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안의 수행비서 '성공 플래너'불편한 스케줄이 더 좋다? 중국 드라마 촬영장에는 연예인 매니저를 볼 수 없다. 배우의 매니저가 없는 드라마 촬영 현장. 국내에서는 상상할 수 없다. 국내의 소위 잘 나가는 연예인들은 매니저를 두세 명씩 둔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스케줄 매니저가 있다. 연예인들의 방송 출연 등 연예활동과 관련된 모든 일정을 계획 관리하는 일을 담당한다. 로드매니저라고 불리는 매니저는 연예들이 이미 계획된 스케줄을 무사히 진행할 수 있도록 연예인의 차를 운전하여 촬영지로 이동하는 등 연예인의 스케줄을 보조한다.
그러나 중국의 드라마 현장에는 이 같은 로드매니저를 찾아볼 수 없다. 배우가 직접 차를 운전하고 의상도 따로 코디가 없이 제작진이 주는 대로 입는다. 대신 이들에게는 ‘촬영 보조’ 한 명이 따라붙는다.이 한 명이 배우의 짐을 들어주고 메이크업까지 하는 등 일인 다 역을
소화한다. 물론 매니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의 연예인 매니저는 배우의 작품 섭외에만 매진한다. 헤어스타일 리스트 따로, 메이크업 아티스트 따로, 스타일리스트 따로, 매니저 따로 있는 국내 배우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것을 아직 중국이 엔터테인먼트의 후진국이라서 그렇다고 치부할 수만은 없다. 왜냐하면 국내 드라마 제작 환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밤샘 촬영을 중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드라마 스태프들은 철저히 합의된 시간 동안만 일을 한다. 예를 들어서 촬영감독이 한창 촬영을 하다가도 약속된 시간이 지나버리면 당연한 듯이 그냥 퇴근을 해버리는 것이다. 어느 나라가 더 선진국인가? 어느 시스템이 더 효율적인가? 해외 촬영 때문에 호주에 갔을 때 감독이 현지 스텝과 촬영하면서 우리 한국과는 다른 스케줄을 잡는 것에 놀랐다. 정해진 시간을 넘겨서 촬영하면 두 배가 넘는 수당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덕분에 내 촬영은 오전에 정확하게 끝났고 난 오후에 한가하게 홀로 관광을 즐길 수 있었다. 촬영 시간이 정확하고 끝나는 시간이 정해져있다면 우리나라 배우들도 딱히 로드 매니저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늘 시간에 쫓기거나 때로는 지나치게 미리 대기하는 등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기에 쓸데없는 인력과 비용이 지출되는 것을 왜 모르는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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