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과민반응 치료 - myeon-yeoggwaminban-eung chilyo

면역 시스템은 외부 물질의 침입을 막아 자기 몸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그러나 그 역할이 끝나고 면역반응이 멈출 때 멈추지 못하고 지나치게 활성화하면 자신 몸에 해를 끼칠 수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

지난 글에서는 면역반응이 몸에서 어떻게 “시작”되는지, 즉 ‘면역의 시작’을 다루었다. 몸 안에 들어온 외부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몸은 다양한 면역 과정을 활성화하는데, 이런 면역의 ‘시작’이 일어난 후에 당연히 적절한 때가 되면 활성화한 면역을 끝내는 과정도 일어나야 한다. 면역의 활성화가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는 억제 시스템이 적절한 순간에 작동해야만 과도한 그리고 지속적인 면역반응(염증반응)에 의해 자기 세포와 조직이 손상되는 자가면역 질환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이처럼 면역의 시작부터 끝까지 그 과정에서 이상이 생겨 과도한 면역반응이 생기거나, 그 면역반응이 중단되지 않고 지속되는 경우가 매우 다양하게 관찰되며. 그 종류는 약 100여 종 이상이라고 한다. 자가면역 질환들을 발병 위치에 따라 구분해보면 <아래 표>와 같으며, 표에서 보는 것과 같이 대부분의 장기와 조직에서 발생할 수 있다.

면역 활성화 수준이 너무 낮으면 외부 침입에 의한 감염에 취약해지고, 너무 높으면 지나치게 활성화된 면역이 자신의 세포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출처: 위키미디어 코먼스

면역의 마무리: 조절T세포(Treg)의 작동 원리면역의 활성화는 감염이나 질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중요하지만, 강하게 활성화된(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면역 체계가 장기간 활성화 상태를 유지하면 건강한 조직에 손상을 줄 수 있다. 그래서 건강한 사람의 몸에서 외부 침입자들에 대한 반응으로 활성화된 면역은 그 역할이 끝나면 다시 활성화 이전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 면역반응의 엄격한 조절은 단지 자가면역 질환의 예방뿐 아니라 감염 질환에도 중요한데, 과민한 면역반응은 감염중 병원균 자체보다 자신의 세포들에 더 해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여기에서 ‘조절T세포(Treg)’라는 면역세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조절T세포들은 다른 면역세포들의 기능과 활성화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면역세포들을 활성화 이전의 면역 상황으로 돌아가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로써 면역은 면역반응이 일어나기 이전의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그렇다면 조절 T세포가 활성화된 면역을 억제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그 방법은 크게 4가지로 구분되며 다음과 같다. 1) 면역억제 사이토카인들을 이용하는 방법, 2) 침입자들을 공격하던 면역세포들을 세포용해(cytolysis) 방식으로 사멸하는 방법, 3) 활성화된 면역세포들이 지속적으로 분화하고 활성화 되지 못하도록 대사장애(Metabolic disruption)를 유도하는 방법, 4) 수지상세포의 기능과 성숙을 억제하는 방법.

①면역억제 사이토카인을 이용하는 방법: 면역세포들은 필요와 역할에 따라서 작은 단백질들을 분비하는데 이것 중 하나가 사이토카인이다. 이중에서 면역을 억제하는 기전에 관여하는 작은 단백질들을 면역억제 사이토카인이라 부르는데, 조절T세포들은 이 물질들을 분비하는 방식으로 면역 활성을 억제한다.②세포용해(cytolysis)를 통한 방법: 조절T세포와 접촉한 세포막에 구멍을 만들고서 단백질 분해 효소들을 세포질 안으로 침투시켜 세포를 사멸시킨다. 이런 방식으로 다른 면역세포인 작동T세포(effector T cells)들을 사멸시킴으로써 면역을 억제한다.③대사장애(metabolic disruption)를 유도하는 방법: 작동T세포들의 기능을 억제하고 사멸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주변 환경을 만들어 작동T세포들의 기능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조절T세포 생산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④수지상세포의 기능과 성숙을 억제하는 방법: 수지상세포에 직접 결합하여 수지상세포의 성숙과 면역 자극을 억제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수지상세포 안에서 특정 화합물(IDO)이 생성되어 세포 밖으로 배출되는데, 이 화합물들이 면역억제 분자로서 작동T세포를 억제한다.영양분 흡수에도 조절T세포가 필요하다면역계는 외부 물질을 막아 우리 몸을 지키는 방향으로 진화를 해왔는데, 엄밀하게 말하면 음식도 외부 물질이기 때문에 음식물의 영양분을 몸에서 흡수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 몸에 유익한 외부 물질에 대해 면역반응을 막아주는 작동(면역 내성)이 필요하다. 만약 이러한 작동이 일어나지 않거나 충분하지 못하다면, 음식물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과 같은 면역반응이 일어나 고통을 받게 된다. 점점 더 음식물에 대한 알레르기의 빈도와 심각성이 증가하고 있다는데, 과연 음식으로부터 기인하는 항원에 대한 면역 내성은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면역력을 조절하는 핵심 메커니즘은 조절T세포(Treg)에 의한 것이다. 앞에서 이미 설명한 방법들을 통하여 이 조절T세포는 면역 활성화 반응을 억제하는데, 이 조절T세포의 하위집단으로 분류되는 세포들이 음식물의 흡수에 관여하는 장기인 소장과 대장 모두에 존재한다. 또한 이들은 림프절에서 생성되어 혈액을 타고 돌아다니다가 다시 림프절로 돌아오는 운명을 타고난 일반적인 면역세포들과 달리 장기와 조직에 상주하는 조절T세포들이다.

음식의 영양분을 흡수하는 장에는 많은 미생물이 존재한다. 이들에 대한 면역반응은 일어나지 않을까? 출처: pixabay.com

다들 아는 바와 같이 소장에서는 음식물 영양소의 대부분이 흡수되며 대장에서는 나머지 영양소와 수분이 흡수된다. 우리의 건강에 중요한 장내 미생물들이 다량으로 존재하는 곳은 대장이며, 대장에 상주하는 조절T세포가 잘 형성되어 있는 이유는 외부 물질인 장내 미생물이 잘 공생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생각된다. 쉽게 풀어서 말하면, 외부 물질이지만 우리 몸의 건강을 위해서 필요한 장내 미생물에 면역반응이 쉽게 일어나지 않도록 어느 정도 수준의 면역 억제를 항시 유지하는(면역이 일어나야 하는 기준을 높게 설정하는) 역할을 대장에 상주하는 조절T세포들이 한다는 것이다. 한편, 소장에서도 조절T세포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확인되었으며, 소장에 존재하는 조절T세포들은 식품에서 나온 항원이 우리 몸으로 (면역반응 없이) 들어갈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마찬가지로 소장에 상주하는 조절T세포에 의해 면역이 일어나는 기준을 높이지 않는다면, 수많은 음식물들에 대해 면역반응이 일어날 것이며, 만일 그렇다면 이로 인해 영양소 섭취 과정에서 염증이 유발될 수 있다.건강을 위해 존재하는 면역 시스템도 외부 물질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경우, 이로 인한 면역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절T세포의 발현 및 상주를 통하여 원하지 않는 과도한 면역염증 반응을 통제하는 것이라 하겠다.조절T세포로 분화시키고 강하게 작동시키는 방법은?다시 정리하면 면역은 신체를 감염과 질병으로부터 보호하지만, 장기간 활성화 하면 건강한 조직의 손상이 올 수 있다. 따라서 활성화 이후에 면역 시스템은 조절T세포로 알려진 특별한 면역세포에 의해 차단된다. 2017년 <네이처 면역학(Nature Immunology)>에 발표된 일본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슈퍼 인핸서(super enhancer)라는 단백질의 작동에 의하여 ‘활성화 이전의 조절T세포’들이 활발히 작동할 수 있는 조절T세포로 발달하게 된다. 이 특정 단백질(Satb1)은 전사 과정(DNA에서 이와 상보적인 RNA를 만들어 내는 과정)의 조절을 위하여 염색체의 특수한 영역에 결합하는데 이로 인하여 조절T세포의 활성화에 필요한 유전자들을 발현시키는 방식(후성적인 변화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슈퍼 인핸서가 ‘활성화 이전의 조절T세포’들을 ‘활성화된 조절T세포’로 발달하도록 한다. 만약 이런 역할을 하는 슈퍼 인핸서에 문제가 생긴다면 이로 인하여 활성화된 조절T세포를 만들 수 없고 면역은 과도하게 활성화되며 결국 면역질환과 알레르기를 유발하게 된다.

왼쪽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에 접근한 CD8+세포독성 T세포(오른쪽)와 조절 T세포(녹색)이다. 출처: 위키미디어 코먼스

우리 몸속에서 조절T세포들이 발달하는 자연적인 현상을 슈퍼 인핸서 단백질의 역할에서 확인하였다면, 우리가 원하는 순간에 조절T세포들을 증가시켜 면역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장기 이식 과정에 나타날 수 있는 이식 거부 반응을 생각해보면 인위적으로 면역의 조절이 가능한 방법이 있다면 인류에게 도움이 될 텐데 말이다. 장기이식의 과정에서 공여자와 수여자의 적합도를 면밀하게 분석하여 이식을 한다고 해도 100% 자신의 것이 아닌 이상 면역반응은 일어날 수 있고, 따라서 이식 전후로 면역 억제제를 사용해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다. 안전하게 이식되었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이식된 장기가 수여자의 면역에 노출되어 조금씩 파괴되어가다가 결국 사용을 못하게 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런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2018년 7월 <미국 장기이식 저널(American Journal of transplantation)>에 발표된 쥐 실험 결과에 따르면, 연구진은 뎁토르(DEPTOR)라고 불리는 조절 단백질의 활성을 증가시킴으로써 심장 이식 후 면역에 의한 장기이식 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고 이식 받은 장기를 비교적 오래 유지하면 살아가는 생쥐들을 관찰했다고 보고했다. 면역 억제를 유도하는 신약을 개발하기 좋은 메카니즘을 확인한 것이다. 생쥐 실험에서 살펴보면, 심장을 이식받은 후 면역 억제제 없이는 평균 7일을 생존했고, 위에서 설명한 뎁토르라는 조절 단백질의 활성이 증가된 경우에는 쥐의 평균 이식 생존일이 35일이었다. 이런 결과는 면역 억제제를 투여했을 때와 비슷한 결과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뎁토르 활성 증가와 면역 억제 약물이 함께 적용된 경우인데, 이 경우 거의 무기한 (100일 이상) 생존하는 것을 확인했다.면역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조절 역할을 하는 뎁토르의 경우도 조절T세포에 특이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뎁토르의 활성화에 의한 면역억제는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작동T세포들의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방식이 아니고, 조절T세포의 활성을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장기이식 거부반응이 억제된다는 의미이다. 일반적인 경우 장기 수여자의 면역계는 이식된 장기를 확인하고 (외부 물질로 인식하여) 작동T세포들이 크게 활성화되며, 그 기세에 조절T세포가 압도당하고, 따라서 염증을 막아낼 수 없으며, 심지어 그 과정에서 조절T세포의 성격이 바뀌어 작동T세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뎁토르가 활성화되면 작동T세포들의 염증반응을 통한 장기이식 거부 반응을 조절T세포들의 활성화를 유도하여 강력히 억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이 연구 결과들은 잠재적인 자가면역 질환 치료에, 그리고 장기이식 거부반응 치료에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자가면역 질환에서 조절T세포들은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고 여겨져 왔는데, 뎁토르 활성화를 통하여 조절T세포가 강하게 작동하도록 조절할 수 있다면, 이는 곧 자가면역 질환 (그리고 장기이식 거부반응)에서 나타나는 과도한 염증반응들을 조절할 수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원형 탈모에서 조절T세포의 새로운 역할탈모는 많은 사람들의 걱정거리이지만 그 근본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여러 가지 유형의 탈모 중에서 원형탈모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자가면역 질환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듯이 무엇인가 비정상적이고 과도한 면역염증 반응이 탈모를 유발하는 것이며, 따라서 이 경우 면역 억제자인 조절T세포의 역할은 위축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과연 일반적인 조절T세포의 역할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일까? 또 다른 조절T세포들의 역할이 있는 것은 아닐까? 이에 대한 연구 결과를 확인해 보자.일반적으로 모낭에서는 모발이 빠지면 모발 전체가 다시 자라나게 하는 순환을 끊임없이 지속한다. 그리고 그 과정은 줄기세포에 의존적인 것으로 생각되어왔다. 그러나, 2017년 5월 <셀(Cell)>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모발이 끊임없이 자라나는 이 과정에 조절T세포가 필수적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조절T체포가 없는 상황에서는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쥐 피부의 확대면. 조절T세포들(빨간색)이 모낭과 머리카락(녹색) 주위로 모여 보인다. 출처: Rosenblum lab/UCSF

즉, 조절T세포의 결함이 자가면역 질환인 원형탈모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다른 형태의 대머리 증상에도 잠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일반적인 면역세포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조절T세포들은 림프절에 거주하지만, 일부는 조직 안에 영구적으로 존재하면서 대사기능을 돕고, 항염증 역할을 한다, 앞서 살펴본 대장과 소장에 상주하는 조절T세포와 같은 예인 것이다. 피부에서도 마찬가지로 조절T세포들은 피부 미생물의 면역 내성을 확립하는 것을 돕는 역할과 함께, 상처 치유를 돕는 물질을 분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그러면 이런 일반적인 조절T세포의 역할인 염증 약화 능력과 머리카락이 자라도록 하는 역할은 관련이 있는 것일까? 결론적으로는 기존의 고유한 조절T세포들의 역할과 상관없이 줄기세포와의 세포간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이용하여 직접적으로 피부 줄기세포들의 활성화를 유발시킨다고 한다. <그림>에서 살펴보면, 모낭 부근에 조절T세포들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모낭 줄기세포들을 직접 자극하여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모발 성장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조절T세포들을 활성화하는 방법이 이 질환에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역항암치료와 조절T세포강화된 면역반응을 약화시키는 조절T세포의 역할은 면역 항암치료에서도 중요한 요인이 된다. 면역 항암치료는 약화된 면역반응을 강화시키는 방법으로 항암치료를 하는 것인데, 이 강화된 면역력을 조절T세포가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암 부위를 살펴보면 다량의 조절T세포가 유입되어 있는데, 이들이 면역항암 효과를 감소시키는 주된 이유 중 하나임에 틀림이 없다.항암치료의 과정에서 조절T세포 때문에 면역이 억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조절T세포들을 (선택적으로) 세포사멸에 이르도록 유도하는 것은 좋은 방법일까? 간단히 생각해보면 면역을 억제시키는 주된 세포인 조절T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것은 조절T세포의 면역 억제력을 상실하게 하여 면역 항암치료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2017년 <네이처 면역학(Nature Immunology)>에 발표된 논문을 살펴보면, 예상과 다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어떤 세포든지) 세포가 사멸할 때 세포 안에 있던 과량의 에이티피(ATP)가 세포 밖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ATP는 일반적으로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데, 세포사멸이 진행 중인 조절T세포들은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효소들에 의해서 ATP를 아데노신(adenosine)으로 바꾸게 된다. 앞에서 살펴본 조절T세포의 작동 원리에서 보듯이, 미세종양 환경에서 아데노신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면역에 의한 항암작용을 억제하는 시그널(항암작용을 하는 면역세포들을 약화시키고, 면역을 회피할 수 있는 세포들을 강화시키는 등)들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살아 있는 조절T세포들은 면역 항암치료의 효과를 억제하는 본래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아이러니하게 이들이 사멸되는 경우에 더욱더 강하게 면역 항암치료의 효과를 억제하게 되는 것이다.그렇다면 조절T세포를 사멸시키지 않고 약하게만 만드는 방법은 어떨까? 2017년 6월 <셀(Cell)>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특정 수용체(Nrp1)의 역할이 종양 내에서 조절T세포들의 안정성과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하지만, 말초 면역 내성을 위해서는 필요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따라서 이 수용체를 제거하면, 조절T세포의 기능적인 취약성 때문에 암세포의 성장에 저항이 걸리게 된다고 한다. 이 수용체가 제거된 조절T세포는 종양 안에서 ‘인터페론-감마’라는 면역물질을 생성하는데, 이 면역물질은 위에서 언급한 특정 수용체가 제거되지 않은 조절T세포에 취약성을 유도하며, 그럼으로써 항암면역의 효과는 더욱 강화하고 그 결과 종양 제거가 용이해지도록 만든다. 또한 연구진들은 조절T세포의 취약성을 유도하는 것이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된 항암 치료법 중에 하나인 항체 치료법(anti-PD-1)에도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런 연구결과는 조절T세포를 취약하게 만드는 방법이 항암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조절T세포만? 면역억제하는 다른 면역세포들면역학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CD8+ 세포독성 T 림프구(CTLs)’라고 불리는 면역세포들의 역할은 면역신호를 통해 인지한 특정한 세포들을 공격하는 것임을 알 것이다. 그런데 2018년 3월 <사이언스 면역학(Science Immunology)>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 면역세포들이 면역을 억제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은 전통적으로 항염증 역할을 하는 조절T세포(Treg)의 역할과 중복되는 것이며, 염증을 억제하는 것이 꼭 조절T세포만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철저히 공격형 세포로만 인식되었던 CD8+ 세포독성 T림프구(CTLs)가 어떤 방법으로 전문적인 수비형 세포인 조절T세포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까?이야기는 자가면역 질환인 소아형 당뇨병 (제1형 당뇨병)과 관련된 연구에서 시작된다. 제1형 당뇨병은 잘못된 면역체계로 인하여 발병하는 질환으로 공격형 면역세포인 CD8+ 세포독성 T림프구가 인슐린을 생성하는 췌장 섬 세포의 특정 단백질 조각을 인식하여 그 세포들을 죽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그 결과로 제1형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을 생성하지 못하고 평생 인슐린 주사를 사용해야 한다.CD8+ 세포독성 T림프구의 췌장 섬 세포 공격이 일어나는 실제 공간을 살펴보면, 림프구들의 공격이 일어나면서 뒤이어 염증반응이 일어나고, 동시에 각종 면역세포들에 의하여 유인 물질들(염증성 사이토카인[cytokine]과 케모카인[chemokine])이 분비된다. 이로 인하여 다른 곳에 있었던 면역세포들이 유인 물질들을 뒤따라서 이동해오며, 염증 부위에는 더 많은 수의 면역세포들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몰려온 면역세포들 중에는 췌장 섬 세포의 특정 단백질을 인식하고 공격하는 CD8+ 세포독성 T세포들도 있지만, 췌장을 인식하지 못하는 CD8+ 세포독성 T세포들도 존재한다. 이전에는 기존 연구들을 근거로 췌장을 인식하건 못하건 상관없이 이 세포들은 모두 세포독성 세포들이기 때문에 췌장의 염증을 심화시킬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논문에서 이 췌장을 인식하지 못하는 CD8+ 세포독성 T세포들의 경우 오히려 염증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다.

쥐의 췌장(회색)의 랑게르한스 섬에서 췌장 섬세포에 특이적인 CD8+ 세포독성 T세포(빨간색)와 침투된 비특이적인 CD8+ 세포독성 T세포(방관자세포, 녹색)를 볼 수 있다. 출처: Dr. Gustaf Christofferson, Uppsala University, Swe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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