사랑하였고, 그렇게 쉽게 떠나 보냈었다, 그렇게 어렵게 실낱같은 희망 하나만으로 찾게 된 순간이었는데 이 모든 것들이 물거품으로 돌아갔습니다. 한 평생을 한 남자만을 바라보았던 그녀의 지금의 심정은 과연 어땠을까요. 누가 감히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이 복잡한 감정들을요..

드디어 영화 해바라기의 결말에 이르러서..

지오바나에 대한 사랑은 안토니오 역시 같았습니다. 운명의 장난 같은 이런 결과에도 불구하고 안토니오는 어렵게 다시 지오바나를 만나러 오게 되죠. 하지만 이미 그들 모두에겐 배우자와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서로가 이해하고 인정하게 되죠. 서로의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더욱이 함께 할 수 없었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포옹을 마친 그들은 그렇게 다시 마지막으로 이별하게 됩니다.

영화 해바라기의 결말은 그렇게 일생을 누구보다도 더 사랑했던 한 남자를 떠나보내는 이 여인의 모습으로 마무리 합니다.

마지막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사람을 한번 더 떠나보내는 지오바나의 마지막 모습은 아직까지도 머리속에 생생합니다. 어찌 이런 길고 처절한 스토리를, 그 복잡한 감정들을 감히 그 어떤 배우가 다 표현해낼 수 있을까요? 영화의 마지막 안토니오를 떠나보내는 지오바나의 모습을 연기한 '소피아 로렌'의 연기에 깊은 찬사를 보냅니다.

해를 바라보고 자라며 해를 따라간다는 말에서 유래 된 해바라기의 꽃말은 '기다림' '숭배' 란 꽃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 속 '해바라기 밭'은 당시 전쟁에서 전사한 많은 사람들을 묻은 시체들의 무덤위에 만들어졌습니다. 안토니오가 죽었었더라면 이 해바라기 밭 아래에 누워있었겠죠. 그리고 지오바나는 처음 안토니오를 찾아 소련으로 건너간 뒤 많은 전사자들이 묻힌 이 해바라기 밭에 먼저 들르게 되고, 해바라기 밭의 의미를 알게 됩니다. 불길한 예감이 잠시 그녀에게 다가왔지만, 그녀는 이내 다시 안토니오의 죽음을 부정하고 실낱같은 희망으로 그를 찾아 긴 여정을 시작하게 되죠. 영화의 제목인 '해바라기'는 바로 이런 한 남자에 대한 고결하고 순결한 지오바나의 사랑을 뜻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 소피아 로렌의 현재와 과거의 모습들

소피아 로렌 (Sophia Loren)

1934년 9월 20일. 이탈리아 영화배우

고전(古典) :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 만한 문학이나 예술 작품.

고전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지인이 말해준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사람들이 고전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재미있다기 보다는 오래된 것들에 대한 향수, 또는 애정이다."

번외

"형. 영화 해바라기 알아?"

"응 김래원 나오는거~ 액션 죽이지"

"엄마 영화 해바라기 알아?"

"알지 당연히~ 소피아로렌이 그때 얼마나 인기였는데, 소피아로렌은 다 커. 눈도 크고, 코도 크고, 입도 크고"

"영화는 어땠어?"

"잘 기억은 안나지만, 평생 한남자만 바라본 여인의 이야기잖아~ 그때 다들 그 영화 보고 얼마나 울었는데"

▼ 입대 전 안토니오와 지오바나의 모습

 

▼ 전쟁으로 서로 이별하게 되는 안토니오와 지오바나의 모습

 

▼ 전쟁이 끝나고 전사자들의 무덤을 방문한 지오바나의 모습

 

▼ 안토니오의 사진 한장만을 가지고 타지에서 그를 독한 모습으로 찾아 헤메는 지오바나

 

스카이 라이프 MCE 채널

스카이라이프 독점 채널로서 67번에서 방송됩니다. 최고의 유럽 영화만을 선별하여 보여주는 HD 전문 영화채널인데요, 제가 만나보았던 새롭게 리마스터링 된 해바라기를 포함하여 그 동안 국내에서 손 쉽게 만나보지 못했던 유명한 유럽 영화들을 만나 볼 수 있는 채널입니다. HD화질과 돌비사운드로 24시간 상영된다고 하니 많은 분들에게 꽤나 의미 깊고 가치있는 채널이 될 수 있을거란 예상이 드네요. 저희 어머니가 감명 깊게 보셨다던 해바라기를 리마스터링한 화질과 사운드로 다시 안방에서 시청할 수 있게 되었으니, 저희 어머니에게도 의미가 깊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