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 gugga gyeong-yeong simyulleisyeon geim

건설/경영 시뮬레이션이란 스스로가 직접 특정 건물을 짓거나 특정 회사를 운영하거나, 특정 지역 또는 국가를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개인용 컴퓨터의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이나 보드 게임에서 이러한 시뮬레이션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학습 목적[편집]

대부분의 경영 시뮬레이션은 다음과 같은 것들을 훈련하기 위해 실시한다.

  • 전략적인 사고
  • 시장 분석
  • 운영
  • 협동 및 리더

같이 보기[편집]

  •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국가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 gugga gyeong-yeong simyulleisyeon geim
이 글은 비디오 게임에 관한 토막글입니다. 여러분의 지식으로 알차게 문서를 완성해 갑시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직장인 중 상당수가 자신만의 사업을 꿈꾼다. 그러나 창업의 길은 험난하기 그지없다. 철저한 준비와 노력, 운이 따르지 않는다면 십중팔구 실패가 기다리고 있다. 성공의 문은 좁고, 이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기는 쉽지 않다.

만약 실패에 따른 리스크 없이 나만의 사업을 시작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혹은 사업을 넘어 특정 세력이나 국가, 민족을 다스리는 지도자가 된다면? 빌 게이츠도, 버락 오바마도 부럽지 않은 전설의 리더가 되는 것. 마치 꿈 속에서나 그릴 법한 일이지만,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속에서라면 가능하다.

* 본 연재는 NHN과 제휴로 네이버캐스트 [게임대백과]에 함께 게재 됩니다.

경영 시뮬레이션의 시작

경영 시뮬레이션(Management Simulation). 일각에서는 건설 요소가 포함된 건설-경영 시뮬레이션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경영만 전문으로 다루는 게임까지 포괄하기 위해 한 단계 상위 개념인 경영 시뮬레이션을 다루도록 하겠다.

장르명에서 말하듯, 경영 시뮬레이션은 사실성을 추구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의 한 갈래다. 즉, 현실과 비슷하게 꾸며진 상황 내에서 수입과 지출을 관리하며 특정 대상을 가꾸고,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경영’을 게임의 주 요소로 삼는 것이다. 경영 대상은 집이나 가게, 회사, 공원, 도시, 나라, 심지어 세계나 우주까지 무한히 전개 가능하다. 단, 생명체의 성장을 관리하는 게임일 경우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분류되며, 게임의 목적이 경영이 아니라 그 수단(운전, 조종, 모험, 시합 등)에 있다면 이 또한 경영 시뮬레이션보다는 특정 분야 시뮬레이터로 분류된다.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의 시초는 1980년 일본에서 발매된 ‘투자 게임’이다. ‘투자 게임’은 코에이 창립자 에리카와 요이치의 처녀작으로, 취미로 제작해 PC 잡지 광고를 통해 판매한 게임이다. ‘투자 게임’은 그의 부인이 좋아하는 주식 투자를 테마로 한 작품으로, 주어진 자본금과 제한된 정보만으로 회사의 주식을 거래하며 자산을 불려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유통사를 통해 정식 판매된 작품은 아니지만, PC 동호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코에이가 게임 전문 회사로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은 게임이다.

▲ 최초의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투자 게임’과 코에이 창립자 에리카와 요이치

(사진출처: geocities.co.jp, koei.co.jp)

경영 게임에 건설 요소를 배합한 최초의 게임은 1981년, 던 대글로(Don Daglow)가 인텔리비전으로 출시한 ‘유토피아(Utopia)’다. ‘유토피아’는 한 국가의 지도자가 되어 병력을 생산해 상대방 국가를 정복해 승리하는 게임이다. 그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각종 시설을 건설하고, 국민들의 행복지수를 관리하며 국력을 향상시켜야 하는데, 선택에 따라 국민의 행복을 우선으로 삼는 낙원 국가를 건설할 수도, 무력으로 국민을 찍어 누르고 비인간적 전쟁을 벌이는 홀로코스트 국가를 만들 수도 있다. 오늘날 생각하는 국가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의 개념에 가장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최초의 건설-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이라 불리는 ‘유토피아’ 

(사진출처: getdomainvids.com)

심시티와 문명, 타이쿤 게임 탄생

‘유토피아’는 경영 시뮬레이션뿐 아니라 PC게임 전반에 걸쳐 많은 영향을 끼쳤다. 특히 일찍이 PC게임 시장이 활성화 된 미국에서는 그 파급력이 더욱 컸다. 시드 마이어, 피터 몰리뉴, 윌 라이트 등 유명한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제작자들은 ‘유토피아’를 통해 다양한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조금 더 범위를 넓히면 ‘듄 2’나 ‘워크래프트’ 등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등장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RPG나 액션 게임과는 달리, 경영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는 확실히 정립되지 않았다.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나의 장르로 구체화시킨 작품은 바로 1989년 출시된 윌 라이트의 ‘심시티(SimCity)’다. ‘심시티’는 게임 구성부터 다소 이질적인 게임이었다. ‘유토피아’의 경우 일반적인 게임과 같이 상대방 플레이어를 정복하고 세계를 통일시킨다는 뚜렷한 목표와 엔딩이 있었다. 그러나 ‘심시티’는 군사와 전투 요소, 엔딩 등을 과감히 생략한 채, 오로지 도시 건설과 운영에만 초점을 맞췄다. 윌 라이트는 보다 실감나는 도시 경영을 위해 실제 도시계획 이론을 게임 속에 구현했는데, 이를 통해 도로 건설에서 인구 관리, 상/공/농업 등의 지역 계획, 상/하수도와 전기, 물자 운송 등을 하나로 아우르는 ‘심시티’ 정체성은 더욱 뚜렷해졌다.

업계 관계자들의 우려와 달리, ‘심시티’는 발매와 동시에 미국에서만 3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게임업계의 뜨거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동시에, 게임 업계에 경영 시뮬레이션 장르의 구체적 모습을 각인시켰다. 이후 윌 라이트와 개발사 맥시스는 ‘심시티’ 후속작인 ‘심시티 2000’, ‘심시티 3000’ 등을 비롯하여 ‘심어스’, ‘심앤트’, ‘심파크’ 등 수많은 파생작을 출시하면서 경영 시뮬레이션의 대부로 우뚝 선다.

 경영 시뮬레이션의 장르성을 확립한 ‘심시티’ (사진출처: molleindustria.org)

‘심시티’의 대히트는 수많은 나비효과를 낳았다. ‘심시티’를 보고 충격을 받은 사람 중에는 군사 시뮬레이션 게임과 ‘해적’ 등의 샌드박스 어드벤처 게임을 제작하던 시드 마이어도 포함돼 있었다. 시드 마이어는 ‘심시티’를 능가하는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을 만들고자 했고, 그 첫 번째 결과물이 철도&기차 회사를 운영하는 데 초점을 맞춘 ‘레일로드 타이쿤(Railroad Tycoon, 1990)’이다. 자금의 수입/지출을 관리한다는 측면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투자 게임’과 비슷한 개념이지만, ‘심시티’의 영향을 받아 건설 및 시설 운영 요소가 구현된 것이 특징이다.

‘레일로드 타이쿤’은 ‘심시티’와 달리 게임의 무대를 하나의 사업체로 제한시키고, 기업 경영 요소를 강화해 집중도를 높였다. 훗날, ‘레일로드 타이쿤’에서 사용된 ‘타이쿤(Tycoon)’이라는 단어는 회사나 공원 등 특정 사업체를 운영하는 게임을 지칭하는 말로 널리 쓰이게 된다. 운송업체를 무대로 삼은 ‘트랜스포트 타이쿤’이나 내가 꿈꾸는 유원지를 만드는 ‘롤러코스터 타이쿤’, 동물원 운영 게임 ‘주 타이쿤’ 등이 대표적인 타이쿤 게임이다. 이러한 타이쿤 게임들은 후반 설명할 소셜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의 밑바탕이 되기도 한다.

‘레일로드 타이쿤’ 출시 이듬해, 시드 마이어는 경영 시뮬레이션 역사에 한 획을 그을 또 다른 작품을 탄생시킨다. 바로 ‘시드 마이어의 문명(Sid Meier’s Civilization, 1991, 이하 문명)’이다. ‘문명’은 ‘심시티’나 ‘롤러코스터 타이쿤’과는 달리 ‘유토피아’ 류의 전략 게임에 가까운 작품이다. 게임의 기본은 80년대에 출시된 동명의 보드게임을 원작으로, 게임의 핵심인 4X(탐험, 영역 확장, 개척, 점령)을 턴제 전략 시스템으로 재현했다.

‘문명’은 인간 문명의 역사와 관념, 철학, 외교와 과학 기술 발전을 하나의 게임 안에서 모두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10개 이상의 서로 다른 문명이 협력과 경쟁을 거듭하며 역사를 써 내려가는 가운데, 플레이어는 한 문명의 지도자가 되어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선택에 따라 무력으로 전 세계를 정복할 수도 있고, 혹은 평화를 유지하며 알파 센터우리를 향한 과학 기술 개발을 주도하기도 한다. 매 턴마다 조금씩 변해가는 세계의 모습을 보는 즐거움은 ‘한 턴만 더!(One more turn!)’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타이쿤 게임 장르의 선구자 ‘레일로드 타이쿤’ (사진출처: mobygames.com)

 인류 역사를 게임 속에 담아낸 ‘문명’과 개발자 시드 마이어 (사진출처: freegameempire.com)

1990년대, 경영 시뮬레이션의 확대와 발전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에 걸쳐,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은 PC 보급률 증가와 패키지 게임 시장 성장과 함께 황금기를 맞이했다. ‘문명’과 ‘심시티’ 시리즈는 꾸준히 차기작을 출시하며 아성을 굳건히 했고, 그 뒤를 잇는 대작들이 줄줄이 출시되며 장르적 저변을 넓혔다.

먼저 ‘문명’으로 대표되는 국가 경영 시뮬레이션 분야의 경우 점차 탈 시뮬레이션화 되는 모습을 보였다. 국가 경영 시뮬레이션의 원류라고 할 수 있는 ‘유토피아’나 ‘문명’ 시리즈부터 전략과 경영의 하이브리드 형태였기에, 후기로 갈수록 장르적 경계가 흐릿한 작품들이 많아졌다. 덕분에 신작 개발사들은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들이 추구하는 바를 추구하면서, 경영과 전략을 오가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다.

국가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중 인기를 모은 작품으로는 임프레션에서 출시한 ‘시저(Ceaser)’, ‘파라오(Pharaoh)’, ‘제우스(Zeus)’, ‘엠퍼러(Emperor)’ 등을 포함해 ‘ANNO’, ‘트로피코(Tropico)’, ‘세틀러(Settler)’ 시리즈 등을 들 수 있다. 위에서 예로 든 게임 중에는 그 시스템이나 플레이 방식이 경영보다는 전략 시뮬레이션에 가까운 형태도 있으며, 실제로 RTS로 분류되는 게임도 많다.

한편, ‘심시티’로 대표되는 도시 경영 시뮬레이션 분야는 상대적으로 장르를 구분 짓는 기준과 할 수 있는 행동들이 명확했고, 선구자인 맥시스 ‘심’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컸기에 상대적으로 안정된 틀 속에서 깊이를 추구하는 발전상을 보였다. 맥시스 게임 외에는 ‘시티 라이프’와 ‘시티즈 XL(Cities XL)’ 등이 주목을 받았으며, ‘심시티’가 잠시 주춤한 2013년에는 ‘시티즈: 스카이라인’ 등이 그 대체제로 떠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국가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트로피코 4’ (사진출처: kalypsomedia.com)

 도시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시티즈: 스카이라인’ (사진출처: store.steampowered.com)

갓 게임과 구단 경영 시뮬레이션 역시 새롭게 떠오른 경영 시뮬레이션의 하위 장르다. 먼저 갓 게임은 플레이어가 전지전능한(게임의 밸런스 상 어느 정도의 제약과 조건이 부여되긴 하지만) 신(God)이 되어 세상을 다스리는 내용을 담는다. 기존 경영 시뮬레이션보다 좀 더 초자연적인 내용이 다뤄지기 때문에, 게임 도중에 느낄 수 있는 만족감이 더욱 크다.

이 분야의 대부는 ‘테마 파크(Theme Park)’라는 최초의 유원지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제작자이기도 한 피터 몰리뉴로, 최고의 갓 게임이라 불리는 ‘파퓰러스(Populous. 1989)’를 비롯하여 ‘던전 키퍼(Dungeon Keeper)’, ‘블랙 앤 화이트(Black & White)’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갓 게임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냈다. 특히 ‘던전 키퍼’의 경우 기존의 게임 구도를 180도 뒤집은 던전 운영 시뮬레이션이라는 독특한 개념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구단 경영 시뮬레이션의 경우 스포츠를 다룬 것이니 스포츠 게임으로 보는 시각과, 게임의 핵심 요소가 경영이니 경영 시뮬레이션으로 보자는 의견이 팽팽하다. 일단 ‘풋볼 매니저(Football Manager)’나 ‘모굴 베이스볼(Mogul Baseball)’과 같은 게임들은 경기 중 조작이나 물리 효과보다는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팀 운영과 훈련, 전술 수립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는 경영 시뮬레이션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반면, 구단을 경영하더라도 ‘위닝 포스트’ 등 경마 시뮬레이션이나 ‘탄생’, ‘아이돌 마스터’ 등의 연예기획사 경영 시뮬레이션의 경우에는 특정 캐릭터를 훈련 및 성장시킨다는 점에서 육성 시뮬레이션으로 분류한다.

 갓 게임의 대부 피터 몰리뉴와 그의 대표작 ‘파퓰러스’ (사진출처: pcauthority.com)

경영 시뮬레이션 하위 장르 중에서 가장 폭 넓게 발전한 분야는 바로 타이쿤 게임이다. 경영 대상만 바꾸면 전혀 다른 게임이 된다는 특성 덕분에, 다양한 사업을 접목시킨 작품들이 셀 수 없이 쏟아져 나왔다.

타이쿤 게임 중 가장 널리 인기를 끈 작품이라면, 1999년 출시된 ‘롤러코스터 타이쿤(RollerCoaster Tycoon)’ 시리즈를 들 수 있다. ‘롤러코스터 타이쿤’은 앞서 언급한 피터 몰리뉴의 ‘테마 파크’와 같이 유원지를 경영하는 게임으로, 일반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모든 유원지 시설을 게임 내에 구현했다. 특히, 하이라이트인 롤러코스터의 경우 시설 간 상호 작용이 적용돼 어떠한 경로로 지나가느냐에 따라 탑승객들이 느끼는 스릴의 강도가 달라지고, 입장객들의 실시간 반응을 지켜보는 등의 소소한 재미가 인기 요소였다. 이러한 열기에 힘입어 ‘롤러코스터 타이쿤’은 곧 타이쿤 장르를 대표하는 게임으로 성장했으며, 영화 제작 이야기까지 언급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렸다.

이외에도 병원 운영을 소재로 한 ‘테마 병원’, 동물원 운영을 무대로 한 ‘주 타이쿤’, 종합 교통망 시뮬레이션 ‘트랜스포트 타이쿤’이나 ‘시티즈 스카이라인’, 항공사 경영 교도소 운영 게임 ‘프리즌 타이쿤’과 ‘프리즌 아키텍트’, 농장 경영 시뮬레이션 ‘파밍 시뮬레이터’ 등이 각 분야의 특징을 잘 살려 호평을 받았다. 그 가운데는 마트, 호텔, 베이커리, 광산, 중세나 고대 도시, 스튜디오, 학교, 자연, 외계 행성, 심지어 입국 심사대나 마피아 조직을 운영하는 타이쿤 게임도 발매되어 화제를 모았다.

 타이쿤 게임 중 가장 많은 인기를 끈 ‘롤러코스터 타이쿤’ (사진출처: rctgo.com)

 유럽 지역에서 특히 인기를 끄는 농장 경영 시뮬레이션 ‘파밍 시뮬레이터’

엄밀히 말하자면 경영보다는 농업 시뮬레이션에 가깝다 (사진출처: farming-simulator.com)

미국을 중심으로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이 발전을 거듭하는 동안, 일본과 국내 등 동양권은 다소 조용한 행보를 보였다. 먼저, 일본에서는 RPG와 액션, 육성 시뮬레이션 등이 게임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PC를 중심으로 한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은 상대적으로 대중의 관심 밖에 존재했다. ‘파르페’, ‘매지컬 앤티크’, ‘아틀리에’ 등 몇몇 일본산 경영 게임이 출시되긴 했지만, 시뮬레이션이라기 보다는 경영 요소가 강조된 RPG 느낌이 강하다.

한편, 국내의 경우 ‘심시티’나 ‘문명’, ‘롤러코스터 타이쿤’ 등을 통해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의 인기가 비교적 높았다. 이에 몇몇 개발사들이 야심차게 경영 시뮬레이션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2000년대 초반 PC 패키지 게임 시장이 급속히 몰락함에 따라 뚜렷한 성과를 남기지는 못했다. 그나마 인기가수 핑클을 내세운 ‘패스트푸드’ 등 게임성을 간소화시키고 캐릭터나 아기자기함을 강조한 가벼운 게임들은 어느 정도 인기를 끌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의 발전은 대부분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이 주도했지만, 장르적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 게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1995년 출시된 ‘캐피탈리즘(Capitalism)’이다. 중국에서 개발되어 유비소프트가 유통한 ‘캐피탈리즘’은 일종의 기업 경영 시뮬레이션으로, 시장의 수요와 공급, 토지와 건물,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을 고려해서 물건을 사고 파는 것은 물론,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 M&A, 광고 및 언론 플레이, 프랜차이즈 및 대기업 운영 등 자본주의 사회에서 실행 가능한 활동을 모두 구현됐다. 이로 인해 ‘캐피탈리즘’은 경제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를 완성시켰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2000년 감마니아에서 발매한 국산 경영시뮬레이션 ‘패스트푸드’ (사진출처: cdgem.co.kr)

 경제 시뮬레이션의 완성형이라고도 불리는 ‘캐피탈리즘’ 시리즈 (사진출처: gry-online.pl)

21세기, SNG 등장과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

21세기 중반으로 들어서며,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은 잠시 정체기를 맞이했다. 보다 현실에 가깝게, 보다 많은 요소를 반영해야 한다는 압박은 높은 진입 장벽으로 작용했고, 새로이 주류로 떠오른 고성능 가정용 콘솔이나 PC 온라인게임 시장 역시 경영 시뮬레이션이 활약할 만한 무대는 아니었다. 이에 많은 개발사들은 단순하고 직관적인 플레이를 추구한 가벼운 게임으로 눈을 돌렸고, 그 결과 단순 반복만을 요구하는 이른바 타이쿤 액션 게임의 수가 급속히 늘어났다.

그러던 중, 새로운 바람이 불어왔다. 바로 소셜 네트워크 게임(Social Network Game, SNG)다. SNG란 다수의 사람들이 즐기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를 기반으로 하는 일종의 온라인 웹게임으로, SNS의 친구 목록 등을 연동시켜 일반 웹게임보다 더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SNS 자체는 2000년대를 전후로 수없이 등장했고, 특정 SNS 플랫폼을 지원하는 초기 SNG도 존재했지만, 초기에만 해도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던 SNG가 순식간에 게임 시장의 대세로 자리매김한 데는 페이스북과 징가의 존재가 절대적이었다. 2007년, 신생 업체였던 징가는 미국에서 급속도로 퍼지던 페이스북 서비스에 맞춘 게임을 몇 개 출시하며 큰 반응을 얻었다. SNS와 게임의 융합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한 징가는 2009년, 당시 유행하던 캐주얼 농장 경영 시뮬레이션을 페이스북 시스템에 맞춘 ‘팜 빌(Farm Vile)’을 출시했다.

 경영 시뮬레이션 장르뿐 아니라 SNG의 새로운 장을 연 ‘팜 빌’ (사진출처: farmville.com)

‘팜 빌’은 그야말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혼자 묵묵히 즐기는 것으로 여겨졌던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은 많은 이들의 지지를 얻었다. 특히, 모르는 사람과 플레이하는 온라인게임과는 달리 주변 친구들과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자투리 시간에 조금씩 즐기는 게임 방식은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 그 결과 ‘팜 빌’은 한 때 페이스북 전체 수익의 10% 이상을 홀로 담당하기도 했다.

‘팜 빌’과 그 뒤를 이은 ‘시티 빌(City Ville)’ 등의 성공으로, SNG는 단숨에 게임업계의 주류로 떠올랐다. 페이스북에서 시작된 소셜 게임의 열기는 2010년을 전후하여 iOS와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 시장으로 자연스레 이어졌다. 징가의 ‘위 룰’을 비롯해 수많은 모바일 경영 시뮬레이션 SNG가 출시되었으며, 제 2, 제 3의 징가를 노린 수많은 후발 주자들이 동참하면서 SNG는 차츰 경영 시뮬레이션을 넘어 새로운 게임 플랫폼으로서 자리매김했다.

 모바일 경영 시뮬레이션의 초기 주자이자 수많은 아류작을 탄생시킨 ‘위 룰(We Rule)’

(사진출처: remember-ensemblestudios.com)

최근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은 질적으로 하향세임을 부정할 수 없다. SNG 열풍으로 수익 규모는 늘어난 듯 보이지만, 장르적 측면에서는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SNG로 출시되는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대다수는 가벼움을 강조한 게임들이며, 일부 게임은 경영을 표방했을 뿐 본질은 광고와 현금결제만 유도하는 꾸미기 게임인 경우도 많다. 이 같은 현상은 스마트폰 게임 시대에 동참한 많은 장르들이 겪는 공통적 고민이지만, 경영 시뮬레이션의 경우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기존 강자들 역시 약세다. 게임 역사에 족적을 남긴 기존 인기 주자들 역시 과거에 비해 다소 실망스러운 행보를 보이거나, 아예 시리즈를 접은 경우도 많다. 또한, 그래픽 등 시각적 기술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장르라는 기존의 장점은, 가상현실(VR) 등 새롭게 떠오르는 최신 기술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치명적 약점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실망스럽다는 비평과 함께 개발사 맥시스의 폐쇄까지 불러온 ‘심시티’

그러나,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은 한 번 진가를 맛본 사람은 쉽게 헤어나오지 못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지금도 수많은 게이머들이 나만의 세상을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아마도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의 진정한 가치는 바로 그 깊은 곳에 있을 지도 모른다. 현재 다소 침체 상태에 빠져 있는 경영 시뮬레이션 장르이지만, 지금의 답보가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라고 굳게 믿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