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 배치 - okeseuteula baechi

오케스트라 배치 - okeseuteula baechi
↑↑ 오케스트라 배치.

객석에서 오케스트라를 바라보면, 각양각색의 악기들이 가지런히 배치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체로 앞에는 현악기, 중간에는 관악기, 맨 뒤에는 타악기가 놓여있다. 지휘자는 작곡가가 악보에 반영한 악기들의 배치를 통해 자신만의 음악적 해석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래서 같은 작곡가의 작품이라도 지휘자에 따라 악기들의 배치가 다소 다를 수 있다. 하지만 현악기, 관악기, 타악기 순으로 배치하는 것 자체는 예외가 거의 없는 오케스트라 악기 배치의 기본이다.

무대의 오케스트라를 살펴보면, 앞에서 뒤로 갈수록 크고, 시끄러운 악기가 배치되어 있다. 즉, 소리가 가장 작은 현악기가 맨 앞에, 소리가 큰 금관악기나 타악기가 뒤편에 놓여 있다. 만약 바이올린이 트럼펫보다 뒤에 놓여있다면, 관객들은 바이올린 소리를 듣기 힘들 것이다. 바이올린의 가냘픈 소리가 덩치 큰 트럼펫 소리에 묻히기 때문이다. 한편 뒷줄에 서는 악기일수록 연주빈도가 적다. 연주 내내 활을 움직이는 현악기보다는 어쩌다 한 번씩 연주하는 타악기가 뒤에 배치되는 것이 맞다. 만약 두 악기의 위치가 바뀐다면, 관객이나 연주자 모두 민망할 지도 모른다. 맨 앞에 위치한 타악기 연주자는 과연 어디에 시선을 둘 것인가 말이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자. 바이올린이 트럼펫보다 앞에 있어도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트럼펫은 소리가 워낙 크니까 뒤에 있어도 바이올린 소리를 압도할 수 있다. 그래서 오케스트라 편성에서 현악기의 수는 금관악기나 타악기의 수보다 훨씬 많다. 바이올린이 10대라면, 트럼펫 1대 정도는 감당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목관악기는 이들의 중간에 위치한다. 중간 정도의 음량을 가졌기 때문인데, 본의 아니게 오케스트라 편성의 기준점 역할을 한다. 즉, 목관악기의 수가 늘어날수록 이에 비례하여 오케스트라의 전체규모가 커진다.

오케스트라의 편성은 계속 커져왔다. 오케스트라 초창기에는 현악기 중심의 30명 정도의 악단 규모였지만, 19세기 후반 브루크너와 말러에 이르러서는 금관악기의 편성이 중시되고, 100명이 넘는 대편성 오케스트라가 등장했다. 요즘에는 소편성으로 작곡했던 고전파 작곡가들의 작품이 대편성으로 연주되는 경우도 많다.

현대 오케스트라의 원형은 18세기 독일 만하임 오케스트라에 있다고 한다. 탁월한 바이올린 주자였던 요한 슈타미츠(J.Stamitz/1717-57)가 이끌고, 단원 대부분이 비르투오소 연주자였던 만하임 오케스트라는 당대 최고의 악단이었다. 따라서 유럽의 스탠더드(standard)가 되었고, 후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도 당연히 음악 선진국인 유럽의 기준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오케스트라 배치에 있어선 뚜렷한 차이점이 있다. 유럽식은 지휘자를 중심으로 제1바이올린과 제2바이올린이 마주보는 모양새인 반면, 미국식은 지휘자의 왼편에 제1바이올린과 제2바이올린이 함께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따라서 연주회 대부분이 미국식 배치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