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이비인후과 편도수술 후기 - hanaibiinhugwa pyeondosusul hugi

편도선 절제수술이 끝난지 이제 막 한 시간 정도 되었다(이 글을 처음 쓰던 시점). 2.5일간의 연차휴가를 내고, 3.18(목) 오후 4시에 입원하여, 3.19(금) 오후 12시에 수술실에 들어가 마취에서 깨어 보니 오후 12시 40분. 이후 병실로 돌아와서 좀 해메다가 정신차려서 적는, 회사 다니는 만39세 남성의 편도선 수술 당일 후기 작성 시작. 이걸 오늘 다 쓸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남들이 많이 올린 징그러운 편도 수술 전후 사진 보다는, 일기처럼 시간대별로 써내려가 보려고 한다.

무통 주사를 맞고 있어서인지, 아직 통증은 참을만하다. 다른 분들은 '지구를 삼키는 고통', '태양이 목에서 나오는 고통'이라고들 하셨었는데, 그 정도는 아닌데.. 다들 수술후 2주까지는 점점 아파진다고 하니.. 뭐 나도 그렇겠지. 그 고통에 대해서 다시 언급할 기회가 있을 것 같다.

참고로, 수술이 끝난지 4시간이 지난 지금의 통증 수준은 1(min) ~ 10(max)라고 할 때, 2~3 정도로, 수술 직후보다도 더 낫다. '차가운 죽'이기는 했으나 그 사이 점심 식사도 할 수 있었고, 물도 마시고 있다. 목이 자꾸 잠겨서 말을 한번 하려면 침을 삼키거나 물을 마셔야 하는데, 혼자 있으니 할 말도 없고.

회사 다니며 수술후 몇일 만에 출근을 할 수 있을지, 40대의 지구 삼키는 고통은 어떨지 궁금하신 분들에게 이 후기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얼마간 맛집 포스팅은 못하겠네. ㅎㅎ

나는 왜 40살이 한참 지나 되어 편도 절제 수술을 하려고 했을까.

편도 수술을 한 사람들은 대부분 어려서부터 겨울이면 감기와 편도선염을 달고 살았을 거다. 나 역시 국민(..)학교 때 수술을 권유받기도 했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괜찮아질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에 그냥 참고 살아왔었고. 실제로 중고등학교를 지나 성인이 되면서 더 좋아지긴 했었다. 20~30대에는 거의 고생 안한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요 몇년전부터, 겨울에 코, 목감기가 자주 걸리고 이게 오래 갔다. 자주 감기에 걸리고, 목이 아프고.. 기침을 하고.. 병원을 다녀도 잘 낫지도 않아, 매년 10월부터 2월까지 이비인후과를 엄청 다니게 되었었다. 미세먼지 때문이 아니라, 목에 좋다고 하여 마스크를 끼고 다니는 일이 많아졌었고.그래도 평생 이렇게 살아야하나보다..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작년 가을, 자주갔던 동네의 이비인후과에서 '100세 시대인데, 지금이라도 편도선 수술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라는 말을 들었다. 성인도 수술을 하면 되는구나!

원래 편도가 큰 것도 알고 있었고, 감기야 나이가 드니 더 자주 걸린다고 생각해왔었는데, 의사 선생님의 저 말이 계기가 되어, 자기 전에 '편도선 수술'에 대해 검색하는 시간이 늘어났었다. 후기도 여러 개 찾아보고, 병원도 검색해보고..

찾아보니 완전 편도 절제 수술은 전신마취가 필요하고, 부분 편도 절체 수술은 부분 마취를 하지만 또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나는 처음부터 편도 절제를 생각하고 있었다. 병원에 가면 다시 말해주겠지 하고. 그래서 세브란스나, 강북삼성 같은 큰 병원을 생각했었는데, 집에서의 거리도 있고 수술 일정도 더 기다려야할 것 같아, 여기저기 편도선 수술을 잘 하는 병원을 더 찾아보게 되었다.

그러다가 이게 그리 위험한 수술은 아니다(?)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몇년 전 아빠를 닮아 편도가 큰 주원이의 수술 관련해서 진찰 및 상마을 받았던 강남 하나이비인후과의 주형로 원장님이 수술을 잘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기억났다.

* 주원이는 당시 PITA(무통 편도 수술)방식으로 할 수 있었는데.. 무섭다고 하여 굳이 시키지는 않았음. 소아들만 할 수 있는 그 방식이 회복도 빠르고 좋다는데.. 막상 내가 하고 나니 매우 아쉽다. 이 수술은 6~7세 정도가 적당하다고 하며, 8살만 되어도 늦을 수 있다고. 올해 10살인 주원이는 수술을 한다면 내가 받은 방식으로 해야 한단다.

안그래도 귀 치료하는 병원을 예약 및 대기의 편의성 등 때문에 작년 말, 강북삼성병원에서 강남 하나이비인후과로 바꿨었는데 진료도 빨리 되고 귀 담당이신 류남규 선생님도 너무 잘 해주셔서, 병원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상태이기도 했기에, 지난 2월 귀 치료를 하러 왔을 때 주형로 원장님께 따로 목 편도 진료를 받았다.

인상이 좋으시다. 친절하시고.

지금 당장 편도염이 있는 것은 아니었는데, 원장님께서는 편도선이 크다고 하시며, 이것 때문에 코를 골 수도 있다고 코골이 여부와 편도결석 여부도 물어보셨었다. 피곤하면 코도 골고, 편도결석도 본 것 같다고 하니 수술하는 것이 좋을 거라고 하셨고. 그리고는 그날 바로 수술 예약을 잡았다.

내가 생각해도 이런 것에서는 추진력을 보일 때가 있음. 더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과감해야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게 스스로 안타까울 뿐이고

원장님 진료후, 3층 수술상담실에 올라가서 상담 간호사에게 수술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듣고, 수술일자를 정했다. 주형로 원장님은 매주 월/수/금에는 진료를 보고, 화/목요에만 수술을 하시는데, 2월 중반 접수 당시 이미 3월 10일 정도까지는 예약이 가득 차 있었다. 요즘은 코로나19 사태로 예약이 많지는 않은 듯. 그러니 지금 나도 4인실을 혼자 쓰고 있겠지 ㅎㅎ(다시 설명 예정)

학생들이야 지금 방학 때니 언제든지 하면 되겠지만, 직장인인 나는 출근을 해야하니, 목요일에 수술을 받고 주말을 포함해서 몇일 쉬고 나면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목요일로 정했는데, 한가지 간과한 것이 있었다. 수술을 위한 사전 준비 때문에 입원은 수술일자 전날 오후에 해야한다는 것.

아래는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편도 절제수술 관련 기본 사항들. 2박3일 입원에, 수술은 전신마취로 진행되는데, 실제 수술시간은 30분 안팍이고, 수술비용은 30~60만원 정도. 30만원 수준은 4인실 기준인 듯 하며, 상급병실 차액에 따라 1인실의 경우 60만원까지도 올라가나 보다.

이것 말고도 수술 예약 및 입원 관련하여 몇가지 알아야할 것들은 다음과 같다.

① 수술 일정은 꼭 방문해서만 예약 가능

② 단, 예약 이후 변경 및 취소는 전화도로 가능하다. 이건 대부분의 수술 병원들이 유사한 듯.

입원은 예약된 수술일자 전날까지 해야 하며, 퇴원은 수술일자 다음날 아침 9시 반 정도.

④ 수술일자 최소 1주일 전까지 '수술사전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수술 안내문. 당일 준비 사항 등이 적려 있다.

하나이비인후과의 경우 이 수술전 검사는 평일 업무 시간 중에만 가능하다. 그래서 직장인들은 휴가를 내고 올 수 밖에 없었음. 검사 항목은 피검사, 소변검사, 목소리검사, 심전도, 폐 엑스레이, 폐활량 등 해서 10가지 정도 되는 듯 한데, 나중에 내과 선생님 문진받을 때 물어보니 최근 건강감전 받은 결과가 있다면 그걸로 일부 항목을 대체 가능(검사 비용도 일부 Save)하다고 하니, 검사 예약 및 상담시 꼭 확인해보자

검사 소요시간 : 30분 ~ 최대 1시간 정도

검사 유효기간 : 검사는 수술받기 전 최소 1주일 전까지는 받아야 하고, 그 유효기간은 검사일로부터 3개월이라고 들은 것 같다. 자세한 건 병원에 문의 필요

검사 비용 : 10만원 채 안했던 듯

검사 결과

- 검사 다음 날 핸드폰 메세지로 전송되었는데,

- 큰 문제가 없다면 정해진 날짜에 수술가능함을 알려주고, 추가 검사가 필요한 항목들이 나온다면, 검사에 시간이 소요되어 수술일정이 변경될 수도 있다고.

예전에는 '입원 수속'이라는 말을 많이 썼는데, 요즘에는 '어떤 일을 수행하거나 처리하기 전에 거쳐야 할 과정이나 단계'라는 뜻을 지닌 수속'이라는 말 대신에 '절차'라는 쉬운 말로 순화해서 쓴단다. 입원수속은 영어로는 Procedures for Hospitalization이라고 한다고.

수술 예약시 안내받은 문서에는 수술 전날 4시까지 입원 수속을 밟으라고 되어 있었고, 입원 몇일 전부터 메세지로도 안내가 되었다. 그런데 이것저것 하다보니 늦어져 시간을 맞추지 못할 것 같아 병원으로 전화했더니, 늦어도 4시 반까지는 본원 1층으로 꼭 와야한다고 해서 달려갔었음. 이 때, 양치용품, 비누, 수건, 슬리퍼 등을 가져가야 한다. 샤워는 못하지만, 세수와 양치는 계속 해야하니.

코로나19 때문에 병원들이 모두 출입 보안 등이 강화되어 있는데, 하나이비인후과의 경우 수술 입원 환자들은 1층이 아닌 B1로 들어가서 별도 안내받을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 있었다. 수술 후 1달까지도 이 지하1층 입구로 들어가면 된다고. 뭐 여기서도 체온을 측정하고 여러가지를 확인하는 것은 1층 메인 출입구로 들어갔을 때와 같긴 했다. 대기를 좀 덜 한다는 거겠지.

그런데 막상 4시 20분 쯤에 1층 안내로 갔더니, 입원하려는 사람들이 밀려 있어 15분 정도 더 기다려야 했다. 우리 와이프는 걱정되는 마음에, 이 시국에 대체 수술을 왜 받으려고 하느냐..라고 하기도 했지만, 수술 받는 사람들 많네 뭐. ㅎㅎ 병원까지 오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다 들어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었는데.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었다.

입원 절차

평소 진찰 받으러 왔을 때처럼 번호표를 뽑고 접수를 하면, 1층 상담 코너에서 수술 입원 안내를 해주신다. 여기서는 동의서 몇 개 쓰고, 배우자 연락처로 입력한 후, 입원 환자라는 표시의 파란색 팔찌도 찬다.

그리고 엘리베이터에서 입원 병동층인 4층과 5층을 갈 때 필요한 출입카드도 받고. 요즘 코로나 때문에 면회나 외출도 안되지만, 수술할 때도 그렇고 다른 층으로 왔다갔다 해야하니 필요하다.

그런 다음에는 수술 안내문을 또 받고서는 4층 병동으로 올라가서, 입원실을 배정받았다.다시 간호사실에서 이것 저것 등록을 하고, 짐을 병실에 둔채 의사 선생님 진찰 받으러 간다. 그런데, 병실을 안내해주시던 간호사분 왈, 4인실인데 나밖에 없단다. 내가 '정말요?'라고 하며 너무 좋아하는 티를 냈는지, '당첨되셨다'며 웃으셨고. ㅎㅎ

주형로 원장님 진찰

환자복이 아닌, 내가 입고 온 옷 그대로 오후 5시 경에 다시 1층으로 내려와서 주형로 원장님으로부터 수술 방법, 시간 및 위험성(출혈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편도를 절제하는 거라서 ① 아프고, ②피가 날 수 있다고 하셨는데, 두 가지 모두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하셨고, 목소리가 바뀐다든지, 귀가 아프다든지 하는 부작용 등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다 없어진다고 하셨다.

아래는 하나이비인후과 홈페이지에 올라온 성인 편도 수술 동영상을 켭쳐한 것. (실물이 훨씬 좋으신) 주형로 원장님이 직접 설명해주시는데, 편도 절제 수술은 만3세부터 받을 수 있는 수술로 이비인후과에서 아주 흔하게 시행되는 수술이라고. 성인들은 편도 피막을 포함해서 조직 전체를 제거하기에, 편도 조직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소아 수술에 비해 더 회복기간이 오래 걸린다고 한다.

정말로, 영상보다 실물이 훨씬 좋으심

나는 다음날인 목요일 수술이었는데, 수술은 몇시에 하나요? 하고 여쭈니 당일 수술 일정이 꽤 잡혀 있는지 오전에 못할 수도 있다고 하셨다. 오전에 못하면 오후 첫번째 순서로 수술하게 된다고 하셨었는데, 어디선가 아이들이 출혈이날 경우 지혈이 잘 안될 수도 있어 먼저 수술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다.

사실 전신마취를 하는게 처음이라.. 조금 걱정되고 무서운 것도 맞았기에 그냥 무턱대고 선생님께 '수술이 처음인데 괜찮죠?'라고 여쭸더니, 웃으시며 '괜찮다'고 하셨다. 부분마취 하에 진행되는 수술보다도 훨씬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하시며, 그러나 환자들은 모두 무서워한다고. 의사들 중에서도 수술실 들어가면서 걱정하고 우는 사람도 있다고 안심시켜주기도 하셨고. 나도 웃으며 감사합니다 인사드리고 나오긴 했지만, 저녁에도 계속 수술 후기 등을 찾고 있던 걸 보면 그리 큰 위안이 되지는 않은 듯. ㅎㅎ

아래의 기사들이 전신마취 관련해서 '그리 위험하지 않다'라고 의사 분들이 기고하신 기사들. 마취전문의가 있기 떄문에 위험한 수술이 아닌 경우, '마취제'만으로 수명을 잃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하는데, 이 기사를 보고서야 안심이 되었다.

입원 시작

다시 병실로 올라왔다.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입원 시작이다. 말했듯이, 하나 이비인후과에는 1인실, 2인실, 4인실이 있는데, 나는 수술예약이 별 생각 없이 추가 비용이 없는 4인실로 신청을 했었던 것이었다. 사실, 입원을 안해봤고, 가족 분들 중에도 최근에 입원하신 경우를 못 봐서 잘 몰랐던 것이며, 가벼운 수술에 기껏해야 2박 3일인데 그냥 4인실에 있지 뭐.. 하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게 모두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겠지만, 지옥 같은 경험일 수도 있는 거라네. 이러니 1인실과 2인실은 사람이 있는데 4인실에는 없지.. ㅎㅎ

4층 입원 병동에는 4인실이 2개 있었는데, 한 곳에는 2명의 환자가 있는 걸로 봐서 아마도 남/녀 구분이 되어 있는 듯

4인실 병실 내부에는 침상 옆에 옷장 겸 사물함만 하나씩 있으며, 공용 TV와 작은 냉장고가 하나 있었다. 그런데 좁아서.. 4인이 입원해 있었다면 2박 3일이라고 해도 지내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음. TV 소리 등도 문제였을 것 같고. 다음 번에 입원하게 된다면 신중하게 생각해볼 문제다.

병원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2인실도 비슷한데 거기에는 보호자 간이침대 같은 것들이 있다는 것이 달랐고, 1인실은 확실히 넓고 좋았다. 환자분이 쓸 일은 없겠지만, 책상도 있고. ㅎㅎ

침상 뒤 벽에는 콘센트도 있고, 간호사 분들을 부르는 벨과, 천장 등 스위치도 있었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분들도 있을테니.. 이런게 당연히 필요하겠지.

저녁 식사(일반식)

이제 환복을 할 시간. 속옷(팬티)만 입은 상태에서 주황색 병원 입원복으로 갈아 입는다. 갈아 입고 나니 환자의 기분이긴 한데, 사실 어디가 막 아픈 것도 아니라 조금 기분이 이상했지만, 침대에 누워서 책도 보고 인터넷 검색(수술 후기.. 수면마취..)도 하고 있으니, 오후 5시 반에 식사가 들어온다.

식사는 입원실로 가져다 주시고, 자리에서 먹는데, 침상에 독서책상 처럼 누운 상태에서 식사할 수 있는 받침대 같은 것이 있었다. 이런게 없으면 환자분들이 식사하기가 어렵겠지... 하고 신기해하며 밥을 먹었다. 밥은 일반식이라 무난했음. 고기 너비아니 같은 것(식었음)과, 깻잎 짱아찌와 두부 요리가 나왔고, 된장찌개에는 꽃개도 들어 있었다. 수술 다음부터는 2주간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평소보다 더 열심히 먹었다. 공기밥 한 공기 클리어.

항생제 반응 검사

밥을 먹고 있는 동안, 간호사 선생님이 오셔서 항생제 반응(알레르기) 검사를 해주셨는데, 이게 '많이 아프다'며 겁을 주셨다. 기껏 주사 같은데, 왜 아프다고 하는 걸까 하고 긴장하고 봤더니, 팔의 피부에 포 뜨듯이 주사 바늘을 꼽고, 거기에 항생제를 투입하는 건데, 일반 주사와는 다르게 따끔했음. 항생제가 들어갈 때도 아주 아팠고.

이걸 해서 피부가 부어 오르는지 등을 보는 것인가 보다. 주사 부위에 표시를 하고, 15분 뒤에 보러 오셨는데, 나는 다행히 항생제 알레르기는 없나보다. 왼쪽이 검사 직후, 오른쪽이 15분 뒤의 사진인데, 조금 붉은색 넓은 원형이 생겼다가 사라졌음

수액(링거)

나느 그동안 '수액' = '링거' = 'IV'이고, 팔에 주사바늘 꼽고 맞는 액체를 부르는 말이라고 생각해 왔었데, 사실 수액의 정의는, '인공 용액을 입을 통하지 않고, 정맥 또는 피하로 주사하는 치료법'이나, 이러한 치료에 사용되는 '인공용액'을 일컫는 말이란다. 그럼 그냥 먹으면 되지 왜 수액을 맞을까?

아래의 사유들 때문이라고.

1) 소화기관 등에 문제가 있거나 의식이 없어 입으로 투약이 불가능한 경우

2) 경구 투여가 불가능한 약물

3) 특정 약물의 혈중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 경우 등

내 경우는 3)의 경우인가 싶음. (사실 잘 모르겠다.) 정맥항생제는 주사로 맞았기 때문. 그것도 아침 저녁에 한번씩 따로.

링거는 19세기 영국 의사인 시드니 링거가 만든 치료용 수액의 한 종류이며, 알렉시트 하트만이라는 사람이 여기에 산성혈증 치료를 위해 젖산을 추가하여 '하트만 수액(Hartmann's Solution)'을 개발했는데, 우리가 보통 수액 = 링거 라고 부르는 것은 거의 이 하트만 수액이라고 한다. 참고로 병원에서 가장 흔하게 보는 수액은 링거가 아니고, 식염수라고. ㅎㅎ 그리고, IV는 Intravenous(정맥주사의, 정맥으로 들어가는)의 약자로, 영어에서는 수액을 맞는다는 표현을 get an IV라고 부른단다. 공부 많이 하네...

여튼, 밥을 먹고 양치를 한 다음, 책도 보고 인터넷 검색도 하고 이것저것 하고 있었는데, 저녁 7시 반에 간호사님이 다시 오셔서 수액을 놓아야한다고 하셨다. 수술은 내일 오후일지도 모른다고 들어서, '벌써 놔요?' 하고 물었더니, 항생제도 미리 맞고 해야하기 때문에 지금 하는 거라고. 그동안 몇 번 응급실에 올 때 수액을 맞아봤지만, 팔에 꼽힌 바늘(주사기보다 더 크다고)이 익숙해 질때까지 평소 못느껴보는 통증이 귀찮게 계속 있는 것이 신경쓰인다. 그런데 이런걸 애기들도 맞으니.. 주원이도 어릴 때 응급실 가면 엉엉 울며 맞곤 했었고..

맞고 나니 팔도 아프고.. 이제 정말 입원을 하고, 수술을 대기하고 있다는 것이 이제야 실감난다.

내가 맞은 것도 하트만 용액이다. 식염수 아님. ㅎㅎ 그리고 이걸 종종 새걸로 바꿔주시는데, 그만큼이 다 내 몸 안으로 들어간건가?(모름)

수액을 놓고, 정맥항생제 주사도 하나 같이 놓아주시는데, 이걸 맞으니 입에서 주사약 맛이 난다. 얼마전 건강검진 때 CT 촬영할 때도 팔에 주사 맞으면서 '입에서 약 냄새가 날 수 있어요'라고 들어서 신가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일반 주사에도 그런 경우가 있네. 정맥으로 맞는거라서? (역시 잘 모름)

휴식. 수면

이후, 12시 이후에는 수술 전까지 금식이라고 안내주셨고, 아침 5시 반에 다시 항생제를 놓을 거라고 하셨다. 팔이 불편한 느낌이 남아 있지만, 이때부터 수술 전까지는 뭔가 내 시간을 더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음.

그런데, 후기들을 보면 이 때 이것저것 시켜먹는 분들도 있던데.. 나는 급하게 오느라 아무 것도 준비 못해왔고, 코로나19 때문에 가뜩이나 면회나 외출은 커녕 배달도 안되니.. 어쩔 수 없이 그냥 쉬기로. 이 수술 하고 나면 다이어트도 된다던데.. 과연..

그러고서는 12시까지 이것저것 하며 시간 보내다가 잤다.가장 많이 한건.. 편도 절제 수술 후기를 찾아본 것. ㅎㅎ

4인실 병동에 혼자 있으니 조용하고 좋긴 한데, 냉장고 소리와 병원 자체의 환기/물소리 등이 자꾸 들린다. 안그래도 수술 전 수액도 맞고 있는 상태라 예민한데, 계속 깼었음. 1인실은 또 다르려나.. 그리고, 조금 추웠다. 따로 난방을 하진 않은 것 같은데, 이불을 꼭 덮고 자니 좀 낫긴 했지만, 3월도 중반이 넘었음에도 아직도 좀 쌀쌀하네.

기상. 항생제 추가 투여. 양치질 그리고 대기

팔의 링거도 신경쓰이고, 냉장고와 물 흐르는 소리 때문에 잠을 설쳤다. 아니,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ㅎㅎ 몇번을 자다깨다 하고 있는데, 아침 5시 40분 경 간호사 선생님이 오셔서 항생제를 수액에 하나 더 놔주셨다. 평소 먹는 혈압약을 소량의 물과 함께 먹으라고도 하셨고, 그러면서 양치를 한번 더 하고 쉬라고 하셨다.

요즘 코로나19 이후에는 아침에 헬스클럽에 못갔기 때문에 이렇게 일찍 일어난 적이 없었는데, 힘들게 일어나서 화장실에도 가고 양치도 하고 왔서, 다시 잤다. 아마 수술 다음날에도 제대도 못자겠지..?

밤새 먹은 것도 없는데, 양치질을 아침부터 시키는 것은 수술후 감염률 감소 때문이라고 한다.수술전 구강위생에 신경쓰면 수술후 감염률을 50% 이상 줄일 수 있어서, 아무것도 먹은 것이 없음에도 수술 당일 아침 양치질을 하게 하고, 수술 직전에는 가글을 하도록 한다고.

그러고는 다시 잠들었다가 8시 반 경 즈음 일어났는데, 다른 병실에서 '이제 올라가실께요' 하는 소리가 들린다. 9시에 바로 수술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겠지.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기에 약간 부럽기도 하고.. 아직 내 차례가 아닌게 다행스럽기도 하고..

생명에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수술 받지 말걸.. 하는 생각도 들고.. ㅎㅎ 아직도 3시간 정도를 더 기다려야 하는데, 역시 시간이 많으니 생각과 고민이 많아지고 괴롭다.

수술 시작

곧 또 다른 병실에서도 수술 들어간다는 소리가 들리고.. 11시가 가까워지는데도 아직 나는 순서가 아닌가보다. 이제 나도 나지만, 가족들과 친구들이 궁금해한다. 오전에 수술에 들어갔으면 끝났어야할 시간이니. 부모님도 전화 오고.. "아직 기다리고 있어요".. ㅎㅎ그러다 화장실갈 때 간호사실에다 물어봤다. 아직 내 순서는 멀었냐고. 그랬더니, 아직도 2명이 더 있어서, 나는 정말 오후 타임 1번으로 수술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하셔서, 병실로 다시 돌아와 또 쉬기 시작했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11시 50분에 남자 간호사 선생님이 들어오셔서는 이제 올라가자고 하신다! 오전의 마지막 타임에 걸렸나? 혹시 모르니(..) 와이프에게 수술실 들어간다고 전화하고, 수술후 감염 방지를 위한 가글을 하고 간호사 선생님과 같이 6층 수술실로 올라갔다.

이때, 핸드폰은 물론 반지, 시계 등을 모두 두고 가야했으며, 양말을 신고 있는 사람들은 양말도 벗어야 한다고. 6층 입구에서는 신원 확인한 다음, 손 소독후 머리에 수술용 빵모자를 쓰고. 안에 들어가 대기용 침상에 누웠다. 아직 앞 수술환자 정리중이라고 조금 기다려야 한다고 하셨는데, 이미 나는 긴장하기 시작했나보다. 손에 땀도 조금 나는 것 같고. 나이가 조금 있으신 간호사 선생님이, '긴장하셨나봐' 하신다. 처음이라서요~ 라고 했더니, "다음 처음이죠 그럼" 이라며 웃으신다. 의료계에 종사하시는 분을은 이게 일상이니..

수술 끝나고도 병실까지 쓰고 내려온 수술용 모자. 부직포네ㅎㅎ

잠깐 누워 있었는데, 수술실안에서 먼저 수술한(것으로 추정되는) 환자가 침상에 눕혀진 채로 나왔다. 얼핏 봤더니 그 분은 코 수술을 하셨던 것 같음. 그러더니 간호사 두 분이 달라붙어 깨우시네. "환자분, 수술이 끝났어요. 일어나세요. 정신 차리세요. 주무시면 안돼요."라고 하시며 몸을 주무르기도 하시는데, 그 환자분이 의식은 있었던 것 같은데 괜히 보고 있자니 약간 무서웠다. 혹시 못깨어날까봐. 그런데, 생각해보면 사실 수면내시경 하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되니.. 발생 가능성이 정말 극도로 낮은 일이겠지.

그러다 다른 간호사 분들이 이것저것 정리를 좀 하더니, 내 이름을 부른다. 이제 들어가자고. 심장이 두근두근해지면서 수술실 안으로 들어갔는데, 예전에도 몇번 가본 수술실이겠지만, 뭔가 생각보다 훨씬 복잡했다. 전신마취를 해서 그런지 기계도 많은 것 같고, 수술실에 간호사 선생님도 많았고. 그 중 한 분은 마취과 의사 선생님이시겠지?

수술대에는 목에 딱딱한, 베개는 아닌 뭔가를 베고 누우니,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여러 간호사 분들이 달라붙어 손가락과 가슴에 이것저것 심전도 검사할 때 같은 것을 부착하시고, 입에도 산소호흡기 같은 것을 댄다. 그리고는 마취가 될거라고, 심호흡을 하라고 하셨다. 심호흡을 몇번 했더니, 마취주사를 놓는다고 하셨고, 그때까지 계속 눈을 감고 있었는데. '눈을 떠도 돼요?'라고 물었더니, 그래도 된다고 하셨다. 곧 잠들거라고..

마지막으로 마취되어 의식을 잃기 전, 그 와중에도 아픈게 무서웠는지 '안아프게 해주세요'라고 했더니, 한분이 픽 웃으며 알았다고 하셨던 것이 기억나고, 그게 끝이었다.

수술 직후 : 통증 Level은 1(min) ~ 10(max) 중 3~4 정도

조금 있다가 누군가 아까 먼저 수술한 환자에게 했던 것처럼 "환자분, 수술이 끝났어요. 일어나세요. 정신 차리세요." 하면서 몸은 가볍게 흔드셔서 깨어났다. 누워 있는 상태였는데, 수술한 목 안은 별로 안아픈데, 뒷목이 너무 아파서 계속 속으로 붙잡아야했다. 간호사 분이 괜찮냐고 물어서, 뒷목이 아프다고 했더니 아마도 수술받을 때 목을 뒤로 젖히게 되어있는데 마취된 와중에도 힘이 너무 들어가서 그럴것이라고 하며 괜찮아질 것이라고 하셨다.

나는 수면 위/장 내시경을 할 때, 간혹 수면마취가 잘 안되어 몸을 움직이는 경우가 있다고 들어서, 이번 수술때도 혹시 그랬냐고 여쭸더니 전혀 그럴수 없다고. 수면마취랑은 다르니. ㅎㅎ 그리고는 누워서 두리번 거리니, 벽시계가 보이는데, 시간은 12시 40분이었다. 실제 수술은 20~30분 되었을 테고, 마취에서 깨는데 시간이 필요했겠지. 일단, 수술이 잘 되고 못 되고를 떠나, 난생 처음한 전신마취에서 무사히 깨어났다는 것에 감사했다.

조금 더 누워있자고 하셔서 누워있다가, 물로 입을 가글하여 행궈야한다고 하셔서 침상에 앉았다. 아프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조금 따가운 느낌이 처음에만 살짝 있었고, 3번 가글을 하는 동안 괜찮았음. 피도 거의 안나왔고. 이거 수술한거 맞어? 조금만 절제하신게 아닐까? 별 생각이 다 들었는데,

조금 후 수술하신 주형로 원장님이 오셔서 입안을 살펴보시더니 잘 되었다고 하셨다. 마취 후에야 원장님이 들어오셨을 거라, 나는 오늘 처음 인사드렸는데, 아마도 '지혈'이 잘 되었다는 거겠지? 절제야 원장님께서 수술실에서 했을테니. 원장님은 다시 수술하러 들어가시고, 나는 조금 더 누워있다가 아까 수술실로 데려다주신 남자 간호사님이 휠체어에 태워 병실까지 내려주셨다. 걸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지러울 수 있으니 타고 가야한다고. 게다가 나는 기저질환(고혈압)이 있는 환자라, 별도의 수칙이 있단다.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알았다. 내가 있는 병실의 환자명과 내 손목에 있는 빨간색 스티커가 뭔지. 그게 바로 기저질환이 있어서 환자가 넘어질 수 있으니 유의해야한다는 표식이란다..

다시 병실로 : 수술후 유의사항

병실로 돌아오니 간호사 선생님이 입원할 때 받았던 유의사항에 대해 다시 설명해주신다. 3.26까지는 식은 죽을 먹고, 이후는 물에 말은 밥까지는 먹어도 된다고. 그러다가 4.2부터 아무 음식이나 먹을 수 있다고. 꼬박 2주의 기간이네.

몇가지 중요한 것을 보면,

- 당연하겠지만, 콜라, 사이다 등은 피하고, 금연/금주해야하며, 1~2주 간은 골프를 포함한 운동과 사우나도 삼가해야한다. 그리고 정말 조심해야 할 것은 '빨대' 사용 금지. 빨대를 쓰면 목에 압력이 가해져 지져놓은 핏줄이 터질 수 있단다. 그러면 출혈이 나겠지.

- 그리고 빨대가 아니더라도 치유 과정에서 피가 조금 날 수는 있는데, '왈칵' 나오면 반드시 병원 또는 원장님께 연락하라고 하셨다. 주말에도 핸드폰으로 연락드리면 된다고.

음주는 언제 해도 되냐고 물었는데, '어떻게 수술 직후에 그런 생각을 하시지?' 하는 눈빛으로, 절대 술 안되며 외래 진료 결과 보면서 수술 2주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하셨다. 지금 당장 먹겠다는 것은 아니었는데 말이다. ㅎㅎ

그나저나, 커피를 마셔도 되는지는 궁금하네. 아이스 라떼나 아메리카노는 되지 않을까? 내일 아침 회진때 원장님께 물어봐야겠다.

무통주사

정신 더 차리고 보니, 수액에는 뭐가 하나 더 달려 있었다. 간호사 선생님이 이게 무통치료기라고. 처음 입원했을 때 이걸 쓸 지에 대해 동의하고 서명을 했던 기억이 난다. 가격은 5~8만원이라고 기재되어 있던 것 같은데, 투여량에 따라 다른가?

무통주사 치료기는, 일정한 용량의 진통제를 주기적으로 투여하고, 통증시 심할 때는 환자가 스스로 진통제의 양을 늘릴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인데, 주사제의 성분은 '아편유사제(마약성 진통제) + 보조 진통제 + 항구토제'가 혼합되어 있단다. 영어로는 PCA(Patient Controlled Analgesia)라고 하고, 여기서 Analgesia는 통각 상실증(무통증)이라는 뜻. 새삼 의대 나온 분들이 존경스럽다. 전문용어의 개수도 개수, 수준 자체도 너무 어려운 듯.

이것 때문에 링거 줄에 뭐가 하나 더 늘은 건데, 버튼은 아래와 같이 생겼다. 위의 파란색 버튼을 꾹 누르면 진통제 1.0ml가 추가로 투여되는 듯 하고, 다시 누를 수 있을 때까지는 15분이 걸린다고.

아프면 누르라고 하셨는데, 횟수나 이런 것에 대한 설명을 안해주셔서.. 15분마다 계속 누르면 큰일나지 않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그럴리가. 최소 재사용기간을 15분으로 정해 놓을 때, 이미 이런 것들이 다 고려되어 있기에, 아플 때는 언제든지 누르면 된단다. 단, 부작용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무통주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포스팅에 잘 정리되어 있으니 참고하자. 이분 왈, 무통주사는 통증을 완전히 없애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감통주사'로 불려야 하는게 맞단다. ㅎㅎ

나는 아직까지 참을만 한지, 호기심에 딱 한번 눌러봤는데, 뭐 그렇다고 진통 효과가 굉장히 좋아지는 것 같지는 않다. 그런데 모르지.. 지금 이 정도로 참을만한게, 모두 이 무통주사 때문인지도.

그리고 침상의 각도가 조금 세워져 있었다. 그냥 눕는 것보다 그렇게 고개를 들고 누워있는 것이 좋으며, 잠들지 말라고 하셨는데. 아직도 마취에서 더 깨야한다고. 뭐 그리 아프지 않았기에 버틸 수 있을 것 같았음.

점심식사

그런데, 전날 밤 5시 반 이후에는 아무 것도 먹은 것이 없기에 수술하고 아픈 와중에도 허기가 느껴졌었다. 그걸 다 알고 계시는지, 바로 식사에 대한 안내도 해주신다. 병실로 다시 내려온 시간(오후 1시경)부터 1시간 반 뒤인 오후 2시 반 이후에 물이랑 식사를 하면된다고.

식사는, 물론, '식은 죽'이었다. 물론, 간이 거의 안된 연두부와, 연한 식초 맛만 나는 동치미 국물 ㅎㅎ, 그리고 평소에는 절대 안찾아 먹는 요거트 까지. 이 때 뿐만 아니라, 오후 5시 반에 먹은 저녁 때도 같은 식단이었고.

먹으면 목이 아플 줄 알았는데, 신기하게도 거의 아프지 않았다. 아무 느낌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물 마시는데도 전혀 문제가 없었고, 연두부도 잘 들어간다. 간장 양념이 아니라, 참기름 양념이라 수술 부위에 부담이 없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디저트도 있었다. 어제 저녁식사에는 없었는데. 나는 요거트의 시큼한 맛을 굉장히 싫어해서, 평소에는 절대 먹는 일이 없는데, 군대에서 몇번, 그리고 오늘 이 병원에서 정말 오랫만에 먹은 듯 하다. 두 군데에서의 공통점이 하나 있긴 하네. 둘 다 좀 오버지만, 살려고 먹었다는 것.

오후 회진

점심을 먹고, 양치질을 해도 되냐고 물어보니, 너무 깊숙하게만 하지 않으면 된다고 하셔서 바로 양치질도 하고 왔다. 수액과 무통주사 치료기까지 주렁주렁 들고 왔다갔다 하기가 귀찮아서, 화장실도 잘 안가고 있는데, 내가 화장실 다녀온 사이에 원장님 회진이 있었단다. 빨리 다시 병실로 돌아갔더니 원장님이 오셔서 목 안을 다시 보시고서는 괜찮다고 하시고, 밥 잘 챙겨 먹어야 빨리 낫는다고 5초 말씀하시고서는 나가셨음.

뭐 수술은 잘 됐다고 하시고, 통증도 충분히 참을만한 정도니 더 뭔말이 필요하겠어. ㅎㅎ

회복. 휴식

그 이후, 지금까지 인터넷도 보고, 주식 시장 붕괴에 놀라고, 누워서 잠들었다가 깨고, 그 사이사이에 후기를 계속 적고 있는데..

통증이 조금씩 증가하는 것 같기는 하다. 다른 것보다, 침 삼킬 때 점점 아파오고, 말하기가 힘들어진다. 그냥 있으면 아프진 않은데.. 이러다가 내일 아침에는 식은 죽도 잘 못먹는거 아닐까 하고 좀 두렵네. 지금은 10점 Max 통증 수준 중에서, 가만히 있으면 1~2 레벨, 침을 삼킬 때는 5 레벨 정도 되는 것 같다. 침 삼킬 때만 아프니 다행이긴 하지만. 그래서 아직 간호사 선생님을 찾지 않았음.

군대에서도 그랬지만, 2주의 시간은 가겠지. 주말 지나고 나면 출근도 해야하고, 야근도 해야하겠지만, 내 목은 조금씩 회복되어서 곧 좋아하는 매운 음식들도 먹고, 술도 마실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것보다, 내일은 어떤 후기를 올리게 될지, 그리고 오늘 밤 잠은 잘 수 있을지 모르겠네. 바로 누우면 목이 부어 있어 숨쉬기 어려울 거라고 옆으로 누워 자라고 하셨는데.. 이제 한번 자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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