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자동차 - hangug choechoui jadongcha

우리나라의 자동차 역사는 얼마나 될까요? 처음으로 자동차가 소개된 것은 무려 115년 전의 일인데요. 1903년 고종황제의 의전용 어차로 들어온 포드의 A형 리무진이 최초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조선시대부터 이미 자동차가 소개된 셈이지만, 순수 우리의 기술로 만든 자동차가 선보인 것은 그로부터 한참 후의 일인데요. 최초의 국산차부터 자율주행차까지, 한국 자동차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선구차들을 인디D:가 소개합니다! 




최초의 국산차 이름은?



한국 최초의 자동차 - hangug choechoui jadongcha

( ▲ 최초의 국산차 ‘시-바ㄹ’ ) 


고종 황제 당시 왕실의 어차로 사용되던 포드, 다임러, 캐딜락 이후 우리는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자동차를 염원해왔는데요. 최초의 국산차는 이로부터 50여 년 뒤에나 만들어졌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산차 이름은 함부로 쉽게 말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첫 출발을 의미하는 ‘시-바ㄹ(始發)’이 바로 그 이름이랍니다. 그 유명한 ‘시발 택시’의 바로 그 ‘시발’이죠. 시발은 세계 자동차산업의 중심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동해 대형 승용차의 생산이 증가하고 있던 1955년, 우리나라에서는 미군용 짚을 개조해 만든 첫 국산차라고 해요. 작은 천막 안에서 최무성, 최혜성, 최순성 3형제가 엔진 전문가인 김영삼과 함께 4기통 1323cc 엔진을 탑재해 한국 자동차 역사에 한 획을 긋게 된 최초의 국산차를 만들어낸 것이죠. 당시 시발 한 대의 가격이 일반 서민 3년 치 연봉 수준이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도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본 자동차가 수입되면서 1962년까지의 짧은 역사를 뒤로하고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게 된 비운의 자동차이기도 합니다.




자랑스러운 최초의 수출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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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의 수출차 ‘포니1’, 사진:문화제청 ) 


1976년, 국산 모델 1호인 ‘포니1’이 세상에 선보였는데요. 이전에 국내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던 블루버드, 코로나, 크라운, 코티나 등의 자동차들은 외국 모델을 국내에서 조립한 제품이었던 것에 비해 포니는 후륜구동 휘발유차로, 1,238cc의 4기통 엔진과 4단 수동변속장치를 탑재하였으며, 차체 형식은 5도어 해치백(hatchback)인 현대자동차의 고유 모델이었습니다.


포니의 생산으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열여섯 번째,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고유 모델을 생산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1975년 생산되어 1985년까지 명성을 떨친 포니는 등록문화재 제553호임과 동시에 국산 1호 수출차로도 이름을 날렸습니다. 판매 첫해에 1만 726대가 팔려나갔으며, 최초로 수출된 나라는 에콰도르였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스포츠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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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의 수출차 ‘스쿠프’ ) 


아직도 그 이름을 기억하고, 추억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개발된 스포츠카로, 나름의 화려함이 돋보였던 현대자동차의 ‘스쿠프’가 그 주인공입니다. 90년대 초반 오렌지족 열풍을 일으킨 주역이기도 한 스쿠프는 1990년에 출시되어 어딘지 많이 부족해 보이기는 하지만,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알파엔진을 장착하는 등 국산 고유 스포츠카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차명인 스쿠프(Scoupe)는 Sports와 Coupe의 합성어로, 특종을 의미하는 scoop와 동음이의어인 것이 특징인데요. 1989년 포니 후속으로 선보인 현대 엑셀(X2)을 바탕으로 만든 쿠페 타입의 쇼 카입니다.




최초의 자율 주행차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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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의 자율주행차 ‘스누버’, 사진:한겨레 ) 


차량 루프 위의 센서로 도로 및 주행 상황을 감지해 자동차 스스로 주행하는, 미래의 이동수단 자율 주행차. 우리나라 최초의 자율 주행차는 서울대학교 지능형 자동차 IT 연구센터에서 개발한 ‘스누버’인데요. 정식 명칭은 ‘스누버3’로 지난 해 6월, 여의도 한 복판에서 4km를 12분간 주행하여 국내 최초의 도심 자율 주행 성공 기록을 세운 자동차입니다.  


고성능 센서와 인공지능 기술로 이뤄진 스누버의 자율 주행 기술은 차 위에 설치된 레이더 센서 4개가 주변의 지형지물과 물체를, 카메라 2대가 색깔을 잡아내 차선과 표지·신호등을 인식함으로써 받아들인 정보를 인공지능이 스스로 판단해 각 부품에 제어 명령을 내리게 되는 방식으로 구현되는데요. 컴퓨터는 트렁크에 설치됐으며, 가정용 데스크톱 컴퓨터의 약 3배 크기에 달한다고 합니다. 



오늘은 우리나라 자동차 역사 속에서 그 이름을 빛내고 있는 최초의 차들을 살펴봤습니다. 국산 기술로 만들어진 최초의 자동차에서 첫 자율 주행에 성공한 자동차까지. 우리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천하는 자동차 역사를 탐험해 보셨는데요. 이 자동차들에 대한 추억을 떠올려 보고, 또 여러분의 최초의 자동차를 생각해보면서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시장에서 새로운 것을 처음으로 시도하는 것은 이미검증된 방법을 따르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새로운 시도에는 반드시 ‘모험’이라는 요소가 반대급부로 따르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의 이목을 끌고 그로 인해 흥행에 성공한다면, 그 위험은흥행과 진보로 돌아온다. 

극동의 불모지에서 불과 반세기를 조금 넘는 세월 동안, 세계 10대 자동차 생산국 중 하나로 발돋움한 대한민국의 자동차시장에서도 진취적인 기업 정신과 끊임 없는 노력으로 ‘최초’라는타이틀을 따낸 자동차들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자동차들이 등장함에 따라, 국내 자동차 시장은 더욱 다양화되고 성숙해지는 발판을 마련해 주었다. 누구도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움으로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을 따낸차들을 다뤄 본다.

국내 최초의 양산차 - 국제차량제작 시-발(1959)

‘국제차량제작(國際車輛製作)’이라는자동차 제작 회사가 내놓은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상 첫 차, ‘시-발’. 국제차량제작의 시발(始發)은 ‘첫 출발’, 혹은 ‘어떠한일이 처음으로 시작되는 것’을 이르는 말로, 대한민국 자동차산업의 첫 출발을 기록한 자동차에게 그 어떤 것 보다도 어울리는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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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차량제작은 본래 광복 후 미군으로부터 불하(拂下)받은 군용 차량의 정비와 폐차 처리 등을 업으로 삼았던 ‘국제공업사’를 모체로 하는 기업이었다. 다라서 기본 구조는 폐차된 지프를 기반으로하고, 차체는 드럼통을 자르고 펴서 만들어졌으며, 엔진은원본 지프의 부품을 주물로 복제해다 만들었다. 기술적으로는 조잡하게 만들어진 ‘영운기’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하지만 한국전쟁의 화마가 지나 간 이후, 황폐해졌던 국내 환경에서 시-발의 존재 가치는 상당히 컸다.

국내 최초의 SUV – 쌍용자동차 코란도(1969)

쌍용 코란도는1969년, 신진자동차가 생산한 미국의 민수용 지프(CivilianJeep, CJ)인 ‘신진 지프’를 그 조상으로한다. 이 차는 카이저(Kaiser) 사의 CJ-5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카이저 사의 부품을 공급받아 조립생산하는 형태로 만들어졌다. 신진자동차의 인천 부평공장에서 먼저 생산되었다가 1970년도부터부산 주례공장에서 생산되었다. 코란도라는 이름이 최초로 사용된 것은 거화 시절이었던 1982년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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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란도는 잘 알려진 대로, "한국인은 할 수 있다"를 영역한 "KORean cAN DO"에서 가져왔다. ‘코란도’는신진지프자동차 이후로 거화, 동아, 그리고 쌍용으로 주인이세 차례나 바뀌면서도 존속되었다. 그리고 쌍용자동차를 상징하는 모델의 이름으로도 쓰였고, 온갖 악재를 이겨내고 다시 일어 선 오늘날에는 쌍용자동차의 SUV 브랜드로사용되고 있다. 이 덕분에 ‘코란도’는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가장 장수하고 있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국내 최초의 독자개발 양산차 – 현대자동차 포니(1975)

포니의 등장 이전까지, 대한민국의 자동차 산업은 주로 외국 자동차 기업의 라이센스 생산에 의존해야 하는 체제였다. 70년대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은 현대적인 자동차를 우리 손으로 만들 수 있는 원천 기술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74년, 토리노모터쇼에 등장한 한 대의 자동차는 오늘날 세계 10대 자동차 생산국이 될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계의 초석을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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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현대 포니는 순수하게 100% 국내에서 독자개발한 모델이라고 보기에는 여러가지로 어폐가 있다. 기본구조부터 일본 미쓰비시의 것을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엔진과 변속기 등의 핵심 부품들 또한 미쓰비시의것을 사용했다. 외관 디자인은 이탈디자인에 외주를 맡긴 결과물이었다.현대자동차가 머리부터 발 끝까지 홀로 개발한 최초의 차는 다음 편에서 소개할 액센트(Accent)가 최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포니가 갖는 의미가 큰 것은, 국내 자동차 제조사 스스로 ‘자립’ 내지는 ‘독자생존’의 길을 선언한 최초의 사례이기 때문일 것이다. 포니는 대한민국에서자동차의 대중화에 혁혁하게 기여했으며,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해외에 수출되기 시작한 자동차이기도 하다.

국내 최초의 승합차 – 현대자동차 HD1000미니버스(1977)

대한민국에서 승합자동차 내지는 1박스형의 밴(유개화물차)을모두 일컫는 말이 있다. 바로 ‘봉고차’다. ‘봉고차’라는 말은 ‘찦차’와 같이, 고유명사에서비롯되어 보통명사로 쓰이는 말의 예시 중 하나다. 봉고차는 1980년대초 기아자동차(이하 기아차, 당시 기아산업)에서 만들어진 봉고(Bongo)에서 유래되었다. 하지만 기아 봉고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승합차라고 할 수는 있으나, 최초의 승합차는 아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승합차는 현대자동차가 1977년에 내놓은 HD1000 미니버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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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량은 포드 트랜짓(Tranjit)의 하부설계를 기반으로 현대자동차에서 거의 독자개발한 수준으로 만들어진 모델로, 미니버스 외에 밴 모델과 트럭모델이 모두 존재했다. 이들 중 트럭모델은 ‘포터’의 1세대모델에 해당한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의 HD1000은 생산을개시한 지 3년도 채 되지 않아 단종을 맞게 되었다. 이는전두환 정권의 악명 높은 ‘자동차공업 통합조치’에 따른 것이었다. 이로 인해 현대자동차는 승용차 라인업은 보존한 대신, 5톤 미만소형 상용차 분야를 접어야 했고, HD1000 미니버스도 역사 속에 묻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자리는 기아자동차의 봉고가 꿰어 차게 되었다.

국내 최초의 디젤 승용차 – 새한자동차 로얄 디젤(1980)

신진자동차의 후신인 지엠코리아는 오펠에서 가져 온대형 승용차 레코드(Rekord), 그리고 그 후속이라 할 수 있는 레코드 로얄(Rekord Royale)을 통해 세단 시장에서 그 입지를 확고하게 다졌다. 레코드로얄은 1980년에 접어들며 판매가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고, 지엠코리아의후신인 새한자동차는 레코드 로얄의 새로운 바리에이션을 내놓았다. 바로‘로얄 디젤’이다. 레코드 로얄에 독일 오펠에서공수한 64마력의 2.0리터 디젤 엔진을 얹은 차종으로,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 상 최초의 디젤승용차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디젤 버전 레코드는 독일오펠에서도 자국 시장에 판매 중인 사양이었다.

한국 최초의 자동차 - hangug choechoui jadongcha

다만 엔진은 당시의 기준으로도 승용차에 사용하기에적당한 엔진이라 보기에는 어려웠다. 승용형 디젤 엔진이랍시고 개발은 했지만 당시의 기술적 한계로 인해구식 디젤 엔진들의 심한 소음과 진동을 그대로 안고 있었다. 또한 디젤 엔진의 특성 상, 엔진의 체적이 지나치게 컸다. 이 때문에 로얄 디젤은 통상의 레코드로얄과는 다른, 중앙부가 툭 튀어 나온 형상의 전용 보닛을 사용했다.로얄 디젤은 대한민국에서 판매된 최초의 디젤 승용차라는 데 그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