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교재 추천 - hangugsa gyojae chucheon

일단 공손하게 인사를 올리고 글을 써야겠다.

최태성 선생님,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두 달 전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교재 추천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최태성 선생님의 <7일의 기적>에 대한 포스팅이었는데 당시 나는 다섯 번째 한능검 시험에서 불합격한 참이었다. 불합격한 마당에 무슨 교재 추천이냐 할 수 있었지만 정말 하루이틀 벼락치기부터 꾸준한 한 달 준비까지 안 해 본 것이 없었고 그 과정에서 각종 교재를 접했기 때문에 이만한 교재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쓴 글이었다.

다만 7일의 기적은 1) 나처럼 한국사 베이스가 없거나 2) 심화 시험을 준비할 경우에는 적합해 보이지 않았다. 빠르게 핵심을 훑고 기출로 넘어가면 모를까 아예 한국사와는 담을 쌓고 지내던 나에게는 너무 많은 추가 필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물론 <7일의 기적>은 한국사의 흐름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도 지치지 않고 끝까지 완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지난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이 시간이 촉박해 빠르게 준비해야 하거나 처음부터 너무 많은 정보가 버거운 사람에게는 충분히 추천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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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결국은 한능검 심화에 붙는 것이 목적이므로 좀 더 살을 붙여 공부해보기로 했다. 그때 선택한 것이 두 권짜리 '최태성 별별한국사 능력검정시험 상/하'였다. 가로로 돌려 넘겨보는 형식이고 표지는 어디가 앞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디자인이다. 처음에는 뭔가 예쁘지 않은 것 같았지만 핵심은 표지가 아니니까 나중에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사실 표지보다 알맹이가 중요한 마당에 판서는 이미 아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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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권을 펼치면 먼저 앞쪽에 간단한 연표 및 지도로 보는 역사적 사건을 만날 수 있다. 한국사 시험에서는 ① 역사적 사건의 순서와 ② 각 지역과 역사적 사건을 연결하는 문제가 자주 등장하므로 도움이 될 만한 자료들이다. 물론 공부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비슷한 말의 반복 같고 잘 외워지지도 않으니 공부를 하면서 위치를 확인하거나 다 끝나고 훑어보는 것이 나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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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한국사 강의 내용은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왼쪽 사진처럼) 유튜브 강의와 똑같은 내용 및 구조로 판서가 옮겨져 있다. 그 판서 내용을 보면서 강의를 듣고 내가 좀 더 기억하고 싶거나 추가하고 싶은 것들은 아래 공백에 적는다. 굳이 더 정리하기 싫다면 그냥 낙서하듯 쓰면서 공부해도 좋다. 그렇게 강의 하나를 마치면 (오른쪽 사진 위처럼) 자세한 설명과 사료들이 몇 페이지씩 나온다. 유튜브 영상에서도 주요 문화재나 사진 등은 보여주기는 하지만 하나씩 확인하고 싶다면 뒤에 있는 글과 사진을 참고하면 된다. 설명 끝에는 (오른쪽 사진 아래처럼) 요약 정리도 나온다. 맨 앞에 초록색 배경의 판서도 이미 요약이긴 하지만, 도식보다는 글과 표가 더 편한 사람들은 각 강의 뒤쪽의 요약을 봐도 된다. 내 경우에는 맨 앞쪽 판서 내용으로 공부하고, 사료를 하나씩 살펴본 뒤, 뒤쪽 요약 부분은 내가 외운 내용을 확인하여 동그라미를 치는 방식으로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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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서/사료/요약 다음으로는 (왼쪽 사진처럼) 기출문제가 8문항씩 나온다. 각 문제마다 아래에 자세한 오답노트가 덧붙여져 있어 내가 어떤 부분을 모르거나 헷갈리는지 정확히 짚어낼 수 있었다. 아무리 앞에서 중요한 부분에 색깔을 입혀 놓았다고 하더라도 실제 시험에서 다뤄지는 방식이 따로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되었다. 해설을 보기 위해 따로 뒤를 넘겨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 또한 큰 장점이었는데, 아무리 답안지가 분리된 교재라고 하더라도 두 군데를 동시에 살피는 것이 꽤 번거롭기 때문이었다. 특히 어지러움 관련 질환이 있는 나로서는 시선을 한 군데에만 고정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기출문제를 다 풀면 (오른쪽 사진처럼) 별별 채우기가 나온다. 최태성 선생님은 이 별별 채우기를 항상 강조하셨는데 사실 왜 이걸 강조하는지 전에는 이유를 잘 몰랐다. 지난 52회 시험 때 D-28, D-21, D-7... 이렇게 일주일 단위로 하는 라이브방송을 보고 알았는데, 별별 채우기 문장들은 그 자체로 한능검 문제에서 선택지로 쓰인다고 했다. 또한 맞는 사실만을 선지로 내놓는다는 원칙이 있어서 문장의 앞뒤가 틀렸다는 고민을 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 그러니 별 속에 채우는 말과 진한 글씨만 조합해도 핵심 키워드를 알고 문제를 풀 수 있는 거였다. 나도 이 별별 채우기로 앞 내용을 복습했고 시험에서 제시되는 단서를 찾을 때마다 맞지 않는 선택지들을 하나씩 소거해나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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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뿌듯해서 찍어놓는 마지막 준비 인증샷

그렇다고 앞에서 잔뜩 줄 쳐놓고 필기하면 뭐가 중요한지 모를 수도 있는데 별이 채워진 특별부록이 따로 있어서 너무너무 좋았다. 공부하다 보면 원래는 몰랐던 것들을 나중에는 알게 되면서 따로 오답노트로 정리할 필요가 없게 되는데, 그 마지막 순간까지 더 공부해야 할 것들만 특별부록에 줄 치고 필기해서 시험장에 들고 갔다. 공부하다 지쳐서 대충 못생긴 글씨로 적으면 그것도 스트레스 받는 성격이라, 빈 칸 채우기 할 필요 없이 인쇄된 글씨를 보는 것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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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에 어려운 부분만 7일의 기적 강의를 들었다. '300분의 기적' 같은 강의도 좋은데 약간 더 오래된 영상 같다.

하지만 이놈의 한국사는 수능 때 이후로도 계속 흥미가 안 붙고... 시험을 봐야 하니 보는 거지 내가 책을 보는지 책이 나를 보는지 모르는 순간들이 닥쳐오곤 했다. 벼락치기 했던 시험은 '요행을 바라지 말자'는 걸 깨닫게 했지만 나름 공부를 했던 회차에도 떨어지니 진짜 지겨워서 죽을 것 같았다. 이번 53회 시험은 여섯 번째 시도였으므로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그냥 다 때려치고 싶고 더우니까 맥주나 한 잔 하고 싶었는데, 마침 시험 잘 보라고 연락해준 친구에게 하소연했더니 '맥주 한 캔이 술이었냐. 낮에 마시면 혈액순환 잘 되어서 저녁에 공부가 잘 될 거다'라고 해주었다. 과연 찐친이구나 싶어서 매우 편안한 마음으로 한 캔 따고 느긋하게 공부를 했다. 경건하지 못한 자세라 영상 속에서 열정 강의하시는 선생님께 죄송했지만 결국 전야제도 잘 들었다. 펜트하우스 시즌3 첫 방송도 건너뛰고 전야제에 참석했으니 아주 불량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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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의 기적 책은 2권짜리 별별한국사 다 들고가기 귀찮아서 혹시나 자세한 설명 궁금해질까봐 가져간 건데 뒤쪽에 인물 사진 한 번씩 보는 것만 사용했다.

시험장에는 별별한국사 특별부록과 전야제 때 필기한 내용을 들고 갔다. 여기서 전야제란 거의 국룰이라 할 수 있는 핵심 쪽집게 라이브 방송으로서 시험 전날 딱 두 시간 동안 들으면 불합격이 합격되고 2급이 1급되는 기적을 일으키는 강의다. 전야제를 세 번 들어본 사람으로서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는 건 있지만 그게 진짜 핵심이자 자주 기출되니까 알려주시는 것이고, 그때그때 전 회차와 비교해서 예상되는 것들을 짚어주시니 완전 필수 시청이다. (오른쪽 사진에) 필기된 내용은 그 세 번의 전야제가 축적된 종이인데 코피가 묻었다. 내가 흘린 거라 하고 싶지만 요즘 비염 심해져서 자꾸 코피 흘리는 딸아이가 옆에서 얼쩡거린 흔적이다. 그리고 나는 여섯 번째 도전한 이번 시험에서 가채점 결과 2급을 받았다!!!!!!! 꺄~~~~~~~~~~~~~!!!!!!!!!!!!

한국사는 봐도 봐도 모르겠고 진짜 나는 바보인가 멍청이인가 답답했었는데 나 같은 한알못도 한능검 심화 합격의 감격을 맛보게 되었다. 아마 지난 번 7일의 기적 포스팅에서 응원을 보내주신 덕도 본 것 같다. 흐흑.... 눈물이 앞을 가린다.

아무튼 결론은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별별한국사를 강추한다는 것이다. 물론 사람마다 공부하는 방법이나 맞는 강의 스타일이 다 다를 테니 다른 선생님이 별로라고 하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다른 강의에서는 영상에서 말하는 내용이나 판서 내용과 책 내용이 다 일치하지는 않아서 따로 글을 읽어 가며 정리해야 하는데, 강의 판서가 그대로 책에 담겨 있는 건 시간과 노력을 아껴줄 수 있는 귀한 자료라고 생각된다. 교재 재질도 이전과 달리 반들거리지 않아서 눈도 아프지 않으니 딱이다.

라방이나 가답안 공개 때 보내주는 슈퍼챗도 전액 기부라는데 인강이 한참 뜨던 시절부터 무료로 질 좋은 강의를 풀어주신 선생님께 무한 감사할 뿐이다. 아무리 직장생활에 육아에 바쁘다 해도 꼼수 부리지 말고 진작 별별한국사로 공부할 걸 그랬다.

여러분 별별한국사로 한능검 합격하세요. 저 같은 사람도 됩니다.

덧.

이전까지는 빼박 불합격이어서 점수 따위 확인하지도 않았지만 이번에는 언제 응시 결과가 뜰런지 오매불망 기다렸다. 오늘 드디어 감격스런 '합격' 사실을 알현했다. 지난한 시간을 인증한다.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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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시 결과라 쓰고 인간 승리라 읽는다

!!정리!!

▶ 꼼꼼하게 한능검 심화 시험 대비 하실 분 ☞ <최태성 별별한국사 능력검정시험 심화> (2권짜리, 이 포스팅에서 계속 언급하고 있는 책)

▶ 한능검 심화 시험 대비 교재와 연계된 유튜브 강의 ☞ 아래 링크가 1강으로 연결되는 영상입니다.

https://youtu.be/kE_GacsabWQ

▶ 기초 있거나 가볍게 훑어 보실 분 ☞ <7일의 기적> (파란색 밑줄 쳐진 글씨 클릭하면 관련 포스팅으로 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