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로 산 싸움 - jolo san ssaum

2차 카테는 첨이라 약간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는데;;

오랜만에 원피스 최신화까지 정주행했다가

마침 며칠전에 공식에서 조로산이 터졌더라고;;; 타이밍 진짜 죽인듯ㅋㅋㅋ

다들 알고 있나 해서 글써봄ㅋㅋㅋㅋㅋ

조로산이 씨피중에서도 우주최강 메이저인건 알고 있었지만

막상 작가는 2차판 노리는거 전혀 안하고 럽라 모에화 안좋아하는걸로 유명해서

설마 조로산이 공식에서 터질줄은 예상 1도 못했음;;;;ㅋㅋㅋㅋㅋ

며칠전에 올라온 ㅅㅍ 대사가 이런거임ㅋㅋㅋ

상디가 조로한테 전보벌레로 연락해서 하는말

"내가 만약에 이 싸움이 끝난 뒤에도 '제정신'이 아니라면 네가 나를...죽여줘"

"그래 알겠어 넌 내가 확실히 죽여줄테니까 그때까지...죽지마라"

"미안하다"

지금 상디 상태가 혈통인자 발현해서 냉혹하게 살인만 저지르는 감정없는 괴물이 되기 직전이라

만약 자신이 진짜로 그렇게 되버리면 조로한테 자길 죽여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임

그래서 아마 다음화부터 전개될 내용이

상디가 감정잃고 날뛰면 조로가 와서 막아주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음

근데 현재 조로도 약부작용 때문에 싸움 끝나면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있을 예정이라

멘탈 박살난 상디와 약부작용으로 고통받을 조로가 

지금 서로 전보벌레 통화로 주고 받는 메세지가 저래서

현재 공식이 넘 2차 같다고 난리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 그러니까 사카타 긴토키입니다."

눈은 팅팅 부어 푸르딩딩하고 입술은 터져서 피가 슬쩍 배어나온다. 그 와중에도 능청맞은 얼굴로 손을 들고는 자기 소개를 하다니 어지간히 특이한 사람이었다. 귀를 몇번 쫑긋한 산지가 제 옆에 선, 그러니까 긴토키의 건너편에 서 있는 조로를 훑는다. 송곳니가 보이도록 드러난 이가 사납다. 금방이라도 다시 긴토키에게 달려들 것 같은 기세에 산지의 손이 슬쩍 남자의 옷자락을 붙잡는다. 조로의 시선이 산지를 향한다. 걱정과 불안이 섞인 푸른 눈에 쯧 혀를 찬 조로가 털썩 자리에 주저앉는다.

"그래서...오늘은 또 뭘 훔치러 온건데."

잇새로 소리가 샌다. 긴토키를 곤죽이 되도록 밟아놓고는 아직도 분이 덜 풀린 모양인지 목소리가 어지간히도 가라앉아 있었다. 산지가 머뭇이며 조로의 옷자락을 더욱 세게 쥔다. 그것을 흘낏 응시한 긴토키가 곰방대를 꺼내 입에 물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불도 붙이지 않은 곰방대 안에서 연기가 뭉실뭉실 피어오른다. 옅은 보랏빛의 연기를 깊게 들이마시니 긴토키의 얼굴의 상처가 순식간에 깨끗해진다. 긴토키가 천천히 눈을 내려깔았다. 갑자기 심각해진 분위기에 상디가 둘을 살핀다. 조로는 여전히 미간을 잔뜩 좁힌 채였다. 긴토키가 곰방대를 입에서 떼어낸다. 제 앞에 앉은 조로에게 얼굴을 쭈욱 들이민 그가 장난스런 미소를 짓더니 후~ 연기를 뱉는다. 아까보다 훨씬 짙어진 보랏빛 연기에 조로가 콜록이며 기침을 뱉었다.

"지금...콜록...뭐하는..!"

픽 웃음지은 긴토키가 손을 들더니 딱콩- 조로의 머리를 내리친다. 놀란 산지가 조로의 옷자락을 놓았다. 윽, 하는 작은 신음과 함께 조로가 인상을 썼다. 긴토키가 푸훗, 하곤 얼굴을 웃기게 일그러뜨렸다.

"복수다, 요녀석아. 칼한번 빌려갔다고 사람을 도둑놈 취급하고 말이야. 그것도 흠하나 없이 제대로 잘 돌려줬구만."

긴토키의 말에 흉흉한 눈빛이 다시 훅 그를 응시한다. 그러나 기침이 멎진 않아 한참을 콜록이던 조로가 시뻘개진 눈으로 긴토키를 응시했다. 정작 긴토키는 어째 여유만만해져 있었지만.

"콜록....그게 빌려간거냐?!!! 말 한마디 없이 가져가놓고!!"

"쪽지 남기고 갔잖아?"

"없었거든?!!!!"

"얼레, 그랬나? 긴상이 깜박한 모양이네. 이해해. 이 나이쯤 되면 사람이 자꾸 깜빡깜빡 하거든?"

"웃기지마!!! 애초에 내가 불러서 저기 있는거지 네놈이 제대로 갖다놓은 것도 아니잖냐!!!"

능청스레 이리저리 말을 돌리는게 아주 사람을 약오르게 하는데 도가 트인 이 같았다. 그러면서도 다시 화제를 칼로 돌리는 조로도 그런 그가 제법 익숙해 보였지만 말이다. 가만히 앉아 제 꼬리만 탁탁 두들기던 산지가 흘끗 흰 머리의 남자를 훑는다. 저와 비슷한 귀를 가지고 있던 그 사람은 꼬리가 열 갈래로 갈라져있었다.

추욱- 산지의 귀가 처진다. 어른의 모습이 된 것은 기뻤지만 결국 사람들이 말하던 요사스런 모습이 된 자신이 그리 좋지만도 않다. 그것도 사람을 홀린다는 여우라니. 홀린다- 늘 자신을 따라다녔던 말이 당연하다는 듯이 붙는 모습. 어째서 자신이 이런 모습이 된 것인지. 저 사람은 같은 여우인데도 어딘가 달라 보였다. 열갈래로 갈라진 꼬리 때문인걸까. 탁탁 바닥을 두드리던 제 꼬리를 잡아 쥔 산지가 그것을 이리저리 당긴다. 혹시 저도 열 갈래로 갈라지지 않을까 싶어 옆으로도 잡아당겨보았지만 아프기만 할뿐 변하지는 않았다.
포기한 듯 꼬리에서 손을 떼낸 산지가 다시 두 사람을 응시한다. 싸움이 아까완 다르게 어딘가 유치하다. 살벌한 말은 여전했지만 아까보다 한참 누그러진 눈빛으로 긴토키를 응시하는 조로를 보며 산지가 고개를 갸웃했다.

친구인가?

그러고보니 머리를 맞대고 으르렁 거리는 것이 종종 심부름 가는 길에 보았던 마을 아이들과 비슷하다. 비록 이런 생김새라 친구는 없었지만 늘 볼 때마다 두명쯤은 저렇게 얼굴을 맞대고 으르렁대곤 했으니. 또 그것이 심부름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는 서로를 향한 환한 웃음으로 바뀌어 있어 신기하게 여기곤 했었다. 그러고보니 그때 둘이 취했던 행동 하나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러면 다시 웃게 되는 걸까. 이리저리 고민하던 산지가 슬금슬금 둘의 근처로 다가갔다.

“어이 자꾸 그렇게 승질내면 발X 시간이 짧아진다구! 엉? X기 시간이 말이야! 한 3초 정도로 짧아진다고? 얼마나 슬퍼!! 나중에 이 긴상이 어제 알아낸 좋은 기방에 데려가줘도 말이야!! 몸은 좋은데 3초야~ 얼마나 슬퍼?”

“그게 거기서 왜 나와!!!!!! 그리고 3초 아니거든?!!!!”

“아직은 그래 5초 정도일 수 있지. 하지만 말이야 사람이 자꾸 화를 내면 피부에도 안 좋고! 엉? 정력에도 안 좋다고~!”

“그러니까....5초도 아니.....자꾸 왜 이야기를 그쪽으로 몰고가는데! 이 색변태 구미호가!!!”

“어엇 말은 바로하라구우? 초랭이군? 긴상의 꼬리는 말이야! 구미호같은 그런 멍청한 게 아니야! 천 년 동안 쌓은 정력이 모여 생긴 천호라구? 누구씨랑 같은 3초가 아니라 1000초라구???? 한번에 말이야! 한번에 1000초라구??”

“그러니까 3초 아니라고!!!!!!!”

뭔가 주제가 아까와는 한참 다르다. 듣기만해도 기분이 이상해지는 말들에 인상을 찌푸리고 있던 산지가 그제야 목적을 생각해내고는 둘 의 손을 덥썩 움켜쥐었다. 두 사람의 말이 덜걱 끊긴다. 조로와 긴토키의 시선이 동시에 산지에게 돌아간다. 아직 험상궂게 인상을 쓰고 있던 두 사람에 놀란 듯 잠시 멈춰있던 산지가 조심스레 둘의 손을 겹쳤다. 묘한 상황에 굳은 채로 저를 응시하는 둘에게 베싯 웃어보인 산지가 맞닿은 두 사람의 손을 가르켰다.

“화해!”

어째 자랑스런 얼굴로 꼬리를 살랑이는 산지의 모습에 숨을 들이킨 조로가 그것을 깊게 뱉어낸다. 긴토키는 반대쪽 손을 들어 제 입을 막고는 최대한 웃음을 참고 있었다. 제가 예상한 것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상황에 고개를 갸웃한 산지가 맞잡은 두 손에 제 손을 턱 얹는다.

“화해..? 이거 아닌가?”

푸흣- 결국 긴토키의 입에서 웃음이 터졌다. 거칠게 손을 풀어낸 조로가 제 이마를 짚었다. 순식간에 조로의 얼굴에 그늘이 진다. 뭔가 이상한 분위기에 슬쩍슬쩍 조로의 눈치만을 살피는 산지에 다시금 웃음을 토한 긴토키가 산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이야- 네가 아주 복덩이네 복덩이야. 어이 복덩이 여우소년! 이름이 뭐야?”

“어.. 산지.”

대답은 했지만 여전히 조로의 눈치를 살핀다. 옆으로 눈동자를 돌려 그런 산지를 슬쩍 응시한 긴토키가 제 앞에 뒤돌아 있는 조로를 바라본다. 전부터 이상한 데서 잔정이 많더니 역시 이런 꼴이 나겠다 싶었다. 하긴 진짜로 화가 났던 거라면 저 저 녀석이 있든 없든 자신을 찢어죽였겠지만. 이젠 흔적없이 사라진 위압감에 비싯 웃음을 흘린 긴토키가 짐짓 모르는 척 산지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오오, 그래 여우군! 그럼 저런 멍청 초랭이는 두고 긴상이랑 같이 좋은 데나 갈까? 이 긴상이 어제말야...! 좋은 기...”

산지가 긴토키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흥미가 생긴 모양인지 반짝이는 눈이다. 긴토키가 눈썹을 까닥인다. 아까부터 느꼈지만 이녀석 뭔가 겉모습에 비해 태도가 이상하다. 마치 9살난 어린애를 보는 것 같은 느낌. 어린 모습이면서 1000살 넘게 먹은 요괴는 봤어도 이건 또 처음이라 긴토키가 제 턱을 짚었다. 이런 선례를 어디서 들은 것도 같은데 기억이 흐리다. 갑자기 말을 중단한 킨토키의 모습에 산지가 그의 소매를 잡고 이리저리 흔든다.

“어제 뭐? 뭔데?...요?”

머릿속이 흐릿하게 윤곽이 잡히질 않는다. 그리고 그틈에 조로가 불쑥 산지의 손을 낚아챘다. 긴토키가 고개를 들었다. 묘하게 심기가 불편해보이는 조로의 표정에 그가 픽 웃음을 터트렸다. 뭐 어때, 일단 둘이 좋은 것 같고.

“뭐야.”

“으응?”

“기분 나빠. 뭐냐 그 얼굴.”

“아니아니, 이 긴상이 괜히 방해를 했나 싶어서-. 좋은 시간에~.”

“...더 맞고 싶은거냐?”

“아닙니다만!”

손을 처들어가며 단호하게 부인하는 모습에 조로가 다시 한껏 인상을 찡그린다 아까와도 또 달라진 조로의 분위기에 옆에서 불안한 기색으로 산지가 이리저리 꼬리를 흔든다. 그걸 아는 듯이 여유작작하게 저를 바라보는 긴토키의 모습에 조로가 퉁명스레 말을 뱉었다.

“그럼 가.”

“아쉽네, 하지만 전언이 있습니다~”

“그럼 그걸 처음에 말하라고 망할 능구렁이!!!”

“어이어이, 말은 바로해야지. 긴상은 징그러운 구렁이가 아니라 멋~진 여우라구?”

여전한 장난투로 빙글빙글 웃는 얼굴에 후우- 숨을 뱉은 조로가 그대로 산지를 제 쪽으로 잡아끌었다. 영문을 모르는 채로 얌전히 따라가는 그 모습에 긴토키가 다시금 입매를 당겼다. 들고있던 담뱃대를 소매 안으로 밀어넣은 그가 비스듬히 걸고 있던 가면을 매만졌다. 붉은 눈매가 인상적인 여우가면. 요상스레 달라진 분위기에 눈을 끔벅이는 상디완 다르게 그 분위기와 비슷한 기류를 흘리던 조로가 긴토키를 응시했다.

“북의 설산이 죽었다.”

“...뭐?”

“기억하고 있겠지? 그 산의 주인은 여우다. 목숨이 아홉 개인 여우의 산은 죽지 않아. 그렇게 믿어지고 있었고, 사실이었지.”

그러나 곧 쯧, 혀를 찬 긴토키가 다시 담뱃대를 입에 문다. 다시금 짙은 보럿빛 연기가 피어오르고, 그것이 신기한지 반짝이는 눈으로 자기를 바라보는 상디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은 긴토키가 반대쪽 소매에서 당고 하나를 꺼내어 상디에게 내밀었다. 순식간에 발그래진 얼굴로 그것을 집는 산지의 모습에, 긴토키가 눈을 가늘게 뜬다. 역시 이 아이는 어딘가 이상했다.
일단 확실한 건 이 겉모습은 가짜라는 것. 그렇지만 이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정신연령은 아닌 것 같은데. 다른 생각에 빠져 말을 멈춘 긴토키 탓에 애꿎은 꼬리만 치고 있던 조로가 결국 말을 뱉는다.

“뭐야, 결국 어떻게 된 건데.”

“...이유라면 하나뿐이지 않겠어?”

조로 쪽으로 다시 고개를 돌린 긴토키가 연기를 뱉는다. 보랏빛 연기가 자욱히 그의 옆으로 흩뜨려지고, 눈을 한번 감은 그가 담뱃대를 도로 입에 문다. 자세히 보니 긴의 눈 주위엔 가면의 그것처럼 붉은 안료가 칠해져 있었다. 천천히 눈을 뜬 긴토키가 시선을 흘끗인다. 말해야 하는 사실이 여간 내키지 않는 모양이었다.

“산을 수호하던 여우의 수장이 그것을 포기했기 때문이겠지.”

긴토키가 소매에서 당고를 하나 더 꺼내들었다. 저 안엔 도대체 뭐가 들어있는지 궁금해진 산지였지만 둘의 표정이 심각해 결국 손에 든 제 당고만 우물이기 시작했다. 당고는 달았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단맛에 놀란 표정으로 허겁지겁 당고를 먹어치우는 산지를 바라보던 긴토키가 마악 입에 집어넣으려던 당고를 산지의 반대쪽 손에 들려주고는 담뱃대를 도로 입에 물었다. 조로가 그것을 한번 흘낏 보더니 다시 긴토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거기서는 말이 많아. 산의 전 주인이 제대로 일을 하지 않았다는 등, 여러 가지로.”

아마 태반은 역시 자격없는 여우가 신이되어 그렇다는 둥의 말이었을 것이다. 조로가 작게 혀를 찼다. 여우들의 수장이 따로 있긴 하지만 그들의 부모격인 이가 천호인 긴토키였으니 마음이 무거울 터였다.
여우의 산은 죽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목숨 아홉개와 신의 자격을 가진 천호에게만 이어지는 말이었고 천호가 아닌 일반 여우가 신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후계도 없는건가?”

"뭐, 그 아이도 초랭이군 만큼이나 별종이었던 것 같으니까. 그나저나-"

담배를 다시금 깊게 들이킨 긴토키가 허리를 바로 했다. 탁탁 공중에 담배를 털어낸 그가 담뱃대를 다시 소매 안에 넣는다. 그 사이 털어낸 담배 연기가 뭉실뭉실 불어나 보라색 구름이 된다. 여전히 인상을 찡그린 조로가 턱을 짚자, 구름에 올라탄 긴이 씩 웃더니 따콩- 조로의 이마에 손가락을 튕긴다.

"뭐야?!"

"어린앨 데리고 논 벌이다, 요녀석아. 겉모습은 저래도 한참 애구만 양심없이."

긴의 눈이 흘끗 산지의 목덜미에 닿는다. 대충 끼워입은 커다란 옷 사이로 슬쩍 비치는 붉은 자욱에 쳇 조로가 혀를 찬다. 풋- 부러 익살스런 표정을 지으며 그를 놀리니 다시 달려들듯 얼굴을 들이밀어, 긴토키가 몸을 뒤로 빼었다. 장난스런 얼굴을 한 채로 빙글빙글 웃던 그가 품을 뒤적여 작은 자루를 하나 꺼내들었다. 그게 뭐냐는 듯 조로가 고개를 까닥이니, 큼 헛기침을 한 긴토키가 입을 열었다.

"여우소년은 생각보다 미숙한 것 같고, 그렇다고 네녀석이 모습을 숨기는 법을 잘 가르칠 것 같지도 않으니 이걸 주지. 몸에 해롭진 않으니 종이에 싸서 피우게 해."

네가 왠일이냐는 눈으로 바라보는 조로에 생색내듯 긴토키가 어깨를 치켜올린다. 조로가 슬쩍 주머니를 풀어 안을 들여다보니 보이는 것은 은빛 잎사귀 몇개. 익숙한 모양에 잠시 고개를 갸웃한 조로가 별안간 고개를 치켜올리니 긴토키가 재빨리 말을 뱉는다.

"이건 내 산에서 자라는 거...!"

"이걸로 칼 얘긴 퉁치자고, 초랭이군!"

조로가 미쳐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휘익 보랏빛 바람에 섞여 긴이 사라졌다. 조로가 한껏 험악해진 얼굴로 연기에 달려들었지만 잡히는 것은 없었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연기 틈으로 너울너울 떨어진 것은 재수없는 보랏빛의 종이 한 장. 뿌득 낮은 잇소리를 낸 조로가 주머니를 품에 쑤셔넣고는 종이를 집어들었다. 쓰여있는 것은 짧은 문장 하나였다.

-네가 지키고 있으니 산 자체는 멀쩡하겠지만 그래도 아래 마을엔 한번 다녀오는게 좋을거다-

"그러니까 본론을 먼저 말하라고!!!!"

결국 포효하는 소리가 떨어진다. 주변을 쩌렁이는 소리가 먹던 당고를 떨어뜨린 산지의 꼬리가 쭈뼛 선다. 씩씩이는 조로의 눈치를 살피던 산지가 떨어진 당고를 조심히 집어 도로 입에 넣고는 그 옆에 가 선다. 분명 까막눈이었던 저인데 어째 종이의 내용이 술술 읽힌다. 신기한 마음에 소리를 내어 읽으려 하니 조로의 손이 그것을 내던진다. 놀라 산지가 조로를 응시하자 무뚝뚝한 얼굴로 그를 훑은 조로가 반대로 걸음을 옮긴다. 주위를 훑어 종이를 찾아낸 산지도 재빨리 그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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