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식염수 코 세척 방법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오랜만에 방문하신 민서(가칭) 어머님이 상기된 표정으로 약국에 들어오셨습니다.

“약사님, 안녕하세요. 뭐 하나만 물어보려고요. 혹시 코 세척하는 것과 중이염이 서로 연관 있나요?”

민서는 계절성 비염이 있어 환절기만 되면 어머님과 함께 약국에 자주 방문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코 세척을 하고 나서부터는 병원 방문이 많이 줄었지요.

“그럴 수도 있어요.”

“그래요? 비염, 축농증이 있을 때는 코 세척이 좋다고 하셨잖아요?”

“맞아요. 코세척은 아주 효과적인 예방 및 치료 보조방법이에요.”

“그런데 중이염이 생긴다면 좀 위험한 거 아닌가요?”

코세척을 권해 드린 필자에게 원망의 눈빛을 보내시며 민서 어머님은 말씀하셨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그럴 수 있다는 거예요. 항상 그러는 건 아니죠. 사용법을 잘 지키지 못하면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요.”

“코세척이 그냥 코 안에 식염수를 넣고 흘려주면 되는 거 아닌가요?”

“일부는 맞지만 일부는 틀려요. 식염수가 이관 쪽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게 사용해야 하거든요.”

“이관이요?”

환절기에는 기온차에 의해 감기에 잘 걸리기도 하지만 꽃가루나 먼지 등이 날려 알레르기 비염이 유발되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들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려면 마스크 착용과 코 세척, 그리고 손 씻기가 중요합니다.

특히 알레르기 물질이 비강 점막을 자극하는 알레르기 비염이나 축농증 등 비강에 분비물이 정체돼 나타나는 증상에는 코 세척이 아주 효과가 좋습니다. 이미 많은 전문가가 코 세척에 대한 좋은 점을 방송이나 SNS 등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죠. 다양한 기구를 통해 사용하는 방법도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더라고요.

코 세척을 식염수로 한다는 건 다들 알고 계시죠? 식염수는 소금, 즉 염화나트륨(NaCl)을 정제수에 녹인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건 농도입니다. 1L의 물에 0.9g 소금을 넣어야합니다(0.9% 염화나트륨 수용액이 생리식염수).

이렇게 농도를 맞추는 이유는 삼투압 때문입니다. 김장할 때 배추를 소금에 절이는 걸 생각하면 쉽게 이해되실 것입니다. 배추를 그냥 물에 담가놓는 것이 아니라 소금을 잔뜩 푼 물에다 오랫동안 넣어놓죠. 그래야 배추 안에 있는 물이 쪽 빠져나오면서 배추 숨이 죽습니다.

그냥 물에다 담가 놓으면 오히려 배추가 수분을 빨아드려 일명 물 먹은 배추가 되죠. 이와 마찬가지로 0.9%보다 낮은 농도의 소금물을 사용하면 점막이 물을 먹어 부풀게 됩니다. 코는 더 막히고 통증도 생기죠.

그럼 0.9%보다 높은 농도의 소금물을 사용하면 어떻게 될까요? 점막 안에 물을 빼앗아 오게 됩니다. 점막은 수분을 빼앗기면서 부기가 가라앉고 코막힘이 덜해집니다. 이 원리를 이용한 일반의약품이 바로 페스네츄럴 비강분무액입니다. 코점막이 부어 코가 막혔을 때는 사용하면 좋지만 염증성 상태나 점막이 건조돼 있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자극이 심해질 수 있어요.

우리가 원하는 것은 자극 없이 코를 씻는 것이기 때문에 0.9% 농도를 맞춘 소금물, 즉 생리식염수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요즘에는 1회용 식염가루를 이용해 일정 용기에 녹여 사용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이때 물양을 잘 조절해야 정확한 농도를 맞출 수 있습니다.

식염수 온도도 중요합니다. 식염수의 온도가 너무 낮으면 점막에 강한 자극을 주기 때문에 매우 아플 수 있습니다. 개봉한 식염수를 오래 보관하고 싶어 냉장고에 넣어 놓으셨다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 방법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개봉된 식염수를 냉장고에 보관한다고 해도 세균 번식은 막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냥 한 번 세척에는 한 번 사용할 만큼의 식염수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물의 온도가 너무 낮다면 따뜻하게 데워 사용하시는 것도 잊지 마세요.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식염수가 ‘이관’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막과 달팽이관 사이를 ‘중이’라고 하는데 이곳에는 ‘유스타키오관’이라는 관이 존재합니다. 이것이 바로 이관입니다.

이관은 고막이라는 얇은 막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고막을 기준으로 보면 귓바퀴 쪽 외이는 대기압에 영향을 받습니다. 만일 기압이 낮아지거나 높아지면 고막이 지나치게 팽창돼 자칫 찢어집니다. 그전에 아주 심한 통증이 생기겠죠.

이때 이관이 열리면 고막 안쪽 압력이 조절되면서 고막 이상 팽창을 막게 됩니다. 이관은 평상시에는 닫혀 있다가 음식을 씹거나 삼킬 때 그리고 하품을 하면 열리게 돼 있습니다. 비행기 이착륙 할 때 귀가 아프면 껌을 씹거나 음식을 삼키라고 말하는 건 이관을 열어서 압력을 조절하기 위함입니다.

코 세척을 할 때는 이 부분을 꼭 고려해야합니다. 식염수를 코 안에 넣으면 비강을 지나 인후로 넘어갈 수 있는데 이때 이관이 열려 있으면 중이 쪽으로 식염수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만일 식염수를 삼킨다면 그 상태는 더 심해지겠죠. 코 안에는 많은 세균이 존재하기 때문에 식염수가 이관으로 들어가면 세균감염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막으려면 코 세척을 할 때는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 식염수가 인후로 넘어가지 않게 해야합니다.

또 입으로 ‘아~’하면서 소리를 내면 이관을 닫을 수 있어서 더욱 좋겠죠. 식염수를 코 안에 넣을 때 압력을 적당하게 조절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너무 강하게 세척하면 중이에 압력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증상은 이관이 발달하지 않은 영유아 및 소아에게 더욱 자주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의사의 지시가 없는 한 코 세척은 1일 1~2회 정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일 오래된 식염수 또는 오염된 식염가루, 깨끗하지 않은 물을 사용하면 세균감염을 더욱 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식염수는 개봉한 후 최대한 빠르게 사용하며 식염가루는 사용 직전 개봉해서 사용해 주세요. 중이염 등 귓병이 걸린 상태에서는 코를 세척하면 안 됩니다.

좋을 것만 같았던 코 세척도 경우에 따라서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 꼭 기억하시고요. 보다 자세한 사항은 의사, 약사와 상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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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강 세척은 만성 비염, 알레르기 비염, 축농증의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비강을 세척하면 코안에 염증 매개성분이 포함된 분비물과 알레르기 비염 등을 일으키는 항원은 제거할 수 있기 때문. 이를 통해 코막힘 및 목 뒤로 분비물이 넘어가는 후비루 증상을 감소시킬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점막 섬모의 청소기능을 강화해 점막의 기능을 회복하는 효과도 있다.

다양한 이점을 가진 코 세척. 하지만 잘못된 방법으로 세척하면 오히려 코 점막이 붓거나 귀에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코 세척은 정확한 방법으로, 안전하게 해야 진정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코 세척 시에는 올바른 방법으로 해야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세척 시 ‘생리식염수’ 사용
비강을 세척할 때는 나트륨 농도가 0.9%인 생리식염수를 사용해야 한다. 이는 우리 몸의 나트륨 농도와 동일하게 맞춰진 것으로, 이 외에 다른 액체를 사용하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수돗물과 생수, 그리고 렌즈용 생리식염수다. 먼저, 나트륨 농도가 낮은 수돗물이나 생수를 사용하면 코 내부 조직이 부을 수 있다. 이는 삼투압 현상이 원인으로, 점막이 물을 흡수해 부풀어 코막힘 증상이 악화된다. 반대로, 나트륨 농도가 높은 액체를 사용하면 어떨까. 역시 삼투압에 의해 점막의 수분을 빼앗아 조직이 수축할 수 있다. 아울러, 콘택트렌즈용 생리식염수에는 방부제가 있으므로 사용을 피해야 한다.

일회용 세척 분말을 생리식염수 대신 사용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정수된 물이나 끓여서 식힌 물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생리 식염수는 30~35도로 미지근하게 데워서 사용해야 점막의 자극을 피할 수 있다.

세척 시 자세는 고정
세척에 필요한 도구와 생리식염수를 모두 준비했다면, 다음은 자세를 점검해야 한다. 콧구멍과 연결된 얼굴 뼈 안의 빈공간, ‘부비동’을 효과적으로 세척하기 위해서는 상체를 90도로 구부려야 한다. 이후, 세척하는 부위가 아래로 가도록 고개를 돌린다. 예를 들어, 우측 부비동을 세척할 때는 우측 코가 아래로 오게 고개를 돌려야 한다. 자세는 세척이 끝날 때까지 유지해야 한다. 만약 코에 세척액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고개를 들면 기도로 세척액이 넘어갈 수 있기 때문. 기도로 넘어가는 상황을 피해야 하지만, 혹 소량 넘어갔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이닥 이비인후과 상담의사 김진용 원장(명지이비인후과의원)은 하이닥 Q&A에서 “보통 사람에게는 기침 반사라는 몸의 보호작용이 있어, 기도로 넘어가면 기침을 하게 되어 생각보다 많은 양의 물이 넘어가지는 못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세척 중 호흡은 ‘잠시 멈춤’

세척 중 기도로 세척액이 넘어간다면 호흡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코에 세척 도구를 대고, 세척액을 흘려보낼 때는 숨을 잠시 멈춰야 한다. 혹 세척 중 숨을 쉬면 기도로 세척액이 넘어갈 위험이 있기 때문. 따라서 숨을 잠시 멈추거나 ‘아’하고 소리를 내는 것이 좋다. 아울러, 세척액이 빠져나가기 전 침을 삼키거나 코를 풀면 압력이 증가하여 이관으로 세척액이 들어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세척 후…고개는 좌우, 세척 도구는 거꾸로
올바른 방법으로 세척을 마쳤다면, 고개를 숙인 자세를 유지한 상태에서 부비동에 남아 있는 세척액을 제거해야 한다. 고개를 좌우로 천천히 흔들면 남아 있는 세척액을 배출할 수 있다. 세척 도구는 물로 세척하여 물기가 완전히 빠져나가도록 거꾸로 뒤집어 말려야 한다. 한 번 사용한 세척액은 오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24시간 이내에 사용하며, 시간이 지나면 버린다.

아울러, 세척 후 코를 세게 푸는 것은 삼가야 한다. 코를 세게 풀면 통증, 중이염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 한편, 코스프레이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세척 10분 후 사용하면 흡수율을 높일 수 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김진용 원장 (명지이비인후과의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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