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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팀 경력만 25년, "자소서 단골문항 '성공·실패 사례' 본인 성향이 드러나면 안돼"... 경희대 미래인재센터 김선희 취업상담관의 자소서 꿀팁 대공개

희대 미래인재센터에 전문 취업상담관으로 일하는 김선희씨는 하루에도 수많은 취업준비생들과 마주한다. 김씨는 미국 제약사 한국존슨앤드존슨, 한국스미스앤네퓨, 사이넥스 등 국내외 기업 인사팀에서 25년 넘게 근무한 베테랑이다. 김씨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기자가 작성해둔 자기소개서를 첨삭해주고, 자기소개서의 단골 문항 공략법을 공개했다. 김씨는 "자소서는 질문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본인 성향이 너무 드러나는 답변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다양한 직무에서 유사 경험을 쌓아 자기소개서를 풍부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씨와의 상담을 통해 취업준비생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간추려본다.

자기소개서를 쓰기가 쉽지 않은데 좋은 예시를 들어주세요.

사례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자소서 질문 중에 <협업을 통한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를 한 가지씩 기술하시오. 각 경험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과 이를 통해 얻은 것을 함께 기술하시오>라는 질문이 있다고 할 때 이에 대한 지원자 답변 예시입니다.

[성공사례 : 자체 평가 시스템 도입, 우수팀 선정]

은행 홍보대사 활동 당시 팀원 2명의 이탈이 있었습니다. 이후 팀원들의 사기는 떨어졌고 조장으로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팀 자체 월말평가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팀원들이 잘한 점을 칭찬하고 우수 팀원을 선정해 간단한 자체 시상을 했습니다. 인원이 부족해 우수한 성과 대신 서로 동기부여를 통해 즐거움을 목표로 활동했습니다. 팀원은 종료 때까지 모든 행사에 참여했고 자연스럽게 결과물은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우수팀에 선정됐습니다.

자기소개서 답변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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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으로서 좋지 않은 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리더십 역량'과 '긍정적 성격'을 드러낼 수 있는 좋은 사례입니다. '자체 시상 시스템' 도입으로 팀원의 사기를 올린 점이 참신했습니다. 다만 보통 '시상'은 기관 차원에서 하는데 학생 스스로 제도를 만들었다는 점이 면접관에게는 어색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위 학생은 투표를 통해 매달 가장 열심히 활동한 팀원을 선정해 작은 선물(기프티콘)을 줬다고 했는데 면접관은 이런 자세한 내용이 자기소개서에 포함되길 원합니다.

[실패사례 : 방송제 실패 원인 분석을 통한 재도전, 관객 만족도 90% 달성]

대학 방송국 활동 중 방송제 개최에 실패한 경험이 있습니다. 특히 부족한 제작비와 적은 관심이 문제였습니다. 팀원들은 제작비 배분 문제로 불화도 있었습니다. 저는 홍보팀장으로서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팀원들을 한곳에 모아 기획의 모든 과정을 피드백 했습니다. 제작비 부족 원인이 예산 배정을 맡은 축제운영본부와 관객인 학생들의 니즈를 살피지 못한 것임을 찾아냈습니다. 이를 개선해 재도전하고자 학생들의 수요를 조사했습니다. 2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해 학생은 유명 연예인의 출연에 그리고 축제운영본부를 통해 학교 축제 홍보에 관심이 있음을 알아냈습니다. 홍보팀장으로서 축제 운영본부에 먼저 제안해 축제에서 교내 음주 에티켓 홍보영상을 제작하는 대신 유명 가수 1명의 섭외권을 얻었습니다. 내부적으로 관객의 흥미를 끌만한 '유명 가수 모창대회'와 '유명 가수와 함께 하는 토크쇼' 등을 추가적으로 기획했습니다. 결과적으로 800석 만석 및 관객 만족도 90%를 달성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팀원의 피드백과 외부 협업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

자기소개서 답변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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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라는 구체적인 수치를 활용해 결과를 표현한 점이 좋습니다. 소제목도 잘 작성하여 앞으로 어떤 내용이 나올지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실패의 원인을 '제작비'와 '예산'으로 지목했는데 해결책은 정작 '가수 섭외권 획득'이라 당황했습니다. 실패 원인에 '예산'이라는 불필요한 말을 제외하고 '관객의 니즈를 분석하지 못했다'로 고치는 것이 더 간결합니다. 자소서는 본인이 잘한 것을 써야 하는데 그게 덜 보입니다. 그 이유는 상황이 정확하게 이해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면접관은 보통 자기소개서를 훑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내용은 간결하되 설명은 친절해야 합니다. 본인이 홍보팀장으로 얼마나 조직에 중요했고 성공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쉽게 써야 합니다. 본인의 역할이 과장돼도 좋으니 좀 더 부각해 면접관에게 어필해야 합니다.

1. 협업을 통한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를 한 가지씩 기술하시오.

각 경험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과 이를 통해 얻은 것을 함께 기술하시오.

협업을 통한 '성공사례'의 질문 의도는 무엇이고 어떻게 써야 하나요?

기업에 입사할 '지원자의 행동'을 예측하기 위함입니다. 성공 경험을 토대로 다른 지원자보다 좀 더 체계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는 것을 어필해야 합니다. 기업은 우연히 성공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아닌 지속적으로 성공할 사람을 원합니다. 이를 위해서 작은 것이라도 하나의 '시스템', '매뉴얼' 등을 만들어본 직무 경험을 자소서에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신입이 자소서를 작성할 때 기업에서 앞으로 하게 될 업무와 100% 똑같은 경험이 있을 확률은 희박합니다. 그래서 그와 유사한 경험을 기반으로 자소서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은행영업'에 지원한다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통해 고객을 직접 만나 영업 일을 했던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녹여낼 수 있습니다. 만약 아무런 경험이 없다면 지금 당장 밖으로 나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어떤 일이든 좋으니 직무 유사 경험을 쌓으세요. 아르바이트, 인턴, 공모전, 봉사활동, 팀활동 뭐든 좋습니다. 풍부한 경험이 없으면 합격 자기소개서도 없습니다.

협업을 통한 '실패사례'의 질문 의도는 무엇이고 어떻게 써야 하나요?

기업은 지원자의 '회복탄력성'이 궁금합니다. 입사를 하면 힘든 일이 많습니다. 지원자가 쉽게 포기하고 회사를 그만둘 사람인지 아니면 실패를 극복할 멘탈을 가진 사람인지 검증하고 싶습니다. 자기소개서는 성공사례와 똑같은 형식으로 작성하면 됩니다. 다만 실패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패를 통해서 무엇을 배웠고 또 실패하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위주로 '자신만의 방법'이 드러나게 작성해야 합니다.

실패사례 자기소개서 문항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을까요?

실패의 원인이 '자신'과 '자신의 성향'이 돼서는 안 됩니다. 대신 실패의 원인을 '사회적인 상황'이나 '주변 환경'에서 찾아야 합니다. 제가 상담한 한 학생은 '자기주장이 강한 성격'을 '소통을 잘하는 성격'으로 바꿔 팀원과의 마찰을 해결했다고 작성했습니다. 기업은 사람의 성향이 쉽게 바뀌지 않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자기주장이 강한 성격'은 조직문화에 잘 어울리지 못하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보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면접 단골 질문인 '자신의 단점은 무엇인가요?'에서도 주의해야 합니다.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치명적 단점이 아닌 극복 가능한 단점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너무 꼼꼼해 일처리 속도가 느린 것이 단점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인턴 근무 당시 저만의 플래너를 직접 제작해 체계적으로 일을 분배했고 마감기한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을 하면 신중하고 꼼꼼하면서 동시에 일을 계획적으로 수행하는 지원자로 어필할 수 있습니다.

2. 본인이 지원한 채용분야에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가요?

본인은 그러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기술하여 주십시오.

첫째로 지원자의 직무 이해도가 궁금합니다. 인사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얼마나 지원자가 자신이 하게 될 업무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느냐입니다. 역량의 개수는 100개도 넘습니다. 리더십, 솔선수범, 정직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지원자는 자신이 하게 될 업무에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둘째로 역량을 키우기 위해 지원자가 한 노력을 알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영업 부문'에 지원하면 상대방의 호감을 살 수 있는 스킬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이러한 스킬을 발휘한 경험과 이로 인해 성과를 내본 적이 있다면 그 내용을 작성하면 됩니다.

역량이 드러난 '경험'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기업은 어떤 경험을 선호하나요?

현장 경험을 원합니다.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사람과 그러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큽니다. 그래서 인턴 경험이 제일 유용합니다. 인턴이 어려우면 아르바이트나 다양한 팀활동을 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어떤 경험을 하더라도 본인이 느낀점, 배운점, 본인이 한 활동을 상세하게 기록하면 데이터가 쌓여 면접장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 직접 경험이 힘드시면 신문이나 책을 읽어 간접 경험을 하거나 현직자와 만나 인터뷰를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또 고객을 상대하는 일이라면 지원자 본인이 직접 고객이 되어 현장을 방문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외국계 기업 인사팀에서 오래 근무하셨는데 국내 기업과 채용 차별점은?

외국계 기업이라고 국내 기업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외국계 기업은 한 분야에 특화된 '전문가(expert)'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근 국내 기업 역시 전형을 세분화해 '코딩 능력'과 같이 한 분야에 특화된 지원자를 우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서 직무와 관계없는 내용은 제외해야 합니다. 저도 인사팀에서 수많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봤는데 본인이 일했던 곳의 로고와 설명을 장황하게 나열해 총 '17장'을 제출한 지원자도 있었습니다. 기업은 지원자의 단순 경력이 아닌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역량을 체크해 앞으로 회사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자소서는 면접의 보조도구라고 생각합니다. 기업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면접 전에는 AI면접, 필기시험, 어학성적, 이력서 등 다른 평가 요소가 더 중요합니다. 하지만 면접에서는 자기소개서의 중요성이 커집니다. 100명이 지원하면 면접장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은 10명도 채 안 됩니다. 10명에서 1~2명을 뽑을 때 자기소개서는 큰 역할을 합니다. 자기소개서에 매력적인 내용이 있으면 면접관은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 관련 질문을 합니다. 면접에서는 자기소개서와 일관된 내용으로 본인을 설명해야 신뢰성을 줄 수 있습니다.

옛날과 비교했을 때 취업이 너무 어렵습니다. 준비할 것도 많아지고 복잡해졌습니다. 취업시장은 과열되어 지원자의 수준은 점점 높아지지만 취업관문은 좁아 답답합니다. 이 상황에서 자신감을 잃은 취준생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어려운 부분은 도움을 받고 '본인만의 방법'을 찾아 자신감을 잃지 않고 도전하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