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M6 LPG 고질병 - QM6 LPG gojilb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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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LPG 엔진은 그야말로 애증의 존재였다. 낮은 연비와 출력, 겨울철 냉시동성 문제 등, 저렴한 유류비를 제외하면 사실상 단점이 더 많았다. 이로 인해 지금도 일부 운전자들은 LPG 엔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오랜 시간 동안 다듬어진 지금의 LPG 엔진은 더 이상 천덕꾸러기가 아니다.

합리적인 유지비는 물론, 효율적인 연비와 탄탄한 주행성능까지, 어느 하나 부족한 것이 없다. 여기에 최근 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 배출가스가 상대적으로 적은 LPG 엔진은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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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르노삼성자동차의 ‘QM6 LPe’는 ‘국내 유일 LPG SUV’라는 점을 매력 포인트로 내세우며, 합리적인 SUV를 원하는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새 차로 SUV를 고려하고 있던 에디터도 예외는 아니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손에는 이미 QM6 LPe의 키가 쥐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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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조롭지만 아름답다. QM6 LPe를 처음 인수한 순간부터 느꼈던 감정이다. 3개월 동안 출퇴근을 하면서 매일 마주했지만 단 한 번도 질리지가 않았다. 파격적이지만 금세 식어버리는 타 브랜드의 SUV의 디자인과는 결을 달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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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두 번의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QM6 LPe의 디자인은 더욱 세련된 모습으로 다듬어졌다. 특히 ‘메시 패턴’으로 마감된 라디에이터 그릴은 이전 모델에 적용되었던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보다 감각적이다.

역대 QM6 가운데 가장 완성된 디자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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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본이 되는 엔트리 모델이지만 저렴함이 느껴지는 부분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디자인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 하나하나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중에서도 고혹적인 아우라를 풍기는 ‘LED PURE VISION 헤드램프’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QM6의 완성도를 더더욱 높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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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부에서 느껴지는 육중함은 QM6의 장점 중 하나다. 투싼과 동일한 가격대의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상위 모델인 싼타페와 견줄 정도로 거대하다. ‘균형 잡힌 근육질 몸매’라는 말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SUV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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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박력 넘치는 외관과 달리, QM6의 내부는 조금 허전하다. 좋게 말하자면 실용적이고 나쁘게 말하자면 특색이 없다. 미래지향적인 인테리어와 첨단 기능을 원하는 젊은 세대에겐 너무나 고리타분하게 느껴진다.

다만, 새로운 인터페이스에 이질감을 느끼는 기성세대에겐 이러한 고리타분함이 오히려 반갑게 느껴진다. 조금만 숙지하면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을 정도로 조작이 간편한 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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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옵션으로 적용한 7인치 내비게이션은 생각보다 만족스러웠다. 개인적으론 상위 트림에 적용되는 8.7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보다 훨씬 더 보기 편했다. 아울러 버튼으로 구성된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어, 운전 중에도 안전한 조작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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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가지 불만은 르노삼성자동차 특유의 ‘스티어링 휠 오디오 리모컨’이다. 오디오 리모컨이 스티어링 휠 뒤쪽에 위치하고 있어, 생각보다 조작이 힘든 편이다.

게다가 일반키를 사용하는 엔트리 모델은 시동을 걸 때 오디오 리모콘이 상당히 걸리적거린다. 왜 굳이 애매한 위치에 리모컨을 배치하려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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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LPe 엔진을 탑재한 QM6 LPe는 SUV 답지 않은 부드러운 승차감을 갖추고 있다. 특히 디젤 엔진에 익숙해진 SUV 운전자에게 고요하기 그지없는 QM6 LPe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온다.

오랫동안 디젤 SUV를 운행해온 에디터 역시 QM6 LPe의 정숙함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처음 한 주 동안은 시동이 걸려 있다는 사실을 깜빡 잊고, 또다시 시동을 거는 황당한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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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에서는 QM6 LPe의 정숙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강판재, 흡음재, 트렁크 보드 등 세 겹의 방음재를 더한 덕분인지, SUV 특유의 실내 소음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국산 SUV 중 단연 최고라 해도 지나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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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도심주행'을 주로 하기에 140PS의 최고출력과 19.7kgf·m의 최대토크는 QM6 LPe의 육중한 차체를 끌고 다니기에 부족함이 없다. 경쟁 브랜드의 동급 가솔린 모델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브레이크 역시 흠잡을 데 없는 제동 성능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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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단거리 도심 주행에 특화된 LPG의 경제성이다. 가솔린이 리터당 1,560원대, 디젤이 리터당 1,360원대인 것에 반해, LPG는 리터당 870원대에 불과하다. 사실상 가솔린 가격의 절반인 셈이다.

실제로 에디터가 지난 3달간 매일 QM6 LPe로 왕복 10km 정도의 거리를 출퇴근해본 결과, 일주일 유류비가에 3~4만 원 정도밖에 들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순히 연비 하나만 보고 디젤 SUV를 구입하는 것은 오히려 낭비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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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장거리 주행에서는 이전에 소유하고 있었던 디젤 SUV가 더 좋은 평균 연비를 보여주었다. 디젤 SUV는 고속도로에서 16~17km/L의 평균 연비를 보여주었으나, QM6 LPe는 13km/L를 넘지 못했다. 다만, QM6 LPe의 제원상 고속도로 연비가 10.2km/L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꽤나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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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자면, 국내 SUV 시장에서 QM6 LPe처럼 정숙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잡아낸 모델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이브리드 SUV는 초기 비용이 너무 부담스럽고, 디젤 SUV는 진동과 소음이라는 태생적 단점을 안고 있다. 오직 QM6 LPe만이 이러한 딜레마를 해소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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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당초 3열 시트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플랫폼이다 보니, QM6 LPe의 실내 공간은 운동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광활하다. 특히 뒷좌석은 180cm의 장신인 에디터가 탑승해도 여유롭게 느껴진다. 체구가 작은 아이들에겐 사실상 리무진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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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지난 페이스리프트 모델부터 2열 시트 리클라이닝이 가능해진 덕분에, 장시간 앉아있어도 불편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헤드레스트 역시 머리를 편하게 기대기에 적당한 각도와 모양으로 설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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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M6 LPe의 실내 공간은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다. 굳이 2열 시트를 폴딩 하지 않아도 소형 냉장고 정도는 손쉽게 적재할 수 있다. 조금 과장을 보태자면 소규모 포장 이사도 가능할 정도다. “이 정도면 3열 모델을 출시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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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드넓은 공간을 구현하는 데에는 ‘도넛 탱크’의 역할이 컸다. QM6 LPe는 스페어타이어 자리에 도넛 모양으로 생긴 LPG 탱크를 장착해, LPG 탱크로 인한 트렁크 공간 손실을 최소화했다. 트렁크 플로어가 약간 솟아있으나,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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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M6 LPe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차박 캠핑’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시트가 완전히 평탄하게 접히지는 않지만, 크게 튀어나온 요철이 없어, 간단한 평탄화 작업만 거쳐도 편안하게 누울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진다. 게다가 차체의 전고가 높아 앉아있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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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성과 경제성, 그리고 실용성까지, QM6 LPe는 여러 방면에서 만족스러운 SUV다. 하지만, 지난 3개월간 가끔씩 눈에 띄었던 디테일의 부족함은 에디터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가장 처음으로 겪었던 아쉬움은 ‘비상등 결함’이었다. 접촉 불량으로 인한 비상등 결함이 QM6의 고질병이라는 것은 계약 전부터 이미 알고 있었으나, 차량을 인수하자마자 비상등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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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비상등 버튼 옆에 위치해 있는 ‘오토 도어록’ 버튼도 작동하지 않았다. 마음 같아서는 바로 수리를 맡기고 싶었다. 하지만 출퇴근용으로 차가 급하게 필요하다 보니, 한동안 비상등과 오도 도어록 없이 QM6 LPe를 운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고객센터를 통해 무상으로 수리를 받았지만 황당함과 떨떠름함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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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의 노조 파업 대처도 이해하기 힘들었다. 부산 공장 파업으로 인한 인력 부족으로 인해, 에디터의 QM6 LPe는 대리점 근처에 위치한 애프터마켓 업체에서 내비게이션 설치 공정을 마무리해야만 했다. 차량을 인수한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센터페시아를 두 번이나 뜯어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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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렇다고 해서 QM6 LPe를 구입한 것을 후회하진 않는다. 6개월을 넘게 대기해야 하는 투싼과 달리, QM6 LPe 대기 기간은 단 2주에 불과했다. 차량에 발생한 문제 역시 르노삼성자동차의 친절한 응대 덕분에 금세 해결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커버하는 차량의 가성비를 무시할 수가 없었다. 단지, 약간의 해프닝과 아쉬움만 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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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fferent’라는 슬로건에서 알 수 있듯, 르노삼성자동차는 차별화를 주무기로 내세우는 ‘니치 브랜드’다. QM6 LPe 역시 그런 모델이다. ‘국내 유일 LPG SUV’가 선사하는 특별함은 그 어떤 브랜드의 SUV에서도 경험할 수 없다.

합리적인 패밀리 SUV를 찾고 있다면, QM6 LPe를 고려해보는 것은 어떨까? 하이브리드 SUV나 디젤 SUV에서는 느낄 수 없는 LPG SUV만의 매력에 흠뻑 빠질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