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내용
검증 1. 환경부와 협약을 맺은 기업들의 ‘탈 플라스틱’ 현황
기업 조사 결과, 환경부와 ‘플라스틱 빨대 포함 일회용품 줄이기’ 협약을 맺은 기업들 중 네 곳(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커피빈/할리스커피)은 플라스틱 빨대 절감을 위해 ‘종이 빨대’로 변경했거나 변경할 계획이 있음을 확인했다. 자세한 기업 현황은 표를 보면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네 곳(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커피빈/할리스커피)은 종이 빨대로 변경했거나 변경할 계획이며, 네 곳(이디야/롯데리아/맥도날드/엔제리너스)은 종이 빨대로 변경하지 않았으나 플라스틱 절감 제도를 시행 중이다. 이 네 기업은 빨대 없이 마실 수 있는 뚜껑을 제공하거나, 고객이 빨대를 요청할 시에만 빨대를 제공하는 등으로 운영하고 있다.
나머지 다섯 곳(카페베네/탐앤탐스/버거킹/케이에프시/빽다방)은 종이 빨대로 변경하지도, 플라스틱 절감을 시행하지도 않은 곳이다. 답변이 오지 않아 현장조사한 여섯 곳(베스킨라빈스/던킨도너츠/크리스피크림도넛/커피베이/디초콜릿 커피앤드/파스구찌) 중 한 곳(파스구찌)만이 플라스틱 절감을 위한 리드 컵을 도입 중이었다.
이렇듯 기업들이 내세운 플라스틱 절감 계획 중 대표적인 방안은 ‘플라스틱 빨대에서 종이 빨대로 변경하는 것’이다.
검증2. 소비자의 종이 빨대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
커뮤니티를 통해 약 64명에게 물었다. 그 결과, 75%(48)는 종이빨대가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친환경적이라고 답한 응답자 중 다수는 “기존의 플라스틱 빨대와 비교했을 때 종이 빨대는 친환경적”이라고 느낀다는 보충 의견을 내놓았다. 해당 설문조사를 통해 많은 소비자가 종이 빨대를 비교적 ‘친환경적 제품’이라고 인식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종이 빨대는 과연 플라스틱 빨대보다 친환경적인 제품일까? 이를 검증해봤다.
검증 3. 종이 빨대는 플라스틱 빨대보다 친환경적인가? -> 판단 불가
해당 내용 검증을 위해 훔볼트 주립 대학교의 <HSU straw analysis>, 덴마크 공과대학교의 <LCA of Single Use Plastic Products in Denmark>, 미시간 공과대학교의 <PLASTICLESS: A COMPARATIVE LIFE-CYCLE, SOCIO-ECONOMIC, AND POLICY ANALYSIS OF ALTERNATIVES TO PLASTIC STRAWS>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HSU>와 <Denmark>는 종이 빨대가 미비하게나마 더 친환경적이라고 했지만, <Plasticless>는 플라스틱 빨대가 더욱 친환경적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HSU>와 <Plasticless>는 플라스틱 빨대와 종이 빨대의 ‘에너지 수요량’을 비교한 실험에서 서로 반대의 결과를 냈다. 따라서 종이 빨대와 플라스틱 빨대 중 어느 것이 더욱 친환경적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어렵다.
그렇다면 각 논문과 연구 결과들이 어떤 근거로 그러한 주장을 펼치는지 살펴보자. 차례대로 Ⅰ. “종이 빨대가 더욱 친환경적”이라는 주장 Ⅱ. “플라스틱 빨대가 더욱 친환경적”이라는 주장을 엮어 요약했다.
Ⅰ. “종이 빨대가 더 친환경적”이라는 주장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보다 친환경적이라는 주장은 세 가지 근거를 들 수 있다. 바로 1. 바다 오염 2.생산 시 발생 에너지량/이산화탄소 배출량 3. 생애주기 평가다.
근거 1. ‘바다 오염’ 측면에서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보다 친환경적이다.
부영양화 플라스틱 빨대 > 종이 빨대
논문 < LCA of Single Use Plastic Products in Denmark> 는 me(부영양화)를 기준으로 플라스틱 빨대와 종이 빨대를 비교했다.
플라스틱 빨대는 4.9E-07, 종이 빨대는 1.4E-06으로 부영양화가 더 높은 플라스틱 빨대가 바다 환경에 더욱 악영향을 끼친단 사실을 알 수 있다.
플라스틱 빨대(평균): 4.9E-07
종이 빨대(평균): 1.4E-06
그렇다면 부영양화란 무엇일까? 부영양화(me)는 강, 바다, 호수 등의 수중생태계에 영양물질이 증가하여 조류가 급속히 증식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녹조, 적조의 원인이며 부영양화로 인해 무산소층이 형성되면 호기성 호흡을 하는 대부분의 동물들은 생존이 불가능하다.
논문 <plasticless> 역시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플라스틱 빨대가 해양오염에 가장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플라스틱은 해양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반대로 종이와 바이오 플라스틱은 28가지의 원산지와 생분해성을 비교했을 때 플라스틱에 비해 환경 친화적인 재료다”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면, 해양 쓰레기 문제와 생물 다양성 측면에서 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이 발생한다”
논문 <"PLASTICLESS: A COMPARATIVE LIFE-CYCLE, SOCIO-ECONOMIC, AND POLICY ANALYSIS OF ALTERNATIVES TO PLASTIC STRAWS"> p34
근거 2. ‘생산 시 발생 에너지량/이산화탄소 배출량’ 측면에서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보다 친환경적이다.
훔볼트 주립대학(HSU)에서 진행한 연구 결과는 근거 2를 뒷받침한다.
훔볼트 주립대학이 146일 동안 매일 1,000개의 빨대가 사용된다고 가정하여 실험한 결과,
플라스틱 빨대의 생산 시 발생 에너지량,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종이 빨대보다 많았다.
생산 시 발생 에너지량 : 플라스틱 빨대 > 종이 빨대
이산화탄소 배출량 : 플라스틱 빨대 > 종이 빨대
근거 3. ‘생애주기 평가’측면에서,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보다 친환경적이다.
생애주기평가는 빨대 한 개가 생산, 운반, 폐기되기까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것이다.HSU는 생산 시 발생하는 에너지량, 이산화탄소 배출량 모두 플라스틱 빨대가 종이 빨대보다 크다고 밝혔다. 아래는 각각 플라스틱 빨대와 종이 빨대의 에너지량,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분석한 표다.
표에 따르면, 플라스틱 빨대는 27.18kJ의 에너지를 소비하며, 종이 빨대의 경우 15.05kJ를 소비한다. 이산화탄소는 각각 플라스틱 빨대는1.45g, 종이 빨대는 1.38g을 배출한다.
<플라스틱 빨대>
<종이 빨대>
출처 : <HSU straw analysis> 단위=kj(에너지 나타내는 단위)
생산 시 발생 에너지량 : 플라스틱 빨대 > 종이 빨대
이산화탄소 배출량 : 플라스틱 빨대 > 종이 빨대
이는 플라스틱 빨대 한 개를 사용, 운반, 폐기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에너지,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 모두 플라스틱 빨대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Ⅱ. “플라스틱 빨대가 더 친환경적”이라는 주장
근거1: ‘에너지 수요량(energy demand)과 지구 온난화 잠재력(gwp)’ 측면에선, 플라스틱 빨대가 종이 빨대보다 친환경적이다.
논문 <Plasticless>는 종이와 플라스틱 빨대가 모두 일반쓰레기로 배출된다고 가정할 때, 에너지 수요량, 지구 온난화 잠재력 모두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보다 크다고 밝혔다. 에너지 수요량과 지구 온난화 잠재력은 모두 높을수록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
에너지 수요량 : 종이 빨대 > 플라스틱 빨대
지구 온난화 잠재력 : 종이 빨대 > 플라스틱 빨대
<에너지 수요량>
플라스틱 빨대: 22.5 MJ
종이 빨대: 55.9 MJ
<지구 온난화 잠재력>
플라스틱 빨대: 0.857 kg co2 eq
종이 빨대: 2.4 kg co2 eq
이외에도, 논문 <plasticless>는 “플라스틱 빨대는 금속 빨대를 제외한 일회용 빨대 중에서 ‘에너지 수요’와 ‘지구 온난화 잠재력’ 측면에서 환경에 영향을 가장 적게 준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플라스틱 빨대의 에너지 수요는 종이 빨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또, 지구 온난화 잠재력 측면에서 표준 플라스틱 빨대는 종이 빨대의 1/3인 수준이다 ”라고 말한다.
Ⅲ. 결론 : 종이 빨대는 플라스틱 빨대의 친환경적인 대체재가 될 수 있다. -> 사실 아님
보고서와 논문 그리고 전문가들은 ‘종이 빨대는 재활용 쓰레기로 선별되고, 매립 시 생분해된다’는 주장은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고 말한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종이 빨대는 ‘일반 쓰레기’로 분류돼 소각되며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근거 1. 두 보고서 모두 플라스틱 빨대와 종이 빨대는 ‘일회용’으로서 ‘일반 폐기물’로 처리된다고 밝히고 있다.
보고서 <HSU straw analysis>는 플라스틱 빨대와 종이 빨대 모두 ‘일회용’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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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PLASTICLESS: A COMPARATIVE LIFE-CYCLE, SOCIO-ECONOMIC, AND POLICY ANALYSIS OF ALTERNATIVES TO PLASTIC STRAWS> 역시 플라스틱 빨대와 종이 빨대 모두 ‘일회용’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근거 2. 전문가 자문을 통해 확인한 결과, 국내 재활용 선별장에서도 종이 빨대는 ‘부피가 작아서’, ‘물과 이물질이 묻어서’ 등을 이유로 일반 쓰레기로 분류된다.
“종이 빨대가 친환경적인 제품이 되기 위해선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로 선별돼야 하지만 부피가 작아 재활용이 어렵다. 재활용이 안되는 종이빨대는 플라스틱 빨대보다 온실가스 총 배출량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게다가, 종이 빨대는 내구성이 약해 음료 하나를 마실 때 여러 개를 쓰는 경우도 많고, 이때 탄소배출량은 늘어난다. 종이니까 괜찮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서울환경연합 생활환경팀 조민정 팀장
“물과 이물질이 묻은 종이 쓰레기는 일반 쓰레기로 분류된다. 수분이 많으면 재활용쓰레기 단가가 높아지며 이물질이 많으면 세척 등의 과정이 추가로 진행된다. 따라서 종이 빨대가 재활용 쓰레기로 선별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화성시 에코센터(폐기물 소각장) 김선영 센터장
IV. 친환경을 위한 플라스틱 빨대 대체재는 종이 빨대가 아닌, ‘다회용 빨대’
“종이든 플라스틱이든 환경을 위해서 일회용품 사용은 금지해야한다. 다회용품이 당연한 사회가 되는 것이 탈 플라스틱 운동의 최종 목표다.”
서울환경연합 조민경 팀장
다회용품 사용 중에서도, 환경에 미칠 악영향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은 금속 빨대 사용이다. 단, 두 가지 조건이 붙는다. 첫째, 냉수로 세척해야 하며, 둘째, 표준세척시간을 반으로 줄여야 한다. 논문 <PLASTICLESS>에 따르면 금속 빨대를 사용 시, 환경에 미치는 영향 85%는 ‘물 사용’에서 온다. 따라서 금속 빨대 사용 시 물 낭비를 주의해야 한다.
판정 결과
종이 빨대는 플라스틱 빨대의 친환경적인 대체재다? -> 사실 아님.
종이 빨대는 플라스틱 빨대의 친환경적인 대체재가 될 수 없다. 종이 빨대는 지구에 해롭기 때문이다.
이 주장은 hsu(훔볼트 주립대학), denmark(덴마크 공과대학교), plasticless(미시간공과대학) 논문 모두 동의하고 있다. 게다가, 서울환경연합과 화성시 에코센터 모두 종이 빨대는 부피가 작고, 이물질이 묻어있어 재활용이 어려워 일반 쓰레기로 취급해 소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플라스틱 빨대와 종이 빨대를 비교해 둘 중 무엇이 더 친환경적인가, 무엇이 더 지구에 해를 끼치는가에 대한판단을 내리기엔 아직 어렵다. hsu와 denmark는 종이 빨대가 미비하게나마 더 친환경적이라고 했지만, plasticless는 플라스틱 빨대가 더욱 친환경적이라고 말한다. 심지어, hsu와 plasticless는 플라스틱 빨대와 종이 빨대의 ‘에너지 수요량’을 비교한 실험에서 서로 반대의 결과를 도출하였다.
이는 종이 빨대의 대대적인 도입이 이뤄진지 3년이 채 지나지 않았고, 이에 따라 종이 빨대에 대한 연구가 아직까지 활발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덧붙여, 종이 빨대와 플라스틱 빨대를 비교해 연구한 세 기관 모두 다른 나라로, 빨대 샘플의 차이가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의 친환경적인 대체재가 될 수 있나’라는 명제엔 분명하게 ‘아니다’라는 답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종이 빨대 역시 플라스틱 빨대와 마찬가지로 일회용품에 불과하다. 따라서, 탈 플라스틱 운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어떠한 종류의 빨대든 최대한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플라스틱 빨대의 친환경적인 대체재가 필요하다면 종이 빨대가 아닌 다회용 빨대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