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가맹점 수수료 - baedal-uiminjog gamaengjeom susulyo

- 광고비 받다가 코로나19 위기 최고조 때 주문금액의 12.5% 수수료 요구
- 공급자 우위시장서 사실상 갑질…광고비 대신 알선수수료, 비용 거의 無
- 지자체별로 낮은 알선수수료의 공공배달앱 맞대응…공룡 과점엔 역부족

배달 앱(app)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가 가맹점으로부터 높은 중개수수료 받아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방자치단체들이 이런 탐욕적 폭리를 견제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서울시와 경기도가 지자체 차원에서 중개수수료율을 최소화 한 배달중개앱을 만들어 지원에 나섰고, 제로페이 기술을 적용한 지역사랑상품권 이용플랫폼도 이를 도우며 두 공룡 앱들과 버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이사장 윤완수)은 “16일 오픈한 ‘제로배달 유니온’에서 제로페이 연계 서울사랑상품권 결제가 가능하다”면서 17일 이 같이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달 앱 이용자 절대 다수는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 앱을 이용하고 있다. 두 업체는 최고 12.5%의 가맹점 중개수수료를 가맹점들로부터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식 등 가맹점의 제품을 앱을 통해 보여주고 고객으로부터 주문을 받아 주는 대가로 가맹점들로부터 주문금액의 12.5%를 수수료로 받는 플랫폼 사업자로, 주문 건당 정액 수수료가 아니라 음식값 대비 일정비율을 수수료로 받는 것이 타당한지 논란이 돼왔다.

배달의 민족은 지난 4월1일부터 월 8만8000원을 받던 광고비 수수료를 총 주문금액의 5.8%를 배달주문 알선수수료 방식으로 바꿨다. 이에 앞서 업계 2위인 요기요는 이미 12.5%의 수수료를 받는 시스템을 안착해 놨다.

‘배달의 민족’ 관계자는 가맹점 중개수수료 현황과 이런 문제점에 대한 당사자 입장을 묻는 본지 취재에 “담당자가 연락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대답해놓고 며칠이 지나도록 무시하고 있다.

J회계법인 소속 K회계사(파트너)는 21일 본지 통화에서 "주문 앱 성격상 매출 가능성을 특정할 수 없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광고보다 확실한 고객을 연결해주는 데 대해 매출액에 비례해 수수료를 받는 방식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가맹 음식점들의 매출이 어려워지는 시기에 수수료율 부담이 늘었다는 문제의식에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손님이 급감, 영업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9월 현재 배달 앱(app) 순위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두 배달 앱 업체만 ‘배가 불러 콧노래가 절로 나는’ 형국을 보다 못한 지자체들이 가맹점 중개수수료를 크게 줄인 배달앱을 정착시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선 서울시는 제로페이 인프라를 활용해 배달앱 수수료 인하를 지원하는 민관협력방식의 배달서비스 사업인 ‘제로배달 유니온’을 만들었다.

9월 현재 총 16개 업체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 중 △띵동 △먹깨비 △맘마먹자 △BRS부르심Zero △서울愛배달 △로마켓 △놀러와요시장 등이 1차로 서비스를 시작했고, 나머지 업체들은 11월 예정인 2차 오픈에 합류하게 된다.

‘제로배달 유니온’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마련된 만큼, 중개 수수료가 0~2%대로 낮고 입점비와 광고비를 받지 않는다. 여기에 서울사랑상품권 결제까지 가능해 소상공인의 결제 수수료 부담도 줄어든다.

소비자는 제로페이 연계 서울사랑상품권을 최대 10% 할인 구입해 제로배달 상품을 결재할 수 있다. 또 서울시가 10월14일까지 10% 추가 할인을 지원한다. 할인 한도는 최대 5만원(일일한도 2000원)까지이며, 서울사랑상품권과 함께 이용하면 최대 2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단, 예산 소진 시 조기 종료될 수 있다.

원하는 상품을 주문하고 결제 때 결제 수단에서 제로페이(서울사랑상품권)을 선택하면 된다. 배달앱은 휴대폰 인증을 통해 현재 보유중인 서울사랑상품권 금액을 자동으로 인식하며, 소비자는 결제액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가맹점은 ‘제로배달 유니온’ 참여사로부터 매주 정산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제로배달 유니온’에는 음식배달부터 생필품, 동네마트 전용 배달앱까지 참여해 소상공인 가맹점과 소비자 모두에게 편의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완수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이사장은 “그동안 배달 가맹점들은 중개 수수료와 결제 수수료의 이중고에 시달렸다”며 “이번 제로배달 유니온 오픈으로 소상공인에게는 부담 절감을, 소비자에게는 추가 할인 혜택을 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로배달과 제로페이 상품권 결제가 융합되어 성공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서비스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 역시 공공배달앱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가 가맹 사전 신청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달 만에 신청 건수가 2000건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공공배달앱은 경기도주식회사와 오산, 파주, 화성의 각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지부, 소상공인, 맘카페 등이 장려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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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수개월째 장사를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소상공인들까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배달앱 회사들은 감염명 위기가 최절정에 이른 시점에 광고비 기반에서 음식값 대비 최고 12.5%를 가맹음식점으로부터 수수료를 뜯어가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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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수료 인하다” vs “수수료 인상이다”. 수수료 제도는 한가지인데,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두가지다. 한쪽에선 “수수료를 사실상 인하했다”고 주장하고, 다른 한쪽에선 “수수료가 되레 인상됐다”고 맞받아친다. 무슨 말일까.

# 배달앱 업체 ‘배달의민족’은 최근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원’의 중개수수료 제도를 개편했다. 지금까지 해오던 프로모션을 중단하면서 ‘수수료의 정상화’를 주장했다. 배달의민족의 주장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원래 중개수수료가 12%였는데, 그보다 낮은 중개수수료(건당 1000원)를 받아왔다. 이번에 중개수수료를 올리지만, 12%보다 훨씬 낮은 6.8%이니 사실상 인하한 것이다.”

# 언뜻 그럴듯한 근거로 보인다. 하지만 배민앱을 사용하는 점주들은 “그게 무슨 논리냐”며 목소리를 높인다. 중개수수료 12%를 적용한 적도 없는데, 왜 그걸 내세우느냐는 거다. 배달의민족이 ‘중개수수료 12%’란 가상가격을 기준점으로 삼아 ‘중개수수료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는 건데, 이건 또 무슨 말일까.  더스쿠프가 배달의민족의 배민원 수수료 개편 논란을 취재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잘 모르고 있던 ‘가상가격’의 실체와 꼼수가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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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은 3월 22일 배민원의 프로모션을 중단하고 ‘중개수수료 6.8%+배달비 6000원’으로 제도를 개편했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 더스쿠프 포토] 

시장통에 나온 어느 상인이 목소리를 높였다. “사세요, 사세요. 원래 1000원짜리 물건인데 500원에 팝니다. 무려 50%나 깎아준 거예요.” 사람들은 기분 좋게 물건을 샀다. 그런데 며칠 후 상인이 태도를 바꿨다. “너무 싼값에 팔았네요. 300원 더 주세요. 원래 1000원짜리 물건이니까 그래도 200원이나 싸게 주는 거예요.” 

여기서 잠깐, 당신이 이런 상인을 만났다면 어떻겠는가. 절반쯤은 ‘당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그런데 그 상인이 “300원 더 받는 건 가격 정상화의 일환입니다. 너무 싸게 팔았으니까요”라면서 푸념을 늘어놓는다면 또 어떻겠는가.

상인이 말하는 ‘가격 정상화’는 과연 무엇일까. ‘정상 가격’은 1000원일까, 500원일까, 이도 저도 아니라면 800원일까…. 이 황당한 이야기는 지난 3월 배달앱 업체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이 중개수수료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기도 하다. 무슨 말일까.

시계를 지난해 6월 8일로 돌려보자. 당시 배달의민족은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원(배민1)’을 새롭게 론칭했다. 배달앱 후발주자인 쿠팡이츠(2019년 론칭)가 ‘한번에 한집만’ 배달하는 단건 배달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유사한 서비스를 내놓은 셈이었다. 

그러면서 배달의민족은 점주를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배민원 서비스에 가입하는 점주에게 주문 건당 ‘중개수수료 1000원+배달비 5000원’을 부담하도록 하는 게 골자였다.[※참고: 배달비는 점주와 소비자가 나눠 분담한다.] 이 프로모션은 30~90일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면서 유지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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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은 쿠팡이츠보다 한발 늦은 지난해 6월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원을 론칭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더스쿠프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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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프로모션을 진행한 배달의민족은 3월 22일 프로모션을 중단하고 ‘중개수수료 6.8%+배달비 6000원’으로 제도를 개편했다.[※참고: 배민이 내놓은 수수료 정책은 세가지다. ▲기본형 요금제-중개수수료 6.8%+배달비 6000원 ▲배달비 절약형 요금제-중개수수료 15%+배달비 900~2900원 ▲통합형 요금제-중개수수료 27%다. 통합형 요금제는 4월 중 출시할 계획이다. 대부분의 점주들은 ‘기본형 요금제’를 택하고 있다. 아울러 기본형의 경우 배달비 6000원 외에 소비자가 기본으로 부담해야 하는 배달비 500원이 있다. 이 부분은 계산 편의상 기사에서 제외했다.] 

이를 두고 점주들은 “사실상 중개수수료를 인상한 것”이라면서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점주들이 부담해야 할 중개수수료와 배달비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졌기 때문이다. 배민원을 이용하는 한 점주는 “매출의 30%가량을 배민에 지불해야 한다”면서 “여기에 원재료, 인건비, 임대료를 빼고 나면 손에 쥐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점주는 “배민원으로는 팔아도 남는 게 없어 조리 연습하는 셈 쳐야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온라인 자영업자 커뮤니티엔 “배민원을 해지하겠다”는 점주들의 글이 숱하게 올라오고 있다. 

그렇다면 점주는 얼마만큼의 손해를 보는 걸까. 주문금액 2만원에 소비자가 지불하는 배달비(배달팁)를 2500원으로 설정했을 때 점주가 부담해야 할 중개수수료와 배달비는 어떻게 달라졌을까.[※참고: 부가세와 결제수수료 3%는 별도다.] 

계산기를 두드려보자. 먼저 프로모션(수수료 1000원+배달비 5000원)을 적용했을 경우, 중개수수료(건당) 1000원, 배달비 2500원 등 3500원을 점주가 부담해야 한다(소비자 부담은 앞서 언급했듯 2500원). 달라진 수수료 정책(기본형 요금제-중개수수료 6.8%+배달비 6000원)에선 어떨까.

중개수수료(6.8%) 1360원, 배달비 3500원(배달비는 총 6000원 중 소비자 부담 2500원) 등 4860원을 점주가 내야 한다. 수수료 개편으로 점주가 부담해야 할 금액이 38.9%나 증가한 셈이다.

여기에 부가세와 결제수수료 등을 포함하면 실제 점주가 정산받는 금액은 2만원 중 1만4000원 안팎인데, 여기서 원재료·인건비·임대료를 비롯한 경비를 또 차감해야 한다. 배민원을 이용하는 점주들의 곡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그런데도 배달의민족 측은 “수수료 현실화”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주장의 논리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당초 배민원은 ‘중개수수료 12%+배달비 6000원’으로 출시됐다. 하지만 점주들을 위해 프로모션을 해왔던 것뿐이다. 원래 중개수수료가 12%였으니 개편된 중개수수료 6.8%(기본형 요금제 기준)는 사실상 인하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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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면 그럴듯하다. 하지만 여기엔 허점이 있다. 배달의민족이 ‘원래 수수료’라고 주장하는 12%는 ‘가상의 수수료’다. 점주와 맺은 계약서에 쓰여 있을지 모르지만 한번도 적용된 사례가 없다. 점주들에게 중개수수료가 왜 12%인지도 공지하지 않았다. 배달의민족으로선 중개수수료를 6.8%로 개편하면서 가상의 수수료 12%를 기준점으로 ‘사실상 인하’란 주장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이정희 중앙대(경제학) 교수는 “배달의민족 측은 중개수수료가 낮아졌다고 주장하지만, 점주의 부담이 커진 게 사실”이라면서 “프로모션의 중단으로 사실상 중개수수료가 인상되는 효과를 낳은 것”이라고 꼬집었다.[※참고: 앞서 쿠팡이츠 역시 서비스 론칭 당시부터 제공해온 프로모션(중개수수료 1000원+배달비 5000원)을 2월 3일부터 중단하고 수수료 제도를 개편했다. 이는 더스쿠프 475호 ‘쿠팡이츠, 점주 프로모션 중단 왜 지금인가’에서 다뤘다.]

‘가격 정상화의 일환이고, 사실상 수수료 인하’란 배달의민족 주장의 허점은 또 있다. 프로모션의 목적은 기업이 혜택을 제공하고 소비자(점주)를 모으는 거다. 배달의민족 역시 쿠팡이츠보다 늦게 단건 배달 서비스(배민원)를 론칭하면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많은 점주와 소비자를 자신들의 ‘망網’에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고, 배민원을 시장에 안착시켰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애초 수수료를 싸게 받아왔으니, 이젠 더 많이 내시오’라고 주장하는 건 “1000원짜리 제품을 500원에 판다”고 홍보했다가 “다시 800원에 팔겠다”고 말을 바꾼 상인의 상술과 다를 바가 없다.

이정희 교수는 이렇게 꼬집었다. “기업들의 전형적인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소비자를 모으기 위해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서비스가 시장에 안착하거나, 프로모션 비용 부담이 커지거나, 경쟁사와의 경쟁이 줄면 ‘수익성 개선’ 전략으로 돌아선다. 그사이 손해는 소비자(점주)의 몫으로 남게 된다.”

배달의민족 가맹점 수수료 - baedal-uiminjog gamaengjeom susulyo

물론 배달의민족 측도 애로사항이 없는 건 아니다. 배민원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적자가 쌓였기 때문이다. 단건 배달의 특성상 배달기사에게 지불하는 배달비가 비쌀 수밖에 없어서다.

그럼에도 배달의민족이 간과해선 안 되는 게 있다. 이런 서비스와 비즈니스 구조를 만든 건 점주나 소비자가 아니라 자신들이란 점이다. 배달비 부담이 큰 단건 배달 서비스를 론칭하고, 싼값에 프로모션을 진행해 사람들을 모은 다음 가격을 끌어올리면 애먼 점주와 소비자의 부담만 커질 수밖에 없다. 배달의민족이 점주의 입장을 좀 더 세심하게 헤아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성훈 세종대(경영학) 교수는 “배달의민족은 자영업자 인프라 위에서 성장한 기업”이라면서 “자영업자와 상생하고, 그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수료 제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배달의민족은 2011년 3월 “소상공인을 위한 플랫폼이 되겠다”는 기치를 내걸고 등장했다. 그로부터 11년이 흐른 지금, 소상공인들은 배달의민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