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텀프타운 커피 한국 - seuteompeutaun keopi hang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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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커피 중심지를 물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스타벅스가 탄생한 곳인 시애틀을 꼽는다. 하지만 골수 스페셜티 커피인들에게 같은 질문을 한다면 시애틀에서 남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의 오리건주에 있는 포틀랜드라 답할 것이다.  포틀랜드엔 스페셜티 커피업계에 이름 있는 회사들이 모여 있고, 커피에 빠진 전 세계 팬들에게 커피문화를 선도하는 곳이다. 또한 미국의 커피 잡지인 바리스타(barista), 로스트(Roast), 프레쉬 컵(Fresh Cup)들도 이 작은 도시에서 발행된다. 그리고 포틀랜드를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 스페셜티 커피 업계의 리더 중 하나인 스텀프타운 커피의 고향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Stumptown Coffee Roasters.

스텀프타운(Stumptown)은 1999년 포틀랜드에서 시작되어, 포틀랜드가 자랑하는 최고의 커피 회사이다. 현재 포틀랜드에 5개 지점, 시애틀에 2개 지점, 뉴욕에 2개, 얼마 전에 오픈한 로스앤젤리스 1개 지점까지 총 10개의 지점이 있다. 'stumptown' 이란 의미는 나무 밑둥, 그루터기라는 뜻이다. 포틀랜드는 마을 대부분이 숲과 나무들에 둘러싸여 있어 어디서나 나무를 자른 그루터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래서 ‘stumptown’이란 말은 포틀랜드를 대표하는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본점인 ‘디비전’ 주변을 둘러보며 왜 이름을 그렇게 지었는지 쉽게 이해 할 수 있었다.

스텀프타운을 이야기하면서 설립자이며 CEO인 듀안 소렌슨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담배골초에서 일중독자인 그는 엄청난 장난꾸러기이다. 그의 사무실은 스텀프타운 디비전 거리의 카페 모퉁이에 위치하고 있다. 듀안은 맨손으로 시작해서 로스팅, 도매, 소매 등의 전반적인 스페셜티 커피사업을 완벽하게 일구어냈으며,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는 것에 긍지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도매를 공급할 때에도 그들이 정말 스페셜티 커피를 잘 구현해 내는지 꼼꼼히 따져본 후 업체를 결정한다. 또한 어린시절부터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 스텀프타운 매장들을 보면 각기 그 지역의 스타일을 담은 모습들을 볼 수 있다. 또 미식에 관심을 둬 포틀랜드엔 듀안이 하는 두 개의 레스토랑도 오픈했다. 하나는 디비전(본점) 옆에 있는 으로 이 곳은 GQ가 뽑은 The Ten Best New Restaurants in America 10위 순위권에 들기도 했으며, <Ava Gene's>, <Roman Candle Baking Company; 베이커리> 등을 연이어 열었다.

스텀프타운의 에스프레소는 커피의 흐름이 그런 것처럼 밝은 산미가 있는 깨끗한 느낌의 에스프레소이다. 헤어밴더라는 블렌드 커피가 계속 사용되고 있고, 온두라스로 내린 싱글오리진 에스프레소도 판매한다. 현재, 전체적인 커피메뉴들로 봤을 때 추구하는 에스프레소나 드립메뉴의 특징은 한마디로 "균형감" 이라고 할 수 있다. 드립커피는 전 지점이 케멕스를 사용하여 마일드하지만 발란스가 좋게 추출하였고, 에스프레소 같은 경우에도 자극적이지 않게 균형감 있는 맛을 내려한다.

머신은 모두 라 마르조코( La Marzzoco)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모델은 매장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었다. 그라인더는 메조 로버(Mezzer Rober) 자동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버튼 한 번에 반 정도의 원두 양 만 갈아 나오게 셋팅해서, 총 두 번 버튼을 눌러 한 잔 분량의 원두 양을 포터필터에 나누어 담고 있었다. 한 번에 원두를 다 갈아서 포터필터에 담았을 경우에 정교하게 고루 담기지 않기 때문에 두 번 나누어 담아서 바스켓 안에 고루 담기게 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했다. 전 지점이 모두 그렇게 하고 있었으며, 담은 다음에 정확한 양인지 저울로 재본 후 탬핑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추출은 샷글라스에 담기는 양으로 1oz가 담기면 수동으로 끊어주고 있었다.

스텀프타운을 비롯한 대부분의 카페에서는 바텀리스(bottomless) 바스켓을 이용해서 에스프레소 19-21g의 원두를 사용해서 30-40mm정도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했다. 바텀리스(bottomless)를 사용하는 이유는 투 샷이라 바텀리스(bottomless)를 사용한다는 바리스타도 있었고, 크레마의 질감을 더 살리고 향도 잘 잡아주기 때문이라는 설명의 바리스타도 있었다.

- PORTLA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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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ision

본점ㅣ 4525 SE Division Street Portland, OR 97206 ㅣ Mon-Fri 6am-7pm, Sat&Sun 7am-7pm

Division 은 1999년 가을, 포틀랜드에 혜성처럼 등장한 스텀프타운의 본점이다. Division은 길 이름에서 따온 이름이다. 주택단지 중심에 있다 보니 아침 오픈 시간 6시부터 많은 사람들이 있다. 한참을 줄을 기다려 주문을 하면 메뉴가 밀리지 않고 바로 나온다. 이름을 불러 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나온 메뉴를 말하면 메뉴의 주인이 알아서 가져간다. 물 흐르듯 카페가 움직인다. division 은 스텀프타운의 본점인 만큼 거의 단골들로 이루어진 가족적인 분위기이고 커피를 준비하면서도 대화가 끊이질 않는 매장이다. 라마르조코 스트라다(La Marzzoco Strada>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용하며, 에스프레소 추출은 한잔을 내릴 때 두 번 그라인딩해서 정확한 양을 담고, 탬핑하고, 물 흘리기를 하고, 추출한다. 카푸치노를 만들 때,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살짝 미리 부어서 섞어서 안정화를 시킨 다음 바닥에 두고 우유를 붓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본점인 만큼 다른 곳보다 많은 기물을 전시하고 있었고, 매장도 넓다. 바 뒤쪽으로는 프로밧(Probat) 30kg 로스터기가 전시대위에 올려진 것처럼 놓여져 있고, 다른 독립된 공간에 10개정도의 테이블이 있다. 차고를 고쳐서 만들었다는 공간이었는데, 여름에는 차고 문이 입구로 사용된다. 한쪽 벽면은 항시 그림 전시를 하거나 여러 가지 문화적인 소식을 알리기 위한 벽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생각보다 바리스타의 공간인 바는 좀 좁은 편이지만 역시 매장 입구를 향해 보여 있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처음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Downtown

다운타운점ㅣ 128 sw 3rd Avenue, portland, OR 97204 ㅣ Mon-Fri 6am-6pm, Sat&Sun 7am-6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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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타운 시내중심에서 걸어서 10 분정도 떨어진 곳에 스텀프타운이 있다. 지금은 본점인 division보다 더 본점 같은 이 지점은 생기가 넘치는 매장이다. 시내에 있는 매장이어서 그런지 다른 매장에 비해서 규모가 크다. 입구에 들어서기 전에 자전거들도 많이 세워져 있고, 입구에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길고 큰 바가 보인다. 왼쪽은 테이블과 입구까지 늘어선 줄도 보인다. 가장 사람이 많은 바에 일하는 바리스타들도 20대로 보이는 남자 셋이다. 넓은 바 안에서 손님들과 대화도 하면서 드립 뜸들이기를 하고, 뒤에 가서 원두를 갈고, 다시 돌아와서 1차 주입을 하고, 주문을 받고, 잔 세팅을 하고, 뒤돌아 서서 리필커피를 준비하고,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일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드립은 케맥스 종이필터를 사용하고, 하리오 드립 포트를 사용하고 있다. 초시계를 사용해서 시간을 재고, 뜸들이기를 하고 바로 긴 막대로 커피를 살짝 저어준다. 20초쯤 지난 후, 1차 주입을 하는데, 드립 포트를 흔들며 커피주변을 작은 원을 그리며 돈다. 2차 주입은 나선형을 그리며 주입한다. 3분이 지나면 타이머를 끄고 종이필터를 들어서 추출을 끝낸다. 1차 주입의 특이한 모습은 커피를 전체적으로 추출해주기 위한 작업이라고 한다. 신입인 바리스타가 추출을 맡고 있었는데 모든 커피의 바탕이 되는 에스프레소의 중요성을 알고 기본기를 먼저 다지는 의미라 여겨진다. 반대로 최고 고참 바리스타는 메뉴주문을 받고, 에스프레소가 추출되는 동안 스팀을 돕고 있었다. 계산대 옆으로는 전 지점에서 제공되는 리필&오늘의 커피가 있다. 한 개의 싱글 오리진을 프렌치 프레스로 우려 오늘의 커피이자 리필용 커피로 정해 보온병에 넣고 판매하고 있었다. 보온병에서는 30분이란 판매시간을 지켰으며, 그 이후에는 새 커피를 추출해 보온병에 채워 넣는다. 손님들은 사이즈 별로, 2달러에서 3달러를 셀프로 통에 지불하고, 종이컵에 원하는 만큼 펌프해서 가져가는 시스템인데 실제로 리필 커피를 마시는 이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Belmont

벨몬트점ㅣ 3356 SE Belmont Street Portland, OR 97214 ㅣ Mon-Fri 6am-7pm, Sat&Sun 7am-7pm

2001년 봄에 오픈한 매장. division에서 차로 5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고, 주변에 단독주택가 들이 형성되어있고 중앙에 모인 상점들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downtowm 지점처럼 길게 바가 벽을 차지하고 반대 방향으로 테이블들이 놓여 있다. Belmont 점은 친근한 이웃들을 만나 나른한 오후 여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런 공간이다. 원두는 호퍼에 항상 가득 채우려 하는 것이 보였다. 봉투에 따로 담겨진 걸 뜯는 것이 아니라, 원두가 담긴 통을 옆에 두고 그때 그때 호퍼를 채우며 사용한다. 에스프레소가 나갈 때는 탄산수가 함께 나간다. 입구에서 바로 볼 수 있는 곳에 downtown 점과 같은 리필용, 오늘의 커피용 보온병이 비치되어 있고 같은 콜롬비아 커피였다.

Stark, in Ace Hotel

에이스호텔점ㅣ 1026 SW Stark Street portland, OR 97205 ㅣ Mon-Fri 6am-7pm, Sat&Sun 7am-7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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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호텔로비에 2007년 오픈한 매장이다. 넚은 호텔 로비 한 켠에 있는 매장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호텔 바와 연결되는 통로는 있었지만 분리된 공간에 있었고 인테리어가 깔끔한 로비를 연상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스텀프타운은 매장마다 스타일이 다르지만, 이 지점은 특히 하얀색 바가 특징이다. 대리석이나 스테인레스로 만든 바를 사용 하고 있는 다른 매장과 차별화된 하얀 타일은 건드리기 무서울 정도였는데, 먼지하나 없이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주문한 커피를 마실 때에는 바 옆의 테이블에서 마실 수도 있지만 코지한 에이스 호텔 로비의 편안한 소파에서 마실 수도 있다.

- SEATT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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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e

파인점ㅣ 616 East Pine Street Seattle, WA 98122ㅣ Mon-Sun 7am-9pm

capital Hill 의 pine st 에 위치하고 있고 루디이발소 옆에 위치한 지점이다. 주변에 시애틀 대학교가 위치하고 있어서 오픈 시간에 가면 학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매장 오픈을 기다리고 있다. 마치 공포영화 속 남자주인공이 트랜치코트를 입고 저 안개를 뚫고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든 아침, 그 속에서 조용히 간판을 밝히고 있는 스텀프타운 pine 점은 내부도 좀 어둑어둑한 느낌이었는데 입구로 들어서면 바로 카운터와 마주본다. 주문은 에스프레소 한잔과 카푸치노였다. 곧이어 그라인더 갈리는 소리 두 번, 정확한 양을 저울로 달아보고 추출을 시작한다. 에스프레소 추출 전에 이미 스팀을 시작하고 있다. 스팀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을 고려한 것이기도 하고, 우유 온도를 맞추고 안정화의 시간을 갖겠다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 동작은 스텀프타운의 거의 모든 지점과 시애틀의 Vivace에서도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이 지점의 카푸치노는 다른 곳보다 우유온도가 미지근할 정도로 낮게 느껴졌는데, 마시기에 편하고 우유의 단맛이 잘 느껴졌다. 스텀프타운에서 사용하는 스팀팁은 대부분 1자인 것을 사용하고 있고, 말 그대로 그냥 가져다대면 실크 같은 부드러운 거품이 입술에 닿는다.

pine 지점은 테이크아웃 손님이 대부분이다. 테이블은 10개정도, 일요일에는 시애틀 대학회관 앞에서 마켓이 열리는데, 매주 일요일마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커피를 마신단다. 일요일 시애틀 pine지점을 간다면 5분 거리의 마켓 또한 가보길, 직접 키운 신선한 야채나 직접 만든 카라멜, 유기농 버섯, 레몬토마토 같은 독특한 과일 등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12th

12번가점ㅣ 1115 12th Avenue Seattle, WA 98122 ㅣ Mon-Fri 6am-9pm, Sat&Sun 7am-9pm,
Public tastings at 3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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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th' 는 Capital hill 에 위치하고 있고 'pine' 지점에서 걸어서 1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곳 또한 시애틀에서 로스팅을 하는 공간이다. 1층은 일반 매장처럼 바와 5개정도의 테이블과 원두판매대가 있고 좀 좁은 공간이다. 하지만 밑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내려가면 내려가면서 보이는 정면에 커핑룸과 교육룸이 있고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프로밧(provat) 로스터기와 쌓여져 있는 생두들과 볶은 원두 통들이 보이며,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찬장 같은 곳에 포장된 원두들이 줄 서 있고 포장실도 보인다. 커핑룸에서는 다섯 명 정도의 사람이 커핑을 하며 트레이너에게 집중하며 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매일 오후 3시에는 이 곳에서 공개커핑을 한다. 커핑은 드라이 아로마를 맡을 땐 입을 벌려 입으로도 같이 향을 맡는 것이나, 브레이크를 할 때 위아래로 휘젓지 않고 위 크러스트만 두 세번 돌리면서 깨뜨리지 않아 더 이상의 추출을 막고, 커핑 스푼에 묻은 향을 다시 맡는다. 커피를 만들고, 커핑과 로스팅과 포장 그 많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는 공간은 충분히 매력적이었고 마시는 커피에 대한 인상을 더 좋게 만들고 있었다.

포틀랜드와 시애틀의 스텀프 타운 매장을 거의 방문했지만 어느 매장하나 헐거운 느낌이 없다. 전 지점 동일한 맛을 내기 위한 노력과 지점별로 기본적인 레시피는 같지만 그날 그날 오픈하는 바리스타가 매일의 원두상태에 따라 커피의 추출온도나 양, 등을 셋팅한다. 또한 같은 지역 내 스텀프타운 지점 바리스타들은 로테이션으로 근무한다. 전날 시애틀 pine 점에서 본 바리스타를 12th 점에서, 포틀랜드의 stark 점 바리스타를 annex 점에서 볼 수 있다.

카페투어를 다녀오며 여러 가지 설렘을 가지고 떠났던 이번 여행에서 어디서나 친절과 매너가 베어 있는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의 바에서의 모습들을 떠올려 보았다. 바리스타와 손님으로 나뉘어 단순히 서비스를 받는 개념이 아니고, 그들의 공간을 함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을 보며 나 또한 바리스타로 우리의 공간을 찾아온 손님들과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박은영(바리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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